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만 자도 랭커 305화
아주 오래전.
저 모습을 본 적이 있다.
귀찮다는 듯 졸려 하는 모습.
그리고 저 우스워 보이는 베개를 휘두르며 악신들을 벌하던 위대한 존재의 모습을.
사무치도록 그리운 모습.
《아아.》
회한일까?
탄식일까?
어째서 천공의 신을 따른 것일까.
타나노스가 없기에?
진정으로 그분을 믿지 않았기에?
아니면 원망하고 싶었던 걸까.
오랫동안 자리를 비운 당신의 잘못 이라며?
그 어떠한 말도 변명에 지나지 않 는다.
반항한 아들의 일이 아니다.
반란을 일으킨 왕자.
결국 숙청이 될 수밖에 없는 운명. 아포론은 깨달았다.
자신의 운명을.
잘못 걸어왔던 길을.
그러나,
《저 역시 보이겠나이다.》
100m가 넘던 거신의 육체.
압도적인 힘은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전투로서는 그리 적합하진 않다.
특히 현성과의 전투는.
신의 육체가 압축이 되며 신성한 증기를 뿜어낸다.
푸츠으으으으으으 !
줄어든 크기는 그리 크지 않았다.
인간의 기준으론 좀 컸지만.
‘대략 2.5m? 아니, 그거보단 좀 작 은가?’
적당히 말한다면 2.3m 정도 되는 크기.
사람의 기준으론 크다.
하지만 몬스터의 기준으론?
그리 큰 편은 아니다.
딱 인간형 몬스터의 크기 정도.
싸우기 딱 좋다.
아포론은 말을 아꼈다.
황금빛 갑옷.
찬란하게 빛나는 무구들과 손에 쥐 어진 둥근 거울.
저것이 아포론의 신기.
씨잉.
무언가 울리는 소리와 함께.
광선이 쏘아진다. 말 그대로 빛 그 자체.
그러나 현성에게 그 빛이 닿으려는 순간.
빛은 사라지고 만다.
마치 한여름밤의 꿈처럼.
‘타나노스의 삼신기 세트 옵션3.’
실로 사기적인 힘이 아닐 수 없다.
[타나노스 전투 모드]
이름만 보더라도 엄청나지 않은가.
타나노스의 전투 모드로 들어갈 수 있다.
컨트롤은 현성이 직접 한다.
하지만,
‘모든 공격을 무효하지.’
다른 여러 효과도 있지만, 가장 사 기라고 할 수 있는 능력.
모든 공격을 무효한다.
문제는 거기에 리스크 따위 존재하 지 않는다는 거다.
일주일에 한 번 사용할 수 있는 엄청난 모드이지 않은가.
물론 유효기간은 존재한다.
‘10분.’
차고도 넘치는 시간이다.
투웅.
현성을 둘러싼 구름.
그것이 움직였다.
현성, 그가 원하자 아포론의 등 뒤 에 나타났다.
순간이동 따위가 아니다.
빠를 뿐이다.
볼 수 없을 정도로.
《하압!》
거울의 힘을 사용한다.
하늘로 올린 거울.
아포론의 신기는 마치 태양처럼 빛 났다.
“크흑.”
데미지는 들어오지 않았다.
그러나 밀려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
거기다 눈이 너무 부시다.
그러나의 태양.
그걸 소환한 아포론은 그대로 현성 에게 달려들었다.
아직 눈이 회복하지 못한 상태.
공격은 무효화 할 수 있다.
‘뭔가 불안한데?’
그의 의념대로 움직였다.
사라진 그의 신형.
철컹.
무언가 갇히는 소리와 함께 현성이 있던 공간 차체가 사라졌다.
검은 구멍이 생기고 그게 다시 메 워지기까지는 조금 시간이 걸렸다.
아포론의 공격.
그걸 보고 알 수 있었다.
“흐음. 봉인구네.”
봉인.
공간 자체를 봉인하는 기술이라니.
저거 좀 사기 아닌가?
빛의 신이라면서 공간을 다루네.
다소 어이가 없긴 했지만, 그럴 수 있지 않은가.
신이라면.
다만,
‘조심만 하면 피할 수 있다.’
《쉽게는 안 될 겁니다.》 잡아두고 시간을 끈 뒤 다시 풀어 공격하면 현성의 패배다.
