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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만 자도 랭커-270화 (270/472)

잠만 자도 랭커 270화

‘로그아웃은 당분간 못 하겠어.’

이런 종류의 퀘스트는 뻔하다.

윌이 죽으면 퀘스트 실패.

심지어 듀라셸이 말하지 않았던가.

제자를 잘 부탁한다고.

그런데 월이 죽는다?

당연히 퀘스트 실패다.

그 증거로.

[퀘스트의 조건을 위해 임의로 강 제종료 시간이 늘어납니다.]

[최대 24시간 동안 플레이가 가능 합니다.]

[최소 휴식시간은 1시간으로 줄어 듭니다.]

이럴 때 보면 참 융통성 있는 시 스템이 다.

로그아웃한 동안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르니.

그렇다고 로그아웃한 동안 절대방 어를 해주기도 애매하다.

윌이라는 NPC가 가진 영향력이 있으니까.

갑자기 절대방어가 생겨난다면 그 걸 이용할 수도 있지 않은가.

어떤 것을 얻을지 모르니까.

‘이게 맞는 거지.’

일단은 플레이를 길게 하는 게 제 일 좋을 거 같다.

혹시 몰라 현아와 재환에게 메시지 는 보내놨다.

걱정은 하지 않을 터.

게임에만 집중하면 된다.

“혹시 바다에 나오신 적 있으신가 요?”

윌이 물어온다.

그 물음에 사룡의 그림자를 잡을 때를 떠올렸다.

“예. 배 타고 잠깐 나와본 적이 있 긴 하죠.”

다른 점이 있다면 그때는 함선이었 고, 지금은 나룻배 정도 된다는 것.

공통점은 바다를 건넌다는 거다.

조금 불안하긴 했다.

통통배만한 배로 바다를 건넌다니.

좀 불안하지 않은가.

해양 몬스터도 득실거리는 곳이건 만.

하지만 생각보다 해양 몬스터는 나 오지 않았다.

‘전에는 몬스터가 꽤 나왔던 거 같 은데.’

전엔 대포를 계속 쐈었건만.

지금은 털끝, 아니, 비늘끝 하나 보이지 않는다.

“다행이네요. 멀미가 심하면 좀 힘 들 거 같았는데, 앞으로 5시간은 더 가야 하거든요.” “그렇군요.” 생각보다 멀었다.

사룡의 그림자를 잡으러 갔을 땐 더 짧게 걸렸었다.

벌써 2시간은 온 거 같은데 5시간 이나 더 남았다니.

빨리 가고 싶건만.

‘일단 여기서 잠깐 쉴까?’

당장은 할 수 있는 건 없어 보인 다.

5시간이라면 밖에서는 1시간.

잠깐 로그아웃을 하면 충분히 지낼 수 있는 시간.

그러나 무슨 일이 날지도 모르지 않은가.

“전에는 해양 몬스터가 많이 나왔 던 걸로 기억하는데 여기는 적은 거 같네요.”

“아, 그건 저희가 가는 섬 때문에 그렇습니다.”

“예‘?”

이건 또 무슨 소린가.

흥미로운 이야기.

현성은 귀를 기우렸다.

“다른 바다에는 배가 지나가는 것 만 봐도 달려드는 몬스터들이 많죠. 특히 크라켄과 같은 대형 몬스터는 골치까지 아프죠. 하지만 이곳은 그 러지 않습니다. 토스히프 섬에 강력 한 몬스터들의 기운 때문입니다.”

“일종의 영역표시 같은 거군요?”

“그렇게 보시면 편하시죠.”

현성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 한다.

영역 표시라.

그래서 해양 생명체들도 섵불리 접 근하지 않는다?

재미있다.

다시 말하면,

“저는 좀 자도 되죠?”

“예? 아아, 예, 무슨 일이 생기면 깨워드리 겠습니 다.”

그 말과 함께 나타난 메시지.

[캐릭터 자체를 완전 로그아웃이 아닌 수면상태로 로그아웃을 합니 다.]

[캐릭터에 이상이 생길 시 알람이 울립니다.]

정말 좋은 기능.

밖에서 기다리다 무슨 일이 있다면 바로 접속하면 된다.

