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만 자도 랭커 261화
“하아.”
한숨이 절로 나온다.
왜 안 그럴까.
스택을 쌓을 기회가 날아갔는데.
하지만.
〈저주하고, 또 저주하리라. 심판의 때가! 도래하리라!〉
중얼거리는 한 악마.
그러나 거대하다.
다른 악마들과는 달리.
이 던전의 보스.
심판의 악마.
설명에 의하면 타나노스를 대신해 시련을 심판하는 악마라고 한다.
척 봐도 직위가 높아 보이는 악마.
확실히 쉽진 않았다.
거대한 주제에 빨랐고, 거대한 만 큼 강력했다.
힘도 스피드도 차이나는 상대.
하지만 이겼다.
‘힘들긴 했다.’
결정적으로 방어력이 강했다.
다시 말해.
‘듄페오르가 아니었음 졌다.’
이번엔 아수라 모드가 아니었다.
창기 사.
은빛 가면을 벗으며 듄페오르를 아 래로 꽂았다.
정확히 놈의 심장에.
푸욱!
〈커 헉!〉
모든 방어를 무시하는 힘.
그 힘이 발동되어 두부 찌르듯 부 드럽 다.
힘이 다한 것인지 추욱 늘어지는 놈.
몬스터에게 감정이입을 하면 안 되 지만, 좀 불쌍하긴 했다.
생각해 봐라.
타나노스를 믿어오고 명령을 따라 왔다.
어느 날 타나노스가 사라지고, 당 황해하던 중 그 후예에게 뒤통수를 맞는다.
물론 몬스터로 전락했기에 그랬지 만, 그래도 딱하지 않나.
뭐 어쩔 수 없지만.
[심판의 악마를 해치웠습니다.]
[시련 스택이 100이 상승합니다.]
[누적 시련 스택 325』
[던전을 나갈 때 얻었던 스택만큼 보상을 얻습니다.]
[퀘스트를 클리어하셨습니다.]
[타나노스의 악마들에게 축복을!]
-종류: 서브 퀘스트.
-등급: S++
-설명: 주인을 잃은 불쌍한 악마 들에게 영원한 안식을 내려라. 타나 노스를 모시는 그들이야말로 영원한 안식이 최고의 축복이니.
-제한: 타나노스의 시련을 받는 자.
-보상: 던전 클리어 시 특별 보 상.(시간이 빠르면 빠를수록 보상이 늘어납니다.)
-실패 시 타나노스의 시련에 다신 입장할 수 없다.
[던전을 나갈 시 보상이 습득됩니 다.]
‘굳이 마을 주민이 없어도 되는구
보통의 다른 퀘스트들은 퀘스트를 준 자에게 가야 퀘스트가 완료된다.
그러나 이 시련은 좀 달랐나 보다.
언제든 나갈 수 있는 던전이다 보 니 현성은 씨익 미소를 지었다.
‘전리품도 다 챙겼겠다, 나가볼까?’
전리품.
그 무수히 많은 신물들.
아쉽게도 권능은 없었다.
여기가 아닌 다른 곳에 보관하는 듯싶었다.
그게 좀 아쉽긴 했지만 이게 어디 인가.
신물들을 모두 얻어왔으니 되었다.
이번에 얻은 신물만 모두 3개.
전에 보았던 옥장판도 여기에 있었 다.
다만.
‘사용하게 될지는…… 잘 모르겠 네.’
다들 사용하긴 좀 그런 아이템들.
하지만 그게 어디인가.
있다는 게 중요하지 않은가.
‘ 나간다.’
현성이 그렇게 생각하자.
메시지가 떠올랐다.
[던전을 나가시겠습니까?]
“ O ”
[스택을 계산 중입니다.]
[총 스택 325』
[부가 퀘스트를 확인 중입니다.]
[정산합니다.]
그러던 그때.
처음 보는 메시지가 떠올랐다.
[……오류, 정산이 불가합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이런 일은 처음이다.
‘정산 오류?’
시련스택이 그만큼 뛰어나서 그런 걸까.
아무리 그래도 슈퍼인공지능이라 불리는 이데아가?
의문스럽다.
그러던 그때.
현성의 시야에 닿는 인벤토리창.
그리고 거기에 있는 3개의 신물.
설마.
‘이게 보상이었나?’
그럴 법하다.
타천사를 죽이고 나왔지만, 입구를 찾긴 힘들지 않았던가.
현성의 기준에선. 거기다 타천사 자체도 꽤 난이도가 높았다.
솔직히 말하자면 심판의 악마보다 까다로웠다.
