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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만 자도 랭커-318화 (317/472)

잠만 자도 랭커 318화

지상에서 대륙 간의 전쟁, 아니, 생명체들의 존속이 걸린 전쟁을 하 고 있었을 때.

신계에서는 그보다 더한 전쟁이 일 어 났었다.

고작해야 4명.

그것도 엘프와 인간을 포함한 4명 이다.

한낱 피조물 둘과 신의 사도 둘이 일으킨 전쟁.

그러나 신들조차 가벼이 여기는 자 는 없었다.

저 피조물들이 얼마나 강한지 알고 있기에.

고작해야 신이라는 이름으로 깔볼 수 없는 존재들이기에.

최상위 신 둘, 천공의 신과 대양의 신.

그리고 상위 신 셋, 사냥의 신과 투신, 그리고 전쟁의 신.

다섯이 뭉쳤다.

한데,

《쿨컥, 도대체 무어 때문이냐! 우 리를 외면한 지 그리도 오래되었다 면 우리의 자유도 인정해 줘야 하는 것 아니더냐!》

절규에 가까운 목소리.

천공의 신이었다.

그러나 그런 천공의 신을 싸늘하게 내려다보는 잠의 사도가 고개를 저 었다.

“충성에 어찌 기한이 있었습니까?”

육신이 갈가리 찢긴 천공의 신과 달리 잠의 사도는 멀쩡했다.

격차가 났다는 증거.

반면 황제도 마찬가지었다.

오히려 시시했다는 듯 자신의 앞에 대양의 신을 내려다보며 잠의 사도 를 봤다.

‘관여해선 안 되겠군.’

도움을 주러 왔으나 관여해서 안 되는 일도 있다.

특히 과거에 대한 이야기라면.

용병 사이에서도 지키는 일이지 않 은가.

황제가 지금 용병이니 관여하길 거 부했다.

《하! 그 충성해서 나온 결과가 무 엇이더냐! 토스히프를 보아라! 지금 어찌 되었는지 네놈이 더 잘 알렷 다!》

잠의 사도의 표정이 꿈틀거렸다.

무언가 잘못 건드렸다는 듯이.

《그때도 그랬다! 꿈의 사도가 배 반한 것 아니더냐! 네놈 타나노스의 사도들…….》

“조용히 하시지요.”

싸늘한 목소리.

단지 말일 지인데 모두가 고요해졌 다.

전투가 끝난 황제도, 아직 전투 중 인 유리아와 아케론, 그리고 상위 신들조차.

모두가 잠의 사도를 바라봤다.

“그녀는……. 그녀는 잘못이 없습 니다. 배신한 것이 아닙니다. 토스히 프 님도 마찬가지지요. 단지, 후. 아 닙니다. 뭐 그런 걸로 아십시오. 어 차피 아케론도 그렇게 알고 있으 니.”

〈뭐야? 뭔가 알고 있으면 말이라 도 해야지 그렇게 끊는 게 어디 있 나.〉

아케론의 말에 잠의 사도는 피식 웃더니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일이 끝나면 알려주겠습니다. 그 보다 분발하시지요, 아케론.”

〈제길.〉

욕을 내뱉곤 다시 전투에 몰입했 다.

상위 신 셋도 눈치챘다.

더 이상 가망이 없다는 것을.

하지만 여기서 멈출 수도 없기에. 저들 중 하나라도 인질로 잡을 수 있다면 혹시라도 목숨을 유지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에 더욱 처절히 움직였 다.

그래 봐야 소용없었지만.

“그러면 천공의 신이여. 부디 타나 노스 님의 정원에 안녕하시길.”

《아, 아, 안 된다! 아, 안 돼!》

서걱.

무언가 베이는 소리가 울렸다.

그뿐이다.

머리가 떨어졌다.

그 머리가 신의 머리였으나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피조물이나 신이나.

“그리고, 새로운 탄생에 영광을.”

아까와 달리 그 누구도 들을 수 없게 작게 읊조렸다.

그때 따라 뒤이어 베이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 이럴 순 없다아.》

“ 없긴.”

싱긋 웃으며 움직이는 황제.

그의 검이 움직였다.

그 후엔 일방적이었다.

대양의 신부터 전쟁의 신, 사냥의 신, 마지막으로 투신까지.

모조리 배였다.

“끝이군.”

세계에 울려 퍼졌으리라.

신들이 사망했다는 사실이.

그러나 그게 어쨌는가.

