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잠만 자도 랭커-293화 (293/472)

잠만 자도 랭커 294화

아수라2의 등장.

대부분의 사람들은 안다.

아니, 아수라를 아는 사람이라면 안다.

저게 아수라의 부캐라는 것을.

하지만 아닐 수도 있지 않나.

-아아, 아수라?

홍진오 역시 그럴진데 관람자들과 시청자들 이라고 안그러겠는가.

모두가 그랬다.

상대 선수인 크로스맨까지.

하지만 침착함을 찾았다.

현직 프로게이머.

다른 게임에서는 좋은 성적을 내진 못했다.

하나 이데아에선 달랐다.

랭킹 100위권 안에 드는 기염을 토했고, 컨트롤로 유명하기도 하다.

‘시작부터 지고 들어갈 순 없지.’

아수라일 수도 있다.

레벨 1.

하지만 아닐 수도 있지 않나.

영상에서 보면 오크와 싸웠다.

공격?

하지는 않았기에 잡았다곤 할 수 없다.

오로지 회피만 했으니까.

그래도 정황이라는 것이 있지 않은 가.

오크를 상대했다면 레벨이 올랐을 터.

레벨 1일 리가 없다.

일부로 죽지 않는 한.

‘저건 가짜다.’

그저 어그로성의 가짜.

아니더라도 마냥 질 순 없다.

타타타탓!

빠르다.

역시 프로는 뭔가 달랐다.

앞서 경기했던 목캔디보다 더 빠른 느낌이다.

느낌뿐만이 아닌 확연히 그래 보인 다.

-앞의 선수들보다 빠르네요.

-아, 아아, 예. 그럴 수 있습니다. 아무리 능력치가 같다 한들 그것의 한계를 끌어내냐 마냐는 다르니까 요. 과거 제국대회에서도 그런 전적 이 있었죠.

달려가는 크로스맨.

확연히 빠르다.

그리고 더 빨라진다.

-육상 선수들과 비슷한 원리인 겁 니다. 체중이 같은 선수끼리 속도가 비슷해야 하는데 그게 아니지 않습 니까. 근육을 어떻게 사용을 하는가 에 따라 달라지고, 지금 크로스맨의 모습을 보면 이해할 수 있죠. 넘어 지듯 앞으로 쏠려 있는 모습. 중력 까지 이용하며 달리기에 빠를 수밖 에요. 여러 것들을 이용할 줄 아는 선수입니다.

홍진오의 해설과 같았다.

크로스맨, 그는 모든 걸 이용할 줄 안다.

실제로 근육을 더 잘 다루게 격투 기까지 배우는 그이다.

이 정도 성과를 내지 않으면 안 된다.

반면 움직이지 않는 악마 가면을 쓴 아수라2.

‘가만히 있다면 죽여주마!’ 장검.

하지만 대검처럼 길지만은 않아 한 손으로도 쥘 수 있는 검이 위에서 아래로 떨어진다.

팔꿈치를 최대한 휘두르듯.

어깨와 허리를 최대한 돌리며 휘두 른 검.

빠르기도 빠르지만, 거기에 담긴 위력이 상당하다.

능력치는 같다.

거기다 달려오던 관성까지.

저렇게 가만히 있는 자세로 막을 수 있을 리가.

피하기도 힘든 이 공격을 쉬이 막 을 리가 없다!

‘받아라!’

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이것으로 승기를 잡을 수 있 길.

이걸로 유리한 고지를 얻을 수 있 길.

그런 마음으로 휘둘렀다.

그리고.

까가가가강!

검을 비스듬히 들어 공격을 흘린 다.

당연한 결과.

여기서 나올 건 저것밖에 없다.

막지 않고 흘린다.

막았다면 적잖은 대미지를 받았을 거다.

이미 읽은 지 오래다.

‘그렇게 나올 줄 알았다.’

상대의 수를 읽는 것.

고수들의 싸움에 가장 중요하다 할 수 있다.

그리고 가장 기초적인 요소.

수를 못 읽는다?

어쩔 수 없다.

지는 수밖에.

까가가가강!

불꽃이 튀어 오르며 비스듬히 흘려 지는 검.

하지만 끝까지 미끄러지진 않았다.

도중에 그것을 떼곤 공중제비를 돈 다.

아수라2가 공격할 수 없게.

