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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만 자도 랭커 2부-10화 (336/472)

잠만 자도 랭커 2부 10화

4장. 이게 왜 오르냐?(1)

현성이 기면증에 빠지고 대략 1시간이 지났을 시점.

당연하지만 현성이 접속을 했다.

많은 심호흡과 화를 내지 않겠다는 생각을 몇 번이고 다짐하고.

이거 때문에 조금 늦어진 것도 있었다.

그렇게 접속한 뒤 주변을 살폈다.

거대한 공동.

쉬는 거 아니었나?

자신이 없으면 무리라고 판단해 자신이 일어날 때까지 기다릴 줄 알았는데.

기면증에 빠지기 전과 다른 장소였다.

한데 조금 떨어진 곳에서 들려오는 소리.

전투를 하는 중인가?

쿠웅! 콰강! 콰가강.

확실히 전투 음성이 들려온다.

가서 도와야겠네.

합이 잘 맞는 파티이긴 했어도 저들끼리는 힘들다고 생각하니.

리베우스가 돕는다 해도 리베우스 역시 약해지지 않았던가.

그러니 빨리 가서 도와야겠다 생각했건만.

전투 소리 사이에 묘한 소리가 들려왔다.

“믿습니다! 오우!”

“오우!”

“역시 리베우스 님이십니다! 오우!”

“모든 건 타나노스 님을 위해서! 오우!”

“아하하하! 다들 너무 좋습니다요! 오우!”

이상한 소리다.

설마 꿈인가?

다른 파티원들도 오우라고 외치고 있는 걸 들은 거 같은데.

착각한 거 같다.

아무래도 전역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피곤이 다 가시지 않은 모양.

말년 때 좀 쉰 거 같긴 한데.

약 2년간의 피로를 다 풀 순 없었나 보다.

그래, 절대 저게 현실일 리가 없다.

현성이 속으로 연신 제발을 외치며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갔을 때.

인자한 미소가 절로 나올 수밖에 없었다.

“오우!” “오우!” “오우!” “오우!”

“아하하! 이제 당신들도 불신자가 아닌 신도입니다요!”

저게 무슨 개짓거리인가.

혈압이 오르는 느낌을 받으며 눈을 꾹 감으려 했으나.

메시지가 눈에 걸렸다.

기면증으로 보상을 고르라는 메시지인가.

현성은 그건가 싶어서 메시지를 살폈더니.

반만 맞고 반은 틀렸다.

[타나노스의 기면증으로 세 가지 중 보상을 선택하실 수 있습니다.]

[잔여 능력치+5][랜덤 스킬][랜덤 아이템]

[현재 리베우스는 스킬, ‘근면’을 사용 중입니다.]

[스킬, ‘근면’으로 인해 전투에 적합한 신체로 변합니다.]

[리베우스가 스킬, ‘자비’를 사용합니다.]

[당신의 충직한 사도이자 펫인 ‘리베우스’가 포교 활동을 시행했습니다.]

[파티원들이 자비의 영향으로 신도로 인정됩니다.]

[유저를 신도로 만들었습니다.]

[스킬, ‘신의 권위’로 신성력이 상승합니다.]

[신성력 능력치가 8 상승합니다.]

‘…….’

할 말을 잃게 만드는 메시지들.

무수한 메시지들을 보고 현성은 저도 모르게 전투를 하는 중인 리베우스를 봤다.

하는 꼬라지를 보면 진짜 확 후려갈기고 싶지만.

참았다.

덕분에 신의 권위 사용법을 알아내지 않았나.

혼자서 해온 게 있으니까.

그래.

최대한 좋게 생각하자.

현성은 그렇게 생각하고 일단 기면증 보상을 보며 고민했다.

셋 다 좋은 보상이다.

잔여 능력치 +5면 정말 크다.

사실상 레벨 1개를 더 올리는 셈이니.

‘잔여 능력치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무조건 이득이긴 하지.’

그렇다고 무턱대고 고르기에는 당장 스탯이 부족하지는 않긴 하다.

랜덤 아이템 역시 뭐가 나올지 모른다.

교환 불가와 같은 건 없으니 팔 수는 있을 거 같다.

하지만 돈이 급한 사람은 아니지 않나, 현성이.

소거법에 의해 남은 건 하나였다.

‘랜덤 스킬이 제일 나은 거 같네.’

당장 스킬 수도 좀 부족하다고 느낀 참이지 않나.

랜덤이라고 해도 스킬이면 무조건 이득이지.

아이템과 달리 어떻게든 사용할 수 있을 테니까.

다른 파티원들이나 리베우스가 현성이 깨어난 걸 모를 때.

골라 놓자.

‘랜덤 스킬로 한다.’

[타나노스의 기면증 스킬 보상으로 ‘랜덤 스킬’을 선택하시겠습니까?]

