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잠만 자도 랭커-294화 (294/472)

잠만 자도 랭커 295화

-하, 내가 부캐는 그냥 정상으로 하자고 하는 거였는데.......

컨셉층.

컨셉에 충실한 이들을 부르는 용 어.

현성이 딱 그랬다.

그냥 모든 스킬을 사용하거나 다양 하게 무기를 바꾸며 싸울 수 있는 거 아닌가.

방송인인 이상 어느 정도 재미를 뽑아야 하긴 하다.

거기다 이제는 그게 현성의 아이덴 티티가 된 것 역시 인정한다.

하지만,

-부캐까지 그럴 필요가 있냐?

“아니, 그래도 있는 게 괜찮지 않 아?”

-아니! 와! 이거, 감탄이 나오는 또라이네?

“어허, 야 봐봐. 솔직히 사람들이 생각하는 아수라는 그거 아니냐, 컨 셉. 다양한 가면으로 나오는 거. 그 러니까 부캐도 무슨 컨셉이 있길 기 대하는 거 당연한 거 아님?”

-아니, 애당초 기대하기도 전에 네 가 컨셉질을 시작한 거잖아.

“그건 그렇지.”

이런 또라이를 상대로 무슨 말을 하겠는가.

후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뭐, 잘못은 아니긴 하지만 답답하 지 않나.

적어도 재환은 답답했다.

‘이 중2병 새X.’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본인이 하겠다는데.

‘레벨 1로 할 수 있는 콘텐츠가 떨 어지면 알아서 바꾸겠지.’

그럴 거다.

그래야 한다.

아무튼,

-해볼 만한 사람들 있어? 솔직히 아까 나온 사람보다 뛰어난 사람은 몇 없을 거 같은데.

8강전이다.

그중 벌써, 4명이 나오지 않았는 가.

남은 이들.

현성은 대기실에서 볼 수 있는 영 상을 보며 눈을 갸름하게 떴다.

“흐음, 글쎄 솔직히 나는 안 보고 싶은데.”

- 응?

“이거 보면 패턴 더 빨리 파악해서 더 쉬워진다고.”

이거 순 변태 새 아니다.

그럴 수 있다.

워낙 강하면 그럴 수도 있지.

그럴 수 있다.

너무 강하면 가끔 오만해지고, 오 만해지면 상대에게 핸디캡을 주곤 하지 않는가.

보는 입장에서 답답함을 넘어서 암 에 걸릴 거 같은 모습.

하지만 어쩌겠는가.

확실히 그게 더 스릴이 넘치는데.

“아니 봐, 패턴을 빠르게 파악했는 데 아슬아슬하게 피하면 농락한다고 사람들이 눈치채지! 그것보다 아예 스릴 있게 패턴을 그 자리에서 익히 면 진짜 아슬아슬해지니까, 스릴 넘 치는 영상을 만들 수 있는 거 아니 냐?”

-맞는 말이지. 처맞는 말! 하.

“그럼 전력으로 해볼까? 그것도 재 미 없을걸?”

-하아.

반박할 수 있는 말이 없다.

일단 틀린 말은 아니니.

반복된 전개는 사람들에게 지루함 을 남겨줄 수 있다.

영상도 마찬가지.

같은 패턴으로만 나타나면 무슨 재 미가 있겠나.

그러니 여러 상황이 나올 수 있게 하는 건 좋다.

하지만,

‘보는 내가 암 걸려 죽겠으니.’

그래도…….

-오케이. 네 마음대로 해라.

“흐흐, 재밌겠네.”

기대가 되나 보다.

보는 사람은 답답하지만.

그래도 영상은 멋있지 않나.

모든 공격을 피하며 반격도 일절 하지 않는다.

마지막까지 피하며 상대가 포기할 때까지 만든다.

꽤 멋있긴 하다.

다만 이런 과정이 섞여 있을 거라 곤 아무도 상상 못 할 게 뻔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본캐 키 우라고 할 걸 그랬다.’

앙마에게 빚진 것도 빚진 거지만 굳이 오늘 합방을 할 필요가 있었겠 는가.

다른 때 왔어도 된다.

그럴 때 본캐를 키웠으면 얼마나 좋은가.

-‘스토리 진행 과정도 찍고 싶었는 데 아쉽네.’

머지않지 않았나.

기다리는 수밖에.

별일이 있겠나.

아무리 그래도 현성이 없다고 일이 일어날 리가.

