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만 자도 랭커 249화
“후우, 이래서야 쉰 게 쉰 거 같지 않잖아.”
머리가 지끈거리는 숙취를 느끼며 일어난 현성.
휴대폰을 보니 마침 재환에게도 문 자가 와있었다.
마찬가지로 숙취로 고생하고 있는 모양이다.
내용은 오늘도 쉬어야겠다는 메시 지.
현성도 거기에 고민했다.
오늘도 쉬어야 하는 것인지.
‘오늘도 쉬어야 하나?’
어제 새벽에 들어왔을 때 현아의 쪽지를 봤다.
처리할 게 많아서 진짜 짧은 휴식 을 제외하곤 게임에 접속하겠다는 쪽지.
‘쉬면서 현아랑 놀면 되나 싶었었 는데……
술 마시는 게 그냥 쉬는 것은 아 니니 오늘도 쉬어야 한다곤 생각했 건만.
현아랑 오랜만에 놀라고 하니 이번 엔 현아가 바쁘다.
그렇다고 어제처럼 술을 마시기도 애매하다.
엄밀히 말하면 그건 쉬는 것이 아 니었으니.
‘어쩌지?’
사람에 따라 유형이 다 있다.
휴식을 통해 재충전이 되는 사람과 그게 안 되는 사람.
현성은 후자였다.
오히려 일할수록 불타고, 쉴수록 몸이 좀 쑤시는 사람. 그게 현성이 다. 하지만 누적되는 피로는 무시할 수 없다.
‘쉬긴 해야 해.’
그동안 너무 달려오지 않았던가.
회사를 다니며 5년.
게임이 나름 쉬었다고 한다면 그럴 수도 있지만, 어찌 되었건 일이지 않은가.
‘그래도 오늘은 아니야.’
운동을 조금이라도 하는 것도 나을 듯싶다.
자신이 쉬는 게 안된다면 굳이 억 지로 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가끔 쉬자. 나는 쉬는 게 힘들다.’ 남들은 일하기 싫어 쉬고 싶을 때 일하고 싶어 쉬기 싫은 사람이라니.
정말 부럽다. 진짜.
그게 천성이라면 어쩔 수 없는 노 릇.
오히려 억지로 쉬려고 생각하는 행 위로 스트레스를 받게 되니.
그래서야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쉬 는 건데 반대가 되면 이게 무슨 경 우인가.
그럴 바에 쉬기보단 일을 하는 것 을 택하는 것이 이로울 수도 있다.
‘억지로 쉴 바에 움직이는 게 나 아.’
운동? 아니면 게임?
현성이 택한 것은 다름 아닌 게임.
츠요이에게 얻었던 전리품들도 제 대로 확인하지 못했다.
‘신을 강림시키던 힘이었지?’
사실 그게 없었다면 더 재미있었을 지도 몰랐다.
현성이 컨셉이라는 핸디캡을 유지 한다면 말이다.
컨셉을 풀고 가지고 있는 모든 걸 로 상대할 법한 상대는 서아와 레이 먼이 동시에 덤볐을 때 정도. 그 외 에는 기껏 한다면 강력한 레이드 보 스 정도?
필요하다면 풀겠지만, 풀지 않아도 대부분 쓰러뜨리는 데 풀 이유도 딱 히 없었다.
‘그 강림이라는 권능부터 확인하 자.’
사냥의 신이 가진 권능.
이름답게 신이 가진 힘을 강림시키 는 권능이었다.
‘근데 내가 쓰면 사냥의 신이 가진 힘을 쓸 수 있는 건가?’ 그런 의문이 들었다. 정확한 건 들어가 봐야 안다.
추측을 해봐야 직접 보는 것만 못 하지 않은가.
게임을 하기로 마음먹자, 신나는 기분을 주체할 수 없었다.
역시 쉬면 안 되는 사람이 있는 법.
취이이이이이익!
밥솥 취사 되는 소리와 비슷한 소 리가 울리더니 캡슐의 문이 닫혔다.
