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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만 자도 랭커-315화 (314/472)

잠만 자도 랭커 315화

검은 아우라를 씌운 검이 쇄도한 다.

가공할 속도.

그러나 그 앞을 가로막는 것은 거 대한 방패였다.

파지직-!

충돌이 이르며 검은 불꽃이 피어오 른다.

다만 여기서 놀라운 점은.

지이이이이익

“흐음.” 불락 텅스턴은 어이가 없다는 듯이 바닥을 내려봤다.

자신이 밀리다니.

대륙오천 불락이라 불리는 자신이 말이다.

허어, 얼마나 강한 힘이란 말인가.

‘같은 대륙오천에게 밖에 안 밀려 봤거늘……

그 얘기는 즉.

《와라.》 대륙오천과 같은 힘을 가지고 있다 는 얘기다.

누구라도 상대할 수 있다는 자신감 이 담겨 있다.

왜 안 그러겠나.

대륙오천과 비슷한, 아니, 정확히는 불락, 자신과 비슷하다.

‘끄응, 위험하군.’

이럴 줄 알았으면 거절할 것이었건 만.

그래도,

“제자 앞에서 못난 모습을 보일 순 없지.”

외팔의 노인, 텅스턴은 그대로 눈 을 빛내며 달려들었다.

거대한 방패.

누가 보더라도 위험하지 않을까 싶 을 모습.

그러나 사람들은 모르는 것이 있 다.

쉬익

텅스턴이 방패를 쥐고 휘두른다.

뾰족한 방패의 앞부분.

칼날보다 예리한 그 방패를 보곤 퀸살노르는 검을 들어 올려 막았다.

투웅!

공격은 막았으나 충격은 막지 못했 다.

꽤나 멀리 밀려나는 퀸살노르.

하지만 데미지는 없다.

말은 없지만, 텅스턴도 느낄 수 있 었다.

손끝이 얕았다.

이것만으로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대비했다.

곧 녀석이 올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암흑검술.》 검을 감싼 오라가 점차 짙어지고 이내 퀸살노르의 몸 전체를 둘러쌌 다.

암흑기 사.

그 말이 딱 어울리는 모습이 아닌 가.

텅스턴 또한 긴장했다.

‘더는 쉽게 막진 못하겠군.’

쉬익.

그 생각을 함과 동시에 놈이 다가 섰다.

순간이동 하듯 순식간에.

그러나 놀라지 않았다.

이미 알고 있었기에.

놈은 검을 높이 들어 올린다.

그에 맞춰서 텅스턴 또한 방패를 강하게 쥔다.

뒤에 있을 충격에 대비하기 우]해.

샤샤샤샤샤샤샤샤 !

수십? 아니, 수백이라 할 수 있는 검격이 몰려든다.

주변을 집어삼킬 듯 압도적인 수의 검격.

그러나 텅스턴 또한 만만치 않았 다.

티티티티티티 티팅! 방패의 각도를 수시로 바꿔주었다.

언제든 검을 흘릴 수 있게.

그 짧은 순간 만에 수백의 검격을 흘리다니.

불락이라는 칭호를 괜히 얻은 게 아님을 보여주었다.

다만,

‘이거 불리하군.’

너무 강하다.

한 손으로 들고 있는 방패.

그리고 방패를 쥐고 있는 손을 흘 핏 보았다.

부들부들.

조금씩 떨려온다.

놈의 힘이 너무 강하기에.

마치,

‘엘고르스, 녀석을 상대하는 것 같 군. 아니 그 이상인가.’

솔직히 말해 대륙오천 중 자신과 듀라셀, 그리고 엘고르스는 동급이 다.

수십 년이 넘는 시간 동안 확인해 오지 않았던가.

그러나 유리아와 황제는 그 이상이 다.

지금 자신의 앞에 있는 퀸살노르가 그랬다.

유리아나 황제를 넘어설 순 없지 만, 그 둘과 비슷한 느낌을 주고 있 다.

자신보다 강한 자의 느낌.

“짜증 나는구먼.”

자신보다 강자가 있다는 사실이?