원래부터 신은 인간들에게 한 일이 크지 않았거늘.

없다 한들 잘 살 수 있으리라.

“쟤들은 어디로 가는 거야?”

유리아가 궁금한 듯 물었다.

인간은 죽으면 명계로 간다.

일반적으로는.

그런데 신들은 죽으면 어디로 가는 것일까?

지금 보면 죽은 신들의 영혼은 무 언가 빨려가듯 사라졌건만.

그때 아케론이 대답해 주었다.

〈타나노스 님의 정원으로 가네.〉

“정원?”

뭔 뚱딴지같은 소리냐는 듯 묻자 잠의 사도는 웃으며 말해주었다.

“타나노스 님은 모든 신들의 영혼 을 수집하시거든요. 그래서 악신들 을 죽인 가장 큰 이유도 그거라는 얘기가 많습니다. 컬렉션을 늘리기

위해서라고요丁

“으웩 ”

역겹다는 듯 반응을 하는 유리아를 별 신경 쓰지 않았다.

충분히 그럴 수 있으니.

그보다,

〈엘리시움의 이야기는 어떻게 된 거지? 거기다 토스히프 님도라니. 분명 자네를 속이고 타나노스 님의 정수를 훔치려 했던 것 아니던가?〉

“하아, 오랜 이야기가 되겠네요. 근 데 두 분이…… 외부자가 있다는 듯 표현하는 게 아니다.

여기까지 와서 그럴 생각도 없었 고.

전우이지 않은가.

다만 신경 쓰고 싶지 않아 하던 황제를 알기에 살짝 눈치를 본 것이 다.

그러나,

“뭔데 뭔데. 나 궁금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완전 재밌겠다.”

눈이 초롱초롱해져서 아예 바닥에 앉아 이야기를 들을 준비가 되었다 는 듯 미소를 짓는 유리아. 그런 그녀를 보고 고개를 젓는 황 제까지.

이거 아무래도 유리아가 이긴 듯싶 었다.

“하하, 그럼 이야기해드리겠습니다. 조금 긴 이야기가 될 테니. 끝나면 우리의 신님이 전쟁을 끝내시겠군 요.”

“오오! 딱 좋다. 그래서 무슨 이야 기인데?”

“하하, 해드리겠습니다.”

심지어 황제와 아케인까지도 자리 에 앉았다.

그런 그들을 보며 잠의 사도는 담 담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 * *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검은 태양 의 노을.]

-등급: 메인 시나리오.

-설명: 썩어가는 죽음의 황제는 드디어 죽음의 결정체인 검은 태양 을 만들어냈다.

모든 생명체를 거부하는 검은 태 양.

그것이 세계로 퍼진다면, 결코 이 길 수 없는 싸움이 되리라.

다행히 아직 검은 태양은 안정화 되지 못한 상태이다. 동쪽 대륙을 모두 집어삼켰으나 그 힘이 온전하 지 못하다.

검은 태양이 완성되기 전 썩어가는 죽음의 황제와 그의 수하들을 쓰러 뜨려라.

-제한시간: 검은 태양이 안정화 되기까지 게임 시간으로 14일 15시 간 39분 12초 남았습니다.

-보상: 공적치에 따라 분배됨.

-실패 시: 대륙의 파괴.

게임 시간으로 이제 14일밖에 남 지 않았다.

현실 시간으로는 고작해야 3일.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그 시간 이 현실에 퍼뜨리는 파장이 만만치 않았다.

[최근 들어 휴가를 사용한 사람들 이 급증하여 사회 전반적인 문제가 되고 있습…….]

[국가적으로 공휴일로 지정해야 하 는 것 아니냐며 사람들이 반발에 나 서…….]

[국내뿐만이 아닌 세계적인 이슈이 기에 인페르노 사에서 답변을 요구 하고 있는 상황이나, 인페르노사에 서는…….]

여러 뉴스들이 나오고 있었다.

이 메인 시나리오를 참여하기 위해 회사를 빠지고 참여하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았기 때문.

어쩔 수 없었다.

누구라도 그러고 싶었으니.

인페르노 사에서도 공식적인 답변

으로 이렇게 말했다.

[이번 에피소드가 시즌 1 막바지가 될 것이다.]

라고 말이다.

그런데 어찌 가만히 구경만 할 수 있겠는가.

물론 참여하지 못한 사람들도 매우 많았다.

-와 진짜 부럽다. 어떻게 참여했 지? 난 렙제 때문에 안 되던데.

