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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만 자도 랭커-290화 (290/472)

잠만 자도 랭커 291화

부캐릭터.

그걸 만들기 전에 여러 일을 처리 해야 했다.

우선,

“……이걸 다 처리했다는 겐가?”

“그런 셈이죠.”

듀라셀.

그가 형용할 수 없는 표정으로 현 성을 바라봤다.

같이 다녀온 제자.

언제 저렇게 늠름하게 변했을까 하 는 모습이다.

앳되던 얼굴은 어느새 사라져 있고 이젠 용사와 같은 면모까지 보인다.

강인해 보이는 전사의 얼굴.

문제는 윌은 전사가 아니라는 것.

터프한 건 좋지만 장인은 장인의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인데…….

“푸후.”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하긴 유리아의 제자와 다녀오라고 한 자신의 잘못이지. 누구의 잘못이 겠는가.

그것보다 재료가 상당히 많았다.

“흐음. 원하는 게 있는 모양이군.”

“하하, 역시 현자십니다.”

비꼬는 말투는 아니다.

진심으로 하는 소리.

그런데 왜 이렇게 기분이 나쁠까.

어쨌든, 현성이 가져온 재료들.

솔직히 말해 대단하다 할 수 있는 재료다.

현재 공방에서 구할 수 있는 이는 오직 듀라셸, 본인뿐인 재료들.

한마디로 말해 최상품보다 몇 단계 나 위에 있는 재료들이다.

이걸로 원하는 건 뻔하다.

“무구를 더 만들어 달라는 거군.”

이만한 재료를 가져왔는데 그 정 도?

싼 편이다.

무려 대륙오천이 직접 공수해야 하 는 재료들이었으니.

다르게 말하면,

‘거의 그 반열에 오르고 있다는 거 겠지.’

놀라웠다.

아직 제자에 불과한 현성이 이 정 도 자리까지 오를 줄이야.

그것도 이렇게 짧은 시간에 말이 다.

‘황제가 대단하긴 하군.’

현성의 재능?

물론 있어야 한다.

그걸 보고 황제가 제자로 삼은 거 겠지만.

거기에 황제의 힘이 없었다면 과연 저만한 힘을 이룩할 수 있었겠는가? 물론 아니다.

타나노스의 힘을 잘은 모르는 듀라 셸이 보기엔 그래 보였으니까.

“그래서, 어떤 무구들을 원하는가.”

드디어 듣고 싶은 말이 나왔다.

“제가 원하는 건 방어구들입니다.”

“오호, 하긴 무기들은 내가 건드려 도 장담할 수 없는 무기들을 가지고 있더군.”

신기.

아직은 듀라셸이라고 할지라도 힘 든 그것.

하지만 방어구는 달랐다.

“뭐, 그런 것도 있긴 하지만, 당장 필요한 것들은 방어구들이라서요.”

“어떤 것들을 원하나.”

“후후, 제가 원하는 방어구들

O......”

말이 이어질수록 표정은 다양해졌 다.

그리고 다 들은 후엔,

“……재앙의 제자답군.”

“으흠, 감사합니다?”

칭찬으로 들어야 할지 애매한 말.

하여튼 그가 수락했다.

“알겠네. 다만 자네의 주문대로 하 려면 시간이 좀 걸리겠군. 적어도 한 달 뒤에 찾아오게. 그때까지도 끝날지 잘 모르겠군.”

최소 한 달.

현실로 적어도 일주일이라는 소리.

그동안 할 일도 없긴 하지만 어쩌 겠는가.

장인이 그렇게 말하는데.

“알겠습니다. 그럼 그때 다시 오겠 습니다.”

현성이 몸을 돌려 가려는 순간.

“윌? 어디 가려고 하는 거냐?”

“예? 아, 아.”

현성을 따라가려고 했던 윌.

그동안 현성을 따라서 그런 건가 싶었지만 그게 아니었다.

‘녀석, 힘들었겠군.’

몸에 습관처럼 벤 모습.

토스히프 섬에서 이만한 재료들을 구하러 다녔다?

현성 혼자라면 모를까, 윌의 체력 으론 힘들다.

듀라셸 역시 윌을 데려갔을 땐 사 냥보단 채광 위주로 돌아다니지 않 았던가.

얼마나 고생했을지가 훤히 보였다.

“월, 조금 쉬어야겠구나.”

“하아, 죄송합니다.”

현성만이 무슨 일인지 모른 채 눈 을 끔뻑거리자 듀라셸이 그를 보며 한마디 했다.

“수고했네. 그럼 다음에 보세.”

“네, 그럼.”

이곳에서의 볼일은 끝났다.

이제,

‘어디로 가야 하나......

천공의 사도는 아직 움직일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다른 사도들 역시 마찬가지.

라이가 즉각으로 알려주니 정보 자 체는 방대했다.

현성의 손에 놀아나는 것처럼 알게 되어 있지 않은가.

