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만 자도 랭커 253화
게임에 있어서 던전이란 떼려야 뗄 수 없다.
식상하다고 할 수 있는 던전을 유 저들은 늘 반긴다.
어떤 보상이 주어질지 모르기에.
그래서 히든 던전이 그토록 비싸게 팔리는 이유였다.
그런데, 그런 던전을 만들 수 있다 면?
‘대박이지.’ 이걸 알게 된진 솔직히 얼마 되지 않았다.
왜냐?
스킬창에 나와 있지 않았으니까.
전에 라이와 타나가 한 말 중 이 런 것이 있다.
천사는 신의 말씀을 전하는 존재 고, 악마는 신의 시련을 전하는 존 재라고.
그래서 인간의 입장에서 악마가 악 한 존재라 인지하는 것이라고 했다.
현실에서 했다간 종교인들에게 손 가락질받을 말이긴 했으나 참신한 말이긴 했다. 그 덕에 천공의 사도 나 다른 사도가 신과 말하는 것을 엿들을 수 있지 않았던가.
그걸로 인해서 많은 일을 해낼 수 있었다.
다만 타나가 거기에 꽤 질투를 느 꼈던 모양이다.
‘진짜 귀엽다니까.’
현성을 보며 자기도 도움이 될 수 있노라며 눈앞에서 던전을 생성해냈 다.
그것이 신의 시련.
그것도…….
[타나노스의 시련(특수)]
-종류: 던전
-난이도: S++
-설명: 타나노스의 악마 ‘타나’가 만든 던전이다. 타나노스의 시련을 전달하는 던전으로 그 난이도가 극 악이라 할 수 있다.
-제한: 타나가 허락한 존재.
특수 던전에 난이도 S++짜리를 말 이다.
‘진짜 대박이야.’ 자주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하기야 저런 던전을 매일 만들 수 있으면 그야말로 사기.
물론 쿨타임이 길긴 하지만 한 번 만 만들 수 있는게 아니지 않은가.
대략 한 달에 한번이라고 했다.
타나의 입장에서 한 달에 한 번이 면…….
‘현실로 6일.’
대략 일주일에 한 번씩 사용할 수 있는 모양.
이게 대박이 아니고서야 무엇이란 말인가.
그것 때문에 그동안 기고만장해하 던 라이의 기가 죽은 것이 제일 마 음에 들었다.
한동안 조용해지고 거기에 타나가 우쭐거리는 것이 너무 귀여웠다.
라이도 나름 귀엽기는 하지만 그래 도 타나에게 눈길이 더 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엣헴. 타나는 좀 갱장하다는 것입 니당!”
“그럼, 그럼.”
“흥.”
라이는 아직도 토라져 있는 상태.
그런 라이를 어느 정도 보다 현성 이 말했다.
“라이도 굉장했지.”
“흐응, 그걸 이제 알았냐는 것이와 요.”
그 당시에도 많이 칭찬해 줬지만 저렇게 은근 삐질 때가 많았기에 이 렇게 챙겨줘야 했다.
무슨 아이 키우는 것 같긴 했으나 나름 재미가 있었다.
현성은 던전 입구인 포탈을 보며 생각했다.
‘아수라 길드는 아직 때가 아니지.’
이제 막 전직한 지 얼마 되지 않 은 시점이다.
워낙 컨트롤이 출중한 이들이라서 금방 적응하긴 했으나 심화적인 부 분은 아직 약한 게 사실. 길드장으 로서 숙제를 내준 것도 그것이다.
빠르게 각자 직업에 익숙해질 것.
기본적인 컨트롤만으로 만족할 현 성이 아니지 않은가.
하물며 이미 그들을 상대로 모두 이긴 현성이다.
아수라 길드원들이 모두 직업에 적 응하게 된다면 다음에 현성 또한 질 수도 있을 터. 모든 것을 사용하는 것을 쓰더라도 힘들 수도 있다.
‘나는 그동안 이 던전을 돌면 되는 거고.’
타나노스의 힘으로 강화된 던전.
타나가 만들긴 했으나 사실 타나노 스가 내린 시련이라 봐도 무방하다.
이름도 타나노스의 시련이지 않은 가.
‘난이도가 얼마나 높을까.’
솔직히 말해 긴장되긴 한다.
타나노스의 꿈속도 난이도는 S+였
그런데 그보다 한 단계 높은 던전 이라니.
나름 떨리지만 그게 공포나 겁을 집어먹은 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
‘기대된다.’
어떤 몬스터들이 들이닥칠지.
“그럼 나는 들어갈 테니까. 너희는 기다리고 있어.”
위험해서도 있지만 어차피 둘은 불 사의 힘을 가지고 있다.
저 둘을 데려가지 않는 이유는 간
단하다.
싸우는 걸 싫어하기 때문.
전에 타나의 경우 도울 수 있는 것이 현성에게 버프를 걸어주는 것 외에는 없었다. 하지만 이젠 다르지 않은가.
던전도 만들 수 있으니 그걸로 충 분.
지금 타나만 보더라도 저리 흐뭇하 게 웃고 있다.
