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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만 자도 랭커-274화 (274/472)

잠만 자도 랭커 275화

한동안 울분을 토로하던 현성.

지금은 밧줄이 풀려 자유의 몸이 되었다.

얼마나 고초가 많았느냐며 위로까 지 받은 상태.

위로를 받으며 생각했다.

‘여긴 타나노스를 증오하는 곳이 다.’ 확신할 수 있다. 타나노스에 대한 저주를 받았다는 것에 상당한 호의를 표시했으니까.

‘여기서 지내면서 좀 알아봐야겠 어.’

윌?

그건 걱정하지 않았다.

바로 옆에 있었으니까.

투명망토를 뒤집어쓴 윌.

상당히 불안한 표정으로 현성을 보 고 있었다.

물론 현성은 보지 못했지만, 말은 들을 수 있었다.

-어쩌실 생각이십니까?

“저도 두고 봐야 할 거 같네요.”

-허어, 그것보다 진짜 지성인이라 니, 몰랐습니다. 이곳엔 모두 몬스터 만 살고 있는 줄 알았는데, 이런 땅 속에 숨어 살고 있었다니.

놀랄 수밖에.

그동안 이곳에 많이 와본 윌이지 않은가.

보지 못한 것을 발견한 것일 터.

충분히 놀랄 법하다.

전까지만 해도 듀라셸과 같이 왔었 기에 지상 위에서 당당하게 다녔을 거다.

그러니 몰랐을 수밖에.

‘일단 탈출 경로를 알아야 하는데.’

지금은 배정받은 방 안에 있었다.

집이라기보다 방에 가까운 집.

아파트 기준으로 하면 대략 17평 정도 되는 집이랄까.

원룸에 가까운 모습에 나름 만족했 다.

굳이 넓을 필요도 없고.

‘좀 오래 걸릴 거 같네.’

타나노스를 증오한 종족.

그것도 상위 종족이다.

엘프를 뛰어넘는 미모.

개개인의 힘이 레벨 300을 넘는 것까지.

이게 상위 종족이 아니면 뭐인가.

문제는,

‘내가 타나노스의 후예라는 거지.’

권능을 쓰고 리스크를 받는 상태라 다행이다.

그게 아니었다면 서로 죽일 듯이 싸웠을 터.

여왕 하나만 있었다면 몰라도 그 외에 다른 놈들까지 덤비면 힘들어 진다.

‘토스히프. 그 신과 관련된 종족이 다.’

그렇게밖에 생각이 안 든다.

그리고 이 섬이 어떻게 이렇게 된 것인지.

알 수 있기 아주 좋은 일.

여기서 조금만 잠복을 하면 될 거 같다.

‘그럼 퀘스트를 완료할 수 있을 거 같다.’ 동굴에서 지워진 부분.

그 부분은 모르겠지만, 확실하다.

이들을 통해서 비밀을 알 수 있으

리라고.

그때,

똑똑똑.

“예, 누구시죠?”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윌은 조심성이 많아 진작 투명망토 를 쓰고 있었다.

문을 열자,

“여왕님?”

“반갑네.”

싱긋 웃으며 말하는 여왕.

그녀를 보며 얼떨떨한 모습이었다.

왜 여왕이 이곳에?

의문이 들기도 전, 여왕이 입을 열 었다.

“앞에 세워두실 건가?”

“아닙니다. 들어오시지요.”

배정받은 곳이라고는 해도 여왕의 땅이다.

현성이 주인행세를 할 수 없는 건 데,

여왕은 현성이 주인인 양 행동해서 당혹스러웠다.

겸손한 건지, 다른 의도가 있는 것 인지.

여왕이 들어와 거실에 앉자.

현성도 그 앞에 앉았다.

무슨 일로 찾아온 것일까.

“궁금한 것 같으니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겠다.”

무슨 말을 한다는 것일까.

설마 타나노스의 후예인 걸 들키기 라도 한 것일까.

그게 아니라면,

“그대에게 부탁하고 싶은 게 있어 서 이렇게 실례를 무릅쓰고 찾아온 거니 너무 부담스럽게 생각하지 않 았으면 하구나.”

“아, 물론 괜찮습니다.”

오히려 부탁하고 싶은 쪽이었다.

도와줄 게 있느냐고.

그런데 이렇게 먼저 찾아오다니.

현성으로선 쌍수를 들고 환영이다.

“무슨 부탁이 있어서……

말끝을 흐리자.

여왕은 난감하다는 듯 인상을 찌푸 렸다.

“일단 미안하구나. 이런 부탁을 하 게 될 줄은 나도 상상도 하지 못했 다. 그것도 외지인에게 말이다.” “아닙니다. 저야말로 무례를 저질 렀는데 용서받은 것이온데 무슨 처 지가 있겠습니까. 그냥 말씀해 주십 시오.”

