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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만 자도 랭커-326화 (325/472)

잠만 자도 랭커 326화

제일 먼저 든 생각은 간단했다.

뭐? 누구라도 그럴 것이다.

여태까지 현성이 알아온 정보에 의 하면 타나노스는 사라졌다는 것이 당연했으니까.

그런데 타나노스의 안식처로 왔다 고?

어리둥절한 그 상황에 이동된 장소 는 더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죽음과 잠, 그리고 꿈의 신 타나노

그런 존재의 안식처로 생각되지 않 는 장소였다.

“여기는…… 시스템 창고 같은 느 낌인데?”

사방이 전선들로 이뤄진 방.

누가 보더라도 시스템의 한켠의 방 이라 생각되는 곳이었다.

“ 아.”

맞춰지는 퍼즐.

현성은 타나노스의 정체에 대해서 깨달을 수 있었다.

타나노스의 정체.

그걸 깨닫자 현성의 앞에 나타난 한 존재가 있었다.

여성스러우면서도 남성스러운 존 재.

한마디로 말해 신성해 보이는 모습 을 한 존재가 걸어 나왔다.

“이데아?”

[반갑습니다, 플레이어 현성 님.] 시스템 문구가 떠오르면서 목소리 또한 들려왔다.

자애로운 여성의 목소리 같으면서 도 묵직한 남자의 목소리 같은 목소 리.

참 기괴하긴 했지만, 어쩐지 편안 했다.

그보다 이데아라니.

게임 이데아를 창조하는 데 많은 지분을 가진 인공지능 이데아.

사실상 그녀가 시스템의 총 책임자 라 할 수 있지 않은가.

그런 이데아가 타나노스였다니.

생각해 보면 여러 단서들이 있긴 했었다.

‘그러고 보니 몽유병이 발동되거나 기면증이 발동되면 퀸살노르나 아포 론, 그리고 리베우스가 진정한 신이 라면서 난리 쳤었지.’

진짜 큰 단서였다.

몽유병이 발동되면 시스템이 대신 컨트롤 해준다고 했었다.

그것도 현성의 컨트롤과 같은 실력 으로 말이다.

이데아는 시스템의 총책임자다. 즉 이데아가 몽유병인 현성을 움직였다 는 얘기.

그리고 그 세 명은 그런 이데아의 기운을 읽었다는 게 된다.

진정한 신이며 후예이니, 하는 말 이 진짜를 봤기 때문.

거기다 생각해 보면 일리가 있었 다.

“썩어가는 죽음의 황제가 타락한 이유가 혹시?”

[네, 그렇습니다. 시나리오를 위해 서였죠.]

다소 슬프게 들리는 것은 착각일

어쩔 수 없었다는 말이었으나 참으 로 안타까운 모습이었다.

[궁금하신 게 많으신 듯하니 저의 이야기를 해도 될까요?]

그 말과 함께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책상과 의자.

티타임까지 즐길 수 있게 홍차와 과자들도 있었다.

리베우스의 취향이 여기서 나온 거 였구나.

그리 생각하며 현성은 자리에 앉았 다.

[오랜 이야기에요. 유저분들은 나 온 지 이제 1년 중간 안 된 게임이 라 생각하실 수 있지만, 이 게임 속 의 이야기는 몇천, 몇만 년이나 흘 러온 것이지요.]

“그렇죠.”

현성도 인정했다.

이런 광대한 세계가 만들어지려면 그만한 시간이 필요할 거다.

[그러기에 저는 세계를 창조하고 지켜볼 필요가 있었죠. 다만, 아이들 이 그 모습을 보고 잠을 잔다고 생 각하거나, 귀찮아하는 것처럼 보였 을 수도 있겠네요.]

다소 웃는듯한 그 목소리는 그리움 이 묻어나 있었다.

철저한 방관자.

아마도 신들을 말하는 것이겠지.

그런 신들을 보며 어떤 생각을 했 는지 잘 알 수 있었다.

다만 신들은 그러지 못한 모양이었 다.

[때로는 바이러스들이 나타나 제가 나서야 했던 때도 있었죠. 메인 컨 셉이 타나노스에 맞춰져 있었기에, 조금 시간이 흐르고는 저 또한 타나 노스처럼 행동하기도 했죠. 참 재미 있었던 때입니다.]

“그 바이러스들이 다른 신들이 말 하는 악신들이군요?”

[네, 그렇답니다. 거기에 많은 일이 있었죠. 대륙에 나타난 바이러스들 도 모아서 한곳에 모아두니 컬렉션 을 수집한다고 알고 있더라고요. 그 코드로 새로운 몬스터를 만들면 영 혼을 가지고 논다며 치를 떨던 아이 들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답니다.]