‘거기서 한번 걸러지는 거였나?’
확실히 거기서 죽거나 포기하거나 둘 중 하나였을 듯하다.
갑자기 빛이 나오는 것도 짜증 나 는데 공격도 상당히 빠르다.
쉽게 이기지 못한다는 건 확실하 다.
다만.
‘일단 내가 깼다는 거지.’ 어느 정도의 운도 있었을 거다.
타천사를 잡고 열쇠가 나올 줄 누 가 알았겠는가.
100% 드랍템은 사실상 없으니.
문제는 그거다.
‘익숙한 상황인데……’
한번 겪어봤던 상황이라는 거.
그때 얻었던 보상이,
‘디아나였지?’
사냥의 신의 신기.
그리고 투신의 권능.
타나노스에게 더 이상 신기를 얻을 수 없기에 나온 것.
설마 이번에도?
“ 진짠가?”
그러던 그때.
[정산하겠습니다.]
[보상은 인벤토리에 수령되었습니 다.]
[던전을 나옵니다.]
그 메시지가 전부였다.
밝은 빛.
어두운 곳에서 생활을 하다 나오니 더 눈부시게 느껴졌다.
하지만 그게 문제랴.
조금이라도 더 빨리 확인하고 싶었 다.
그리고.
“와, 설마 했었는데.”
신기.
그리고 권능 스킬북.
하지만 타나노스의 것이 아니다.
그렇다는 얘기는.
‘나중에 누가 이분의 사도가 될진
몰라도 죄송합니다. 잘 쓰겠습니다.’
역시 인성은 글러 먹은 듯했다.
“후우.”
던전을 깨는 동안 꽤 지쳤다.
그럴 수밖에.
그동안 들인 시간이 얼마던가.
운동도 거를 만큼 열심히 했다.
지칠 만도.
나오자마자 뻐근한 몸을 기지개를 켜며 풀어주었다.
현성이 그렇게 나오자.
“오빠, 나왔어?”
“아, 응.”
“우리 내일 스터디인 거 알지?”
“아, 맞다.”
그동안 잊고 지냈던 스터디.
솔직히 말해 합격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
가끔 모여서 게임이나 하는 게 전
그마저도 현성은 레벨이 너무 높아 서 힘들었다.
그렇다고 부캐를 키울 수도 없는 노릇.
‘음? 부캐?’
잠시 재미있는 생각이 들었다.
부캐로 할 수 있는 게 꽤 많지 않 겠나.
상념에 젖어 있을 때, 앙칼진 목소 리가 들려왔다.
“듣고 있어?”
찌릿.
오빠를 노려보는 폼새가 아주 매섭 다.
“어어, 듣고 있지. 내일 스터디라. 오늘은 진짜 공부하는 거 맞아?”
“응, 그렇다는데?”
“이번엔 다른 핑계 삼아서 다른 가 상현실게임 하자는 것도 아니지?”
솔직히, 대학?
처음부터 이럴 줄 알았다.
스터디를 처음 본 순간 느끼지 않 았나.
대학은 물 건너갔다고.
아무리 가산점이 있어 봐야 뭐하는 가.
기본 공부를 안 하는데.
“응응, 거의 2주에 1번 있는 거니 까 이번엔 오빠도 꼭 참여하래.”
“아. 응, 알겠어.”
“또 바쁜 일 있는 건 아니지?”
“아, 급한 퀘스트는 깼고 별다른 건 거의 없어.”
그동안은 레벨이 맞지 않다, 바쁘 다는 이유 등으로 안 갔다.
가기도 했지만, 정말 가끔.
짬을 내서 잠깐 갔었지, 그마저도 게임을 한다 해서 돌아온 적도 많았 었다.
근데 이번엔 진짜 공부를 한다니.
‘의심스럽기는 하지만, 가봐야겠 다.’
놀게 뻔 해 보이긴 하다.
젊은 남녀들이다.
거기다 전에 들어보니 다들 꽤 잘 사는 집 자제들.
본인들도 유튜브를 하면서 돈을 꽤 벌고 있는 듯하기도 하고.
현성은 몰랐지만, 꽤 유명한 유튜 브 팀이라고 한단다.
‘그럴 수 있지.’
현성의 눈에 안 차긴 했지만, 그래 도 꽤 실력은 있었으니.
“암튼 이번엔 오빠도 가는 거다! 약속했어!”
≪ o O ”
흐=
계속 묻는 게 수상하다.
안 봐도 뻔하다.
공부한다는 핑계로 어디 좋은 데 갈 게 뻔하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요즘 잘 안 놀아주긴 했지.’
