잠만 자도 랭커 245화
식은땀이 절로 흘렀다.
거기다 이해가 안 되는 한 가지.
‘더 강해졌다고?’
권능을 사용한 자신보다 더 강해진 아수라.
사냥의 신의 힘을 얻은 자신이건만 더 강해졌다니.
이해할 수 없었다.
분명 무언가 잘못되었다.
이거는 무언가 이상하다.
그런 생각을 더 이을 수도 없었다.
후웅! 서억!
“크흑.”
팔을 베이고 그림자가 되어 뒤로 이동했건만 아수라는 그 그림자조차 베었다.
말도 안 된다. 그러나 그걸 생각해 선 이길 수 없다.
‘일단 싸운다!’
불가능한 것을 어떻게 했느냐보다 아수라에겐 저게 가능하다고 생각하 고 싸우는 것이 덜 한심하니까. 그 것이 그나마 이길 확률이 높아지니 까.
그러니까 생각 따윈 버리는 것이 좋다.
지금은 그냥 싸운다는 생각만 하는 것이 승리할 확률을 높이니까.
그렇게 활을 들고 자신의 전력을 담으려는 순간.
그의 눈과 마주쳤다.
쓸쓸하다고 해야 할까.
아니면 허무하다고 해야 할까.
그런 것은 잘 모르겠다. 하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지금 아수라는 자신을 적수라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것.
지루함이 가득한 저 눈빛. 그리고 재미있던 것을 빼앗긴 그런 심정의 눈빛.
그 눈빛에 츠요이의 투쟁심이 한풀 꺾일 수밖에 없었다.
‘왜! 왜 그런 눈으로 보는 거냐!’
소리치고 싶으나 그럴 수 없었다.
대답을 듣기 두려웠으니까.
츠요이의 생각대로다.
아수라, 그러니까 현성은 매우 따 분해하고 있었으니까.
‘재미없다.’
지루한 회사생활을 탈피해 예전처 럼 즐기면서 게임을 할 수 있게 되 었다.
물론 처음에는 그것이 실감이 나지 않아 게임을 할 때도 약간 경직이 될 수밖에 없었다. 앞으로는 이게 일이라 생각했으니까.
그러나 현성의 실력은 즐기면서 하 더라도 충분히 돈을 벌 수 있는 수 준이었고, 이제는 게임 내에 수익을 내지 않아도 그저 즐기면서 영상을 찍기만 해도 돈을 쓸어 담는 수준이 되었다.
그때부터 변하기 시작했다.
나쁜 쪽보다는 좋은 쪽으로.
그럴 수밖에 없지 않은가.
유튜브로 한 달에 억씩 통장에 찍 히는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부담 감을 느낄 수도 있지만, 현성에겐 그냥 아무것도 아닌 플레이를 담아 영상을 만드니 그런 수익이 나는 상 황.
그것이 현성의 제어를 풀게 했다.
더 즐기고, 더 재미있는 것을 하고 싶어 하는 욕망.
더 강해져서 이 게임을 정복하고 싶어 하는 욕망이 그를 멈출 줄 모 르게 했다.
‘그냥 죽여서 저 권능을 뺏자.’
그런 결심을 서게 했다.
이유는 단 하나.
[신살자의 칭호가 적용 중입니다.]
[모든 능력치와 공격력이 2배 상승 합니다.]
‘이거 원.’ 잠시지만 사냥의 신이 되는 권능?
약할 리가 없다.
그런데 문제는 츠요이가 사냥의 신 이 되어 강해지는 대신 현성이 훨씬 강해진다는 것.
모든 능력치 2배에 공격력까지 2 배.
그렇다는 얘기는 모든 능력치가 2 배로 상상해 기본 공격력이 상승했 을 때 거기에 또 2를 곱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 약할 리가 있겠는가.
‘너무 시시해.’ 지금 이것도 상당히 봐주고 있는 상태다.
솔직히 말해 처음에는 재밌었다.
디아나를 써서 츠요이와 싸웠을 때 는. 그때도 나름대로 핸디캡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파멸 화살을 제외한 다른 궁사 스 킬이 전무했으니.
그러니 나름 해볼 만했다.
현성이 아무리 강해졌다 한들 상대 의 특기로 압도할 순 없는 노릇이었 으니.
그러면서 점점 활도 늘어가는 느낌 이었으나. 이게 뭔가.
‘그때 천공을 쪼개는 천둥이 아니 라 디아나로 했으면 바로 죽었을 거 야.’
디아나는 신기다.
그런 만큼 강력한 무기.
거기다 점점 그 무기에 익숙해져 가고 있는데 당연히 츠요이를 압도 하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신살자의 칭호가 적용되었으니.
그래서 가장 익숙하지 않은 무기인 천공을 쪼개는 천둥을 사용한 거다.
그마저도 강력하기 짝이 없었지만.
“으아아아아아! 이게 내 모든 거 다!”
신살자의 칭호를 모르고 전력을 다 하는 츠요이.
이제는 딱해 보일 정도였으나 어쩌 겠는가.
