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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만 자도 랭커-255화 (255/472)

잠만 자도 랭커 255화

눈감은 자들의 마을.

눈을 감았다는 건 저 남자와 같은 것일 터.

그렇다는 것은

‘제물? 아니면 시련에서 실패한 자 들?’

하지만 후자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도 현성을 반겼다.

지금도 들뜬 저 숨을 보라.

상당히 기대하는 눈치이지 않은가.

시련에서 실패한 이라면 시련을 통 과하는 이를 보고 저리 반기는 이유 가 있을까.

있을 수도 있겠지만, 지금 현성의 마음은 제물 쪽에 가까웠다.

결정적으로.

‘우리와는 다르게 들어왔다고 했 어.’

같은 시련으로 실패했다면 그런 말 을 할 리가 없지 않을까.

저 들뜬 마음. 시련을 받는 이들에 게 무언가를 부탁하려는 것이 틀림 없다.

그렇다는 것은

‘제물로 바쳐져서 이곳에 있는 건 가?’

재미있을 거 같다.

그런 그들을 구조해야 한다면 생각 보다 재미있을 터.

‘꽤 재밌는 던전이 되겠어.’

몬스터들이 하나같이 강력하다.

타나노스의 악마들.

그 사이에서 저들을 지켜야 할 수 도 있다.

전형적인 던전 퀘스트 아닌가. 물 론 현성은 그런 것을 많이 해본 기 억은 없다. 대부분 닥치고 사냥하는 편이었으니.

그러나 이제는 좀 달랐다. 다만 조 금 아쉬운 것은.

‘앞 좀 보였으면 좋겠다.’

촬영도 못하고, 시각 외에 다른 감 각으로 의지하는 것에 정신력이 고 갈되고 있었다.

안전지대만 찾는다면 로그아웃이라 도 했을 심정이었다.

‘마을로 가면 대략 있을 수도 있겠 지.’

38마리.

하나하나가 보스 몬스터와 버금가 는 몬스터를 38마리를 잡은 거다.

다르게 말하면 보스 레이드를 38 번이나 뛰었다. 지치지 않을 리가.

‘안전지대만 가면 퀘스트만 적당히 해결하고 로그아웃하자.’

부디 시간제한이 걸리지 않는 것만 뜨길 바랄 뿐이었다.

구부러진 길을 한참이나 가고 난 뒤에야 마을에 도착할 수 있었다.

보이진 않았으나 그리 넓은 마을은 아닌 듯했다.

그곳에서 느껴지는 기척도 그리 여 럿은 아니었다.

고작해야 열이 안 넘어가는 수. 남 자가 오자 다들 불안한 숨소리를 내 며 하나둘씩 모이기 시작했다.

“무, 무슨 일이람.”

“시, 시련의 증표?”

“저, 저자는 눈이 보인다고?”

웅성거리는 소리.

그 소리가 나쁘지 않은 듯 현성을 안내한 사내는 흡족한 듯 헛기침을 했다.

“큼, 큼! 시련을 받는 자를 데려왔 습니다! 여러분!”

사내의 말과 동시에 퀘스트가 완료 되어 시련 스택이 하나 증가하는 것 을 봤다.

그러나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 니다.

방금 그 말에 웅성거림보다 적막이 깔리기 시작했고, 침 넘기는 소리만 가득했다. 표정이 보이진 않았으나 대략 유추할 수 있었다.

믿을 수 없다는 표정들일 터.

그러거나 말거나 현성은 이 마을에 서 로그아웃을 할 수 있는지 확인했 다.

[로그아웃하시 겠습니까?]

‘아니.’

로그아웃이 되는 걸 보니 이곳은 안전지대로 설정된 모양.

천만다행이다. 그래도 로그아웃은 할 수 있다는 소리이니.

이제 또 다른 퀘스트가 시간 제한 만 아니면 된다.

그런데 그때.

“내가 대표로 시련을 받는 자에게 말을 하겠소.” 그 모습에 현성은 고개를 끄덕였 다.

보일 리가 없었으나 사내는 그걸 알아차리기라도 한 듯 이야기를 시 작했다.

“우리는 타나노스 님에게 스스로를 바친 존재들이라오.”

“ 흐음.”

제물.

어느 정도 예상은 했다. 대략 뻔한 설정 아니겠는가. 타나노스의 악마 가 득실거리는 곳에서 남아 있는 존 재들이 라니.

그런데 어떤 연유일까. 그게 중요 하다.

아니나 다를까 이야기를 시작했다.

“저마다 이유가 다 다르긴 하지만 하나는 확실했소, 더 이상 우리는 세속을 보고 판가름하고 싶지 않노 라고, 다짐하고, 우리 육신을 타나노 스 님에게 바친 이들이오. 그로 인 해 우리들의 눈이 이리 사라진 것이 오. 어둠 속에서만이 꿈과 죽음, 그 리고 잠에 들 수 있다는 이유가 그 것이네.”