아니다.

그저 강자가 있음에도 자신의 성장 이 멈춰있음이.

더 강해질 수 없다는 사실이.

통탄스러울 뿐이다.

이제 싸우면서 강해질 수 있는 때 가 아니다.

늙고 쇠약해진 몸을 봐라.

드워프인 듀라셀, 엘프인 유리아, 심지어 수인인 엘고르스를 봐라.

그들은 아직 노화를 겪지 못했다.

하루하루가 쇠약해지는 것을.

‘황제 그 녀석도 짜증 나지.’

자신보단 어리다.

하지만 쇠약해질 나이일 터인데, 그럼에도 정정한 걸 봐라.

초월했다는 얘기. 다만,

‘나는 힘들지.’

초월?

너무 늦었다.

더는 강해질 수 없다.

그렇다면,

‘놈을 막기라도 한다.’

이길 수 없다면 막는다.

애당초 텅스턴의 임무는 그것이지 않았던가.

까가가가가가가강 !

놈의 공격이 더 매서워진다. 그러나 그게 어쨌는가.

모든 공격을 막아서는 불락이 있건 만.

‘막을 순 있다.’

놈에게 피해를 입히진 못하더라도 시간은 끌 수 있다.

그러던 그때.

쿠그그그긍.

이곳과는 연관이 없는 땅의 흔들 림.

그걸 느끼곤 피식 웃음을 지었다.

저것이 신호였다.

이제 빠져도 된다는 신호.

‘이 녀석에 대한 경고도 해야겠어.’

혼자 있다면 머지않아 패했으리라.

적어도 듀라셀과 같이 있다면?

이길 수 있었을까?

확신할 수 없지만, 적어도 밀리진 않을 터.

암흑기사 퀸살노르. 그가 이만큼 강하다는 증거이다.

‘저 썩어가는 죽음의 황제라는 작 자도 이 녀석보단 약하군.’

마법적인 것도 있겠지만, 단순히 보이는 힘 자체는 퀸살노르보다 약 해 보인다.

거기다 자신보다도 조금 더 약해 보인다.

그런데 어떻게 이런 녀석을 다룰 수 있는 것인지.

‘뭐 내가 관여할 부분은 아니니, 신경 끄는 게 좋겠군.’

텅스턴은 그대로 뒤로 물러나더니 스크롤 하나를 찢었다.

현성이 미리 주었던 유리아의 스크 롤.

투명한 막이 생기며 전이된다.

퀸살노르 또한 그것을 보며 뒤로 물러났다.

이곳에서 그 누구도 방해할 수 없 었다.

불락, 그리고 그 제자가 자리에서 사라지자.

쿠웅!

〈제길.〉

황제가 분노를 표했다.

내뺄 줄은 알았지만…….

타격이 크다.

〈어떻게든 잡았어야 했다.〉

《죄송하나이다.》

고개를 숙인 퀸살노르.

놈을 봤다.

설마 자신의 명령을 불이행한 것일 까?

그런 불안감이 피어올랐을 때. 이 내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럴 리가.

〈‘확실히 내 손안에 들어왔다.’〉

그러니 명령을 수행하지 못한 것은 그것 때문이다.

스크롤이 너무나도 완벽했기에.

자신도 보지 않았던가.

거기서 퀸살노르가 무시하고 방어 막을 찢으려 했다면,

〈타격이 컸을지도 모르겠군. 일단 들어가라.〉

《충!》

고개를 숙이는 퀸살노르를 보곤 눈 을 감았다.

그래도 한 가지는 확인할 수 있었 다.

대륙오천이 모두 저렇다면, 퀸살노 르가 모르긴 몰라도 셋은 막을 수 있을 터.

그렇게 생각하면 기분이 좋아졌다. 놈들의 변수 하나를 막은 것이나 다름없으니.

문제는 그것이다.

놈들이 어디에 갔느냐.

알 수 없다.

검은 태양으로 보이는 곳에는 없 다.

그렇다는 건…….

〈빛의 태양?〉

자신의 본진에 나타난 빛의 태양.