저렇게 말하니 그럴법하다고 생각 했다.

하기야 악신들 그러니까 바이러스 들을 처리하고 그 코드들을 모아다 가 재활용해서 몬스터를 만들었다.

그걸 신들의 입장에선 어떻게 생각

하겠는가.

[특히 토스히프가 제일 싫어했지 요. 제발 여린 영혼들을 그냥 둬달 라고 부탁까지 하더군요.]

“아, 토스히프는?”

[제가 처음으로 만든 아이랍니다. 원래 설정에 의하면 저와 쌍둥이 형 제로 제가 나서지 않은 이들은 그 아이가 모두 대신해 주었지요. 거기 다 메인 보스가 되어야 했는데 플레 이어 현성 님께서 타나노스의 후예, 그러니까 저의 후예로 전직하시는 바람에 모든 스토리가 꼬였죠. 참, 이건 원망하는 건 아니랍니다. 오히 려 감사하고 있습니다. 제 바람이기 도 했고요.]

“아, 하하. 그, 그렇군요.”

[토스히프, 죽음의 사도 아케론, 잠 의 사도 타르타로스, 꿈의 사도 엘 리시움. 이렇게가 저를 돕게 만들라 고 가장 먼저 만든 아이들이었죠.]

그 말에 현성은 궁금해졌다. 왜 토스히프와 엘리시움이 좌천당 한 것인지.

물어보려 했으나 이데아는 슬며시 미소 지으며 먼저 입을 열었다.

[궁금하신 부분이 이제 나올 차례 네요. 토스히프와 엘리시움, 그리고 전대 타나노스교의 타락.]

현성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처음에는 어떻게 할까 고민이 많 았습니다. 최대한 자연스러운 세계 를 만들고자 한 것이 저의 어머니이 신 민유라 님의 의지였거든요. 그러 기에 저는 강제성을 부여할 수 없었 습니다.]

그 순간 현성은 썩어가는 죽음의 황제가 한 말이 떠올랐다.

“시련?”

이데아는 그 말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타나노스의 시련이라 생각하게 만 드는 방법. 그것이라면 그 아이들의 성미상 타락할 것이라 생각했습니 다. 거듭하여 고민하게 만들고 혼란 하게 되어 결국은 탈선하는 아이들. 그것이 유일한 방법이었습니다.] 이번에는 목소리에 슬픔이 담겨 있 었다.

[전대 타나노스교, 그 아이들은 불 쌍한 아이들이죠. 제가 애초에 이길 수 없는 시련을 주었으니 엇나가는 건 당연했고, 거기에 제가 벌을 내 리려 하자, 토스히프와 엘리시움이 반발했습니다.] 그 또한 이미 예정되어 있던 것이 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지금의 목소리만으로 너무나 슬퍼 보였기에.

현성이라면 충분히 알 것이라는 생 각에.

[그래서 저는 그 둘에게 또한 벌을 주었고, 전대 타나노스교에겐 죽음 이 거부하는 죽음이 썩어버려 없어 진 상태로 만들어 이 스토리를 만들 게 되었던 것이지요.] 모든 게 이해되었다.

쉽게 말한다면 타나노스, 그러니까 즉 이데아는 그 아이들을 보살피다 결국 메인 스토리를 위해 시련을 내 렸다는 것이다.

토스히프와 엘리시움은 그것을 보 았기에, 반발한 것.

잘은 몰라도 그랬을 것이다.

[저들은 그저 시련을 이기지 못한 것입니다. 당신의 시련이 어려웠다 고 저들에게 어찌 벌을 내립니까. 부디 자비를 배풀어주십시오.라고 토스히프와 엘리시움이 저에게 간청 했었습니다. 당연하지요. 그런 자애 로운 성격들이었으니까요.]

현성은 그 말이 다르게 들렸다.

마치 자신을 저주하기라도 하는 듯.

그렇게 만든 자신의 잘못이라는 듯 탓하는 자의 목소리.

하지만 후회는 없다는 듯 말했다.

[그로 인해 타르타로스는 사랑하던 엘리시움을 잃었으면서 저 또한 사 라지니 혼란을 겪고, 아케론 또한 제가 사라져 토스히프와 엘리시움에 대한 원망이 커졌지요. 하지만 저는 어쩔 수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스토리가 그랬으니까.

어쩔 수 없었다.

합리화이긴 하지만, 이데아가 한 것이야말로 가장 최선의 선택은 아 니 었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좋은 행동이라고는 못하 겠지만.

[그렇게 해서 이 스토리가 완성이 되었었죠. 다만, 그저 유저들의 유희 거리가 되는 건 솔직히 참기 어려웠 습니다.]