이해는 잘 되지 않는다.

굳이 이런 장소에서 눈이 없어야지 생활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있어도 쓸모가 없지 않은가. 그래서 그다지 이해는 되지 않았으나 일단 그러려 니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그때였지. 타나노스 님께 서 사라지신 것이.”

“예?”

“이해할 수 없을 거라는 걸 잘 아 네. 자네가 가진 그 타나노스 님의 강대한 힘이 느껴지니까. 자네는 그 럴 수 있어. 그러나 우리는 말 그대 로 타나노스 님을 느낄 수 있네.”

“O 흐 ”

?--- W ?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그 거대하 신 존재감이 사라진 걸세. 이게 믿 겨지기나 한가? 세상을 창조하시고 이 세상의 주인이신 타나노스 님께 서 사라지시다니.”

듣고 보니 그렇긴 하다.

세계관 최강의 신이 타나노스다.

창조신이자 최강의 신. 그런 그가 갑자기 사라졌다?

이상하긴 하다.

거기다 여태 현성이 들어온 증언들 에 의하면 그게 사실이지 않은가. 타나노스의 꿈속에서도 그러지 않았 던가.

그래서 썩어가는 죽음의 교황이 타 락한 것이고.

‘정확히는 잠의 사도가 교황에게 저주를 내린 거긴 하지만.’

문제는 그럼 타나노스가 어디로 갔 는가다.

그에 대한 답은 이미 현성이 알고 있었다.

‘이미 존재하면 후예는 필요 없겠 지. 다른 신들이 후예가 없는 것처 럼.’

다른 신 등급 직업들의 직업명은 대부분 신의 사도다.

천공의 신 사도. 사냥의 신 사도. 투신의 사도.

그러나 현성만이 타나노스의 후예 이다.

말 그대로 타나노스를 대신해야 할 직업이라는 소리.

후예가 그런 것 아니겠는가.

‘여기서 중요한 건 타나노스가 어 디로 갔는가와 이유가 중요하겠지.’

현성의 생각대로.

“하지만 우리는 타나노스 님을 믿 었소. 무슨 이유가 있다고 생각했지. 그러나 문제는 악마들이었네.”

“밖에서 활개를 치는 녀석들을 말 씀하시는 거군요.”

“맞네. 바로 그들이지. 주인을 잃고 방황하는 불쌍한 이들. 우리야 타나 노스 님을 느낄 수 있었었지만, 그 들은 아니었기에 힘들었네. 그런데 그런 와중에 타나노스 님이 완전히 사라졌으니 초조할 수밖에. 우리의 부탁은 그걸세. 하루라도 빨리 그들 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는 것. 그들 에게 타나노스 님의 축복을 내려주 는 것. 그거일세.”

그 말에 왜인지 모르게 불안해졌 다.

하루라도 빨리?

‘뭔가 불안한데.’

그리고 늘 그렇지만, 불안한 생각 은 언제나 옳았다.

[타나노스의 악마들에게 축복을!]

-종류: 서브 퀘스트.

?등급: S++

-설명: 주인을 잃은 불쌍한 악마 들에게 영원한 안식을 내려라. 타나 노스를 모시는 그들이야말로 영원한 안식이 최고의 축복이니.

-제한: 타나노스의 시련을 받는 자.

-보상: 던전 클리어 시 특별 보 상.(시간이 빠르면 빠를수록 보상이 늘어납니다.)

-실패 시 타나노스의 시련에 다신 입장할 수 없다.

시간제한은 없다.

그런데 타임어택과 같은 것은 있 다.

‘ 하아.’

그러면 그렇지.

라는 생각을 하며 현성이 고개를 끄덕였다.

“저에게 맡겨 주십시오.” 대답은 했으나 그리 힘 나는 대답 은 아니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퀘스트를 클리 어 해야 하는 것은 사실이니.

앞으로 더 죽여야 할 악마가 몇이 나 될지……. 그러나 한 가지는 확 실했다.

‘이번 퀘스트도 뭔가 있을 거 같 다.’

악마를 죽이는 것.

이것까진 그럴 수 있다.

그런데 타나노스가 왜 사라졌는지. 거기에 대한 단서를 찾을 수 있을 거 같지 않은가.

던전의 서브 퀘스트긴 하지만 타나 노스와 관련되어 있는 거다.

아무래도 그 중요도는 상상을 초월 할 터!

‘어쩔 수 없지.’

한숨이 절로 밀려왔으나 어쩔 수 없다.

이미 퀘스트도 받지 않았는가.

그때 현성의 앞에 있는 사내가 방 긋 웃으며 대답했다.

“자네 덕분에 살았구만. 고맙네! 정말 고맙네!” 또 저렇게 말하니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떨궜다.

“하아.”

* * *

15시간.

게임 시간으로는 75시간.

지옥과도 같은 시간이다.