L어? 너도? 야 나도!

匕엌 표정 보이는 기능 생긴 듯, 왜 글자에서 표정이 보이지?

■?크 크긔그긔그긔그크

물론 불만인 사람들도 많았다.

-미친, 장난 아니네. 이거 아수라 적폐 아니냐? 솔직히 메인 시나리오 1도 못 깨고 소시민들끼리 개 잘하 고 있었는데 갑자기 이렇게 진행된 다고? 아수라 등장한 지 5개월 만 에? 이거 뭐 있는 거 아니냐?

느응 다음 음모론자.

-아닌 게 아니라, 진짜 나는 이쯤 되면 다음 시즌으로 넘어가게 하려 는 인페르노 사의 첩자로 보는데, 아니냐?

응, 다음 음모론자.

-일리 있긴 하다.

匕다음 음모론자?

L아나 진짜.

아수라의 여론도 조금 안 좋아지긴 했지만, 믿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설마 누가 그러겠느냐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았다.

물론 의심스럽긴 했다.

그러나 그게 모두 아수라가 뛰어나 기 때문이라는 것을 다들 알고 있었 다.

-근데 결과 어떻게 될 거 같음?

-솔직히 아수라가 신도 이기긴 했 는데.

-아 근데 천공의 신이나 신들 왜 죽은 거임?

-궁금하긴 하다.

-근데 뭐라고 해도 아수라가 이기 겠지. 혼자만 싸우는 것도 아니고 다른 대륙에서도 지원군이 엄청난데 못 이기면 이게 말이 돼?

이기는 건 확정에 가까웠다.

다만,

-어떻게 이길까? 듣자 하니 빛의 신도 수하로 뒀다더라.

L2O? 그럼 빛의 신으로 쓸고 아수라도 쓰는 거야?

그데 요즘 아수라 신기술 없어서 좀 아쉽긴 했음.

L아, 그건 그럼.

그런 여론들을 지켜보는 조민우 팀 장은 두 눈이 붉다 못해 검게 물들 었다.

“으어어.”

거의 죽어가는 몰골.

하기야 그럴 수밖에.

‘너무 바빴어.’

시즌 1 마지막 메인 시나리오다.

원래라면 게임을 이루는 주간이 될 시나리오였지만…….

꼬일 대로 꼬여버려 나중에 새롭게 개정하기로 했다.

그 후 얼마나 바빠졌는지.

메인 시나리오였기에 더욱 그랬다.

동시 접속자 수는 늘 최고를 뚫었 고, 다른 나라에서도 엄청난 인원들 이 모였으니까.

매일 야근? 말도 마라, 퇴근을 못 했다.

그것도 무려 몇 주 동안.

그보다 놀랍네요.” 조민우 팀장이 이 자리에 올라서 좋다고 할 수 있는 점.

그중 하나가 바로 시나리오를 잔잔 히 구경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특권으로 볼 수 있는 비공개 영상.

게임을 좋아하는 이라면 누구나 탐 낼만한 특권 아닌가.

그 덕에 민유라 팀장과 같이 잠의 사도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저래서 시나리오가 꼬였구나. 하아.”

“결과적으로 현성 유저 탓이 맞긴 했네요.”

“그러니까요.”

세간에서 흘러나오는 얘기들.

이게 다 아수라 탓이라는 말들이 틀린 게 아니라는 것.

모든 메인 시나리오가 엉킨 이유가 다 타나노스의 후예 때문이었다.

“그래도, 괜찮은데요? 마지막 시나 리오로?”

“그렇긴 그렇네요. 그래도 시즌 2 는 더 짜야겠지만.”

“뭐, 이번엔 철저하게 짜면 되죠. 타나노스와 연관이 없게 하면 되지 않을까요?”

“그러면야 뭐…… 거기다 현성 유 저는 전쟁이 끝나고 움직이기 힘들 어질 테니까.”

“저희는 진짜 환영이죠.”

현성이 나타나기 전까지 조민우도, 민유라도 이렇게까지 과로를 한 적 이 없었다.

다 아수라의 등장 때문이다!

“진짜 그때 되면 좀 우리도 쉬죠.”

“좋아요.”

“전쟁만 마무리하자고요.”

게임 시간으로 고작 14일.

진짜 얼마 남지 않았다.

이것만 마무리한다면 휴가다.

그리 다짐하고 미소를 짓는 두 관 리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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