그러곤 허공에서 몸을 틀어 검을 수평으로 휘두른다.

‘들어간다.’

검을 비스듬히 들었다?

그렇다는 건 힘이 위에 쏠렸다는 말이다.

반대로 말하면 횡으로 공격해 오는 공격.

지금처럼 허리를 공격해오는 공격 엔 막기 힘들 터.

‘이것도 막아봐라!’

채앵!

아수라2는 검을 들어 올리며 그대 로 크로스맨의 공격을 퉁겨냈다.

수직으로 내어진 공격은 달려오던 관성 때문에 막기 힘들었지만, 이건 다르다.

공중제비를 돌며 허공에서 한 공 격?

이게 땅에 발을 붙이고 있는 아수 라2의 공격보다 강할 리가 없다.

‘막는다.’

퍼억!

지이이이익!

허공에 떠 있는 크로스맨을 발로 찼고, 그걸 막고는 뒤로 밀려난다.

“후우.”

대미지는 크지 않다.

아주 자잘하다.

하지만 차이가 생겼다.

자신의 공격은 스치지도 못했고, 상대는 그래도 육탄이라도 한 방 먹 였다.

막긴 했지만, 대미지가 들어오지 않았나.

‘호흡을 멈추고 달려든다.’

후욱!

빠르게 움직였다.

처음 달려가던 것보다 빨리.

순간 스피드는 그때보다 더 빠르 다.

같은 능력치로 저게 가능할까 싶을 정도로.

“흐읍!”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기 그 직전.

허파에 숨이 가득한 그 순간에 검 을 휘두른다.

쉬익! 쉬익! 쉬익!

한 번, 두 번, 세 번.

그리고.

채앵! 채앵! 채앵!

오른쪽, 왼쪽, 그리고 오른쪽 허리. 그 공격들을 순식간에 막아내는 아 수라 2.

하지만 공세는 여기서 끝이 아니 다.

‘더! 더 빠르게!’

쉭! 쉭! 쉭! 쉭!

챙! 챙! 챙! 챙!

샤샤샤샤샤샤샥!

채재재재재재쟁!

빠르게 휘둘러지는 만큼 빠르게 막 아낸다.

거기다 공격을 묘하게 흘려내며. 하지만 그 흘려지는 공격의 흐름을 틀어 더욱 빠르게 공세를 이어간다.

흐름이 끊기지 않게.

액션 영화에서 잘 짜인 액션들을 보며 합을 잘 맞췄다고 한다.

하지만 그게 합을 맞춘 게 아니라 면?

그저 감탄밖에 나오지 않는다.

공세는 자연스러우며 억지스러운 것이 없다.

_ 와.

- 미친.

-저게 레벨1들이라고?

-이보쇼, 이게 8강이라고요? 결승 아니고?

-2 0 이게 말이 되나?

-어......

-해설할 게 없군요.

홍진오와 앙마도 할 말을 잃었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아니, 실제로 전투와도 같다.

그러면서 둘 다 생채기조차 용납하 지 않는다.

거리를 유지하며 서로의 검을 수없 이 휘두른다.

‘흐름을 잇는다!’

공격은 허를 찔러야 한다.

사방을 조여오듯 하나의 새장처럼 아수라2를 조여온다면,

아수라2는 그 새장을 하나하나 끊 어놓는다.

자유를 원하는 듯.

이내 흐름을 더 두텁게 만든 건 크로스맨이 었다.

‘한 손으로 안 돼.’

수읽기?

중요하다.

하지만 이런 난전이라면?

수읽기가 힘들다.

아니, 불가능하다.

그때그때 흐름대로, 마치 강물처럼 휘두르는 중이다.

흐름을 모두 읽을 수 있는 자가 있겠는가.

하나

‘말도 안 돼.’

아수라2는 그걸 하고 있다.

크로스맨 역시 깨달았다.

이대로는 안 된다는 걸.

한 손으로는 안 된다는 걸.

‘흐름을 깨주마.’

지금의 흐름?

크로스맨의 흐름인 건 틀림이 없 다.

자신의 흐름이다.

하지만 그 흐름을 유도하는 것이 바로 아수라2다.

공격을 흘리듯 막으며 그 흐름을 자연스레 유도한다.

그러니 저리 공격들을 쉽게 읽는 것.