조금 늦을 수도 있지만, 현재 상황 으로선 그래 보이진 않는다.

적당히 40분.

그 정도만 때우고 돌아오면 될 거 같았다.

“그럼 눈 좀 붙이겠습니다.”

그렇게 눈을 감은 현성.

로그아웃을 한 것인지 미동도 없었 다.

윌은 그걸 보며 작게 한숨을 쉬었 다.

‘단단히 밉보였나 보네.’

좀 풀어진 듯싶었으나.

아니라 착각한 모양.

더 열심히 해야겠다며 다짐하는 윌 이었다.

* * *

“저기는 어디에요?”

“……저도 잘 모르겠는데요?”

말이 없어진 두 사람.

이젠 새삼스럽지도 않다. 민유라, 조민우 팀장이었다.

두 사람은 한 화면을 보고 있다.

월은 배를 운전하고 그 안에서 자 고 있는 현성.

그게 중요한게 아니다.

중요한 것은.

“민 팀장님이 모르면 누가……

“그치만 진짜 몰라요. 토스히프 섬 이라는 곳은 처음 들어봐요. 듀라셸 과 윌의 태도를 보면 꽤 오래부터 있던 섬 같은데…… 제가 만든 적은 없어요.”

이 게임을 만든 개발자.

다름 아닌 민유라 팀장이다.

물론 대부분을 손댄 건 아니다.

인공지능, 이데아.

그녀의 힘을 빌려 만들긴 했다.

허나 그렇다 해도 그녀가 알고 있 어야 정상이다.

대부분의 지형들은 알고 있었으니 까.

세밀한 거?

잘 모른다.

다만 레벨 400이상의 사냥터들은 꿰고 있었고, 해금해야 하는 지역들 은 대부분 알고 있었건만.

저곳은 어디란 말인가.

“……이데아가 만든 장소일까요?”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왜?

어째서?

저런 섬을 만든 것일까.

그것도,

“타나노스의 모티브가 된 타나토스 와 히프노스의 글자들을 딴 섬이라 니……

“그리고 거길 타나노스의 후예가 가고 있죠.”

무언가 잘못될 거 같은 느낌.

토스히프 섬이 어디인가 궁금해 민 유라에게 물었더니 이곳까지 달려왔 다.

그리고 확인 후 정말 믿을 수 없 다는 걸 깨닫고 심각해졌다.

저 섬이 타나노스와 관련이 있다 면…….

“애당초 타나노스는 어떤 NPC입 니까? 지금 보니까 발견되는 NPC 가 없던데 진짜 죽거나 사라진 겁니 까?”

조민우의 질문.

거기에 민유라는 대답할 수 없었 다.

그저 고개를 저을 뿐.

“그러면......

“저도 잘 몰라요.”

“ 예?”

오늘따라 모르는게 왜저리 많을까?

하지만 어쩌겠나.

모른다는데.

“타나노스라는 신을 설정하긴 했 죠. 하지만 설정 상 너무 강력하잖 아요? 창조신이면서 신들을 처벌하 는 대신격인데 말이죠. 그런 신이 존재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서 캐릭 터를 제작하진 않았어요. 물론 타나 노스의 후예는 제가 재미있을 거 같 아서 이스터 에그처럼 만들긴 했지 만…… 타나노스라는 NPC는 만든 적이 없어요.”

“……그럼 타나노스가 저 섬을 만 들었다고 할 수도 없겠군요?”

“그건 모르는 겁니다.”

이건 또 무슨 소리일까?

방금까지만 해도 타나노스는 없다 고 하지 않았나.

바로 방금 말한 말도 잊은 것일까.

그럴 리는 없다.

신중히 기다리니 그녀가 다시 말을 이었다.

“타나노스라는 NPC는 만든 적이 없습니다. 다만, 타나노스의 후예인 현성 유저가 나타난 뒤로 이데아가 필요하다 느끼고 만들었을 수도 있 습니다. 그럴 경우 권한 코드도 높 게 만들어 저조차 열람할 수 없게 만들겠죠. 실제로 이제 타나노스에 관한 건 열어 볼 수 없더라고요.”

어깨를 으쓱거리며 말하는 민유라.