게임 시간에 있을 수 있는 시간이 초과되어서 중간에 마을에 들려 로 그아웃을 하고 다시 사냥을 시작했 다.

쉰 것도 고작 현실에서 30분쯤 쉬 고 다시 시작했다.

어쩌겠는가 타임어택인데.

그렇게 15시간에 걸쳐서 경이적인 수인 200마리를 잡자 무언가 달라 진 것을 느꼈다.

“……타나노스시여, 저희를 버리지 마시옵소서……

“부디 저희를 굽어살피소서……

죽는 순간에 악마들이 말을 하기 시작했다.

원래부터 말을 할 수 있었던 이들 이라니.

하물며 몇몇 악마들은 전투 전에도 말을 걸어오기 시작했다.

“타나노스 님께 영광을!”

“그대 또한 타나노스 님의 종속된 자구나. 나와는 다른 길을 걷는 쓸쓸하기도 한 음성도 있었고, 혹 은 신념에 가득 찬 이도 있었다.

다른 건 모르겠고 한가진 확실했 다.

‘슬퍼하고 있다.’

타나노스가 사라진 것을 슬퍼하고 있다.

악마들이 이럴진대 신의 말씀을 전 하는 타나노스의 천사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그런 호기심도 들었다.

하나 아직 그런 여유를 부릴 때가 아니었다.

‘갈수록 강해져......!’

처음에 적응하고 난 뒤에는 피로감 이 쌓여 있었음에도 5마리까진 상대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크흑.”

3마리도 조금 버겁다 생각이 든다.

피로감?

있다. 없으면 거짓이다. 그러나 그 런 것이 아닌 객관적으로 진짜 강해 졌다.

특히 한쪽으로 깊어질수록 강해지 는 느낌.

이게 뭘 뜻하겠는가.

‘곧 보스인가?’

아직 중간 보스도 만나지 못했다.

어쩌면 없을 수도 있다.

중간 보스가 만일 있다면 얼마나 셀까.

그리고 중간 보스를 넘어 진짜 보 스는 얼마나 셀까.

‘이길 수나 있으려나?’

당장은 그런 생각부터 들었다.

물론 현성이 가지고 있는 권능들을 다 이용한다면 또 모른다. 하지만 일반 몬스터가 이 정도이지 않은가.

그러니 솔직히 긴장할 수밖에.

한 가지는 확실했다.

‘중간보스나 보스에게서 얻을 게 많을 거다.’

이를테면 정보.

타나노스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던가 스킬을 얻을 확률이 높았

아무래도 타나노스와 연관이 되어 있고, 현성이 후예 아니겠는가.

여기서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면 게 임시스템이 왜 있겠는가.

‘꼭 잡는다!’

두 눈을 불태우며 3마리를 상대로 전력을 다했다.

콰가가가강!

주먹을 휘두르곤 바로 창을 소환해 놈의 가슴팍에 창을 꽂아 넣곤 그대 로 기운을 폭사시킨다.

방어를 무시하는 사기적인 힘. 그

것이 발동되면서 놈의 가슴팍을 그 대로 관통해 구멍을 만들었다. 무서 운 것은 그러고도 살아 있는 악마.

생존력 하나는 끝내주었으나 아쉽 게도 상대는 현성이었다.

쩌억!

창을 회수하곤 바로 도끼로 놈의 목을 베어낸 현성.

그 뒤엔 다른 놈들의 팔을 베었고, 다시 무기를 바꾸며 놈들을 공격했 다.

마법폭격이 이어지면서 근접공격까 지 해오는 현성.

이런 이를 어찌 쉽게 이길 수 있 겠는가.

악마들 또한 거세게 반항하긴 했으 나 현성을 이길 순 없었다.

“허억, 허억.”

HP도 그렇고 MP도 상당히 소진 되었다.

당분간 휴식을 취해야 할 그때.

[타나노스의 타천사가 나타납니다.]

[주의하십시오. 상실감에 타락한 천사는 불안정합니다.]

〈그분의 힘? 아아, 우리를 버리지 않으셨군요! 역시……? 허어! 불경 한 자로구나! 오직 그분만의 힘을 불경한 자가 가지고 있구나!〉

말만 보더라도 정신이 나간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타천사라니.

그것도…….

‘아 큰일 났네.’

타천사가 나타나자 온 곳에서 광명 이 펼쳐지며 어둠이 걷었다.

이걸 보고 느낄 수 있었다.

악마가 있는 곳엔 시련과도 같은 어둠을, 그리고 천사가 있는 곳에는 신의 말씀을 천하는 찬란한 빛을.

아무리 타락한 천사라 한들 그것은 유효한 모양.

〈매우 화나는구나!〉

그동안 어둠에 익숙하던 눈이 비명 을 지르는 현성은 그것을 참으며 말 했다.

“어? 너두? 야 나두.”

현성, 그가 짜증이 잔뜩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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