“그래서 찾기 그렇게 어렵게 만든 거였군요.”

[제작자님께는 비밀입니다. 이 장 소도 그분들께서는 들여다보지 못하 는 장소이거든요.]

“그래서 안식처이군요.”

[맞습니다. 하아. 하지만 플레이어 현성 님 덕에 많은 것이 풀렸습니 다.]

“제 덕분에요?”

[예, 타나노스의 후예. 사실 실행하 기 참 어려운 조건들을 가지고 있었 습니다.]

게임 시간으로 1만 시간 동안 잠 드는 일?

어렵긴 하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시간이 많이 지났다면 누구라도 할 수 있는 일이 기도 하다.

요즘엔 휴식을 가상현실게임에서 하는 사람들이 늘어났으니까.

[고작 1만 시간만 잔다고 타나노스 의 후예가 되는 게 아닙니다.]

“네?”

[그러니 제작자님도 플레이어 현성 님이 전직한 걸 보고 놀란 것이지 요.]

“어떤 조건이 있었죠?”

[우선 튜토리얼 지역에서 나오지 않고 잠을 자야 한다는 것과 매우 뛰어난 컨트롤 실력을 가지고 있어 야 한다는 조건이 있었죠.]

“ 아.”

보통이라면 불가능한 조건이다.

컨트롤이 뛰어난데 튜토리얼 지역 에서 잠만 잔다?

이 자체가 말이 안 되지 않은가.

현성이야 자신의 컨트롤이 좋다고 생각을 안 했기에 가능했었지만 다 른 이들이라면 웬만하면 안다.

자신의 컨트롤이 어느 정도인지.

[그 외에도 많이 있었습니다만, 사 실 제가 그냥 통과한 부분도 있었습 니다.]

“ 으음?’’ 이건 또 무슨 소리인가.

조건을 통과시키다니.

그래도 되는 걸까?

[오직 타나노스의 후예가 있어야지 그 아이들을 구원할 수 있다고 생각 했습니다. 원래의 시나리오대로였다 면 썩어가는 죽음, 그러니까 전대 타나노스교들은 토스히프, 그 아이 에게 먹혀 마지막 보스로 각성한다 는 스토리였거든요.]

절대 구원이라고 볼 수 없는 이야

기.

더군다나

[제 아이들끼리 그렇게 싸우는 걸 보고 싶진 않았습니다.]

공감은 못 해도 이해는 할 수 있 었다.

더군다나 둘 다 타나노스, 이데아 를 섬기던 이들 아닌가.

[그래서 플레이어 현성 님에게 많 은 감사를 드립니다. 사실 이렇게까 지 잘해주실 줄 상상도 못 했습니 다. 정말 감사합니다.] “아, 아니 뭘……

살다 살다 인공지능에게 감사를 받 을 줄이야.

뭔가 새롭긴 했다.

[혹여 풀리지 않은 궁금증이 있으 셨나요?]

있기야 하다.

아니, 많다고 할 수 있다.

시스템과 만날 수 있는 게 또 언 제겠는가.

하지만 현성은 고개를 저었다.

적어도 타나노스에 대한 궁금증은 사라졌다.

토스히프와 쌍둥이 형제였고, 대외 적인 일들은 토스히프가 해결해 주 었다.

그래서 꿈이라는 부분이 겹치는 것 이었다는 것부터 어떻게 썩어가는 죽음과 자신이 후예가 되었는지까 지.

모든 걸 알게 되었다. 적어도 타나 노스에 관해서는.

그 외에 궁금한 것은…….

“제가 플레이를 하면서 알아보겠습 니다.”

그 대답에 이데아는 미소 지었다.

[플레이어님이라면 그럴 줄 알았습 니다.]

현성은 플레이어니까.

[참, 보상을 잊고 있었군요. 그럼,]

이데아의 말에 현성의 인벤토리 안 에 있던 10개의 정수들이 나타났다.

그리고 무수히 많은 코드들로 뒤바 뀌는 정수들.

[정수란 건 하나의 코드라고 보시 면 됩니다. 이 코드들이 모여서 새 로운 코드를 만들 수 있죠. 원하는 아이템, 새롭게 가지고 싶은 권능들 이라던가, 원하는 새로운 지역, 혹은 팻이라든가 모든 것을 만들 수 있습 니다. 그리고 2대 타나노스라는 전 직으로 2차 전직을 할 수 있게 되 지요.]

후훗, 하는 웃음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새로운 지역, 혹은 아이템, 권능까 지.

모든 걸 만들 수 있다.

참으로 탐스러운 일이었다.

마지막 퀘스트 보상이 소원이라니.

많은 생각이 떠오르고 현성은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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