거기다 뿌듯함을 온몸으로 표현하 고 있는 듯 가슴을 쭉 내밀며 양손 을 허리에 쥐고 있다.
되게 당당한 모습일 터이나 귀엽기 만 한 타나.
“조심히 다녀오시라는 것입니당!”
“하와와, 별 관심 없는 것이와요.”
나름의 응원을 들은 현성이 피식 웃으며 포탈 내부로 들어갔다.
그 뒷모습을 보던 타나와 라이.
아까까지만 해도 멀쩡하던 둘이 근 심과 걱정 어린 표정을 지으며 말했 다.
“주인님이 조심히 다녀왔으면 좋겠 다는 것입니당.”
“……라이도 같은 생각이라는 것이 와요.”
라이도 툴툴거리긴 했어도 아직 아 이는 아이.
현성에게 관심이 고플 아이에 불과 했다.
그런 둘의 마음을 아는 것인지 모 르는 것인지 현성이 들어간 포탈은 하염없이 고요할 뿐이었다.
“우리가 이 포탈을 지키자는 것입 니당!”
“흐응, 협력해 드린다는 것이와요.”
이제는 웬만한 랭커보다 센 아기 악마와 천사가 두 주먹을 불끈 쥐며 다짐했다.
겉으로 보기엔 정말 귀여웠지만.
* * *
포탈에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것은 칠흑 같은 어둠.
한 치 앞이 보이지 않은 그곳에서 무언가 소리가 들려왔다.
쉬익.
무언가 휘둘러지는 소리.
그것도 빠르다.
한데 그게 하나가 아니었다.
“아아.”
깨닫긴 했으나 온전히 피하기엔 늦 었다.
데미지를 입고 뒤로 물러난 현성이 상황을 파악하려 했으나 놈들은 그 걸 기다려주지 않았다.
‘두 마리다.’
인간형 몬스터.
각자 무기를 쥐고 있다.
둘 다 낫과 비슷한 무기를 쥐고 있었고, 속도는 빠르다.
입구에서부터 몬스터가 나오리라 생각도 못 해봤기에 별다른 준비는 하지 않았으나 무기를 소환하는 것 은 빨랐다.
채챙!
꺼낸 무기는 다름 아닌 창.
모든 방어를 무시하는 옛 신기 듄 페오르였다.
그 둘의 공격을 막는 순간 현성은 뒤로 물러나며 기척이 느껴지는 곳 을 향해 듄페오르를 찌르기를 발동 시켜 그 위에 카론의 검술 관통을 덧씌웠다.
쉬이이이익!
흉측한 소리가 공기를 가르고 이윽 고,
푸욱!
놈들 중 하나를 찔렀다.
당연하게도 치명타 메시지가 떠오 르고 놈에게 악몽이 발동된다.
남은 놈은 아직 한 마리.
현성은 오랜만에 꺼내는 검으로 빠 르게 낫을 휘두르는 놈의 공격을 막 는다.
끼기기직!
검과 낫이 마찰하며 불똥이 튀어오 르자 놈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눈을 감고 있다고?’
눈을 감은 여인.
너무 찰나에 지나가 자세히 보지는 못했다.
하나 대략 어두운 피부에 엘프와 같이 기다란 귀.
판타지 소설에서나 나오는 다크엘 프와 비슷해 보였다.
‘ 이크.’
채앵!
빠르게 검에게서 피해 낫을 휘두르 는 녀석.
현성은 그걸 보며 인상을 찌푸렸 다.
‘이거 영상은 못 찍겠네.’ 일단 너무 어둡다.
빛이라곤 무기가 충돌할 때나 튀는 불똥이 전부.
그 외에는 모든 빛을 거부하듯 어 두웠다.
아무리 적외선 촬영 모드가 있다고 는 하지만 영상적인 연출을 생각한 다면 좋은 환경이 아니다.
촬영은 포기해야 할 듯싶다.
휘익.
촬영을 포기한 현성.
물론 컨셉을 유지할 생각은 그리 길지 않았다.
그러기엔 놈들이 너무 강력했다.
위이이잉.
아까까지만 해도 한 놈을 구속하고 있던 듄페오르가 다시 회수되었다.
그렇다는 얘기는…….
채앵! 채앵!
한 놈이 더 늘었다는 것.
‘이거 펜살니르보다 강력한 거 같 은데……
고작 입구에 나오는 몬스터가 레벨 350대의 보스 몬스터보다 강력하다 니…….
근데 실제로도 그렇다. 그리고 이곳은 타나노스의 시련이 라는 S++ 등급 던전이지 않은가.
그럴 수 있다.
‘전력을 다한다.’
그가 그리 마음을 먹은 순간.
타나노스의 기운이 솟구쳐 올랐다. 그리고 그 기운을 검과 창에 담는 다.
길이가 긴 창을 왼손에 길이가 비 교적 짧은 검은 오른손에.
두 무기에 타나노스의 기운이 감싸 자 놈들은 위기감을 느낀 건지 더 빠르게 움직였다.
채챙! 채앵!
낫을 빠르게 휘둘러 목을 베려 했 으나 소용없었다.
모두 한 끗 차이로 피했다.
