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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만 자도 랭커 2부-11화 (337/472)

잠만 자도 랭커 2부 11화

4장. 이게 왜 오르냐?(2)

보상은 으레 한 번에 모아 봐야 제맛이다.

현성도 그렇게 생각하는 편이다.

그래서 시련의 동굴을 클리어하자마자 나간 거다.

새로 얻을 보상이 있지 않나.

그리 크진 않을 거 같지만.

소소하더라도 보상은 보상!

로스트 이데아를 시작하고 처음 얻은 퀘스트지 않나.

【시련의 동굴 경비병과의 내기】

<미니 퀘스트>

-등급: E

-설명: 시련의 동굴 경비병은 당신의 낮은 레벨을 보고 절대 시련의 동굴을 깰 수 없다고 호언장담합니다.

당신은 그에 경비병에게 내기를 하자고 제안했고, 경비병은 그것을 받아드렸습니다.

당신의 자존심을 건드린 경비병에게 본때를 보여주십시오.

-보상: 경비병이 가진 것 중 가장 값진 것.

-실패 시 라하르트 마을에서의 NPC 평판 하락.

(퀘스트 클리어!)

상당히 흡족한 표정으로 현성은 동굴 밖으로 나왔다.

여전히 시련의 동굴 앞에서 경비를 서고 있는 경비병.

그러고 보니 이름도 묻지 않았었네.

사실 그게 중요한 건 아니니.

현성은 그렇게 동굴 밖으로 나와 앞에 서 있는 경비병을 보며 싱긋 웃었다.

그리고….

톡톡.

“안녕하십니까?”

“으음?”

처음 현성이 어깨를 톡톡 건드리자.

경비병은 뭔가 싶어 뒤를 돌아 현성을 바라봤다.

그리고 이내.

“음!? 으으으음!?”

경악한 표정으로 현성을 바라본다.

눈알은 빠질 것같이 떡하니 떴고, 입은 턱이 빠질 듯 벌리고 있었다.

하기야 놀랄 만도 하지.

호언장담을 했는데 떡하니 클리어하고 나왔으니.

경비병은 정말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한 채로 입과 눈만 떡하니 벌리고 있었다.

반응을 보니 좀 마음에 들었다.

그러게 누가 자존심을 건들랬나.

“아, 아, 아니, 자, 자네?”

아직까지도 실감이 나지 않는지 말을 더듬는 걸 봐라.

현성은 피식 웃으면서 그냥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클리어했다는 걸 떠벌리듯이 말하지 않고 그저 담담하게 말이다.

그걸 본 경비병은 오히려 더 난리를 쳤다.

“아, 아니! 지, 진짜군. 정말 클리어를 했어.”

정말 믿기지 않는다는 듯 말하는 경비병.

하기야 현성이었어도 좀 믿진 않았을 거 같긴 하다.

고작해야 레벨 1짜리가 레벨 10도 힘들어하는 시련의 동굴을 클리어한다?

직접 눈으로 보지 않았다면 믿기 힘들긴 했을 거다.

지금 랭커로 활동하는 이들도 다 실패했던 거 아닌가.

레벨 1이 뭔가, 그들도 최소 클리어 레벨이 5였다고 기억한다.

한데 그걸 초월한 레벨 1 시련의 동굴 클리어?

말도 안 되는 일이긴 하다.

경비병이 괜히 호언장담을 한 게 아니긴 했다.

사실 그런 거치고 퀘스트 등급이 낮은 게 아닌가 싶긴 했지만.

아무래도 경비병이 줄 수 있는 보상이 적기 때문에 등급이 저런 거 같았다.

‘그건 어쩔 수 없긴 하지.’

큰 걸 바란 것도 아니지 않았나.

저 경비병의 콧대가 꺾인 것만 봐도 만족이다.

“허허, 내가 진짜 사람을 잘못 봐도 한참을 잘못 봤군. 미안하네.”

고개를 숙이며 사과를 표하는 경비병을 보던 현성은 손사래를 쳤다.

