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만 자도 랭커 297화
이미 왕국은 폐허로 변했다.
플레이어를 받지 않던 왕국으로 유 명하던 곳.
하지만 그게 하루아침에 폐허로 변 하다니.
지금이야 이야기가 퍼지지 않았지 만, 퍼지는 것도 시간문제다.
‘보스로 보이는 애는 없군.’
대륙오천은 보이지 않는다.
아니, 애당초,
‘유리아 스승님하고 카론 스승님이 이걸 모를 리가 없을 텐데 어디 계 신 거지?’
주변을 둘러봐도 없다.
그렇다는 건.
여기 남아 있는 수인들은 자신의 몫이라고 해도 상관없다는 뜻.
‘누적 경험치 좀 쌓아보자.’
현성이 나서려는 그때.
-이, 이게 뭐냐?
재환이 말했다.
하기야 이런 건 재환은 처음 볼 터.
놀랄 수밖에 없다.
현성도 당혹스럽긴 했으니 재환은 얼마나 놀랐을까.
“뭐긴 뭐야, 전쟁이지. 영상 하나 좋은 거 만들어보자.”
씨익 웃으며 말하는 현성,
이곳까지 오는 데 꽤 멀긴 했다.
하지만, 남아 있는 타나노스의 기 운은 충분하다 못해 넘쳐나는 중이 다.
“쓸어주지.”
그래비티 미티어.
타나노스 버전.
검은 운석이 사방을 짓눌렀다.
검은 파동.
그저 중력으로 묶는 것뿐만이 아니 다.
한곳으로 모은다.
마치 블랙홀처럼.
휘우우우우우우웅 !
낙하지점에 모이는 수인들.
아니, 빨려드는 수인들.
그리고 거기에 떨어지는 운석.
멸망.
그 말이 어울리는 광경이었다.
피륙은 보이지도 않았다.
한순간에 소멸해서.
사라져 간다.
단 한 방에 수천, 아니, 적어도 만 단위 숫자는 죽은 거 같다.
‘흐음, 누적 경험치라.’
아직도 조건은 충족하지 못했다.
어떤 것을 해야 하는지도 나오지 않았기에.
‘빨리 나왔으면 좋겠다.’
레벨이 정체되어 있다는 건 그리 유쾌한 일은 아니니까.
그것보다,
‘영웅 길드와 신화 길드는 아직인 가?’
오는 길에 보이지 않았다.
생각은 길지 않았다.
뭐, 잘하고 있겠지 생각하며.
지금은 저 수인들을 상대하는 것이 좋다.
푸우웅!
푸우우웅!
땅을 차며 도약하는 수인들.
하늘을 날고 있던 현성에게 공격을 하려는 모양.
하지만.
“교아탄.”
수백 마리의 검은 상어들.
타나노스의 기운을 얻어 더욱 포악 해지고, 강력해진 상어들이 나섰다.
콰드드드드득!
허공에 피를 흩날리며 수인들이 쓰 러 져간다.
그야말로 학살에 가까운 모습.
현성은 인상을 찌푸렸다.
엘고르스.
놈 때문에 학살을 해야 하다니.
지금쯤 다른 쪽은 어떨까.
‘빨리 정리하고 가야겠어.’
다들 어디서 뭐 하는 건 지.
현아에게 듣기론 수인들이 쳐들어 왔고, 그걸 막으러 가는 중이라고 전해 들었다.
라이가 알려주었고, 다들 출정했다 했건만.
영웅 길드와 신화 길드가 어디에 보이는가.
그때,
[현아: 오빠 큰일 났어.]
[현성: 무슨 소리야? 수인들 막으 러 온다며 근데 다들 어디 있는 거 야?]
[현아: 양동작전이었어, 여기 길드 연합들이 모여서 우리를 막고 있어. 심상치 않아. 몇몇 랭커들도 가세하 고 있고, 상위 랭킹 길드들도 여럿 모여 있어.]
[현성: 뭐?]
[현아: 우리가 가는 거보다 오빠가 거기 정리하고 오는 게 빠를 거 같 아! 일단 다시 가볼게!]
목소리에서부터 다급함이 섞여 있 다.
이게 무슨 일인가.
여러 길드의 연합?
들은 바가 없다.
라이가 만능은 아니긴 하지만, 갑 자기 길드 연합이라니.
거기다 랭커들까지?
“천공의 사도군.”
천공의 사도 쪽은 잘 살폈다.
하지만, 이곳은 살피지 못했다.
최근 들어 신 등급 직업을 획득한 자는 한 명이다.
그것도 전쟁의 사도.
현성이 신기와 권능을 빼앗은 사 도.
문제 될 건 없었다.
다만,
‘뭔가 불안해.’
천공의 사도가 무언가를 노리고 있 는 것 같은 느낌.
일단,
‘빨리 처리하자.’
현성은 그대로 타나노스의 구름침 대를 꺼냈다.
그대로 강화된 타나노스의 야상곡 을 발동했다.