그걸 깨야 한다.

흐름은 유지하되 놈의 손에서 벗어 난다.

서억!

예리한 검이 공기를 벤다.

가르는 것이 아니다.

공기를 베었다.

단순히 빠른 게 아닌 예기가 담겨 있는 검을 휘두른다.

아수라2는 그걸 보며 눈매가 살짝 꿈틀거렸다.

하지만 예상하지 못한 것은 아닌지 순조롭게 막았다.

채에

우우우우웅!

그 과정에서 검이 강하게 진동했 다.

한 손보다 두 손이 더 강한 게 사 실이니.

다만 동작에 제약이 있어 둔해지는 건 사실이다.

더 빨라지고 강해질진 몰라도 동작 이 둔해지고 제약이 생긴다.

그걸 보완하기 위해서?

‘이건 어떠냐!’

두 손으로 쥐고 강하게 공격 후 다시 한 손을 놓는다.

샤샤샤샤샤샤샥!

채채채채채채앵!

비슷하다.

여전히 비슷하지만,

-공격이 통하고 있어!

-통한다기보다 조금씩 밀리는 거 지.

-그게 그거 아님?

-암튼 대단하네.

-크로스맨 선수, 대단하네요.

-확실히 그렇습니다. 감탄이 나오 네요. 두 손으로 공격해 힘을 빼놓 은 뒤에 다시 한 손으로 빠르게 공 격하면서 유효한 공격들을 만들어내 고 있어요.

-그렇다고 아수라2 선수가 두 손 으로 막으면 한 손으로 전환한 크로 스맨 선수의 속도를 쫓아가긴 힘들 어지죠. 아무래도 두 손이 더 둔해 질 수밖에 없으니까요.

-그렇죠.

정확한 해설이다.

그 해설을 들은 시청자들의 반응은 간단했다.

-에이, 아수라2 짭이네.

-그러네.

-???? 왜?

-암튼 짭임.

-진짜 아수라였으면 뭔가 했을 거 임.

막무가내.

그 말이 딱 어울렸으나 왜인지 설 득력이 있었다.

뭔가 진짜 아수라라면 저렇게 하지 않았을 거 같은 느낌.

채팅창에서 시끄러웠던 그때.

두 번째 두 손 공격이 이어졌다.

서억!

이번에는 왼쪽 위에서 오른쪽 아래 로 떨어지는 사선 베기.

마찬가지로 공기가 먼저 베인다.

도저히 한 손으로 막긴 힘든 각도 다.

그 순간.

아수라2가 공격을 피하기 시작했 다.

- 어라?

-요걸 피하네?

-깔끔했다, 솔직히.

그러더니 다시 한 손으로 전환한 다.

공격이 실패하리라 생각한 순간 바 로.

마치 야구 배트를 다루는 선수들처 럼 그 전환이 너무 빨랐다.

그리고 다시 공격을 시작했다.

이번 공격은 실패했지만, 다음을 기약한다는 듯.

“후우우우. 흐읍!”

숨을 내뱉으며 다시 숨을 들이쉰 다.

허파에 가득 찬 숨을 유지한 채 다시 공격을 시작하는 크로스맨.

하지만.

-어어‘?

-저걸 다 피해?

공격을 받아주지 않았다.

막을 생각조차 없다는 듯이.

빠르게 더 빠르게.

머리카락 한 을도 용납하지 않는다 는 듯 움직이며 그 공격을 다 피한 다.

가끔가다 섞여오는 두 손 공격?

그건 더 쉽다는 듯 종이 한 장 차 이로 아슬아슬하게 피해간다.

“하아, 하아, 하아.”

지쳐가는 건 당연 크로스맨.

?미친.

-저걸 다 피할 수 있나?

-아니, 체력을 봐. 크로스맨 조금 만 더 힘내!

-그만둬! 크로스맨은 이미 한계라 고!

? 三a 긔 그 =1 긔 三거 긔

‘어떻게 된 거지 이게?’ 처음에는 잘 먹혀간다 생각했다.

두 손 공격을 처음 하던 때?

그때만 하더라도 승리를 점했다 생 각했다.

이 아수라2는 진짜 아수라가 아니 라고.

확신했었다.

지금 봐라.

모든 공격을 읽고 피한다고?

이게 말이나 되나?