현성은 그 메시지를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허공에서 푸른빛의 마법진이 생성되더니.

현성에게 스며들었다.

이데아 때와는 다르게 스킬 뽑는 이펙트도 생긴 모양.

생각보다 괜찮다.

뽑는 맛도 생기니 좀 중독될 거 같기도 하고.

현성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메시지가 떠올랐다.

[랜덤 스킬에서 희귀등급 스킬, ‘라이트 애로우’를 획득하셨습니다.]

‘오.’

라이트 애로우.

마법 계열 스킬 중에서도 빛 계열은 가장 빠르기로 유명했는데.

생각보다 좋은 스킬이 떴다.

운이 좋은 거 같다.

게다가 빛이면 사제 컨셉과도 꽤 잘 어울리지 않나.

남들이 보기에는 신성화살이라 생각할 수도 있을 테니.

마음에 드는 결과에 흡족히 웃으며 현성은 보스와 전투하는 리베우스를 바라봤다.

역시 보스라서 그런가, 리베우스가 상대하는데도 생각보다 오래 걸리는 중이다.

딱히 돕진 않아도 리베우스 혼자서 해결할 수 있을 거 같지만.

그냥 두고 볼 수는 없지.

‘라이트 애로우.’

속으로 스킬을 시전하자 허공에 나타난 빛의 화살.

그대로 쏘아지는데 생각 이상으로 빨랐다.

슛!

빠르다 보니 소리도 상당히 적었다.

순식간에 거리를 좁히고 보스 골렘의 이마에 박힌 화살.

그 순간 모두가 뒤를 돌아 현성을 바라봤다.

“주인님이시군요! 오우!”

“일어나셨군요?!”

“진짜, 엄청난 분이셨다는 걸 리베우스 님에게 친히 들었습니다!”

“저희와 함께 클리어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두 분 다 대단하십니다!”

저마다 감탄 어린 말들을 했지만.

지금은 전투 중.

현성은 그런 그들에게 외쳤다.

“아직 전투 중입니다!”

“걱정하지 마시라는 겁니다요! 오우!”

“오우!”

“역시 리베우스 님!”

“오우라고 해야지! 오우!”

다들 미친 게 분명하다.

배울 게 없어서 리베우스에게 보고 배우다니.

통탄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어쩌겠나.

리베우스가 워낙 독특하니.

물들기 쉬울 수밖에 없지.

“미약한 기도, 레서 힐.”

현성은 일단 리베우스에게 버프와 힐을 줬다.

HP야 그리 깎이진 않았지만.

그래도 없는 거보단 나으니까.

스킬을 써주자 뭐가 그리 감동인 건지.

리베우스는 진심으로 감격했다는 표정으로 외쳤다.

“주인님의 은총! 너무 감격스러운 것입니다요! 이 리베우스 더 힘을 내보겠습니다요!”

리베우스는 그렇게 말하며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그러곤 자세를 취한 후 주먹에 온 힘을 담았다.

단순히 주먹만 뻗는 게 아닌 허리, 어깨를 극도로 회전을 하며 뻗는 정권.

강력한 회전에 하체는 튼튼하게 바닥을 지지하고 있었다.

튼튼한 하체에서부터 비롯되어 빠르게 쏘아진 주먹.

보스 골렘은 반응조차 하지 못하고 그대로 안면에 주먹이 틀어박혔다.

투콰아앙!

현성이 관용 스킬을 받고 공격을 했을 때보다는 약했지만.

SD가 아닌 성인의 몸을 한 리베우스의 주먹은 상당히 강력했다.

보스인 녀석의 몸이 크게 흔들릴 정도!

상당히 강력한 일격이었다.

현성은 그걸 보고 자신도 공격을 할까 하다 고개를 저었다.

이미 준비하고 있는 이들이 있었기에.

“오우우우!”

“폭약 화살, 트리플 샷!”

“타오르는 화염!”

“전사의 함성!”

“나, 난 응원이나 한다! 오우!”

리베우스가 외치자.

저마다 스킬을 외치며 가장 강력한 연계를 발휘했다.

화살이 쏘아지며 동시에 바닥에서 타오르는 화염과 함께 거대한 폭발을 일으켰다.

이전과 같은 연계기.

하지만 결과는 이전과 확연히 달랐다.

쾅! 콰가가가가강!

동굴 전체가 울리는 거 아닌가 착각이 들 만큼 거대한 공격.

리베우스가 모두에게 걸어준 자비로 인해 훨씬 공격이 강력해졌다.

폭발 이후 근접 딜러였던 드레이와 탱커인 코브루가 빠르게 튀어 나가 보스 골렘을 향해 동시에 검을 휘둘렀다.

까앙! 깡!

참격에 어느 정도 내성이 있는 골렘이건만.

