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5화에 황제의 대사 중 “타나노스의 사제 보다 약했다.”를 사제가 아닌 사도로 수정했 습니다. 혼란을 드려 죄송합니다.)
레벨 1의 부캐들의 대결.
다들 복면을 쓰고 싸우는 경기!
복면쌈왕.
어느덧 경기는 결승전까지 이어졌 다.
‘실력을 숨겼었어.’
상대는 목캔디.
유일한 여성 참가자.
그리고 결승전에 오른 실력자.
‘재밌겠네.’
밖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지 못하고 있었다.
거대한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 실을.
그럴 수밖에.
지금 현성은 부캐로 접속 중이다.
타나의 연락도, 라이의 연락도, 그 리고 영웅 길드의 그 누구의 연락도 받지 못한다.
재환 역시 마찬가지.
촬영용 캐릭터로 접속 중이지 않은 가.
정보가 차단되어 있는 상황.
아직까지는 일반인들에게 알려지지 않아 스트리머 앙마나, 다른 이들까 지 알 수 없었으니.
지금은 그저 이 경기에 집중할 뿐 이었다.
‘상대는 여자. 아무래도 속도가 좀 더 빠를 거다.’
아니나 다를까.
앞서 나왔던 경기들의 속도보다 압 도적으로 빨라진 속도.
목캔디, 그녀 역시 근력을 다룰 줄 아는 유저라는 뜻이었다.
하지만,
‘크로스맨보다는 좀 느리네.’
4강전 상대도 마찬가지였다.
현성의 반응을 보며 인상을 찌푸리 는 목캔디.
‘나로는 성이 안 찬다는 얘기지? 좋아.’
초조해하진 않았다.
앞서 싸웠던 크로스맨보다 자신이 느리다는 건 사실이니.
하지만 다른 걸 보여줄 거다.
단검.
그것도 두 개를 쥔 그녀가 거리를 좁히자마자 한 손에는 역수로, 다른 손에는 똑바로 쥔 단검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휘익
왼손에 역수로 쥔 단검을 사선으로 위로 올려 벤다.
현성은 그걸 보며 뒤로 오른쪽 발 을 뒤로 빼며 가볍게 피한다.
그런데,
‘ 어쭈?’
뒤로 뺀 오른발.
그리고 남은 왼발을 후려 차는 목 캔디.
이건 예상하지 못했다.
격투를 섞을 수 있다.
여태까지 보여준 모습은 빠른 단검 으로 눈을 어지럽히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었다.
그런데, 결승전이라고 더 빠른 단 검술을 보여주기 위해 두 자루를 들 었나 했건만.
‘변칙적이네.’
터억.
발을 차여 중심이 흔들린 현성.
그대로 넘어질 듯한 모습을 발견하 곤 목캔디는 눈을 번뜩였다.
‘지금이다!’
기회를 탐내는 눈동자.
좋은 눈이다.
하지만 상대는 현성이다.
그냥 당하고만 있을 리가 없지 않 나.
타악!
남은 오른발로 땅을 차올린다.
힘?
그리 강하진 않으나. 이 장소를 벗 어날 정도의 힘은 된다.
터턱.
앞으로 구르며 무너진 중심을 다시 자신의 것으로 만든다.
좋은 기회는 사라졌다.
하지만 빈틈은 아직 남아 있다.
타타탁!
빠르게 걸음을 옮겨 똑바로 쥔 오 른손 단검을 내지른다.
군더더기 없는 동작.
최선의 선로를 선택했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그만큼 빠르고 위협적이었으니.
‘어쩔 수 없다.’
빈틈이 있다.
그런 상황에서 피하기란 쉽지 않 다.
피하더라도 거의 피하기만 할 뿐 스치는 건 어쩔 수 없을 터.
차라리 막는 것이 낫다.
이럴 때까지 자존심을 챙길 때가 아니다.
채앵!
가벼운 단검을 위로 쳐냈다.
무거운 장검.
그 공격에 치켜세워진 목캔디의 단 검.
하지만 왼손이 아직 남아 있다.
역수로 쥔 왼손이 휘둘러진다.
이번엔 피할 수 있다.
타탓!
뒤로 물러나는 그 순간, 목캔디의 오른손이 위에서 아래로 휘둘려진 다.