요즘 현아를 따라 사극을 많이 봐 꽤 그럴싸하게 말했다.

물론 오글거렸지만.

오히려 여왕은 그게 마음에 든 모 양이다.

“호오, 그런 것치고 예의가 있는 고상한 말투구나.”

“그렇게 봐주시니 감사합니다.”

“그대가 그리 말하니 나도 편하게 말하겠네.”

고개를 숙인 현성이 살짝 미소 지 었다.

이렇게 빨리 기회를 얻을 줄이야.

여왕의 종족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 기대감에 두근거리며 여왕을 봤 다.

“부탁을 하기 전에 우리에 대해 말 하는 것이 옳구나. 그래야 이해하기 편할 테니. 왜 그리 타나노스를 증 오하고 이 섬에 있는지부터 설명하 마.”

“감사합니다.”

이건 진심이다.

진짜 감사했다.

아니 이걸 이렇게 순순히 알려주시 다니.

외모처럼 천사인 것일까.

감탄에 젖어 있을 때.

여왕의 말이 시작되었다.

“우리는 꿈과 밤하늘의 종족, 레테 라고 한다. 우리는 타나노스, 그 증 오스러운 신이 아닌 토스히프라는 신을 모시고 있었다.”

“토스히프……

“타나노스와 같은 위치에 있던 신 이었다. 하지만,”

“타나노스에게 배신당한 건가요?”

그 말에 여왕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고 알고 있다.”

알고 있다?

정확하진 않은 모양이다.

확신하는 모습은 아니다.

“전승된 내용이니 틀릴 수도 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거 다. 타나노스가 토스히프를 봉인했 다는 것은 틀림이 없는 사실이다.” “흐음, 타나노스와 같은 위치의 신 이라면 타나노스 외에 다른 신들은 건들 수도 없으니 타나노스 말고는 생각할 여지가 없긴 하겠군요.”

현성의 말에 수긍했다.

여왕의 말이 그것이라고.

“우리 레테들은 그동안 토스히프 님의 은총을 받아왔지. 꿈과 밤하늘, 그리고 악몽의 신이신 토스히프 님 에게 말이야. 그런데 아주 오래전, 타나노스가 사라지면서 그분 역시 사라지시게 되었지.”

“타나노스가 사라졌다고요?”

“나도 그런 줄 알았다. 그대를 보 기 전까지.”

증오심이 피어오르는 모습이다.

타나노스와 함께 토스히프가 사라 졌다 생각했다니.

아까와 다르게 확신하는 표정이다.

거기다,

“우리 레테들은 대대로 무녀의 종 족이라고도 해왔지. 천사들과 다르 게 신들을 직접적으로 느끼며 그들 의 은총을 받아온 종족. 특히 토스 히프 님의 은총을 받아오던 종족이 다. 그분께서 타나노스와 싸웠을 때, 타나노스도 큰 상처를 입어 사라진 걸로 생각해 왔는데, 그대의 저주를 보건대 그것도 아닌 모양이로다.”

“ 아하??????

여왕의 말은 이거다.

자세한 건 모르지만, 토스히프가 사라진 것에는 타나노스가 배후에 있다.

이유는 타나노스가 사라지면서 토 스히프도 사라졌기 때문.

그러나 현성에게 저주를 건 타나노 스의 힘을 보고 타나노스는 남아 있 다는 걸 보고 배신을 했다는 걸 확 신했단 거다.

어느 것 하나,

‘신용할 순 없는 말이네.’

확실한 팩트는 몇 개 없다.

레프가 토스히프가 만든 종족이라 는 것.

토스히프는 타나노스가 사라지면서 사라졌다는 것.

여왕을 통해서 알 수 있는 건 이 거다.

타나노스가 배신했다는 증거.

토스히프가 타나노스에게 죽었다는 증거.

그런 건 없다.

단지 추측일 뿐. 하지만 현성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 았다.

‘벽에 써진 글귀를 생각해 봤을 때, 토스히프가 사라진 건 타나노스 때문이 아니다. 신들 때문이라고 했 는데……

이럴 줄 알고 그 문구들을 캡쳐했 었다.

캡슐의 기능을 이용해 그 캡쳐 화 면을 떠올렸다.

[토스히프. 잃어버린 그 이름은 찬 란하고 거룩하리라.]

[이름 잃은 신은 잊혀지고, 잊혀진 신은 이름을 잃는다.]

[잊혀지고, 이름을 잃은 신은 결국 죽음을 피할 수 없노니.]

[죽음과 삶을 동시에 선택한 신은 하나이자 둘이로다.]

[하나이자, 둘인 신은 아름답고, 추 악하도다.]