저런 상태라면 더 빠르게 처리해 주는 것이 좋다.
‘끝내야겠다.’
그렇게 마음을 먹은 순간.
현성의 눈빛이 달라졌다.
여태까지 압도적인 공격력으로 밀 어붙이고 있었다면 지금은 생각이 달랐다.
원래라면 스킬을 쓸 마나가 없는 게 당연하다.
어느 정도 회복되었다 해도 많은 스킬을 사용할 수준은 아니니.
그러나 신살자의 칭호로 능력치가 늘어나지 않았던가.
평소의 꽉 찼을 때 MP오} 같은 수 준이 차 있었다.
오랜만에 쓰는 월검낙화, 거기에 카론의 검술 절단, 타격, 그리고 관 통. 마지막으로 카론이 넘겨준 찌르 기와 함께 타나노스의 기운을 담았 다.
그야말로 끝내기 위한 일격.
‘위험해!’ 현성의 일격을 보고 위험하다고 바 로 느낀 것은 다름 아닌 린이었다.
무언가 경종을 치는 본능으로 잘 싸우고 있던 영웅 길드원들을 모두 물렀다.
무언가 큰 게 올 것을 확신하며.
그것을 물고 늘어지는 츠요이의 길 드원들이었으나 그러거나 말거나 린 의 후퇴 명령을 들었으니 재빨리 몸 을 뺐다.
그리고 그때 츠요이가 포효했다.
“흐아아아아아아아!”
상대가 전력을 다한 화살을 쏘는데 어찌 가만히 있을 수 있겠는가.
그렇게 현성이 도끼를 회전시켜 그 대로 내질렀다.
마지막으로 담은 타나노스의 기운 과 찌르기 스킬.
그 두 개가 합쳐진 데다 도끼의 특징까지 섞여 칼바람과도 같은 소 용돌이가 쏘아졌다.
휘우우우우우우우웅 !
그대로 직격하는 화살과 소용돌이.
당연하지만, 화살은 그대로 소멸했 다. 그걸 견뎌낼 수 있는 수준의 힘 이 아니었으니.
그 뒤에 있던 츠요이는 당연히 갈 려나 갔다.
아무런 단말마도 내지 못한 상태 로.
허무한 최후라 할 수 있지만, 이곳 에서 다시 살아날 수 있는 만큼 어 떻게 행동할지는 알 수 없다.
물론 죽음 페널티가 2배인지라 다 시 돌아갈 수도 있는 일.
그런 생각을 하던 찰나 메시지가 떠올랐다.
[사냥의 사도를 쓰러뜨리셨습니다. 권능을 획득합니다.]
[사냥의 권능 [강림]을 획득하셨습 니다.]
[신을 사냥하는 데 성공하셨습니 다. 신살자의 칭호가 해제됩니다.]
그 메시지를 끝으로 권능을 보려고 한 순간.
휘이이이이이이이이이 잉 !
광풍이 멈추지 않은 것을 봤다.
휘몰아치는 소용돌이. 모든 것을 뒤 삼킬 그 광풍이 일 직선으로 나아가며 거기에 담긴 모 든 것을 휩쓸었다.
그리고 그 소용돌이는 현성이 신살 자의 칭호가 적용되었을 때 쐈던 공 격.
점점 더 거대해지는 그 소용돌이가 츠요이의 군단과 펄하버의 수도를 그대로 삼켰다.
말 그대로 소멸.
모든 것을 파괴하는 그 광풍이 소 멸한 것은 그 뒤로도 한참 날아간 뒤였다.
현성을 지켜보고 있던 린이었던 지 라 영웅 길드원 중에선 휘말린 사람 들은 없었다.
츠요이의 길드 간부들만 살아남았 다.
그리고 귀족파의 병사들과 다른 츠 요이의 길드원들은 모두 죽었다.
블랙 연합이나 루시퍼.
그 둘의 행방은 잘 모르겠지만 만 일 저 수도성에 있었다면 확실하다.
그들 또한 죽었다는 것을.
‘……미쳤네.’ 평소대로 필살기의 느낌으로 공격 을 했을 뿐이었는데 신살자의 칭호 로 이렇게까지 강한 일격이 됐을 줄 이야.
아군인 영웅 길드들조차 할 말을 잃은 일격.
거기에 츠요이 길드의 길드원들은 하나같이 검을 역수로 쥐고 할복을 시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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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레벨이 높은 이들이라 그런 지 한 방에 죽지 못했음에도 반복해 서 할복을 시도하는 그들을 보며 현 성은 고개를 저었다. 전력으로 싸우는 이도 부족했었는 데 저런 놈들을 죽여봐야 무얼 하겠 는가.
그럴 바에 그냥 두는 것이 좋다.
여기가 무슨 판타지 세계도 아니고 인질로 잡고 정보를 얻기도 힘들다.
거기다 정보통도 이미 있지 않은 가.
영웅 길드원들도 그들을 말릴 생각 조차 없어 보였다.
“다 죽었네요.”
“그러게, 생각보다 시시했어.”