물론,

‘길진 않겠지.’

이번에도 쉽게 막아낸다면?

신들이 그러고도 모를까?

현성의 생각엔 아니다.

분명 다른 수를 찾아낼 터.

아니면 라이에게 무슨 일이 생길지 도 모르는 일.

‘지금 흐름대로만 보면 신들하고도 싸워야 할 거 같단 말이지.’

타나노스.

그리고 토스히프.

깊은 진실에 대해서 알지 못했다.

단지 옛날에 어떤 일이 있었고, 타 나노스의 세 사도들에게 문제가 있 었다는 것 정도?

물론 추측에 가깝긴 했지만, 뻔하 지 않은가.

게임 속 스토리라는 것은. ‘메인 시나리오는 타나노스를 가리 키고 있고, 과거에서 무슨 일이 있 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잠의 사도는 어떤 일을 겪은 게 확실하지.’

그리고 그 일은 엘리시움과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을 거다.

토스히프 역시.

타나노스에게까지 영향을 끼칠 만 한 어떤 일이.

현재 신전 중 꿈의 신전은 존재하 지 않는다.

그나마 꿈과 관련이 되어 있는 신 은 죽음과 잠의 신 타나노스.

꿈은 사라지고 말했다.

이걸로 알 수 있는 것?

‘모종의 이유로 꿈이라는 개념 자 체가 날아간 거지.’

전에도 추측한 내용.

그러기에 토스히프가 신에서 영락 하게 된 것이고, 엘리시움이 사념으 로 곳곳에 봉인된 이유 아니겠는가.

이 실마리를 풀 수 있는 법.

잘은 모른다.

하지만 잠의 사도에게 가서 확인할 수 없다.

무슨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없으니.

하나 타나노스의 사도는 3명.

남은 사도가 하나 있다.

‘죽음의 사도 아케론.’

타나노스에게 명계를 다스리라는 명령을 받은 사도.

그라면 뭔가 알고 있을지도 모른 다.

다만 문제가 있다면,

‘어떻게 명계에 가는지 알 수 없다 는 거지.’

사신들의 왕.

이 칭호라면…….

‘사신을 소환해 봐야 하나?’

사신들이라면 명계에 보내줄 수 있 지 않을까?

그게 아니라면 해금해서 지역으로 넘어가야 하는 것일까?

아직도 레벨 400이 넘는 지역들이 해금되지 않았다.

중앙대륙에서도, 다른 대륙에서도.

하나는 확실하다.

‘지금 당장은 정상적인 방법으로 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거.’

많은 지역들이 잠겨 있다.

그런 상황에서 명계?

다른 지역도 아닌 다른 차원?

쉽게 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가장 쉬운 방법, 그리고 가장 가능 성 있는 방법.

“미네르바 군사 소환.”

666명의 사신들.

허름한 로브를 쓰고 유령처럼 소환 된 그들.

그리고 그들을 이끄는 리더가 머리 를 조아리며 대표로 인사했다.

-왕이시여.

신묘한 방법으로 자신들을 소환한 왕을 바라본다.

정상적인 방법이 아니다.

하지만 신의 힘으로 불러들였다.

뭐, 죽음의 신이 가진 힘은 아니긴 했지만 어쩌겠는가. 왕의 부름인데.

따르지 않을 수가 없었다.

과거 자신들을 모두 이겼던 때를 떠올려봐라.

모든 능력은 봉인되고 오직 육체의 힘만으로 자신들을 굴복하던 왕의 모습.

사신들 역시 같은 힘으로 싸웠건 만.

최후에는 모두가 굴복하지 않았던 가.

고개를 조아린 사신들의 리더에게 말했다.

“명계로 날 안내해.”

??예?

이제는 자연스러워진 하대.

하지만,

“명계로 가자.”

솔직히 말해 현성도 무책임한 것을 안다.

하지만 별다른 방법도 없지 않은 가.

부탁했다가 안 되면 민망하다.

그럴 바에 당당하게 하대로 명령한 다면?

좀 낫지 않겠는가.

사신이 안 될 거 같다고 대답한다 면 아쉽다며 소환 해제하면 되는 거 다.

된다고 하면?

개이득 아닌가.

기다리던 현성은 뜻밖의 대답을 들 을 수 있었다.

-저…… 그…… 명계 말씀이시라 면 언제든지 오실 수 있지 않으십니 까?

“뭐?”

-아, 아아! 아직 명계의 입구를 찾 으시지 않으셨습니까?

뭔가 이상하다.

설마 아직 못 찾았을지 몰랐다는 모습.

당혹스러워하는 사신의 모습.

거기에 현성은 불안했다.

‘설마 진짜 쉬운 거 아니겠지?’ 자연스럽게 명령을 했는데 정말 간 단한 일이라면?

그렇다면 민망한 일로 끝나지 않았 다.

하지만,

‘여, 연기가 중요하다.’

현성에게 체면은 좀 중요했으니.