그럼에도 놈들은 당황하거나 놀라 지 않았다.
마치 그럴 줄 알았다는 듯.
현성은 그런 그들을 향해 먼저 검 을 휘두른다.
채채채채채챙!
고작 한 손으로 휘둘렀다고 할 수 있는 힘이 아니다.
오히려 속도가 빨라지고 더욱 정교 해졌는지 놈들이 막기 더 힘들어했 다.
그리고 간간이 틈을 노리고 찔러오 는 창.
뱀과 같이 유려하게 허공에서 꿈틀 거리며 놈들의 틈을 찌르고 든다.
그러나.
까앙! 까앙!
놈들은 그것 마저 막아낸다.
전혀 상처를 입지 않은 것은 아니 다.
놈들 또한 상처를 입었다.
반대로 보면 현성은 데미지를 크게 입진 않았다. 최초의 일격을 제외하 면 그가 당한 공격은 이렇다 할 것 이 없었으니.
그럼에도 놈들은 조급해하지 않는 다.
감정은 하나 없는 원래 게임의 몬 스터처럼.
슈욱!
한 놈은 오른쪽, 다른 놈은 왼쪽.
각기 다른 방향에서 공격해 온다.
현성은 침착하게 왼쪽 놈에게는 창 을, 오른쪽 놈에게는 검을 휘둘렀다.
그리고 빠르게 공격을 막고는 빠르 게 두 무기를 소환해제하곤 새로운 것을 소환했다.
씨익.
그것은 거대한 도끼였다.
하늘을 쪼갤 것 같은 도끼.
그 도끼를 본 두 녀석은 본능적으 로 느꼈다.
거리를 벌리지 않으면 저 도끼에 찢어발겨질 것이라고.
그 본능적인 두려움에 뒤로 물러나 자 현성은 주먹을 쥐었다.
우우우우우웅!
붉은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현성 의 두 주먹.
그리고 현성은 그걸 빠르게 내질렀 다.
콰가가가가강!
절대 주먹에서 나온 소리라고 믿기 지 않는 공격에 둘이 당황한 듯 움 찔거 린다.
하나 그렇다고 해서 현성이 멈출 리가.
오히려 더욱 빠르게 주먹을 움직였 다.
파바바바바바바바박 !
빠르게 움직이는 두 주먹. 둘을 동시에 공격했음에도 놈들은 그걸 막기가 힘들었다.
하나하나가 거대한 위력이 담긴 주 먹
하나라도 맞으면 치명상이다.
그걸 느낀 것인지 둘의 막기는 충 실했다.
그런 놈들을 보며 현성은 강력한 일격을 선물했다.
투콰앙! 투콰아앙!
멀리 밀려난 두 녀석.
하나 투지는 꺾이지 않은 것인지 바로 달려든다.
그런 둘을 보며 현성은 조용히 처 음과 같이 검과 창을 꺼내 든다.
“후우우우.”
긴 숨을 내뱉으며 자세를 잡는다.
검을 휘두를 모양.
놈들은 그것에 대비하듯 낫을 들어 대비한다.
피식.
그런 그들을 비웃듯 현성이 미소 지으며 검을 휘둘렀다.
아주 느리게.
횡으로 벤 검격. 타나노스의 기운과 함께 섞인 스킬 들은 상당했다. 일일이 나열한다면 카론의 검술의 타격과 관통, 그리고 절단. 그 후에 섞인 월검낙화와 타 나노스의 악몽, 폭풍처럼, 오러웨폰
?石~石“.
검에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스킬을 덧씌웠다.
흉흉하게 빛나는 검.
그 검이 휘둘러지자 그대로 그 둘 을 향해 쇄도했다.
섬뜩한 그 기운의 칼날이 둘을 찢 어발기려 할 때 둘은 자연스럽게 낫 에 기운을 씌우고 막으려 했다. 그 러나.
서걱!
낫조차 그 검격을 이겨내진 못했 다.
그리고 그 둘도.
현성의 모든 것을 담은 검격.
그것이 둘의 상체와 하체를 나눴 다.
그것으로 끝이 아니다.
이번엔 모든 것을 담은 창이 남아 있다.
“죽어라.”
모든 방어를 무시하는 창의 힘과 섞인 현성의 모든 기술들.
그것이 광폭한 에너지가 되어 발산 되었다.
키이이 이이이이이 잉 !
콰가가가가가가가강 !
마치 에너지포처럼 날아간 찌르기.
아니 그것은 찌르기라고 할 수 없 다. 하나의 에너지포.
어린 시절 보았던 에네X기파와 같 은 모습에 현성은 뿌듯한 미소를 지 었다.
이걸 맞고 살아 있을 수 없다. 현
성의 MP를 상당히 썼는데도 살아 있다면 그건 애초에 이길 수 없다는 소리.
아니나 다를까 메시지가 떠올랐다.
[타나노스의 악마를 해치웠습니다.]
[시련 스택이 2 상승합니다.]
[던전을 나갈 때 얻었던 스택만큼 보상을 얻습니다.]
그 메시지를 보자 현성은 자연스럽 게 미소 지었다.
“재밌네! 이 던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