게임에 접속한 현성.
마지막으로 로그아웃을 한 장소가 츠요이와 싸우고 난 뒤 가장 가까운 마을이었다.
“O 으”
? n ?
아직도 평화로운 것으로 보아 츠요 이가 살아나기까지 아직 시간이 남 은 모양.
그게 아니더라도 상관없었지만.
‘또 죽이면 뭘 줄지 궁금하네.’
씨익 웃는 현성의 모습이 다소 섬 뜩해 보이기까지 했다.
그렇게 뜯고서 아직도 만족을 못 하다니.
나름 그게 원동력이라 할 수 있는 것이었기에 나쁘다고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너무 하지 않은가. 우연히 사냥의 신기를 얻었고, 그걸 찾으러 온 츠요이를 직접 죽여서 이번엔 권 능까지 빼앗았다.
승패에 결과에 따라 다른 거기에 나쁘다곤 못 하나 또 빼앗을 생각이 라니.
츠요이가 불쌍해질 지경이었다.
‘천공의 사도도 잡아야 하는데 말 이야.’
짧게나마 들은 보고에 의하면 천공 의 사도는 없었다고 한다.
거기다.
‘라이가 거기에 잠의 사도도 있다 고 했었지.’
타나노스의 꿈속에서 나와 라이가 알려준 정보.
다름 아닌 썩어가는 죽음과 천공의 사도, 그들과 함께 있는 자가 바로 잠의 사도라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얘기가 통한다.
천공의 사도가 현성의 정보를 가지 고 있었다는 것과 아수라가 타나노 스의 사도라는 것을.
타나노스의 꿈속에서도 뭔가 흑막 이나 배신자처럼 나오지 않았던가.
문제는
‘뭔가 찝찝해.’
적으로 돌리기엔 너무 찝찝하다.
그래도 황제를 이겼다는 녀석이 굳 이 흑막으로 나서는 이유.
도대체 무엇일까.
‘시나리오 퀘스트를 진행하다 보면 알게 되겠지.’
NPC들이 진짜 사람인 것 같은 느 낌인지라 정말 궁금했다.
비유하면 가상현실 드라마를 직접 체험하고 그 속에 주인공이 된 느낌 이랄까. 거기다 현성은 그 안에 깊 이 연관되어 있는 타나노스의 후예
그러니 더 주인공 같은 느낌을 받 을 수밖에.
‘그럼 보상을 까볼까? 그 전에
[읽지 않은 귓속말 3건.]
‘3 건?’
하나는 린일 터. 그리고 다른 하나 라고 해봐야 재환 아니면 현아일 텐 데 현아나 재환이 굳이 귓속말할 이 유가 없다. 그냥 전화나 현아는 캡
슐에서 나와서 얘기하면 그만이다. 그런데 굳이 귓속말할 리가.
그렇다는 건
‘서아 님인가?’
그 생각으로 귓속말을 열자 나오는 항목들.
[린] [재환] [아크]
재환은 맞았다.
아무래도 영상촬영용 캐릭터를 만 들고 친구 신청을 걸었던 걸 이용해 서 귓말을 보낸 모양이다. 내용을 보니 대략 이 아이디로 길드 가입하 면 된다는 시시한 내용.
굳이 볼 필요 없는 내용이었다.
린이 보낸 메시지는 다름 아닌 지 금 전황에 관한 내용이었다.
대략 블랙 연합길드와 전쟁을 선포 해서 블랙 연합길드 마크가 보이면 거의 척살을 하듯 공격했다고 한다.
“하긴 그럴 법도 하지.”
그 척살은 신화 길드와 영웅 길드 에서만 국한되지 않았다.
커뮤니티에서 매국노라는 이미지가 강해졌기에 다른 길드들도 모두가 참여하는 분위기였다. 그런 상황에서 블랙 연합을 굳이 가입하고 있을 이유는 없었기에 이 탈자도 상당히 늘어났다는 내용.
거의 인터넷 게시글들만 봐도 유추 할 수 있는 내용들이었다.
