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만 자도 랭커 320화
챙! 채채채챙!
와아아아아아아!
크워어어어어어!
생명체와 언데드의 전쟁.
대륙 간의 전쟁이라기보다 존속을 위한 전쟁이다.
생명체는 살아남기 위해.
언데드는 죽음을 뿌리기 위해.
서로 다른 이념을 가지고 전쟁에 임한다.
투콰앙!
격렬하다 못해 치열하다.
모두가 알고 있다. 생명체건, 언데 드이건, NPC건, 유저건.
이 전쟁이 마지막 전쟁이노라고.
모두가 알고 있다.
이 전쟁에서 승리한다면, 마지막 승리자가 될 수 있다.
“뒤로 빼지마!”
“스킬들 사용해!”
“후방! 마법들 날려!”
“힐! 힐을 해! 적이건 아군이건! 둘 다 도움이 되니까!”
“사제! 사제들은 뭐 하고 있어!”
“오우!”
“아, 아니 당신들 말고요……
정신없는 그 가운데.
생명체의 간부라고 할 수 있는 자 들과 언데드의 간부라 할 수 있는 자들이 맞붙었다.
서로의 존재?
느끼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각 전장에서 활약을 하고 있는 이 들이었으니까.
썩어가는 죽음의 간부가 찾아갈 수 도, 누군가 을 수도 있었다.
“이거……. 전에 습격했을 때보다 더 강해졌는데?”
-물론입니다, 당신들이 습격하고 난 뒤 태어난 존재입니다.
린의 물음에 대답해주는 놈을 봤다.
척 보기엔 그저 데스나이트처럼 보 인다.
하나 그럴 리가 없다.
데스나이트가 저런 힘을 가지고 있 을 리가.
-인사드립니다. 검은 태양에서 새 롭게 탄생한 둠나이트 위필노아라고 합니다. 부디 수준에 맞는 분이시길.
그 말과 함께 달려들었다.
속도? 말할 것 없다 너무 빨랐다.
하나 반응할 수 없는 정도는 아니다.
후웅.
레이피어와 같이 얇고 기다란 세검.
놈은 그걸 사용한다.
슈슈슈슈슈슈슈슛
검은 잔상을 그리며 린을 덮쳐온다.
“스읍.”
숨을 깊게 들이마신 후 검을 휘둘 러 막는다.
속도라면 자신있다.
이정도라면 충분히 막을 수 있을 터.
중간에 들리는 폭음들.
일반 유저가 낼 수 없는 위력들을 느끼긴 했으나 신경쓰지 않았다.
다른 간부들 역시 막아줄 동료들이 있으니.
마음에 들지 않긴 하지만 한서아 역시 있지 않은가.
거기다 대륙의 강자들도 많은 상태.
걱정할 필요 없다.
지금은 그저.......
‘전투에 집중한다.’
눈을 빛내며 놈과 대치했다.
빠르게 찌르고 들어오는 검들을 유 려하게 막으며 반격도 이어서 한다.
놈은 언데드답게 기괴한 방향으로 허리를 꺾어 피하기도 하며 공격을 해온다.
변수가 많긴 했으나 막기 힘들지 않다.
해볼 만하다.
-상당히 강력하신 분이군요.
“당신도 마찬가지고요.”
-푸흐흐, 감사합니다. 당신들 때문 에 저희를 만들었다는 게 사실이었 다는 게 마음에 드는군요!
이어지는 전투.
아직까진 틈이 없지만,
‘놓치지 않는다.’
결코 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 린은 더욱 빠르게 몸 을 놀렸다.
‘저기는 괜찮으려나?’
전쟁이 시작을 알리는 일기토.
퀸살노르가 밀리듯 보이자마자 전 쟁은 시작되었다.
그리고 그 뒤에 생긴 거대한 돔.
전장의 한 가운데에 생겨난 저 돔 을 보고 있다면 다소 불길한 생각이 들긴 했으나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그 누구의 진입도 막고 있었으니.
‘그보다 빛의 신님은 어디로 가신 거지?’
짧은 호기심도 들었으나 고개를 저 었다.
신경 쓸 때가 아니다.
현성이 알아서 한다 했으니까.
할 수 있는 것이라곤 그저 이 자 리를 지키는 것뿐.
‘이긴다!’
그 다짐 밖에 없었다.
* * *
린 말고도 잿빛의 돔을 바라보는 이들이 많았다.
그중에서도,
<……>
썩어가는 죽음의 황제.
그가 돔을 바라봤다.
〈언제부터 생각을 할 수 있었지?〉 이상하다.