수백 가닥의 검은 벼락들.
그것들이 수인들을 휩쓸었고, 그 뒤에 사신의 사슬과 함께 도끼를 꺼 냈다.
현성이 애용하는 콤보.
검은 벼락의 사슬들이 전장을 휩쓸 면서 타나노스의 기운을 한껏 회복 하고 있었다.
‘이거지.’
MP는 줄어들수록 타나노스의 기 운은 늘어간다.
그리고 타나노스의 기운을 사용하 고 있으면 MP의 자연치유력 때문 에 금방 차오른다.
무한의 연계.
HP가 달지 않은 한 무한의 전투가 가능한 현성.
그를 막아선 것은 다름 아닌 코끼 리 수인이었다.
쾅!
주르르르륵. 뒤로 밀려난 코끼리 수인.
하지만 죽진 않았다.
“흐음.”
“제가 상대해드리지요.”
거대한 몸집.
하지만 그리 둔하진 않았다.
푸웅!
육중한 몸이 공기를 거칠게 가르며 도약한다.
현성은 그걸 보며 검을 뽑아 들었 다.
지금 그가 쓴 가면은 다름 아닌 악마 가면.
어떤 무기를 사용해도 이상할 거 없다.
카론의 검술 제1식.
타나노스의 검무.
사참(死所)
죽음의 베기.
고작 수인 하나를 베기에 과도한 힘.
수인 역시 자신의 최고의 공격으로 충돌하려 했다.
하지만 타나노스의 기운으로 발동 한 카론의 검술을 막을 수는 없었
휘우우우웅!
공기조차 베여 폭풍이 만들어진다.
절단면이 너무나도 깔끔해 유리처 럼 보일 정도.
세포마저 베어버린 그 검술을 보며 현성이 씨익 웃었다.
‘마음에 드네.’
여기는 얼추 정리가 되는 거 같다.
무려 5만이 넘는 군단이 있었는데
지금 남은 것이라곤 고작해야 1만
정도.
아직까지 날뛰고 있는 검은 상어들 이 그 수를 지금도 줄여 나가고 있 는 중이다.
‘다른 곳은 뭐 어떻기에 그러는 거 지?’
이곳은 충분히 혼자 처리할 수 있 건만, 다른 곳은 도대체…….
‘빨리 가보자.’
그 생각과 동시에.
하늘에 떠오른 현성은 그래비티 미 티어를 발동했다.
그러나 하나가 아니다.
하늘을 가득 메운 5개의 검은 운 석.
그것이 지상으로 떨어졌다.
폐허가 된 왕국.
그곳에 남은 것은 오직 사막뿐이었 다.
?대박.
광활한 평원.
그곳에서 전쟁이 펼쳐지고 있었다. 영웅 길드, 그리고 신화 길드와 반 아수라 연합.
그 둘이 뒤섞인 전장은 엄청났다.
적어도 수만이 넘는 반아수라 연합 에게 둘러싸인 신화 길드와 영웅 길 드
빠져나갈 수 있는 곳이 보이지 않 았다.
파지지지직.
“장난이 아니군.”
카이저의 말.
모두가 동의했다.
진짜 장난이 아니었다.
랭커들도 랭커들이다.
솔직히 말해 그동안 무시한 경향이 있다.
어찌 되었건 저들은 400을 넘기지 못한 자들이다.
한계를 돌파하지 못한 자들.
하지만 그런 자들도 모이니 하나하 나를 막을 수 있었다.
더군다나.
파지지직.
이덴과 린.
둘이 상대하는 자를 봐라.
‘랭커 중에 저런 자가 있었어요?’
‘예전엔 저렇지 않았어.’
린이 눈빛으로 물었고 난감하다는 듯 답했다.
랭킹 7위였던 레이라.
뇌신이라 불리던 여자.
그리고 어느새 진짜 뇌신이 된 여 자.
꿀꺽.
‘레벨도 400은 넘었다.’
이덴과 린의 생각이 옳았다.
레벨 400이 안 되고서야 나올 수 없는 위력.
뇌신의 후예가 되면서 얻은 막대한 경험치 덕에 레벨 400을 넘길 수 있었다.
신 등급 직업과 뇌신의 후예.
타나노스의 후예를 제외하고 처음 있는 후예가 여기서 등장했다.
“아수라는 어디 있지?”
그 한마디 물음.
자신들은 신경도 안 쓴다는 것이 자존심이 상했으나 어쩌겠는가.
저들이 노리는 것은 아수라인 것 O
“그걸 왜 우리에게 찾습니까? 당신 들이 가는 길을 막고 있으면서.”
호쾌한 웃음으로 답하는 이덴.
그런 이덴을 보며 레이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당신들을 처리하고 가면 되 겠군.”
오만한 말.
하지만 오만해 보이지 않는다.
저 하대 역시 자연스러워 보인다.
제왕, 아니 신의 번개를 둘러싼 레 이라의 모습은 가히 지배자라 부를 법한 모습.
거기다,
“크흑!”