그것도 빠른 속도로.
거리를 벌렸는데 손을 휘두른다?
파팟!
빠르게 옆으로 피하자 현성이 있던 자리에 예리한 단검이 쇄도한다.
판단이 조금이라도 늦었다면 던진 단검에 맞았을 터.
‘이거 꽤 재밌게 흘러가는걸?’
‘저것도 피하다니.’
재미있다는 듯 눈가에 웃음기를 담 은 현성과 눈살을 찌푸리는 목캔디.
현재로서는 딱히 누가 더 유리하다 할 수는 없다.
거의 박빙의 승부였으니.
하지만, 심리적으로는 현성이 훨씬 유리했다.
‘압박감이 있나 보네.’
현성의 생각대로.
아수라라는 이름, 그 무게에 짓눌 리고 있는 모양이다.
원래의 실력이 뛰어나지만, 그걸 견디지 못하면 그만.
그 점을 노렸다.
스르릉.
검이 낮게 떨려 온다.
그걸 본 목캔디의 눈은 화등잔만큼 커졌다.
설마,
‘나를 상대하려는 건가?’ 여태까지는 그녀가 해볼 만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현성이 피하기만 했 을 때.
지금은?
검을 들고 있지 않은가?
‘조, 좋긴 하지만……
한편으로 무섭다.
과연 상대할 수 있을까?
이길 수 있을까?
그런 생각들이 머릿속에 자리했다.
척 봐도 그런 기미가 강한 모습.
현성은 그걸 보며 웃었다.
-악마 같은 새끼.
옆에서 그걸 지켜본 재환은 고개를 저을 수밖에 없었다.
경기장?
이 안에는 해설은 들리지 않는다.
들렸다간 선수의 멘탈을 흔들어 경 기에 지장을 줄 수 있기 때문.
그래서 선수들은 객관적으로 이 상 황을 대면하기 힘들다.
하지만 재환은 다르다.
촬영하고 있기에 엄연히 제3자의 입장이다.
-아니, 검으로 상대할 생각도 없으 면서 검으로 겨눠서 심리를 박살 내 버리네.
목캔디, 그녀가 해야 할 것은 하나 다.
현성이 검을 들건 말건 신경 쓰지 않고 싸울 것.
그게 가장 확률이 높았다.
그녀가 이길 수 있는 확률이.
하지만, 현성이 검은 든 순간 그게 깨져 버렸다.
어차피 현성이 피하기만 하든 공격 을 하든 목캔디에게 가능성은 희박 하다.
상황은 달라질 게 없는 것.
잠시 그걸 망각하고 현성이 피하기 만 하면 이길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거다.
문제는 이기지 못할 싸움을 이길 수도 있다 생각하다 그 생각을 깨게 된다면? 질 거다. 라는 생각을 강하 게 심어 놓는다면?
패배는 기정사실이 된다.
‘시끄러, 인마.’ 말을 할 순 없어 속으로 생각하는 현성.
그러거나 말거나 재환은 고개를 저 으며 떠들었다.
-진짜 악마도 와서 이 부분은 이 해가 안 된다고 하면서 배움을 청할 거다.
확실히 좀 악랄한 방법이긴 했다.
그래도 싸움 하면 심리전 아니겠는 가.
‘어, 어떻게 해야 하지?’
멘붕인 상태의 상대.
현성은 저런 상대에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콰앙!
강하게 땅을 차며 튀어나가는 현 성.
그 속도가 엄청났다.
이제껏 보여주었던 모든 선수들보 다 월등히 빠른 속도.
거기에 기가 질렸다.
“오, 오지 마.”
겁에 질린 듯 외치는 목캔디.
그런 목캔디를 낮게 쳐다본다.
거리?
짧았다.
순식간에 다가선 현성.
그가 검을 움직였다.
샤락.
아름다운 곡선을 그리며 허공에 수 를 놓는 검.
은빛의 빛을 빛내며 그대로 목캔디 의 목으로 향한다.
막을 생각?
못했다.
지금 얼어붙은 상태로 그게 가능할 리가.
그때 현성은 바로 그녀의 목 앞에 서 검을 멈추었다.
“아……
깊은 탄성이 묻어난 목소리.
거기에서 패배는 이미 확정되었다.