그냥 넘어가려 했다.
하나 그러기에 너무나도 이상하다.
분명 이지를 파괴하고 자신의 명령 만 수행할 수 있게 하려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의 곁을 지키 라 명했다.
그런데 보라.
지금 그 명령을 지키고 있는지.
아니다. 증오스러운 타나노스의 후 예가 전장에 나타나자, 무언가 홀리 기라도 하듯 일기토에 나서지 않았 던가.
원래라면 이번에 만들어진 둠나이 트가 나서야 했지만.
〈둠나이트가 나섰다 한들 오래 걸 리진 않았을 터. 하나 그게 더 이상 하다.〉
결과적으론 퀸살노르의 판단이 옳 았다.
둠나이트 하나를 잃고 전쟁을 시작 하면 불리해지니.
그래서 퀸살노르가 나섰다?
그 점이 제일 이상하다는 것이다.
판단을 했다는 것이.
〈자아가 생겼다.〉
인정할 수밖에 없다.
퀸살노르에게 자아가 생겼다.
생각할 수 있는 힘이.
〈위험하다.〉
그 어느 때보다 위협을 느꼈다.
어째서 저리되었을까.
중요하지 않다.
왜 저렇게 되었느냐가 아닌 누가 저렇게 했느냐다.
〈타나노스의 후예! 이 증오스러운 놈이!〉
분노가 끓어오른다.
파괴와 욕망이!
모든 것을 집어 삼켰다.
[모든 걸 파괴한다면 기분 좋지 않 을까?]
[힘? 힘을 모아서 어디에 쓰려고? 저자들을 죽이면 마찬가지로 힘이 생기지 않을까?]
[그렇지, 너는 신이잖아. 저 죽음들 로 힘을 다시 채울 수 있는데 왜 나서지 않고 있는 거야?]
속삭인다.
꿈처럼 누군가 속삭인다.
아아.
처음에는 듣지 않으려 했다.
분노와 욕망, 그리고 파괴본능이 끓 어오른다 한들, 이지는 남아 있으니.
하지만 틀린 말이 아니지 않나.
저놈들을 다 죽이면?
죽음의 힘이 차오를 거다.
그렇다면 진정 신이 될 수 있다.
[아니, 너는 이미 신이지. 신의 정 수를 흡수했으니까.]
[그런데 뭘 망설여?]
[저질러버려. 넌 신이잖아?]
[신의 신벌을 보여야 위엄이 살지.
안 그래?]
하나하나 다 옳은 말.
그렇다.
신벌의 때가 왔다.
검은 태양을 강화하기 위해 모아둔 힘?
모조리 탐닉했다.
마시고, 흡수하고 탐했다.
이 맛좋은 걸 왜 그리 참았을까?
후회도 일렀으나 이제 됐다.
지금이라도 알게 되었으니.
《신벌의 때가 도래했다.》
그 말에 앞을 가로막는 한 존재.
《신벌은 나의 신께서 내리는 것입 니다.》
빛의 신이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
주인공의 열렬한 광(光)신도 중 하나.
아포론의 등장이었다.
《당신은 제가 상대해 드리죠.》
《크하하하! 신위의 대부분을 잃은 네놈이 나를 상대할 순 없을 것이 다.》
신위를 잃은 신과 신위를 차지하려 는 자의 싸움이 시작되었다.
《당신은 제가 상대해 드리죠.》
《으하하하하! 아포론이 놈의 개가 된 게 웃기는구나. 하나 그럴만하 지.》
진한 눈을 뜬 그가 매우 기쁜 듯 이 웃고 있다.
그런 그를 바라보는 엘리시움.
여태껏 궁금했는지 그를 보며 물었다.
〈토스히프시여, 왜 썩어가는 죽음 의 황제에게 힘을 쓰신 겁니까?〉
악몽의 힘.
그것으로 현혹시켰다.
이지를 쉽게 판단하지 못하게 말이다.
꿈의 힘이란 그런 것이다.
이리도 쉽게 누군가를 조종할 수 있었다.
엘리시움이 묻자 불쾌하다는 듯 그 녀를 노려봤다.
《쓸모없는 질문이다. 그저 내 정 수를 탐한 저놈?이 마음에 들지 않았 을 뿐이다.》
그 말에 엘리시움은 살며시 미소지 었다.
아님을 잘 알고 있기에.
토스히프, 그의 관여가 없었다면 조금 힘든 전쟁이었을지도 모른다.
《난 그냥 구경하는 것뿐이다. 오 해하지 말아라.》
그렇게 말했으나 다소 민망한 듯 헛기침을 한다.