이렇게까지 바란 건 아니었으니까.

“아닙니다, 충분히 그러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허허, 역시 영웅의 풍모를 담은 분이라 그런지 그릇도 참으로 넓군! 내 이럴 게 아니지, 내가 가진 것 중 가장 값진 걸 준다 했으니….”

경비병은 그렇게 말하며 자신의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값진 거라고는 했는데 설마 이런 거일 줄이야.

그가 꺼낸 건 다름 아닌 스킬북이었다.

“자네에게 부디 도움이 되면 좋겠네.”

“오, 충분히 도움이 될 겁니다. 감사합니다.”

“아닐세, 애초에 내 안목이 떨어져서 괜한 내기를 한 거 아닌가 미안하군. 더 줄 수 있으면 좋으련만… 내 사정이 그리 좋진 않아서….”

“아닙니다. 이만하면 충분하죠.”

“후후, 불신자가… 읍읍!”

현성은 그렇게 말하면서 리베우스의 입을 막았다.

하여튼 틈만 나면 불신자라고 뭐라 하기 바쁜 녀석이다.

경비병이 리베우스 말을 듣지 못해서 다행이다.

어쨌든 우여곡절 끝에 보상을 받아 들었다.

보상을 받자 떠오르는 메시지 창!

[퀘스트, ‘시련의 동굴 경비병과의 내기’의 보상으로 희귀등급 랜덤 스킬북을 획득하셨습니다.]

[경험치를 획득합니다.]

그것도 그냥 랜덤 스킬북이 아닌 등급이 있는 스킬북!

무려 희귀등급이다.

정보를 알아봤을 때 들은 걸로는 등급이 있는 랜덤 스킬북은 그 등급 이상의 스킬만 나온다고 했다.

그렇다는 건 이 스킬북에서는 최소 희귀등급 스킬이 나온다는 것.

이만하면 내기로 만들어진 퀘스트치고 보상이 상당히 후한 편이다.

경험치까지 얻었고 말이다.

신등급 직업이라 레벨 올리기 쉽지 않은 현성에겐 참 좋은 보상이었다.

“그럼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허허, 그래. 자네 같은 뛰어난 사제라면 어디든 환영받을 걸세! 어떤 신을 믿는지는 모르지만.”

“타나노스십니다요! 그리고 사제가 아니라…읍읍!”

“음?”

“아하하, 아닙니다. 아무튼 수고하십시오!”

현성은 재빠르게 리베우스의 입을 막아서며 어색하게 웃고 자리를 떠났다.

빠르게 자리를 뜨는 현성을 보며 경비병은 의아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잘은 모르겠지만, 바쁜 일이 있는 모양이군.

그렇게 생각하며 경비병은 다시 경비에 집중했다.

아니, 집중하려 했다.

“한데 타나노스라… 들은 기억은 없는 신의 이름이군. 저런 사람이 사제라면 기억해 두는 것도 나쁘지 않겠어.”

문득 그런 생각이 들어 고개를 끄덕이곤 다시 경비를 섰다.

한편 경비병이 그렇게 생각하자.

현성은 또다시 떠오르는 메시지를 보며 머리를 긁적였다.

[NPC 중 하나가 당신의 이름을 기억합니다.]

[신도를 확보하여 신성력이 1 상승합니다.]

‘아, 이건 또….’

너무 뜬금없는 거 아닌가.

현성이 그런 생각으로 리베우스를 보니.

“오우!”

“제발 가만히 좀 있어줘라.”

“오우! 알겠습니다요!”

하여튼 리베우스만 연관이 되면 심력 소모가 엄청난 거 같다.

뭔 리베우스가 입만 뻥끗하면 신성력이 올랐다고 하네.

그냥 헛소리하게 냅둬야 하나?

순간 그런 생각까지 들 만큼 혹한 현성이었다.

어쨌든 상당히 쓸 만한 스킬임에는 틀림없었다.