그녀가 뛰어난 건 안다.

하지만 그녀가 만든 인공지능은 훨 씬 뛰어났다.

주인인 그녀보다 훨씬.

조민우 팀장도 그걸 알고 있기에 더 질문하지 않았다.

단지,

“타나노스는 도대체 무슨 생각인 건지……

“그러게 말입니다.”

한탄이 섞인 목소리.

하지만 무언가 기대가 섞이기도 했 다.

“그렇다면 타나노스라는 ‘NPC’가 현성 유저 근처에 있을 수도 있겠군 요.”

“그럴 수도 있죠. 주변에서 자기 후예를 지켜보고 있을 수 있죠. 이 번에 퀸살노르의 반응을 보면 실제 로 그런 것일 수도 있고요.”

“흐음, 도대체 누굴까요?”

“글쎄요. 다만, 한 가지는 확실하 죠.”

잠시 멈칫하다 화면을 응시한다.

“현성 유저가 또 대단한 걸 얻을 걸 말이죠.”

“그렇죠.”

어딘가 씁쓸하기까지 한 목소리.

둘은 그렇게 고개를 끄덕였다.

다시 민유라는 자기 사무실로 돌아 갔고, 조민우는 다시 업무를 시작했 다.

유저 하나 때문에 골치가 말이 아 니다.

하지만,

‘그래도 재밌지.’

저 유저를 지켜보는 게 어느 순간 부터 재미있어졌다.

다른 직원들도 마찬가지.

어느 순간 현성 유저가 활약하는 순간에는 대부분의 직원들이 큰 화 면에 모여 힐끔힐끔 보기도 한다.

일은 잊은 채로.

그리고 현성 유저의 일이 끝나면 모두 밀린 일을 한다.

‘아수라였지? 그걸로도 나중에 봐 야겠네.’

안 그래도 아이들이 좋아하는 유튜 버기도 하다.

오늘은 집에 가서 아이들과 같이 봐야겠다.

그리 다짐한 순간,

“팀장님, 현성 유저 다시 접속했습 니다.”

“아, 그래?” 생각해보니 저 유저 오늘 하루 종 일 할 생각 같은데…….

‘얘들아 다음에 같이 보자.’

역시 오늘 같이 봐야겠다는 꿈은 너무 큰 꿈이었던 거 같았다.

“으하아아아암!”

늘어지는 하품.

그걸 하며 기지개를 켠다.

게임 캐릭터지만 어딘가 모르게 뻐 근하다.

자다 일어나서 그런가?

“잘 주무셨습니까?”

“아, 예 뭐. 잘 잤죠.”

로그아웃하고 간단히 식사만 한 것 이긴 했지만.

캐릭터는 자긴 잤으니.

틀린 말은 아니다.

그 대답에 고개를 끄덕이곤 윌이 입을 열었다.

“마침 거의 다 도착했습니다.”

“아, 저기인가요?”

예.” 섬.

섬이라기엔 너무 거대해 보였다.

마치 대륙과도 같은 넓은 크기.

수평선을 가득 메워도 남는다.

이 정도면 대륙이라 불러도 되는 것 아닐지.

현성이 감탄하고 있자, 월이 설명 했다.

“섬이긴 해도 상당히 큰 섬입니다. 다만 다른 대륙에서는 이곳의 위치 를 알지 못하죠.”

“왜인가요?”

질문하긴 했지만, 알 수 있었다.

해금이 되어 있지 않기 때문.

현성이야 일시적으로 해금되어 들 어 왔으니.

다만, 그렇게 생각하니 좀 이상했 다.

그렇다면 윌은 그동안 여길 어떻게 온 것일까?

설마,

‘NPC들은 지역 잠금에 영향이 없 는 건가?’ 생각해 보니 그렇다.

이곳에 살고 있는 주민들이다. 어디가 위험하든 일단 갈 수 있지 않을까.

그때 윌의 설명이 이어졌다.

“강력한 몬스터들 중 환각을 사용 하는 몬스터들도 있습니다. 다양한 아이템들로 그걸 풀지 않으면 접근 조차 할 수 없는 섬이지요. 그래서 이런 거대한 섬임에도 알려지지 않 았던 겁니다.”

