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잠만 자도 랭커 2부-2화 (328/472)

잠만 자도 랭커 2부 2화

1장. 새로운 무대, 로스트 이데아(2)

현성은 게임을 하기 전 한 가지 철칙이 있었다.

사실 현성뿐만이 아닌 모든 게이머, 아니, 일반적인 사람들도 대부분 세우는 철칙이었다.

다름 아닌 그 게임을 하기 전 정보를 찾아본다는 거.

현성이 지금 딱 그랬다.

이런저런 글들을 찾아보면서 정보를 모았다.

다행히 출시된 지 1년이 넘은 게임인지라.

생각 이상으로 정보를 빠르게 모을 수 있었다.

초반 정보는 대부분 흔쾌히 풀게 마련이니까.

유튜브에 조금만 검색해도 나왔다.

그리고 영상들을 살핀 결과.

한 가지 결론을 낼 수 있었다.

‘재미있겠다!’

기본적으로 이데아의 구동을 따 왔다고는 들었다.

근데 영상으로 봤을 때는 이데아 때보다 더 현실감이 있었다.

생동감이 있다고 해야 하나?

훨씬까지는 모르겠지만, 현성이 체감하기에는 꽤 크긴 했다.

무엇보다 게임 시스템이나 컨셉이 마음에 들었다.

로스트 이데아.

그러니까 이데아를 잃었다는 뜻이다. 이데아와는 전혀 다른 차원이라는 설정과 컨셉.

이전과 겹치는 게 없다고는 못 하겠지만.

확실히 다른 구동 게임이라 느껴질 만큼 인터페이스가 바뀐 것들이 많았다.

무엇보다 튜토리얼이 있다는 게 재미있었다.

예전 이데아에서는 무작정 때리기부터 시작하라고 뭔 허수아비만 소환했었는데 말이다.

이번에는 스토리를 만들었는지 튜토리얼이 생겼다고 한다.

당연히 정보를 찾아보면서 튜토리얼도 알아봤다.

스토리는 빼고.

스포일러는 당하고 싶지 않았으니.

그렇게 종합해 본 결과.

[로이 튜토리얼은 이것만 기억하면 된다!]

[작성자: 런어웨이]

「진짜 간단하다.

튜토리얼에서 나오는 고블린?

니들이 잡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말고.

존나 뛰어라 그렇게 10분 버티면 잘했다고 칭호랑 튜토리얼 클리어니까.

그냥 존나 뛰어라!

참고로 10분 버티면 잔여 능력치 1개 준다.

한 개도 진짜 엄청 큰 거니까 다들 꼭 받고 시작해라.

그럼 수고!」

[댓글]

-ㅋㅋㅋㅋㄹㅇ 개꿀팁.

-꿀팁은 개추지.

-ㄱㅅㄱㅅ

-야 근데 진짜 못잡음?

└ㅇㅇ, 웬만하면 못잡음;

└어느정돈데 그래? 기껏해야 고블린 아님?

└일단, 여기 이데아보다 빡세다 이데아때 생각하면 안됨.

└헉, 그 정도임?

└ㅇㅇ 튜토리얼을 아재 탈곡기라고도 부름. 바로 즉사하면 아재니까 참고해 ㅋㅋ

얼마나 어렵길래 탈곡기라고까지 할까?

현성은 궁금하다는 듯 피식 웃었다.

대략 튜토리얼이 뭔지는 파악했다.

더불어 로스트 이데아에 대해도 대부분 파악하지 않았나.

잔뜩 달아오른 참이다.

모든 걸 알아본 뒤 게임 접속을 위해 현성은 캡슐 앞에 섰다.

‘군대를 간 후에 처음인가?’

한동안은 지긋지긋해서 캡슐 근처에도 오지 않았다.

그간 지쳐온 게 컸으니까.

근데도 이렇게 달아오른 걸 보니.

어지간히도 게임을 좋아하는 모양이다.

재미있다는 게임에 이렇게 흥분을 했으니.

다만 좀 걱정인 게 있었다.

‘이번에도 이데아와 같이 직업도 있고 등급도 나뉘는 거 같은데.’

이미 1년이나 출시가 지나지 않았나.

좋은 등급들은 웬만하면 선점되어 있을 터.

구하려면 구할 수는 있다.

현성을 돕는 이들이 얼마나 많은가.

하지만 현성은 이내 고갤 저었다.

‘그래서야 내가 얻은 게 아니지.’

이번 게임은 판시아 때와 다르게 플레이하고 싶다.

판시아, 재미있었다.

직업이 없는 게임이다 보니 독특한 재미가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처음부터 무리를 이뤄 다 같이 플레이하다 보니 너무 압도적이었다.