아까는 그럴 수 있다 친다.

공격을 막으면서 묘한 흐름을 유도 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지금은 그러지도 않는다.

온전히 크로스맨의 흐름 그대로다.

생각을 깊게 하지도 않고 그때그때 최적의 공격을 행했다.

허를 찌를 수 있게 말이다.

하지만.

-크로스맨의 패배가 확실한 거 같 습니다.

홍진오의 말.

앙마도 수긍했다.

고개를 끄덕이며 안 되었다는 듯 말했다.

-이기기 힘들어졌네요.

시청자들은 그 말에 의문을 표했 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가?

그리고 홍진오가 해설을 시작했다.

-처음 두 손 공격을 시작했을 때. 이겼어야 합니다. 그 이후에 위험해 보였던 것들은 다 아수라2 선수의 계산에 깔려 있던 거죠.

-아니 제발 이해할 수 있게 설명 해주세요 -TTTTTr

-일단 닥치고 듣고 있는 1人

-2人

-간단하게 말하면 이겁니다. 패턴 을 읽혔습니다.

- 그렇죠.

-사람마다 패턴이 저마다 존재합 니다. 어떤 식으로 공격을 하고 어 떤 식으로 한다. 혹은 그전에 어떤 행동을 한다던가. 그걸 패턴 혹은 루틴이라고도 하지요. 근데 지금 크 로스맨은 그걸 읽혔습니다.

-사실 말이 안 되는 일이죠. 패턴 이라는 건 저렇게 짧은 시간 안에 완전히 파악할 수 있는 게 아닌데 말이죠.

-처음에 아수라2가 크로스맨 선수 의 공격을 막으며 묘하게 흘렸던 이 유가 거기에 있는 것 같네요. 자신 의 흐름대로 움직이게끔 만든 뒤 그 걸 깨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심어 놓 고 그걸 유도한 것이지요. 진짜 훌 륭합니다. 수 싸움의 경지 중 상당 히 높은 경지죠.

앙마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경악하 고 있었다.

이게 말이 쉬운 거지 한다는 것은 얼마나 힘들지 상상조차 가지 않는

시청자들 또한 이해는 했다.

하지만.

그게 가능하리라 생각한 이들이 몇 이나 있겠는가.

-그러니까, 아수라라는 거네?

-말이 안 되는 걸 했으니 아수라 지.

-암, 아수라고 말고.

-근데 진짜 대박이다. 생각해 보면 공격 딱 한 번밖에 안 했잖아.

-그것도 발로 밀치는 거였지.

-엌크크커크 공격 한 번 안 당하 고 졌네, 크로스맨은.

한 시청자의 채팅.

그것이 끝날 즈음에 크로스맨이 외 쳤다.

“제가 졌습니다.”

이미 패턴을 읽혔다는 걸 깨달은 상황.

여기서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그저 자신은 저자의 손아귀에서 놀 아난다는 것밖에는.

항복을 듣자 아수라2는 손을 건네 며 말했다.

“좋은 시합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저 역시 많이 배웠습 니다.”

진짜로 뭔가 느낀게 많은 표정이었 다.

무언가 시원해 보이는 표정.

그걸 보며 아수라는 고개를 끄덕이 며 경기장에서 내려갔다.

크로스맨이 가면을 벗자.

-와, 피스트가 졌네.

-피스트였어? 어쩐지 쩔더라.

-하필 상대가 아수라네.

"졌지만 잘싸웠다!

조롱하는 채팅은 없었다.

어쩌겠는가.

상대가 아수라였는데.

졌지만, 잘 싸웠다.

정말 좋은 말이었다.

관객석에서도 함성과 박수가 터져 나왔고 크로스맨, 아니, 피스트는 그 대로 무대에서 걸어 나왔다.

한편 아수라2는.

“공격하고 싶어서 혼났네.”

그 충동만 없었더라면 더 빨랐을 텐데.

라고 중얼거리며 고개를 저었다.

부캐릭터의 컨셉.

모든 공격을 피한다.

회피 기사.

그걸로 밀고 나가는 중이었다.

-하아. 진짜 이 새X를 어떻게 해 야 할까.

그리고 그걸 지켜보는 재환이 머리

를 감싸 안았다.

이 미친 컨셉충을 어떻게 해야 할 지 고민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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