설정이 꽤 그럴듯하다.

그런데 얼마나 강력하기에 이런 광 대한 섬을 환각으로 덮을 수 있는 것일까.

생각해보니 조금 섬뜩했다.

‘얼마나 강한 거야?’

400 후반대 몬스터도 있는 거 아 냐?

그럴 땐 어떻게 해야 할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윌이 현성에게 무언가를 건네주었 다.

우비와도 같은 옷.

그걸 받은 현성이 의아하다는 듯 윌을 봤다.

“투명망토입니다. 그걸 착용하고 들어가야 안전해서요.”

“스승님과 함께 오는 게 아닌 이상 이걸 꼭 착용해야 합니다. 아수라 님이 잡을 수 있는 몬스터도 있겠지 만, 훨씬 강한 몬스터도 있으니 일 단 피하는 게 좋거든요. 저희가 가 야 할 곳도 이 섬 중앙에 있는 곳 이라서 갈 길이 멀어서 그렇습니 다.”

혹시라도 자존심 상해할까 자세히 말해주는 윌.

그 말을 들은 현성은 미소를 지었 다.

‘그렇단 말이지?’

꿀꺽.

즉, 이곳은 레벨 400이 넘는 몬스 터들이 득실거린다는 것.

‘마음에 든다.’

엄청난 영상을 찍을 수도 있을 거 같았다.

그 전에,

‘일단 이거 먼저 입고 있자.’

월이 건네준 우비 먼저 입었다.

그래도 안전한 게 좋았으니.

잠만 자도 랭커 2기화

토스히프 섬.

크기만 생각한다면 일본에 버금가 는 크기라고 해야 할까.

모두를 돌아본 건 아니지만 그런 느낌이 들었다.

적어도 제주도보다는 큰 것 같은 느낌.

‘ 대단하다.’

몬스터들의 위압이 다르다.

지근거리에서 느낀 것도 아니다.

아주 멀리서, 먼 빌딩을 보듯 봤 다.

그런데도 피어의 영향을 받아 모든 능력치 10% 감소를 받는다.

이게 말이 되는가.

얼마나 세길래 저런 피어를 날릴 수 있을지.

‘400 후반은 되는 거 같은데?’

플레이어 중에선 있을 수 없는 레 벨

현성이 아는 가장 높은 레벨이 서 아다.

그녀 역시 고작해야 레벨 419에 불과한데 400대 후반이라니.

말이 안 되는 레벨이다.

최소 그 정도라는 얘기지 어쩌면 그 이상일 수도.

혹은 그 이하일 수도 있겠지만.

‘진짜 대박이다.’

부르르.

몸이 떨려온다.

진짜 싸울 만한 상대를 만날 수도 있겠구나.

정말 간만에 레이드 하는 맛이 나 는 레이드를 볼 수 있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그때 윌이 물었다.

“싸우고 싶으신가요?”

왜 아니겠냐는 눈빛.

그걸 보고 윌은 꿀꺽 침을 삼켰다.

이해할 수 없었다.

윌은 처음 이곳에 온 날 다리에 힘이 풀렸다.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저 몬스터 들에.

대륙오천인 스승님이 없었더라면 움직이지도 못했으리라.

근데 싸우고 싶다‘?

가능한 일인가?

같이 몬스터의 힘을 느끼지 않았 나?

그런데도 싸우고 싶다니.

이건,

‘차원이 다르다.’

애초에 종족이 다르긴 하다.

인간과 드워프.

하지만 그 문제가 아니다.

단순한 게 아니다.

인간이라고 해서 저런 게 아닌,

‘저분이 대단하신 거다.’

대륙오천 재앙과 철혈의 군주의 제 자?

그래서 강한 게 아니다.

저 사람이라서 강한 거다.

이제 좀 현성에 대해 알 거 같은 기분.

하지만,

‘나에겐 관심도 없으시군.’

용서고 나발이고, 윌에게 관심 없 다.

물론 현성은 윌이 사과한 것부터 잊었다.

이런 강자들이 노니는 섬에서 그런 걸 신경 쓸 리가.

“진짜 재밌겠다.”

혼자 중얼거리는 현성.