거기 말고 없을 터.

심지어 본진에서 불길한 파동도 느 끼지 않았던가.

무언가 있기는 할 터.

그러나.

〈기다린다.〉

아까와는 다른 선택이다.

자신의 진군을 막는다고 군사를 죽 인 주제에.

머리가 돌아오기라도 한 것일까?

아니면 냉정하게 생각하는 것일까.

둘 중 어느 것인진 몰라도 하나는 확실했다.

지금으로써는 최선이라는 것을.

- 알겠나이다.

이번엔 다른 신하들도 말리지 않았 다.

오히려 진군한다면 말렸을 것이다.

머리가 터지더라도.

당장 진군을 한다는 것은 중앙대륙 연합의 손에 놀아난다는 거나 다름 없다.

그럴 바에…….

〈전력을 비축한다. 또한 나의 힘이 차오르기를 기다린다.〉

?예! 공기가 울릴 정도로 우렁찬 대답 들.

그걸 듣고 고개를 황제는 하늘 위 에 떠 있는 빛의 태양을 바라봤다.

아직은 놈들과 싸울 때가 아니다.

〈‘아직은 부족하다.’〉

힘을 비축해야 한다.

빛의 신. 그 힘을 흡수하려면.

중앙대륙 연합.

그들은 각자의 함선에서 대기 중이 었다.

마땅히 쉴 수 있는 땅이 없었기에 당연했으나, 소통에는 문제가 없었 다.

각 함선으로 이동할 수 있게 포탈 은 연결했기 때문에.

지금도 그랬다. 대표라 할 수 있는 이들이 모여 회의 중이었다.

“제자, 아니, 아수라 님은 곧 온다 고 하십니다.” 이올린의 말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 였다.

시간은 잘 막고 있다.

앞으로 녀석들이 어떻게 행동하든 연합은 시간을 충분히 끌 것이다.

이덴은 그 말에 이올린에게 물었 다.

“다만 다른 대륙 연합들이 언제 올 지가 문제네요. 북쪽 대륙과 동북쪽 대륙은 제대로 온다고는 했지만, 서 쪽과 남쪽은 아직 멀었다고 합니 다.”

그러면서 부탁을 했다는 얘기는 뺐 다.

너무 했기 때문에. 저들 중 메인 시나리오에 참가하지 않고 싶어 하는 이는 없다.

드러니 서쪽과 남쪽 대륙에서 최대 한 빠르게 갈 테니 그때까지 기다려 달라는 것.

북쪽과 동북쪽은 그나마 내일 즈음 에 도착한단 연락이 왔다.

문제는 그때까지 시간을 끌 수 있 을지가 의문이다.

“저런 괴물들을 상대로 시간을 끌 라는 것부터 무리가 있죠.”

한 왕국의 대표가 한 말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싸운다면 전력으로.

어지간하면 그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전멸하는 것은 이쪽 이 될 테니.

“놈들의 간부와 수장을 아수라 님 이 맡는다 하더라도 솔직히 의문이 듭니다.”

한 길드 마스터의 이견이었다.

확실히 그럴 수 있다.

아직 아수라는 대륙오천에 대한 카 드를 알려준 적이 없었으니.

스파이가 있을 가능성도 생각한 것 이지만, 굳이 알리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했다.

“그렇다고 딱히 방도가 있는 건 아 니지 않습니까?”

“아수라 님이 가장 강하다 한들 전 략도 뛰어나라는 보장이 있습니까?”

“아니! 지금 그게 무슨 소리요? 지 금 상황을 봤을 때 이보다 좋은 상 황이 어디 있단 말이오! 그런데 그 런 망발이라니!”

누군가의 말에 분개하고 화를 내 며.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이덴은 이걸 보며 고개를 저었다.

‘어쩔 수 없는 일이긴 하지.’

유저와 NPC 이 둘만 해도 의견이 대립할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이들을 모두 이어주던 구심점인 아수라가 없지 않은가.

아수라장이 되는 것은 어쩔 수 없 었다.

그러던 그때.