이럴 때보면 영락없는 인간과 비슷 하다니까.
하기야 그러니 이렇게 된 것이었지만.
《그분의 후예는 뭐 하고 있는지 궁금하군.》
괜히 말을 더하며 화면을 이동시켰다.
잿빛 돔.
그 누구의 침범도 용납하지 않았으 나, 토스히프, 그의 힘까진 막을 수 없었다.
《마침 재미있는 부분이었군.》
씨익 미소를 지으며 현성과 싸우고 있는 퀸살노르를 봤다.
저번 습격 때 현성이 퀸살노르의 정수를 되돌려 준 것을 떠올리며 피 식 웃었다.
그렇게 한다 한들 달라지는 건 없다.
썩어가는 죽음의 황제로 인해 강해 진 것은 똑같다.
즉, 적이라는 사실은 똑같다. 그런 데 생각할 수 있는 힘을 준다?
잘 납득하긴 쉽지 않다.
생각하지 않을 때야말로 잡기가 더 쉽다.
기계가 생각할 수 있는 존재 따위 보다 나을 리가 없으니.
그런데도 현성은 그것을 선택했다.
《그저 굴복시킨다는 생각 하나만 으로. 크하하하, 먼 옛날의 그분과 비슷하지 않더냐?》
〈예, 실로 그러사옵니다.〉
엘리시움 또한 고개를 숙이며 수긍 했다.
자애롭고, 인자한 타나노스와 닮았다. 둘은 그 생각에 잠겨 미소를 지은 채 조용히 현성을 바라봤다.
과연 어떻게 될지.
너무 궁금했다.
이 전쟁이 끝나면 어떻게 될지.
어떤 신이 될지.
너무나도 궁금했다.
〈부디 타나노스님 같은 신이 되시 길,〉
까앙!
투콰앙!
강렬한 금속음과 폭발과도 같은 충 격음.
그 둘이 울려퍼진다.
거대한 잿빛 돔 전체에 울리는 소 리들.
퀸살노르는 그 소리에 피식 웃으며 자신의 앞에 있는 적을 바라본다.
말은 하지 않았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인정할 수밖에 없었기에.
저놈이야말로 최고의 상대라는 것을.
“……진짜 개쩌네.”
처음과 달리 점점 강해진다.
생각을 하게 될수록 놈은 강해진다.
처음에는 현성이 압도했으나, 이제 는 엇비슷해졌다.
물론 그동안 받은 대미지 덕에 아 직 현성이 조금 더 유리하지만, 그 것도 얼마나 갈지.
그렇다 한들 여기서 마냥 있어 줄 생각도 없었지만.
‘누가 지켜보는 거 같은 느낌이 들 지만, 뭐 시청자겠지.’
-이게 유저의 힘이라고?
-신등급 직업이 이정도야?
-아니지, 아수라가 신등급 직업을 얻었으니까 이정도인 거지.
-천공의 사도나 다른 애들 보셈. 압도적이긴 했지만, 이렇게 초월적 이진 못했지.
-??? 천공의 사도라뇨? 천공의 사 도였던 것이죠. 천공의 신이 죽었는 데 그런 소리 자제 점;; 얼마나 속 상하시겠어요. 이제 아닌데.
-인성 보소.
여러 채팅이 올라오고 있는 상황. 이제는 라이브를 보고 있는 인원만 8억을 넘기고 있다.
라이브 역사상 최고의 시청자 수였다.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수.
그렇다면 그에 부흥해줘야 하는 것 아니 겠는가.
투웅
투콰앙!
《크혹.》
현성의 주먹을 막았다.
투신의 권능, 아니 이제는 투신이 죽어 온전히 현성의 권능이 되어버 린 권능에 의해 뒤로 밀려난다. 허나 큰 대미지는 없었는지 바로 응전하는 퀸살노르.
투콰가가가가가!
참 요란하게도 도약한다.
그리 생각하며 현성은 검을 꺼내 들었다.
놈을 여러 무기로 상대하는 건 여 기까지 다.
이제는 자신의 원래 무기로 상대하 고 싶었다.
-어! 저건!
- 나왔다!
-난 솔직히 아수라 모드도 좋은데 저게 제일 좋았어!
- 나도!
-아수라의 오리진 아니야!
-사실 저게 아수라 모드지!
모든 시청자가 흥분했다.
악마 가면이 아닌 검정 가면.
그리고 장검과 단검을 주어 이도류 를 쥔 아수라가 자신을 향해 달려드 는 퀸살노르를 보며 미소지었다.
“사냥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