미국 서버의 사람들은 아직 부활하 지 못했기에 잡지 못했다는 내용들.
‘그렇군.’
크게 의미는 없었으나 나름 도움은 되었다.
그리고 마지막.
‘이 사람은 왜……?’
[아크]
세계 2위까지 도달했던 프로게이 머.
그것도 한국인들 사이에서 활약했 던 유일한 외국인 프로게이머였다.
‘이 사람도 이상하게 한국에서 활 동을 많이 했었지.’
외국인임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한 국어 실력을 자랑하며 굳이 한국에 서 생활하며 대회들을 나갔었다.
거기다
‘루시퍼보다 강했었지.’
1위라던 루시퍼보다 훨씬 강했던 것도 기억난다.
그런데 왜 갑자기 연락은 한 것일 까.
생각해보면 대회에 친구 신청을 했 을 당시 길드가 있으면 들어가고 싶 었다고 말을 한 적이 있지 않았던 가.
마침 프로불참러의 효과로 친구 신 청 이름도 바꿀 수 있었기에 친추를 했던 거로 기억한다.
공교롭다고 해야 할지 타이밍이 좋 았다고 해야 할지.
‘원래는 영웅 길드에 추천을 해주 려고 했었는데 이렇게 된 거 우리 길드로 섭외할까?’
거의 친목밖에 못 하겠지만, 간간 이 버스를 태워주는 것도 할 수 있 다.
그게 아니더라도 다른 것들이 많았 으니.
무엇보다.
‘실력이 좋잖아.’
데리고 다니더라도 부족하지 않을 실력인 것도 한몫했다.
다만 무슨 일로 연락을 주었을까.
궁금해서 열어보니.
[아크: 안녕하십니까, 아수라 님. 제국대회에서 겨뤘던 아크라고 합니 다. 기억하실지 모르겠네요. 이렇게 갑작스럽게 연락을 하게 되어 죄송 합니다. 실례임은 알고 있습니다만, 불쑥 찾아와 인사를 드리는 것보단 이렇게 먼저 귓속말로 연락을 드리 는 것이 맞을 거 같아 연락을 드렸 습니다. 그동안 잘 지내셨는지요. 다 름이 아닌 제가 개인적으로 만든 길 드가 있는데 그 길드를 아수라 님이 거둬주셨으면 하여 연락을 드렸습니 다. 걸림돌이 될 일은 없을 겁니다. 저를 포함해서 길드원 42명 모두
레벨 300을 넘긴 상태고, 모두 희귀 등급 이상의 전직자들입니다. 부디 저희에게 아수라 님을 보필할 수 있 는 영광을 주실 수 있다면 평생 모 시도록 하겠습니다. 혹시라도 조금 관심이 가신다면 연락 주시면 감사 하겠습니다. -아크 드림]
상당히 정중하고 예의를 갖춘 메시 지에 잠시 넋을 잃었다.
분명 외국인이 건만.
‘무슨 컨택 메시지 받는 줄 알았 네.’ 그동안 스카우트를 받아온 현성이 지 않은가.
유튜브 쪽지로 엄청난 수의 컨택 메시지들과 흡사한 말투.
하나 그다지 기분 나쁘진 않았다.
오히려 예의를 갖추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
거기다 자신을 낮추지만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 이게 마음이 들었다.
‘뭐 아크라는 사람이 마음에 들어 서 그렇게 보이는 걸 수도 있겠지 만…… 그보다 레벨 300을 넘겼다 고?’
현성이 놀란 부분은 다름 아닌 레 벨 300을 넘겼다는 부분이다.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여러 꼼수들이 있고, 그걸 이용한 다면 충분히 가능하니.
다만 모두 희귀 등급 이상의 전직 자들이라니.
‘이건 좀 대박인데?’
희귀 등급 이상의 전직자들이 42 명. 거기다 모두 레벨 300을 넘겼 다?
그렇다는 건 둘 중 하나다.