“……졌습니다.”
결승전치고 너무나도 허무한 결말.
하지만 마지막에 보였던 현성의 모 습은 절망을 선사하기 딱 좋았다.
유려한 검술.
하지만 거센 파도와도 같던 힘.
그것을 막을 방도도, 피할 방도도 떠오르지 않았기에.
제일 놀란 건 다름 아닌 재환이었 다.
-컨셉 풀다니 좀 놀랍네.
“뭔 소리야?”
조용히 말하는 현성.
이게 컨셉을 푼 게 아니면 뭐란 말인가.
이상하다는 듯 보자 현성이 어이없 다는 듯 말했다.
“난 공격한 적 없어. 그냥 알아서 항복했고. 난 피하기만 했으니 컨셉 을 푼 건 아니지.” 딱 재환만 들을 수 있게 중얼거린 그 소리.
거기에 재환은 눈을 감고 깊은숨을 내쉬었다.
- 후우우우.
정말이지 이 컨셉충을 어떻게 해야 할지.
부들부들 떨리는 그 순간.
[호출이 있습니다.] 호출.
흔히 게임을 너무하는 이들이 있을 까 봐 캡슐에 부착한 장치이다.
내부에 있는 사람에게 호출을 하는 버튼.
주로 급한 일이 있을 때 부른다.
그런데 무슨 일일까?
[오빠! 큰일 났어! 대륙오천 중 하 나가 전쟁을 일으켰어! 지금 난리도 아니야!]
현아의 목소리. 그것도 다급하다.
내용 역시 마찬가지.
‘아!’
엘고르스가 움직였다.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재환아! 나 가야겠다.”
-뭐? 그래도 앙마 형한테 인터뷰 는 해야 하지 않겠냐? 그냥 가는 건 예의가 아닌 거 같…….
말을 하던 그때.
현성이 먼저/ 말했다.
“전쟁이 일어났대!”
-안 가고 뭐 해, 인마!
“지금 간다!”
-형한텐 내가 잘 말할게!
X 니、
TT=¥.
그렇게 사라진 현성.
로그아웃을 한 모양이다.
재환은 일단 혼자 남아 귓속말로 앙마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재환: 앙마 형, 그 아수라가 지금 급한 일이 생겨서 인터뷰는 못 할 거 같다 -rr-rr 미안.]
[앙마: 어어? 마! 좀 아쉽긴 하지 만 다음에 또 나오면 된다, 아이가. 걱정하지 마라, 내가 알아서 잘 커 버 칠게. 그보다 오늘 진짜 대박 방 송이었다. 내가 더 고맙지. 오늘 정 산 챙겨서 보내준다 케라.]
어색한 사투리 메시지.
그걸 보며 재환은 피식 웃으며 감 사를 표했다.
그리고 얼마 후.
[플레이어 ‘현성’과의 링크입니다.
받으시 겠습니까?]
새로운 링크 메시지.
촬영용 캐릭터에게 링크 메시지면 무엇이겠는가.
-대박 영상 하나 뽑아내자!
포부를 다지는 재환.
하지만,
-°1, 이게 뭐야.
링크를 연결하고, 현성이 있는 장 소로 소환되자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볼 수 있었다.
아직 하늘에서 본 것뿐이지만 전황 을 훤히 볼 수 있었다.
숲을 빼곡히 메우고 있는 수인들.
그리고 그런 수인들을 상대하고 있 는 왕성.
플레이어들이 거의 없는 남쪽 왕 국.
그러나 왕국은 왕국이다.
힘이 있는 나라.
하지만, 이미 전멸당하고 폐허가 되어 있었다.
그런데도 아직 남아 있는 수인들.
단 몇 명만으로 이렇게 만든 것이 다.
-이, 이게 뭐냐?
“뭐긴 뭐야 전쟁이지. 영상 하나 좋은 거 만들어보자.”
씨익 웃으며 현성이 검은 기운을 뿜어냈다.
타나노스의 기운.
그리고 그 기운을 대부분을 봉인하 고 일부 뿜어낸 기운으로 스킬을 사 용했다.
현성의 주력 스킬이자, 가장 애용 하는 스킬.
그래비티 미티어. 그 검은 운석이 하늘에서 떨어지기 시작했다.
“쓸어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