[하나는 모든 신의 존경을 받으며, 둘은 모든 신의 경멸을 받으니.]

[죽음을 선택한 그 신은 거룩하리 라.]

‘토스히프. 잃어버린 그 이름은 찬 란하고 거룩하다, 다르게 말하면 토 스히프는 잊혀졌고, 잊혀진 신은 이 름을 잃었다는 말은, 토스히프는 존 재하는데 이름과 존재가 잊혀졌다는 얘기일 거 같은데, 그다음 줄 죽음 을 피할 수 없다?’

무엇 때문에?

그건 나와 있지 않다.

하지만 나와 있는 것이라곤, 하나 이자, 둘인 신은 아름답고, 추악하 다.

하나는 존경을 받고, 둘은 경멸을 받는다.

죽음을 선택한 그 신은 거룩하다?

이것만 본다면 토스히프가 거룩하 단 뜻인 거 같다.

하지만 찬란하다는 건 어디로 간걸 까?

‘해석하기 힘드네.’

그래도 실마리가 보인다.

여왕이 해준 말로 인해서.

대략 알 수 있는 건 타나노스와 연관이 되어있으나 토스히프가 사라 진 이유는 타나노스의 배신은 아니 라는 소리.

하나이자 둘.

이 얘기는 타나노스와 히프노스가 같은 신이었다는 걸 알 수 있다.

다만, 그게 무슨 의미인지.

‘좀 더 알아보자.’

이거 처음엔 퀘스트라 깨기 시작했 는데 점점 더 재미있어진다.

무언가 거대한 떡밥을 해결하고 있 는 느낌적인 느낌.

그런 생각을 하고 있던 찰나.

“그래서 그대에게 부탁하려 한다.”

“예, 말씀만 하십시오.”

“이 섬 중앙으로 가면 포탈이 하나 존재한다. 어디로 가는 포탈인지 우 리 레테들은 아무도 알지 못하지. 아무도 그곳으로 들어가길 허락받지 못해서 말이다.”

“설마?”

“그래, 내 부탁은 그것이다. 그곳을 탐사해줄 수 있겠는가?”

그 말과 동시에 메시지가 떠올랐 다.

[직업퀘스트 타나노스의 사도 다섯 번째 흔적이 추가됩니다.]

[타나노스의 사도(연계)]

-등급: G

-설명: 타나노스에겐 세 명의 사 도가 있었습니다. 잠의 사도, 죽음의 사도, 꿈의 사도.

그들의 이야기를 알아내십시오.

(신 등급 직업 전용 퀘스트는 대륙 에 영향을 끼칩니다.)

-첫 번째 흔적:(완료)

-두 번째 흔적:(완료)

-세 번째 흔적:(완료)

-네 번째 흔적:(완료)

-다섯 번째 흔적: 토스히프 섬의 비밀을 알아내십시오.

토스히프 섬 지하에 살고 있는 레 테 종족. 그들은 토스히프라는 신을 모시는 종족이었다. 하지만 언제고 사라진 토스히프를 기다리는 그들의 여왕이 섬 중앙에 있는 포탈이 의심 스럽다고 한다.

그곳에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 것일까.

여왕의 말을 따라 포탈 내부를 조 사해 오라.

그러면 진실에 한 발짝 다가갈 수 있습니다.

(연계퀘스트로 추가적인 변동이 있 을 수 있습니다.) -여섯 번째 흔적: ???(레벨 400 때 해금됩니다.)

-제한 시간 없음. 흔적을 다른 이 에게 뺏길 경우 실패.

-보상: 으?????

-실패 시 레벨 1로 하락.

‘ 오호.’

제대로 찾아왔다.

여기서 수락하지 않을 멍청이가 어 디 있겠는가.

“저야 영광입니다. 죄를 씻기 위해 서라도 꼭 조사해 오겠나이다.”

“뭐라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감사하 네.”

퀘스트는 당연히 수락했다.

어떤 걸 얻을 수 있을진 모르지만 하나는 확실하다.

꿀잼 컨텐츠를 하나 얻었노라고.

‘이거 전체로 편수 있는 영상으로 만들면 재밌겠다.’

처음 토스히프 섬에 왔을 때부터 영상으로 만들면 조회 수가 상당할 거 같았다.

“오늘은 우선 쉬고 내일 다시 얘기 를 해보자꾸나.”

“예, 감사합니다. 여왕님.”

그 말을 끝으로 여왕은 자리에서 나갔다.

이거 진짜 재미있게 되었다.

‘토스히프가 뭔지 알 수 있게 된 다.’

기대하며 눈을 빛내는 현성.

무슨 비밀을 숨기고 있는 것일까.

타나노스의 정체, 그리고 토스히프 의 정체에 한 발짝 다가간 현성이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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