그 말을 들은 윌은 고개를 끄덕였 다.

진정 싸우고 싶다면.

이곳에서 나오는 광물이 아닌,

‘몬스터로 재료를 구한다!’ 현성에게 만들어줄 무구의 재료. 좋은 게 좋은 거 아니겠는가.

이곳에서 나는 광물.

그것이 좋다고는 하나 몬스터에게 서 나온 재료보단 못하다.

“아수라님.”

“ 예?”

말을 걸어오는 윌.

윌을 보고 있지만, 신경은 다른 쪽 에 쏠려 있다.

윌은 그에게 말했다.

“더 좋은 재료를 잡으실 수 있겠습 니까?” “더 좋은 재료……

무얼 의미하는지 모를 수가 없다.

그리고 그 물음에,

“얼마나 강한가요?”

씨익.

미소 지으며 되물었다.

얼마나 강한지.

그리고 얼마나 재미있는지.

“만족하실 겁니다.”

“좋군요.”

이제야 흡족한 표정이 된다.

전투를 위한 생명체 같은 모습.

윌이 보기엔 그랬다.

비슷하기도 했고.

“이쪽 동굴로 가면 그나마 약한 몬 스터가 있습니다. 아직 여러 마리를 상대하시기에는 힘드실 테니 우선 이쪽으로 가시죠.”

“좋네요.”

자존심?

상할 리가.

여러 마리를 상대 못 하는 게 맞 다.

이곳에서 괜한 오만을 부리다가 금 방 죽을 수도 있기에.

‘한 마리라면, 보스인가? 아니면 던전?’

이왕이면 던전인 것이 좋으련만.

들어가고 꽤 있었는데도 메시지가 떠오르지 않는다.

아쉽게 던전은 아닌 모양.

하지만 무언가 신기한 것을 발견했 다는 듯 동굴 벽면을 봤다.

“이건 뭔가요?”

묘한 글자들이다.

읽으려면 읽을 수 있을 거 같은 느낌.

현성이 묻자 윌이 대답했다. “저도 잘은 모르지만, 스승님께서 알려주시길, 고대에 이곳에 살았던 이들의 문헌과도 같은 거라 하셨습 니다. 몬스터들로 인해 손상이 조금 씩 갔을 텐데도 상당히 멀쩡한 걸 보니 꽤 강한 마법이 걸려 있는 거 같습니다. 벽 재질 자체는 그리 좋 은 재질은 아니거든요.”

“오호.”

감탄을 하며 읽는 순간.

시스템 문구로 번역이 되었다.

[토스히프. 잃어버린 그 이름은 찬 란하고 거룩하리라.]

잃어버린 그 이름?

이해할 수 없는 문구.

그다음 글자들도 읽어봤다.

[이름 잃은 신은 잊혀지고, 잊혀진 신은 이름을 잃는다.]

[잊혀지고, 이름을 잃은 신은 결국 죽음을 피할 수 없노니.]

[죽음과 삶을 동시에 선택한 신은 하나이자 둘이로다.]

[하나이자, 둘인 신은 아름답고, 추 악하도다.]

[하나는 모든 신의 존경을 받으며, 둘은 모든 신의 경멸을 받으니.]

[죽음을 선택한 그 신은 거룩하리 라.]

알 수 없는 문구이다.

잊혀진 신의 이름?

‘그러고 보니……

토스히프.

그리스 신화에 비슷한 이름이 있었 다.

기억을 되살려보니.

‘토스는 타나토스? 히프노스? 앞에 두 글자랑 뒤에 두 글자를 합치면 타나노스잖아……

생각해 보니 그렇다.

죽음의 신인 타나토스.

그리고 잠의 신인 히프노스.

그사이에 사라진 이름인 토스히프.

그 이름을 사용하는 섬.

타나노스와 연관이 있는 게 분명하 다.

‘ 호오.’

흥미가 깊어졌다.

이 섬 자체가 타나노스와 관련이 있다니.

다만 저 의미를 알 수 없었다.

‘해석을 해보면 타나노스와 토스히 프라는 신이 둘이 있었다는 거야? 토스히프라는 신은 이름을 잃고 잊 혀졌다는 건가?’

쉽게 이해는 안 된다.