“……아케론에게 들은 게 없느냐.”

마치 무시한 부하를 탓하는 목소 리.

거기다 진짜 실망감이 묻어나는 목 소리였다.

연기가 완전 미쳐 날뛰고 있는 그 때.

사신은 없는 침도 삼킬 지경이었 다.

설마 이게 시험이었다니!

그런데 감히 왕께 뭐라 말한 것인 가.

모든 사신들의 왕이자 위대한 타나 노스의 후예께!

-황송하옵니다! 죽을죄를 지었나이 다!

엎드려서 절을 하는 사신.

그걸 보고 좀 안도하긴 했지만, 표 정을 풀지 않고 입을 열었다.

아니, 입을 열기 전에 생각했다.

‘타나노스의 기운을 좀 써볼까?’ 기운을 써서 말하면 좀 그럴싸해지 지 않을까?

【아케론이 나에게 알리라는 말이 없느냐 물었다.】

‘와 개간지.’

자신의 목소리를 듣고 감탄을 할 줄이야.

모든 사신이 떨었다.

가공할 음성.

먼 오래전 죽음의 신께 들었던 그 음성.

눈물을 흘리며 사신들은 고개를 숙 였다.

-죽음의 사도께서 신께 알리라고 하길! 명계의 문은 신께서 원하시면 반드시 열리리라 알리셨나이다!

쿠웅!

쿠구구구구궁!

600여 명의 사신이 고개를 땅에 찍어 내리자, 다소 오싹했지만 그러 려니 했다.

타나노스의 사제들을 이미 겪었기 에 익숙했다.

그보다 원하면 반드시 열리다니.

찾지 않았냐고 하지 않았던가.

‘찾지 않냐고 했었지?’

보통 못 찾았냐고 묻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들자.

무슨 의민지 깨달았다.

‘아! 그런 의민가?’ 찾지 않았다.

‘원하지 않았냐는 질문이었어.’ 원한다면 반드시 열린다.

그 의미도 같았다.

의지를 가지고 찾지 않았다.

다르게 말한다면 이런 거다.

‘타나노스의 기운으로 의지를 가지 면 명계의 문은 열린다는 의미겠 네.’

하기야 아케론을 만났을 땐 타나노 스의 기운이라는 걸 잘 모르던 때 아니던가.

이제야 이렇게 알게 되었으니.

예전엔 어떻게 가야 할지 막막했건 만.

이렇게 쉬울 줄이야.

좀 민망하긴 했지만, 철면피를 깔 아야 한다.

【가서 나를 환영해라.】

뭔가 있어 보이는 말투.

그러나 사신들에게 그게 먹힌 모양 이다.

-반드시 그러겠나이다!

현성이 말하지 않아도 그럴 생각이 었다.

우리들의 신께서 오셨노라고!

신께서 우릴 굽어살피러 오셨다고!

전할 생각이었다.

거기까지 읽지 못한 현성은 그저 사신들을 미네르바의 군사를 해제하 여 역소환하곤 시험해 봤다.

“열려라, 참깨?”

장난스러운 말.

하지만 의지는 확실했다.

우우우우웅.

검은 막과 함께 나타난 게이트.

검푸른 그 막은 다소 연했고, 유령 과도 같았다.

그러나 불길해 보이진 않는다.

언제고 한 번 겪어본 푸른 불길과 도 같은 모습.

명계의 모습 아니던가.

‘드디어!’

실마리?

좋다.

하지만 그 전에 얻어야 할 것이 있지 않은가.

신물!

손에 닿는 순간 소환되어 얻지 못 한 그것을 드디어 얻을 수 있다.

겸사겸사 실마리 또한.

[칭호 ‘사신들의 왕’을 확인합니

[직업 ‘타나노스의 후예’를 확인합 니다.]

[명계가 해금됩니다.]

[조건이 충족되었습니다.]

[명계에 대한 실마리가 전 대륙에 풀리기 시작합니다.]

해금되면서 나타난 메시지.

하지만 상관없었다.

실마리지 입구가 아니다.

그러나 현성은 언제든 문을 열 수

있다.

이 차이는 클 터.

‘다른 사람들이 오기 전 꿀을 빨아 야겠네.’

그렇게 생각하면서 게이트로 몸을 맡긴 순간.

현성은 다소 후회했다.

팡! 파팡! 팡! 팡!

여러 폭죽이 터지고 사신들이 하늘 위에서 색색의 종이를 뿌리며 거대 한 현수막을 들고 있는 것을 보고 말이다.

심지어 현수막에 적힌 글자들을 봐

[축! 기쁘다! 구주 오셨네! 하!]

“……이게 무슨.”

말을 잇기도 전에 감격한 표정의 아케론이 눈물을 흘리며 다가오고 있었다.

어찌 된 게 타나노스와 연관이 되 면,

‘정상이 없냐. 정상이……

그게 본인도 포함되었다는 사실은 아직까지 자각 못 한 현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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