그도 그럴 게 세계적인 플레이어들이 뭉쳐서 다녔으니.

뭐가 무서웠겠나.

현성은 그 덕에 재미가 떨어지는 걸 느꼈다.

그때 이후로 게임에 좀 질린 감이 있었는데, 이번에도 그러라고?

사양이다.

판시아가 예린의 회사여서 비밀로 하는 것도 있었지만 이런 까닭도 있었다.

현성의 추종자들이 워낙 많아야 말이지.

살짝 이야기를 흘리기만 해도 다 도와주려 하니.

부담스러워서 못참겠다.

비밀로 하는 덴 다 이유가 있었다.

편하면 뭐하나, 재미가 없는데.

그러니 이번에는 절대 비밀로 하겠노라고 다짐했다.

‘고등급 직업이야 없어도 그만이지.’

이미 판시아에서도 직업 없이도 최강의 자리에 잘만 오르지 않았나.

등급이란 그저 글자에 불과하다.

낮은 등급 직업도 나름의 이점이 있었으니까.

결국 컨트롤 미만 잡이다.

그런 의미로 현성은 늘 자신이 넘쳤으니.

별로 걱정하지 않고 캡슐 안으로 들어갔다.

취이이이이.

여전히 취사하는 듯한 소리가 들리며 현성은 안에 누웠다.

편하게 눕고 접속하자.

반가운 메시지가 떠올랐다.

[플레이어 ‘현성’ 님 환영합니다.]

로스트 이데아.

그럼 시작해 볼까?

현성은 그대로 로스트 이데아를 실행했다.

다운은 이미 예전에 해놨지.

바로 시작할 수 있게 말이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웅장한 노랫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뿌우우우우우───!

어디선가 들려오는 나팔소리.

그리고 들려오는 말발굽 소리가 점차 가까워진다.

다만 그 소리가 한둘이 아니다.

수십, 아니, 수백, 수만.

두두두두두두두두두!

지천이 울리는 거대한 소리와 함께 나타나는 수만의 기마병들.

전쟁의 위용을 보여주는 그 모습.

뒤이어 반대편에서 마찬가지로 등장한 거대한 마족 하나가 흉포하게 포효를 내지른다.

【크아아아아!】

이윽고 수만의 군세와 단 하나의 마족이 맞부딪히는 순간.

로스트 이데아라는 타이틀이 떠오르며 시작을 알렸다.

둥! 둥! 둥! 둥!

아까의 그 흥분을 잊지 못하고 계속해서 세차게 뛰는 고동 소리.

끝내주는 오프닝이다.

그래, 이 정도는 되어야 이데아를 넘었다 할 수 있지.

기대감이 한껏 고조된 그 순간.

타이틀이 사라지고 메시지 창이 떠올랐다.

[현재 존재하는 캐릭터가 없습니다.]

[생성하시겠습니까?]

말해 뭐해, 그야 당연한 거 아니겠나!

현성은 당연하다는 듯 대답했다.

“물론!”

[현재 캐릭터를 생성 중입니다.]

[외관을 설정해 주십시오.]

[현재 모습에서 최대 10% 비율로 수정할 수 있습니다.]

메시지가 그렇게 말을 하자 거대한 전신 거울이 현성의 눈앞에 나타났다.

처음에는 스킵을 하려다 생각을 바꿨다.

‘이대로는 좀 곤란하긴 하지?’

다들 알아보기라도 하면 어쩌나.

예전처럼 가면을 쓰는 것도 나쁘지는 않은데.

체형을 보고 알아보면 곤란하다.

이런 건 여지를 주면 안 되지.

좀 수정을 하자.

그렇게 해서 커스터마이징을 시작했다.

한데.

‘꽤 재밌네?’

게임의 재미 중 하나!

바로 아바타 꾸미기 아니겠나.

괜히 룩덕충들이 있는 게 아니었다.

현성도 그 맛을 조금 볼 수 있었다.

평소와는 다른 자신의 모습.

얼굴의 이미지도 평소보다는 좀 더 날카롭게 바꾸고, 헤어스타일 역시 곱슬거리는 머리에서 살짝 뻗는 머리로 바꿨다.

색도 살짝 연한 갈색에서 검정으로.

크게 바꾼 것도 아니었는데 상당히 인상이 달라졌다.

원래의 현성은 잘생기긴 했어도 귀공자 같은 느낌은 없었는데.

이 모습은…….

‘내가 봐도 개잘생겼네.’

나르시시즘에서 오는 소리가 아니다.

진짜 그랬다.

원판은 그리 크게 바뀌지 않았는데.