티격태격 많이 한다.
남매니 당연하다.
귀찮기까지 하지만, 그래도 동생이 지 않은가.
‘가자. 가.’
일단 오늘은.
‘피곤하니까 자야지.’
그렇게 말하고 씻기 위해 화장실로 들어갔을 때.
궁금하다는 듯 중얼거렸다.
‘전쟁의 사도는 누구려나……
* * *
북쪽 대륙. 유럽 서버라고 불리는 곳이기도 한 곳이다.
미국 서버보다는 진도가 느린 그 곳.
정확히는 일본과 미국, 당연하게도 한국을 제외하면 대부분 고만고만했 다.
랭킹 1위가 이제 300 중반을 막 뚫은 자이니 말 다한 것 아니겠는 가.
비공식적으론 더 강한 자가 있을지 도 모르지만, 그것만 봐도 알만하다.
그런 유럽 서버의 가장 높은 산꼭 대기.
그곳에 숨겨진 동굴 하나가 존재했 다.
“이곳인가요?”
“예, 그렇습니다.”
싱글벙글 웃는 입 모양.
하나 얼굴 전체는 보이지 않는다.
깊게 후드를 눌러쓴 사내.
‘늘 느끼지만 찝찝해.’
기분이 나쁘다.
속내를 알 수 없는 사람.
보통 다들 싫어하지 않은가.
더군다나 사람도 아니다.
NPC.
고작해야 게임 내의 캐릭터에 불과 한 인물.
잠의 사도.
데이터에 불과한 놈에게 존대를 하 는 것부터가 역겨웠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그가 지금 모 든 주도권을 쥐고 있었는데.
‘왜 보스가 아닌 저놈이……
하기야 이 장소도 잠의 사도의 힌 트로 얻은 곳이다.
보스, 그러니까 천공의 사도보단 잠의 사도가 안내역으론 딱이다.
“시험은 그리 어렵진 않을 겁니다. 당신에게는 말이죠.”
“아, 감사합니다.”
살짝 비꼬는 말투.
하지만 뭐라 할 수 없다.
그에게도 좋은 기회이지 않은가.
간신히 단기간에 300을 달성하고 전직할 수 있는 기회.
그 역시 아크처럼 일반등급으로 레 벨링을 한 뒤 전직을 하는 방향을 선택했다.
컨트롤 좋은 이들에게 가장 유용한 방법.
하나 좋은 직업이 없다면 말짱 꽝 이다.
‘신 등급 직업이 될 줄은 상상도 못 했군.’
신 등급 직업.
다시 말해 사도다.
설마 그게 될 수 있을 줄이야.
꿀꺽.
탐욕으로 번들거린다.
아무리 누구의 밑에 있더라도 신 등급 직업.
그거라면 아수라에게 밀리지 않을 자신이 있다.
컨트롤?
그것 또한 자신 역시 노력하고 있 다.
예전과 달리.
그러니 이제는 이길 수 있다고 믿 는 것.
‘죽여주지.’
결정적인 증거로 천공의 사도가 이 렇게까지 밀어주지 않는가.
자신의 컨트롤에 반해서.
그게 증거였다.
‘반드시 해낸다.’ 신의 시련이라고도 불리는 그것.
이것만 클리어한다면 신 등급 직업 이 될 수 있다.
그때.
“아, 참. 말해두는 걸 깜빡했습니 다.”
“으음?”
잠의 사도.
방긋거리는 얼굴로 입을 열었다.
“이곳에 있는 시련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겁니다. 당신이라면 무난하게 깨실 수 있으시겠죠. 하지만 주의하 셔야 합니다.” 깊게 눌러쓴 후드 안에서 검은 안 광이 피어오른다.
섬뜩하기까지 한 모습.
거기에 기가 눌린 루시퍼가 한걸음 뒤 물러났다.
“그녀의 힘은 너무 패도적이니 거 기에 취하면 답이 안 나옵니다. 부 디 저희 후예님을 이길 수 있게 정 신을 똑바로 차릴 수 있길 바랍니 다.”
“허어,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다 음에 만났을 땐 제가 이길 테니.”
“아하하하, 좋습니다. 좋아요.” 뭐가 그리 좋은지 꺄르르 웃는 잠 의 사도.
짓눌러주고 싶었으나 힘도, 권위도 부족하다.
같은 사도만 된다면…….
그런 생각을 하며 루시퍼는 동굴 내부로 들어갔다.
전쟁의 신이 내리는 시련을 받기 위해.
그리고 전쟁의 사도가 되기 위해 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