거리는 분명 20m나 떨어져 있었 다.
그런데 한순간에 좁힌 거리.
순간이동이 아니다.
거짓말 같지만 그만큼 빠른 거다.
콰등!
벼락이 친 것처럼 빠른 검.
그것을 맞고 날아가는 린.
린 또한 쾌검을 쓰는 검사이다.
하지만, 방금 일격은 막는 게 고 작.
거기다 이덴은,
“하합!”
콰지직.
공격을 했으나 그것은 잔상이었다.
잔상을 공격하니 전류가 흘렀고, 일시적으로 마비가 되었다.
거기에,
콰득!
“크흑.”
복부를 찔려 치명상을 입는다.
데미지가 상당하다.
하지만 힐러가 낄 자리가 없다.
여태껏 개입했던 힐러 중 살아남은 자가 없었으니까.
뇌신, 레이라는 난입을 허용하지 않았다.
“그럼 끝을 내지.”
뇌의 기운이 가득 둘러싸인 검.
스킬?
아니다, 무언가 다르다.
하지만 위력은 스킬을 넘어선다.
꿀꺽.
저걸 맞으면 제아무리 이덴과 린이 라도 죽을 수밖에 없다.
“부디 아수라도 당신들 같지 않길 빌면서.”
“아아.”
지원군이 와도 이건 힘들다.
뇌신 저 여자를 막을 수 있는 자 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진짜 아수라가 와야 하는 것일까?
‘혀, 현아가 연락을 했다고 했어.’
레이라와 싸우기 전.
현아가 이미 연락을 넣었다.
다만 수인들을 막고 있는 터라 정 신이 없는 거 같다고 했다.
황궁의 지원은 기대할 수 없다.
황제가 나설 이유가 없었으니까.
다만,
‘타나노스교의 사람들이라도……
그들이라도 온다면 전황이 좋아지 리라.
하지만.
쿠 쿠 쿠 쿵!
-크와아아아아아앙!
사방을 에워싸는 포효들.
수인들의 등장이었다.
적어도 수만은 되어 보이는 수.
아수라가 막고 있는 곳과는 다른 전력인 모양.
저들까지 합세한다면?
큰일이다.
하지만 설상가상이라고 하지 않았 던가.
쩌저저저적!
허공에 거대한 균열이 생기기 시작 했다.
그리고 나타난 게이트.
그곳에서 나온 것은 다름 아닌 미 국 서버의 길드들과 천공의 사도. 여기 모인 이들의 실질적인 머리라 할수있는 존재.
영웅 길드는 그를 보는 게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현성이 알려주었기에 알 수 있었다.
그리고
“하와와, 크, 큰일 난 것이와요.”
라이를 통해 알 수 있었다.
이 상황이 절망적이라는 것을.
하지만,
“호고곡, 저희도 있다는 것입니 당!”
타나가 말하며 마찬가지로 게이트 를 열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나오는 인물들.
“오우!”
“오우오우!”
“오우우우우!”
타나노스의 사제들.
이게 무슨 난장판이람.
현성이 미리 말해 놓기는 했다.
조만간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하지만 이렇게 갑작스레 일어나리 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그러기에 타나노스의 악마인 타나 에게 말했다.
위험한 상황에 타나노스교 본단에 게이트를 열라고.
시련을 주는 악마는 던전을 열 수 있다.
그리고 게이트 또한 던전의 일종.
그러기에 가능한 일.
수만의 타나노스의 사제들.
“이거 난장판이군요.”
“아하하하! 그래서 신나는 것 아니 겠습니까요?”
“하아, 리베우스와 같이 있어야 하 다니. 교황 성하의 명령만 아니었다 면 어디 가서 잠이나 자는 거였는 데.”
나른해 보이는 암흑기사와 추기경 캐럿, 그리고 리베우스까지.
그런 그들 뒤에 서 있는 교황.
그가 인상을 쓰며 전황을 둘러보았 다.
수인들과 인간들.
그리고 신의 힘이 느껴지는 무리.
“심각하군.”
아직 썩어가는 죽음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그들 역시 오리라는 것을 아주 잘 알고 있다.
누가 아군인지 모르는 상황.
그때 천공의 사도가 외쳤다.
“아수라와 타나노스교를 죽인다!”
“으아아아아아악!”
절규에 가까운 외침.
그리고 분노하는 이들.
아수라를 질시하고, 원망하는 이들 이 모인 자리다.
아군이 누군지 빠르게 파악할 수 있었고, 적이 누군지 알 수 있었다.
그에 질세라 리베우스가 외쳤다.
“주인님의 영광을 위합시다요! 오 우우우우우!” ““오우우우우우우우 I ” ”
엄청난 함성 소리.
그 함성 소리에 영웅 길드와 신화 길드는 멈칫했다.
“우리도 저거 해야 해?” “조용히 있어.”
아이와 스티가 말하며 다들 조용히 있었다.
저 우스꽝스러운 기합은 절대 싫다 면서.
전쟁은 그렇게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