둘이 공격한 곳이 데미지가 들어갔는지 돌이 상당히 튀었다.

하나같이 강력해진 그 모습들을 보니 현성은 속으로 감탄했다.

확실히 7대 주선 스킬들이 대단하긴 하다.

‘아까의 배는 세진 거 같네.’

하긴 저러니 리베우스의 말에 끔뻑 죽을 수밖에 없지.

이만한 버프를 주는데 누구라도 믿는다 하지 않을까?

리베우스가 광신도적인 것만 빼면 객관적으로 대단한 건 사실이니.

전투 센스나 판단력 역시 뛰어났고.

근데 왜 행동들이 하나같이 저런지.

“에휴.”

한숨을 쉬었지만, 달라질 건 없다는 걸 잘 알기에.

고개를 저었다.

어쩔 수 없다.

체념하는 수밖에.

현성이 반쯤 포기했을 때 즈음.

보스의 육중한 무게가 땅에 떨어지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쿵, 쿠웅.

“이, 이긴 거야?”

“지, 진짜?”

“우, 우리가 진짜?”

“미, 믿기지 않아.”

다들 기뻐하면서도, 시련의 동굴을 깼다는 게 아직도 믿기지 않는지 얼떨떨한 모습들이다.

물론 그것도 잠시였다.

[시련의 동굴을 클리어하셨습니다.]

[시련의 동굴 안에서 얻은 경험치들을 환산합니다.]

[보상이 주어집니다.]

[엄청난 경험치를 획득합니다.]

[레벨 업!]*9

[레벨 10을 달성하셨습니다.]

[직업 관련 스킬이 생성됩니다.]

[스킬, 타나노스의 야상곡을 습득하셨습니다.]

[최단기간 클리어! 획득하는 보상이 증가합니다.]

[보상으로 잔여 능력치 +10을 획득합니다.]

[보상으로 랜덤 상자를 획득합니다.]

[퀘스트, ‘시련의 동굴 경비병과의 내기’를 클리어하셨습니다.]

[퀘스트 보상은 경비병에게 직접 수령하십시오.]

무수히 많은 메시지들.

반가운 메시지도 있었다.

타나노스 스킬들 중 제일 자주 썼던 타나노스의 야상곡.

레벨 10에 벌써 이걸 주다니.

현성은 그걸 보며 피식 웃었다.

‘신성력이 오른 신의 권위도 살피긴 해야 하지만.’

지금은 따로 해야 할 게 있지.

현성은 그렇게 생각하면서 파티원들을 바라봤다.

다른 파티원들 역시 메시지가 뜬 건지 그제야 실감하는 표정들이었다.

그리고 이제야 새삼 느꼈나 보다.

진짜 클리어해 냈다는 것을.

“우와아아아! 오우다! 오우!”

“진짜! 깼다! 오우!”

“오우! 씨X! 오우!”

“진짜 깰 줄이야! 오우야!”

다들 잔뜩 흥분한 모습에 리베우스는 흐뭇하다는 듯 현성에게 다가왔다.

지속 시간이 끝난 건지.

다시 작아진 모습으로 현성의 어깨 위로 올라와 현성에게 말했다.

“후후후, 신도들이 저리 좋아하니 저 역시 흐뭇하군요. 오우.”

“…….”

뭔 오우를 담담하게 저렇게 하다니.

따질 건 많았지만, 하지 않았다.

좋은 건 좋은 거니까.

골치가 좀 아프긴 하지만.

보스를 쓰러뜨리자 나타난 출구.

그대로 나가려고 했을 때.

파티원들이 모두 모여 현성을 불러 세웠다.

“저, 저기.”

“예?”

뭔가 싶어서 고개를 돌리자.

모두가 고개를 깊게 숙이고 현성에게 인사했다.

““정말 감사합니다!””

뭔가 뿌듯하네.

항상 솔로잉만 하거나 파티를 해도 좀 캐리하는 식으로만 했었다.

대부분 현성과 실력이 차이가 났으니.

그러다 보니 처음 하는 서포팅에 꽤 재미를 느꼈다.

고맙기는 현성도 고마웠다.

이런 재미를 알게 해줬으니.

게다가 딱히 한 것도 없지 않나.

‘생각해 보니 진짜 한 게 많이 없네.’

초반을 제외하면 기면증 때문에 자기만 했으니.

그래도 재미있었으니 됐지.

“뭘요, 다들 즐로 하세요.”

현성은 그렇게 말하며 밖으로 나갔다.

아마 앞으로 볼일 없는 사람들이겠지만.

만나서 새로운 경험을 했으니.

현성이야말로 감사했다.

그럼 이제 경비원이 놀라 자빠지는 걸 보러 가볼까?

덤으로 경비원이 가진 가장 값진 것도 뜯어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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