사람들에게 잊혀졌다?

이름을 잃었다?

신이 그랬다면 사라지는 것일까.

그러던 그때 떠오르는 것이 하나 있었다.

한때 신기였던 그 무기!

“듄페오르!”

떠오르자마자 바로 무기 옵션을 꺼 냈다.

그리고 설명 부분을 읽는다.

[듄페오르(전설+)]

-종류: 무기

-설명: 한때 신이었던 자의 신기 로써 현재는 온전한 힘을 잃은 무기 이다. 거부할 수 없는 죽음으로 신 은 죽었으나 그 신기만은 아직도 현 세에 존재해 많은 영웅을 만들었다 고 전해진다.

이 창에 찔린 자는 그 어떠한 방 어를 하지 못했다고 알려져 있다.

-제한: 창에게 인정받은 자(사용 가능).

-옵션: 모든 방어 무시, 마력감응 최상.

한때 신이었던 자의 신기.

거부할 수 없는 죽음으로 신은 죽 었다?

처음에 봤을 땐 타나노스에게 죽은 신 중 하나겠거니.

그 신기 중 하나겠거니 생각했다.

근데 저 문구를 보고 보니 조금 해석이 달라졌다.

‘이름이 잊혀져서 거부할 수 없는 죽음을 당한 걸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다 이내 고개를 저 었다.

비약이 심하다.

듄페오르가 떠올라 보긴 했지만, 연관은 없을 터.

다시 상태창을 닫곤 문구를 봤다.

[토스히프. 잃어버린 그 이름은 찬 란하고 거룩하리라.]

[이름 잃은 신은 잊혀지고, 잊혀진 신은 이름을 잃는다.]

[잊혀지고, 이름을 잃은 신은 결국 죽음을 피할 수 없노니.]

[죽음과 삶을 동시에 선택한 신은 하나이자 둘이로다.]

[하나이자, 둘인 신은 아름답고, 추 악하도다.]

[하나는 모든 신의 존경을 받으며, 둘은 모든 신의 경멸을 받으니.]

[죽음을 선택한 그 신은 거룩하리 라.]

모순적인 두 개가 섞여 있다.

처음에 나온 문구.

찬란하고 거룩하리라.

그런데 마지막엔 그냥 거룩하리라 만 적혀있다.

이걸로 미루어 봤을 때.

‘타나노스와 다른 신에 관한 거다. 그리고 타나노스는 존경을 받았고, 다른 한 신, 토스히프? 그 신은 모 든 신의 경멸을 받은 거지.’

그렇게 해석할 수도 있었다.

아니면 타나노스에 대한 이야기일 수 있다.

복잡하긴 하지만,

‘재밌네.’

그 생각이 들자 윌에게 물었다.

“이 문구들 다른 동굴에도 있습니 까?”

“예? 예, 있긴 하지만, 서, 설마 읽 으실 수 있습니까?”

“예, 조금. 하하. 읽어보니 재미있 어서, 다른 곳에도 안내해 주실 수 있으십니까? 물론, 이곳에 있는 녀 석을 잡고 말입니다.” 꿀꺽. 대단하다.

이 남자 얼마나 대단한 걸까.

윌은 거기에 압도되어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

홉족한 표정으로 미소 짓는 현성.

“그럼 가시죠.”

“그 문구라면 그 몬스터가 있는 동 공에도 있습니다.

“오호, 재료만이 아니라 다른 것도 얻을 수 있겠네요.”

만족하는 그 순간.

메시지가 떠올랐다.

[퀘스트 달성 조건이 충족하셨습니 다.]

[다섯 번째 흔적이 해금됩니다.]

[타나노스의 사도(연계)]

-등급: G

-설명: 타나노스에겐 세 명의 사 도가 있었습니다. 잠의 사도, 죽음의 사도, 꿈의 사도.

그들의 이야기를 알아내십시오.

(신 등급 직업 전용 퀘스트는 대륙 에 영향을 끼칩니다.)

-첫 번째 흔적:(완료)

-두 번째 흔적:(완료)

-세 번째 흔적:(완료)

-네 번째 흔적:(완료)

-다섯 번째 흔적: 토스히프 섬의 비밀을 알아내십시오.