“중간까지 강하기는 했는데 아수라 가 온 뒤에는……
냉정하고 까칠한 카이저조차 저리 말할 정도면 현성이 얼마나 큰 역할 을 한 지 알 수 있었다.
도중에 합류한 린 덕에 대부분 간 부를 죽일 수 있는 것도 사실이었 고.
다들 그렇게 감탄을 하고 있을 때.
현성이 서글서글한 웃음을 지으며 가면을 벗었다.
“어, 어어?”
“가, 가면을 벗었어?”
“세상에, 놀랐구먼유.”
“대, 대박!”
아이와 스티, 그리고 탱구리와 써 니가 놀라고 있을 때.
카이저와 베른은 긴장했다.
아무 이유 없이 정체를 밝힐 리는 없으니.
그러나 린과 예은의 표정이 때가 왔다는 표정이고 현아가 피식 웃고 있는 걸 보니 무언가 이상하다는 걸 깨달았다.
“이제야 인사드리네요. 현아 오빠 현성이라고 합니다.”
U U <아” ” 모두가 의문 가득한 표정.
그리고 얼빠진 표정이었다. 그곳에 서 자유로운 것은 오직 알고 있던 이들뿐.
다들 어리둥절해서 하며 현아를 보 니 현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헤헤헤, 우리 오빠가 아수라야!”
느닷없이 밝히는 것이라 당혹스러 웠으나 다들 이해를 못 하는 건 아 니었다.
그동안은 아수라의 유명세를 알고 있고 현아의 오빠가 아는 사람이라 고만 했으니 그러려니 했었다. 하나 그렇다 한들 무작정 도울 수 있는 것도 한계가 있지 않은가.
거기다 현성의 정체를 아는 건 길 드장인 린.
그러나 아무리 그래도 린이 현성 대신에 그런 말을 하는 건 좀 아니 지 않은가.
“바, 반갑습니다. 베른이라고 합니 다.”
베른을 시작으로 다른 이들 또한 고개를 숙이며 자기소개를 했다.
협력으론 상당히 많은 일이 있었으 나 이렇게 대면하는 것은 처음이었 기에 다소 어색하긴 했으나 그것도 그리 길지 않았다.
쿠구구구궁.
땅이 흔들리며 무언가 튀어나오려 한다.
모든 것을 소멸하다시피 사라진 땅 에서 말이다.
몬스터인가 싶어 다들 경계를 하던 도중 거친 함성이 들리자 모두 한숨 을 쉬었다.
점점 가까워지는 함성.
그리고 땅이 갈라지면서 정확히 200의 타나노스교 사제들이 땅을 뚫고 나왔다.
현성이 전장을 휩쓸기 전 아무래도 땅을 깊게 파고 들어갔던 모양.
거기서 생매장당할 뻔한 것을 어떻 게든 뚫고 올라온 듯하다.
‘머리에 있는 피를 보면 대가리로 땅을 뚫고 왔나 보네……
현성의 예상대로.
정상이라면 그렇게 생각은 안 하겠 다만, 타나노스교이지 않은가.
충분히 그럴 수 있다.
오--------우!
멀리서 들여오는 소리.
하나 여태까지 들었던 사제들의 기 합과는 전혀 달랐다.
마치 영혼이 담겨 있다고 해야 하 나?
이게 자신의 것과 같은 아주 자연 스러운 기합 소리.
그 소리와 함께 등장한 용과 그 위에 타고 있는 세 사람.
“오우! 주인님! 사랑스러운 리베우
스 도착했습니다요!” “……죄송합니다, 주인님.”
“면목이 없습니다.”
여전히 똥은 리베우스가 싸고 치우 는 건 캐럿과 교황이었다.
그런 그들을 보며 현성은 나름 반 가웠는지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 였다.
‘뭐 이번 퀘스트는 리베우스 덕분 에 깬 것도 있지.’
솔직히 리베우스 덕에 깼다 해도 과언이 아니지 않은가.
그러기에 이번에는 기꺼이 손을 흔 들어주었다.
“어억! 크흐흐흑, 감동입니다요! 오 우!”
고작 손 흔들어 준 거에 감동하는 리베우스를 보며 이해하길 포기하며 고개를 젓던 중 교황이 현성을 보며 말했다.
“저 역시 반갑기는 하지만 지금은 이럴 시간이 없습니다.”
“예?”
교황의 말에 무슨 말이냐는 듯 고 개를 갸웃거리는 현성.
그리고 그때 린도 갑자기 심각한 표정이 되어 말했다.
“동쪽이 침략당했다고 합니다.”
“뭐‘?”
“벌써?”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빠르다.
최소한 현실 시간으로 일주일은 걸 릴 줄 알았다.
그런데 벌써 침공을 하다니.
그 원인은 전쟁이 시작될 무렵 블 랙 연합길드와 함께 몸을 빼고 다른 왕국으로 향한 루시퍼에게 있었다.
“모든 준비가 완료되었다.”
한참 전에 보고를 마친 루시퍼.
그가 미소를 지으며 중얼거렸다.
“아수라 너는 이제 끝이다.”
천공의 사도가 중앙대륙에 상공하 는 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