분위기만 좀 바꿨더니 이런 모습이다.

이 정도라면?

나중에 진짜 미용실이나 피부 관리를 좀 받으면 본체도 이런 모습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어쨌든!

‘이거면 충분하지!’

더 하려 해도 10%가 거의 다 차서.

이 정도가 딱 적당했다.

[외관 설정을 완료하시겠습니까?]

당연히 넘어갔다.

그리고 나타난 것은 필수적인 요소.

[닉네임을 설정하시겠습니까?]

바로 닉네임.

이게 제일 고민이었다.

“흐음.”

꽤 특색 있는 닉네임을 정할까.

그러나 어차피 게임 내에서 아는 사람을 만날 확률도 적으니.

늘 하던 대로 지었다.

[닉네임을 ‘현성’으로 설정하시겠습니까?]

[한 번 지정한 닉네임은 수정할 수 없습니다.]

경고 문구가 떴지만.

그래도 현성은 고개를 끄덕였다.

상관없으니까.

닉네임이야 뭐 걸릴 일이 없으니.

영상에서 닉네임이 나오는 것도 아니지 않나.

마땅히 떠오르는 이름도 없었으니까.

이런 데 시간을 쏟기보다 조금이라도 빨리 플레이하고 싶었다.

“현성으로 한다!”

우렁차게 현성이 외치자.

메시지가 사라지고 또 다른 메시지가 떠올랐다.

[시작 지점을 선택해 주십시오.]

이 역시 미리 알아 왔지.

“룬 제국, 라하르트 마을.”

고른 이유는 다른 게 없었다.

대륙 가장 중앙이었기에.

대륙 중앙일수록 어디로 가든 편하지 않던가.

게다가 로스트 이데아는 과거 이데아와 달리 전 세계가 같은 서버이지 않나.

그러다 보니 중앙으로 가야 넓은 대륙에서 어디로 가든 용이했다.

아직 어디로 떠날지 정하지 못했으니 안전하게 중앙에서 시작하자는 생각.

나쁜 선택도 아니었다.

유저의 수도 적당했고, 지리적으로도 꽤 좋았으니.

현성이 빠르게 대답하자.

시스템은 알겠다는 듯 메시지를 지웠다.

드디어 튜토리얼을 시작하겠군.

기대감이 가득한 그 순간.

원래라면 튜토리얼로 이동하겠다는 메시지가 떠야 하건만.

이상한 메시지가 떠올랐다.

[특전을 확인합니다.]

[플레이어 ‘현성’ 유저를 확인합니다.]

“이, 이건 뭐야?”

이데아에서 구동을 따 왔다지만 이게 가능한 건가?

무엇보다 특전이라니?

얼떨떨한 심정이 컸다.

도대체 뭘 주려고 하기에.

잠시 기다리니 수많은 메시지가 떠올랐다.

다만 처음 보는 메시지는 아니었다.

예전에도 분명히 봤던 기억이 있는 메시지들.

아니, 정확히는 자느라 뒤늦게 봤던….

[타나노스의 데이터를 확인했습니다.]

[특전 『타나노스』를 획득하셨습니다.]

[신등급 직업 『타나노스』로 전직합니다.]

[직업 전용 스킬들을 습득하셨습니다.]

[특전으로 펫을 획득합니다.]

[칭호 ‘아니 시작도 안 했는데 전직?’을 획득하셨습니다.]

[칭호 ‘넌 전설이냐? 난 신인데.’를 획득하셨습니다.]

그 메시지 들이었다.

너무 당황해서 뭐라 말도 나오지 않았다.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지?

현성이 어리둥절해 있었을 때.

어디선가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바스락, 바스락.

분명 혼자 있는 공간이건만.

이게 무슨 소리지?

갑작스럽게 공포물이 되는 건가?

상황도 파악하기 전 무언가 일어나니 더 놀랄 수밖에.

현성은 저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켰다.

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 건지.

꿀꺽.

그러곤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휙하고 돌린 시야에는 자그마한 사람 형상을 한 무언가가 서 있었다.

꽤 익숙한 모습의 인형이라 해야 할까?

그렇다기엔 움직인다.

무엇보다, 너무나도 익숙한 모습.

입고 있는 옷만 좀 다르다뿐이지 얼굴은 이미 잘 알고 있는 녀석이었다.

“오우? 이게 어떻게 된 일인 건지 모르겠습니다요.”

“…….”

현성이 멍하니 그 인형 크기의 사람을 바라보고 있자.

이내 녀석도 현성을 볼 수 있었다.

“오우?! 오, 오오오우우우???”

“리베우스?”

“오우! 주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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