-‘쟤가 이 게임의 주인공은 아니잖 아. 걱정할 필요 없지.’ 한참 현성이 쓸데없는 경기에 집중 하고 있었을 때.

카린 제국 황궁에서 두 대륙오천이 모여 있었다.

심각한 표정의 유리아.

평소 그녀에게서 보였던 장난기나 웃음기가 전무했다.

그리 작은 집무실이 아니었건만, 둘의 분위기만으로 방이 가득 찬 느 낌이 었다.

일반인들이 들어온다면 숨이 막혀 죽을 수도 있는 압박감.

그 속에서 유리아가 먼저 입을 열 었다.

“엘고르스 녀석 진짜 해볼 생각인 가 본데?”

“그런 거 같더군.”

현성에겐 관심 없는 척 행동했다.

‘그럴 리가 없다’ 생각하고 말이다.

하지만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군대를 상당히 모으는 모습.

지금 모인 전력만 해도 한 왕국의 전력을 초월하는 전력이다.

거기다 다른 대륙에서의 움직임도 있는 것 같고.

다만 유리아는 그게 궁금하지 않았 다.

엘고르스가 움직인다는 것부터 의 문이었다.

“무슨 자신감이 생긴 거지? 10년 전에 카론, 너한테 당한 걸 잊은 모 양인가?”

“주도자가 있다.”

황제의 말에 유리아가 인상을 찌푸 렸다.

그리고 대답한다.

“주도자? 그런다고 네 힘이 어디 가는 것도 아닌데?”

“흐음. 나를 띄워주는 건 고맙지만, 아직까진 나도 인간이긴 하네.”

말하면서 웃는 황제.

유리아는 그런 그를 어이없다는 듯 봤다.

이제는 신이 아니고야 상대할 자가 없는 자다.

대륙오천?

같은 이름으로 묶여 있긴 하지만, 황제의 강함이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제는 파괴와 정복이 지루해진 것 이 천만다행일 정도.

그런데 황제를 모르는 것도 아닌 엘고르스가 진짜 움직이고 있었다.

군대를 모으고 있었다.

명백한 규정 위반.

그를 모르는 게 아닐 터인데.

“누가 개입된 거 같아?”

뻔한 질문이다.

황제는 그 질문에 피식 웃으며 하 늘을 올려다봤다.

신.

그 작자들 말고는 아무도 없다.

“엘고르스에게 준다는 것도 뻔하 네.”

“그렇지. 잘은 몰라도 신의 정수를 주겠다고 했겠지. 신들에겐 구하기 쉬운 것일 터이니.”

“수인인 엘고르스에게 신의 정수는 그야말로 최고지. 자기 내단하고 합 치면 진짜 신이 될 수도 있는 거니 까.”

“그걸 노리는 모양이야.”

피식.

유리아에게서 가벼운 웃음이 터져 나왔다.

솔직히 말해 너무 웃기긴 했다.

“신이 되면 이길 줄 알았나 보네.”

“크흐흐흐, 그러게 말이야.”

“진짜 웃기다. 그치?”

황제는 웃으면서 유리아에게 주먹 만 한 구슬 꺼내 보였다.

그리고 그걸 본 유리아는 고개를 저었다.

엘고르스는 멍청하다.

황제의 실력을 보고도 알지 못하다 니.

“그 신의 정수가 황제, 네가 죽인 신의 것이라는 걸 알았으면 마음이 바뀌었으려나?” 신들도 모르고 있던 황제의 비밀.

꽤 오래전 이야기다.

지상으로 내려온 하급 신을 죽였던 이야기는.

물론 고전은 했었다.

그러나,

‘타나노스의 사도보다 약했다.’

도대체 얼마나 강한 것이었을까.

타나노스의 사도는.

하급 신.

최소 그 작자보다는 훨씬 강력했 다.

그 당시 황제가 하급 신을 상대로 이기긴 했다.

큰 상처 없이 이겼으니 사실상 압 도했다 볼 수 있다.

그런데 그 바로 직전에 타나노스의 사도에게 압도적으로 패배했으니.

‘최강의 신을 모시는 사도는 뭐가 달라도 다르더군.’

그리고 잘은 몰라도 그의 직감이 말했다.

‘다시 만날 수 있다.’

그것도 머지않은 시간 안에.

황제가 생각하기에 엘고르스.

놈에게 붙은 자 중 하나일 터.