원래 레벨 300이 넘고 희귀 등급 이상의 전직자들을 구한 것이나, 아 예 처음부터 키웠다든가.
문제는 그럴 자금이 있는 가다.
‘아크에 대한 이야기들을 들어보면 부잣집 도련님이라는 얘기가 많았으 니까.’
추측도 아닌 팩트로 올린 글들에서 도 상당히 볼 수 있었다.
미국 대부호의 막내아들.
거기다 능력까지 있어 자신이 차린 회사도 있다고 한다.
물론 게임 관련한 회사였는데 잘 기억은 나지 않았으나 수완이 꽤 좋 은 것으로 알고 있다.
실력도 뛰어난 게이머에 부잣집, 거기다 엄청난 미남.
팬이 많을 수밖에.
그야말로 영화나 소설, 만화에서만 나올 법한 캐릭터였으니.
‘ 만나보자.’
이미 마음을 굳혔다.
원래 300을 넘긴 게 아니라면 처 음부터 게이머들을 고용해서 키웠다 는 건데 그러기 위해서 일반 등급 전직을 시킨 후 레벨업 작업을 한 뒤 그 뒤에 얻은 정보들로 희귀 등 급 이상의 직업들로 전직을 했단 소 리가 된다.
말이 쉽지 그 정보들이라는 것이 다 돈이다.
어디 정보를 공짜로 구할 수 있겠 는가. 실제로 아이템 거래소에는 전 직 거래라고 해서 어떻게 해서 전직 을 할 수 있는지 구매하게 하는 방 법도 있다.
이 또한 이데아에서 하는 방식이었 기에 사기를 칠 수 없게 만들었기에 문제는 되지 않았다.
그걸 생각했을 때 이 길드를 만드 는데 들은 돈은 최소
‘수십억일 텐데?’
희귀 등급 직업만 해도 거의 500 만 원대이다.
좀 좋아 보이는 희귀 등급은 비싸 면 2천만 원까지 올라갈 수도 있다.
그런데 그걸 40명에게?
거기다
‘그냥 희귀 등급들이었으면 희귀 등급 이상이라곤 안 했겠지.’
다시 말해
유일 등급과 영웅 등급도 있을 수 도 있단 말이다
아무리 그렇다 한들 그런 이들을 일일이 돌볼 순 없는 노릇.
그런데 봐라.
보필할 수 있는 기회를 주면 평생 따르겠다고 한다.
어디 검은 사제복을 입은 사제에게 서 많이 들을 법한 대사였으나 현성 에겐 환영이다.
‘내 말대로 따를 수 있는 플레이어 들이 생긴다?’
마음에 든다.
문제는.
‘함정일 수도 있다는 거지.’
이게 천공의 사도가 판 함정일 수 도 있단 가능성.
하나 현성은 우선 그리 믿지 않았 다.
아크라는 이가 마음에 드는 것도 드는 것이었으나 그럴 만한 위인은 아니라 생각했기에.
물론 모두 현성의 생각일 뿐이다.
어떻게든 만나봐야 알 수 있는 것.
여기서 아크를 만난다 해서 손해 볼 것?
없다. 아무리 천공의 사도가 판 함 정이라 한들 현성은 빠져나갈 자신 이 있었다. 더더군다나 죽음을 극복 할 수 있는 수단도 엄청나게 많지 않은가.
‘만나 보자.’ 그렇게 결정하곤 현성이 메시지를 보냈다.
“안녕하세요, 아수라입니다. 보내신 메시지는……
마찬가지로 꽤 긴 내용의 메시지.
하나 요약하면 간단했다.
지금 이곳에 있는 이곳으로 와라.
일종의 시험이자 현성 나름의 머리 를 쓴것.
‘이게 함정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저 42명이 자신에게 충성만 한다 면 몬스터 몰이를 충분히 할 수 있 는 것 아니겠는가. 거기다 HP와 MP도 회복할 수 있게 해주고 말이 다.
‘빨리 꿀을 빨 수 있으면 좋겠어.’
기대감에 부푼 현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