그러면 진실에 한 발짝 다가갈 수 있습니다.

-여섯 번째 흔적: ???(레벨 400때 해금됩니다.)

-제한 시간 없음. 흔적을 다른 이 에게 빼앗길 경우 실패.

?보상: ??????

-실패 시 레벨 1로 하락.

직업 퀘스트.

상당히 마음에 든다.

진실에 한 발짝 다가갈 수 있다니.

타나노스에 관한 걸까?

아니면 사도에 관한 것?

그도 아니면 타나노스가 사라진 것 에 관한 것일까.

궁금하다.

호기심은 힘이 될 수 있다.

특히 현성에게는.

‘마음에 드네.’ 광렙을 할 수 있는데 퀘스트도 클 리어할 수 있다.

거기다,

‘직업에 대한 것도 알아낼 수 있구 나.’

마음에 든다.

보상을 알 수 없지만,

‘게임은 원래 스토리 깨는 맛이지.’

볼 수 없는 스토리.

그동안 궁금했던 스토리.

그게 깨진다.

“가시죠.”

지체할 이유가 없다.

몬스터?

강하지만, 현성도 전력을 다할 것 이다.

어떻게든 클리어할 것이다.

저 뒤에 스토리를 보기 위해서.

“예!”

윌도 기운차게 대답하고 동굴 깊은 곳으로 들어갔다.

들어갈수록 입구가 넓어지는 느낌.

그렇게 나타난 거대한 동공.

거기에 잠들어 있는 놈이 하나 있 었다.

“ 와.”

같이 도착한 윌은 꿀꺽 침을 삼켰 다. 놈에게서 나오는 힘이 느껴지는 모양.

현성에게도 보이긴 보였다.

강렬한 마력의 파장이.

마력을 확인할 수 있는 스킬 덕에 얼마나 강한 녀석인지 알 수 있었 다.

대략 레벨로 친다면 420은 넘어 보인다.

그것도 보스 몬스터로.

“저는 물러나 있겠습니다.”

도울 수 없다는 말.

하지만 오히려 고개를 끄덕이며 반 겼다.

윌이 뒤로 빠져 있는 것이 돕는 것이니.

현성이 준비를 하며 놈을 봤다.

“멋있네.”

감탄이 절로 나오는 비주얼.

크기?

거대했다.

화룡이나 그 가디언에 비한다면 작 긴 했지만, 대략 5m? 정도 되는 듯 싶다.

한쪽은 그림자처럼 칠흑의 육체를, 반대쪽은 빛이 뭉쳐진 순백의 육체 를.

그것을 동시에 지닌 거인이 잠들어 있었다.

딱 보아도 인간형 몬스터.

상대하기 까다로워 보인다.

하지만.

“그래비티 미티어.”

선빵을 강력하게 넣는다면?

씨익.

과연 어떨까?

강력한 마력의 파장.

가뜩이나 엄청난 현성의 마력을 한 순간에 써버린 강력한 스킬.

그래비티 미티어.

그것이 놈에게 떨어지는 순간.

번쩍!

놈?이 눈을 뜬다.

흑과 백.

그 두 주먹을 쥐더니 운석을 향해 뻗는다.

강대한 중력?

신경 쓰지 않는다.

애당초 없었던 것처럼.

그리고,

쩌저저저적!

투콰아앙!

그래비티 미티어가 깨졌다.

단 한 공격으로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놈도 멀쩡하진 않았 다.

다소 생채기가 난 모습.

하지만 생채기에 불과하다.

“미쳤네.”

〈미천한〉

“뭐‘?”

〈인간들〉

이상한 목소리.

거기다 길게 말하지 못하는 모양이 다.

가만히 지켜보자.

〈죽인다〉

감정이 섞여 있지 않았다.

그저 의미만 가지고 있을 뿐.

놈을 보며 외쳤다.

“덤벼!”

생각보다 고생할 것 같았다.

그래도,

‘싸울 만하겠어.’

촬영을 시작했다.

역사적인 전투의 개막을.

처음으로 방송으로 선보일 아수라 모드를.

그렇게 악마 가면을 착용하곤, 말 했다.

“전력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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