엘고르스, 놈이 맡을 자는 자기가 아닌 유리아다.

그러나 걱정 따윈 하지 않았다.

“혹시나 하고 묻는 거네만, 유리아 자네는 엘고르스를 이길 수 있나?”

“응? 왜 당연한 걸 물어?”

씨익.

그 말에 황제는 미소를 지었다.

뒤에 들려올 말이 뻔했기에.

“오만한 원숭이를 추월한 진 오래 지.”

어떠한 말보다 신뢰가 가는 말.

거기에 황제는 더는 입을 열지 않 았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만 가지.”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따라 일어서 는 유리아.

얼마 후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덜컹!

거칠게 열리는 문.

그리고 황실기사단의 단장이 거칠 게 숨을 쉬며 고개를 숙였다.

급한 보고가 있는 모양이었다.

황제가 가만히 있자 윤허가 내려짐 을 알고 단장이 입을 열었다.

“남쪽에서 군대가 일어났습니다. 원인은 대륙오천 중 수왕 엘고르스 입니다.”

그 보고를 듣곤 유리아는 어이없다 는 듯 황제를 봤다.

“강해지면 무슨 예지라도 할 수 있 는 거야? 대박.”

황제는 씨익 웃고는 입을 열었다.

“출정한다.”

“군사는 얼마나 모을까요?”

“우리 둘.”

“알겠습니다.”

한 치의 말림도 없다.

망설임도 없다.

황제가 나간다는데 막을 수 있는 자?

그 누구도 없다.

그 누구의 걱정도 필요 없는 황제 니.

자랑스러운 철혈의 제국.

그 주인이 직접 행차하시는데 감히 누가 막을 수 있겠느냐.

“오래간만에 재미있는 전쟁이 되겠 어.”

씨익.

조금 걱정인 것은.

‘우리 아수라도 전쟁에 올지 궁금 하군.’

오랜만에 늘어난 제자의 실력을 보 고 싶건만.

그전에 끝나면 안 될 텐데.

황제의 걱정은 오직 그거뿐이었다.

제자인 현성이 오기 전에 모든 게 끝날까 봐.

굳이 걱정하는 점이 있다면 그 정 도?

“유리아, 가자.”

“응! 전쟁이다! 전쟁!”

그리고 그 옆에 있는 유리아는 재 앙이라는 칭호처럼 매우 기뻐하고 있었다.

* * *

검은 암실.

1평도 안 되는 그 좁디좁은 암실 에서 누군가 눈을 번뜩이며 일어났 다.

〈악…… 몽의 힘을 모두 흡수했 다.〉

이름 잃은 신의 정수.

그것을 온전히 흡수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힘의 손실?

메우고도 남았다.

생전보다 훨씬 강력해진 힘.

거기다 차오르는 악몽의 힘이란.

탐스럽기 그지없다.

이제는 이름을 잃은 그 신의 정수.

타나노스와 비슷한 기운을 가졌던 유일한 신.

그자의 일부를 흡수했다.

강력해질 수밖에 없지 않은가.

콰지지지지직!

암실 전체에 균열이 생기고.

이윽고.

콰르르르르르릉!

무너져 내린다.

썩어가는 죽음의 황제.

그가 그 속에서 솟아오르며 퀸살노 르와 사룡의 그림자와 눈이 마주쳤 다.

이제 퀸살노르도 자신과 비교하면 반수 아래다.

아니, 어느 정도 비슷하다 할 수 있었다.

‘놈도 숨기는 것이 있을 터니.’

모르긴 몰라도 전력을 드러내진 않 지 않았던가.

싸운다면 동수일 수도 있는 법.

-오오! 드디어 성공했군! 다시 군 대를 일으킬 수 있겠어!

〈천…… 공의 사도에게 알린다. 우 리도 출정하겠다는 것을.〉

〈대륙오천이라 했던가. 재미있게 되겠어.〉

황제, 사룡의 그림자. 그리고 퀸살 노르까지.

이렇게 셋이 뭉쳤다.

남아 있는 군사?

없다.

그러나.

〈일어…… 나라.〉

죽음의 황제.

그의 말에 땅에서 검은 그림자들이 일어났다.

그야말로 대군.

순식간에 수십만 명의 군대가 일어 났다.

그걸 보며 미소 지으며 외쳤다.

〈타나노스의 개들에게 복수…… 할 때다!〉

죽음의 황제.

그 또한 움직이기 시작했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