“그럴 거면 각자 자기 함선으로 가 서 대기하십시오.”

싸늘한 목소리.

이올린이 었다.

“크흠.”

“아니, 그게 아니고……

“끄응.”

그러긴 또 싫은 모양이다.

유저들의 경우 여기에 있어야 그나 마 공적치가 찼으니. 그리고 NPC들 의 경우 이곳에 있어야 뭐라도 한 것처럼 보이지 않겠는가.

그러니 붙어있는 거다.

그런 자들을 싸늘한 눈으로 째려본 다.

득실을 생각하며 움직이는 꼴이라 니.

인류의 존폐가 걸린 전투다. 그런데도 득실을 따지고 앉아 있었 으니 얼마나 한심하겠는가.

“이올린 총사령관님의 말씀이 맞습 니다. 이 상황보다 좋은 상황이 어 디 있다고. 다들 공을 얻고 싶은 건 이해하지만 자중해 주시길.”

이덴의 말에 모두가 얼굴이 붉어졌 다.

좀 정신을 차릴 듯하다.

이어 이덴이 말했다.

“지금 상황을 모두 알다시피 놈들 의 본진은 아수라 님이 처리하러 가 셨습니다. 그러는 중에 놈들의 대군 은 이동 중이지요. 여기서 본진이 털리는 것을 놈들이 알았을 때 어떻 게 움직이느냐는 중요하지 않습니 다.”

그게 무슨 말이냐며 고개를 갸웃거 리는 사람들.

다시 설명을 이었다.

“쉽게 말하자면 본진이 털렸다는 걸 알아 본진으로 움직여도 아수라 님은 소수이니 몸을 빼는 건 쉽습니 다. 또 다르게 본다면 녀석들이 본 진이 털리는 것을 보고 힘을 비축하 거나 힘이 쌓이길 기다린다면 그것 또한 시간을 벌 수 있죠. 아수라 님 이 노린 것은 이것입니다.” 대충 아수라가 설명을 했음에도 이 숨은 뜻을 알아차린 사람은 소수다.

태반이 고개를 끄덕이는 걸 봐라.

한심하긴 했지만, 참아야 한다.

그때 누군가 질문했다.

“그 번 시간으로 다른 연합과 힘을 합쳐서 움직이면 되는 겁니까?”

“대답은 제가 하겠습니다.”

질문과 동시에 방으로 들어온 인 물

아수라가 가면을 쓴 채로 들어왔 다.

상상 이상으로 빨랐다. 벌써 상대의 본진을 털고 오다니.

“지금 놈들은 힘을 비축하기로 마 음을 먹었습니다. 뭐 본진으로 돌아 간다는 선택을 했어도 상관은 없었 지만, 아무튼 힘을 모으기로 마음먹 은 자들을 그냥 둘 수 있을까요?”

씨익.

가면으로 보이진 않았지만, 현성이 웃고 있다는 걸 모르는 이들은 없었 다.

그렇다면‘?

“힘을 모은다고 기다리면 방해를 해야겠죠?”

어떻게 방해하냐는 말은 하지 않았 다.

의미가 없었으니까.

“방해는 제가 따로 꾸린 별동대로 하겠습니다. 여러분들은 다른 대륙 의 연합들을 모아주십시오.”

그때 누군가 물었다.

“벼, 별동대라면 그 소수 인원 말 씀이 십니까?”

영웅 길드 일부를 비롯해 빛의 신 과 현성.

이 인원만 보더라도 강하다고는 할 수 있지만, 놈들의 대군을 방해할 수 있을까 싶다.

워낙 대군이지 않은가.

그러나 현성은 웃음기 가득한 미소 로 말했다.

“그래서 소개하려 합니다.”

그 말에 방에 들어온 새로운 인물.

“타나노스 교단입니다.”

“오우! 기다렸다는 것입니다요! 전 쟁!”

“리베우스 제발 닥쳐.”

“교황 프란시스라고 합니다.” 교황과 리베우스, 그리고 캐럿까지.

현성에 두 번째 비장의 카드가 출 격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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