그렇게 허무하게 당할 순 없다.
파즈즈즈즈즈 현성이 쥔 베개가 변형되기 시작한 다.
구름침대의 효과가 모든 공격을 무 효화 한다면, 베개의 능력은 심플하 다.
상상한 대로 변형할 수 있다는 것.
많은 무기를 사용하는 현성에게 정 말이지 좋은 능력.
거기다.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무기의 효 과를 지니고 있지.’
말 그대로 사기적인 능력.
즉, 지금 현성이 쥐고 있는 베개는 현성의 인벤토리에 있는 모든 무기 들의 효과와 옵션이 한 번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신기들을 포함해서.
많은 스킬들을 합친 베개는 검은빛 을 발산했다.
무언가 편안하고 안심이 되는 검은 빛.
그걸 보며 아포론은 부르르 떨었 다.
얼마 만에 보는 것일까. 저 천벌의 베개의 진짜 모습을.
하지만 이대로 당할 수 없다.
아직.
아직 저분이 인간일 때.
그때 처리해야 한다.
만일이라도 신위를 얻게 된다면
《‘신계는 멸망한다.’》
천공의 신을 주축으로 만들어진 연 합.
차대 타나노스가 된 저자가 그냥 두고 볼까‘?
아니다. 호전적인 부분까지 타나노스를 닮 은 저자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예전 타나노스가 떠오르는 기분이 다.
심지어,
《‘그분이시라면 어디선가 이 모든 걸 보고 있을지도…….’》
아포론은 그리 믿었다.
아니, 확신했다.
반드시 보고 있을 것이라고.
자신의 후예를 통해 신들의 만행을 보고, 후예를 통해 벌하리라.
당할 수 없다.
타나노스가 직접 와서 벌을 내리기 까진.
그분의 후예일지라도 당할 순 없 다.
《거울의 빛.》
말과 함께 나타난 또 다른 아포론
뻔하지 않은가.
빛의 신이니 빛의 능력.
빛의 가장 뻔한 능력인 분신.
거기다,
《광참검.》 그 분신들의 손에 빛의 검이 쥐어 졌다.
흰빛의 검.
닿기만 해도 만만치 않을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거기다.
‘본체는 맨 뒤에 있는 걸 보면.’
분신들을 상대하는 중에 틈이 난다 면 바로 봉인을 할 생각일 터.
공격을 무효한다 해도 아무것도 못 할 수 없는 건 아니다.
아까처럼 몸을 밀어낼 수도 있으 며, 봉인도 가능하다.
모든 것을 무효하는 것이 아니니 까.
거기다,
‘데미지를 줄 수 없다 해도 신체를 절단하지 못하는 건 아니지.’
무기의 장점 중 그러나.
신체를 가를 수 있다는 것이다.
팔을 벤다든가, 목을 벤다든가.
등등 사지를 자르는 행위는 그리 어색한 것이 아니다.
다만, 데미지를 받지 않는 상대조 차 할 수 있는 자는 많이 없다.
‘빛으로 공간을 분리시키는 건가?
그게 말이 되나?’
말은 안 되지만, 게임이지 않은가.
슈웅.
분신들은 빛이 되어 점멸했다.
그리고 현성을 둘러싸듯 나타난 분 신들.
대략 10명.
사이사이를 비집고 검을 휘두르는 저들을 보라.
사면초가라 해도 과언이 아니건만.
현성은 모든 검의 궤적을 잃고 피 했다.
의념으로 움직인 게 아니다.
그저 보고 피한 것.
미친 컨트롤을 보이며 현성은 본체 에게 날아갔다.
콰직!
《크흑.》
번개처럼 구불구불하게 변한 모습 의 베개.
사로잡듯 아포론을 잡곤 그걸 뜯어 내려 했다.
그러나,
《잡히신 건 당신입니다. 타올라 라.》
신의 의념이다.
일반적인 힘은 아니다.
제아무리 힘의 50%밖에 발휘하지 못한다 한들 신은 신.
아포론의 빛이 닿는 모든 것이 불 타올랐다.
주변 모두가 위험한 상황.
그때 리베우스와 캐럿, 암흑기사단 장 아킨, 마지막으로 타나노스교의 교황.
힘을 모아 겨우 보호막으로 아군들 을 보호했다.
다만, 보호되지 못한 이들은.
“으아아아아악!”
“어억!”
“미, 미친.”
“저, 저런 걸 상대하는 거야?”
경악과 불신.
그러나 길지 않았다.
순식간에 죽어 재로 변했기에.
천공의 사도만이 인상을 찌푸리며 하늘을 올려다봤다.
지금 아포론의 힘에 유일하게 자유 로운 이.
천공의 신이 보호해 주는 천공의 사도만이 유일했다.
문제는,
‘어떻게 저게 가능한 거지?’
이해할 수 없었다.
아포론이 밀리고 있다니.
저게 진짜 플레이어란 말인가.
신이 강림했으면 죽어야 정상 아닌 가.
근데 어째서?
거기다.
‘왜 먹히지 않는 거냔 말이야!’
타나노스의 힘을 무효화할 수 있는 장치.
무려 암흑기사 퀸살노르의 정수로 만든 것.
발동한 지 오래다.
신이 강림했을 때 이미 발동했다.
근데, 아수라는 멀쩡하다.
‘퀸살노르, 그놈에게 문제가 생긴 건가?’
정수가 문제가 생긴 것 아니고서야 이해할 수 없다.
퀸살노르가 문제가 생겼다?
그렇다는 건,
‘썩어가는 죽음 전체가 문제가 생 긴 건가? 제길!’ 하기야 시간을 맞췄는데 아직까지 오지 않는다니.
문제가 있는 게 분명하다.
하지만 확신할 수 없다.
연락이 닿지 않았기에.
알 수 있는 방도가 없지 않은가.
그저 욕을 내질렀다.
어떻게 된 상황인지 알 수 있는 것이라곤…….
저 하늘 위에서 싸우는 현성과 아 포론.
그리고 그 상황이 썩 좋지 못하다 는 거다.
‘수를 써야 한다. 수를.’
그러나 떠오르는 수는 없었다.
더는 신을 소환할 수 없고, 패는 모두 떨어졌다.
설마 아수라가 신을 상대로 저리도 강할 줄 꿈에도 몰랐다.
잠의 사도와 엘고르스를 이용해 유 리아와 황제를 묶었지만 설마 아수 라가 저리 강할 줄이야.
신살자라는 것이 있어도 그저 그럴 줄 알았다.
무엇보다 타나노스의 기운을 봉인 하는 장치가 먹통인 게 더 컸다.
‘부디 승리하길.’
지금은 고작해야 할 수 있는 것이 라곤 이것밖에 없다.
한심하게 하늘을 올려다보며 아포 론을 응원하는 것.
자신이 너무나도 한심해 분노가 치 밀어 올랐으나 어쩌겠는가.
할 수 있는 것이 없는 것을.
그 순간.
‘ 아.’
태양의 빛을 막아낸 현성이 아포론 의 심장에 검을 꽂았다.
물론 베개로 찌른 것이지만, 천공 의 사도의 모습에는 검으로 찌른 것 으로 보였다.
절망적인 상황.
설마 신이 죽을 줄이야.
도망쳐야 하는 것일까?
아니, 도망칠 수는 있나?
여태껏 포탈을 열어주던 잠의 사도 가 없다.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도망갈 길이 없다.
그때였다. 이상한 일이 일어난 것 O
‘저건 뭐지?’
아수라가 검을 뽑으며 고개를 갸웃 거리고 있었다.
무언가 이상이 생긴 게 틀림없다.
신을 죽일 수 없다던가,
여러 상황임이 틀림없다.
‘역시 그래야지.’
미소가 가득 차오르려던 그때.
빛의 신 아포론이 크기가 점차 작 아지기 시작했다.
점점 작아지더니 이내 10살짜리 꼬마 아이만큼 작아지자.
메시지가 떠올랐다.
[빛의 신, 아포론의 상태가 변화합 니다.]
[빛의 신, 아포론이 천공의 신과 척을 집니다.]
[빛의 신, 아포론이 타나노스에게 영원한 복종을 맹세합니다.]
[빛의 신, 아포론과 적대 상태가 되었습니다.] [주의하십시오! 아포론의 힘이 줄 어들었다 한들 신입니다! 상대할 수 없습니다. 신속히 전장을 이탈하십 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