신성력이 오를수록 신성 스킬까지 얻을 수 있었으니.

물론 그전에 얼마나 올랐는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지.

먼저 상태창이다.

‘상태창.’

현성이 상태창을 열자.

겨우 몇 시간 지났다고 매우 달라진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상태창】

『현성』

-Lv10

-직업:『타나노스《신》』

-칭호:『넌 전설이냐? 난 신인데.《신》』외 2.

「근력: 5(+20)」「순발력: 5(+20)」

「체력: 5(+20)」「마력: 5(+20)」

「신성력: 19(+20)」

-잔여 능력치: 66

‘미친.’

벌써 레벨이 9나 올랐다.

아마 시련의 동굴에서 공적치가 압도적이었기에 그런 거 같은데.

골렘까지 깨부쉈으니.

이만한 것도 이해가 되긴 했다.

잔여 능력치가 60이나 넘다니.

레벨 업당 5씩 획득하고 원래도 11이나 있었으니.

클리어 후 10을 추가로 획득한 게 생각보다 컸다.

골고루 분배를 하면 13씩 나눌 수 있지만.

신성력이 제일 높으니.

평균을 맞추면 모두 21씩 찍으면 될 것 같았다.

신성력은 어차피 신도를 늘리면 자동으로 늘지만.

하나만 더 찍으면 신성 스킬을 새로 하나 얻을 수 있으니까.

‘이건 못 참지.’

그렇게 잔여 능력치를 분배하자.

모든 능력치가 골고루 21로 떨어졌다.

깔끔해서 보기가 좋았다.

그때.

[신성력의 총합이 40을 넘어 새로운 신성 스킬을 획득합니다.]

‘오.’

이번에는 과연 어떤 스킬일지.

기대하고 있던 그때.

의외의 메시지를 받을 수 있었다.

[다섯 개의 스킬 중 원하는 신성 스킬을 고르십시오.]

‘랜덤이 아니라 고르는 거야?’

이건 상당히 의외였다.

처음 3개가 랜덤으로 있기에 고를 수 있다곤 상상도 못 했건만.

상당히 좋은데?

우선 목록을 봐보자.

로스트 이데아의 스킬에 대해 잘 알진 못하지만.

괜찮다.

게임 짬바가 몇 년인데, 이름만 봐도 웬만하면 알 수 있지.

현성은 그렇게 속으로 장담하며 목록을 살폈다.

[홀리 애로우][큐어][샘솟는 용기][성스러운 주먹][홀리 라이트]

“흐음.”

익숙한 스킬들이긴 했다.

설명창은 뜨진 않았지만, 굳이 봐야 하나 싶을 정도의 스킬들.

현성은 그중 홀리 애로우를 골랐다.

제일 무난하고, 바로 방금 얻은 라이트 애로우와 이펙트가 비슷하니.

섞어서 쓰면 페이크로도 잘 쓸 수 있을 거 같아서 골랐다.

[신성 스킬, ‘홀리 애로우’를 습득하셨습니다.]

만족스러운 결과.

그러면 또 확인할 게 있지 않나.

다름 아닌 희귀등급 스킬북.

이걸 바로 깔까 하다가 당장 스킬도 넘쳐나고.

당장은 필요하진 않을 거 같아 아껴두기로 했다.

지금 볼 건 다름 아닌 그리운 친구지 않겠나.

‘야상곡을 벌써 얻을 줄은 몰랐네.’

하긴 예전에도 꽤 초반에 얻었던 걸로 기억한다.

타나노스의 기면증처럼 좀 수정이 되었으려나.

작은 기대감을 가지고 스킬을 확인하자.

기대 이상의 스킬을 볼 수 있었다.

【타나노스의 야상곡】

《신》

『액티브』

「Lv1」

-설명: 타나노스는 자신의 잠을 방해한 자에게 항상 노래를 불러줬다고 한다. 타나노스의 노래를 들은 이들은 모두 침묵에 휩싸여 죽었다고 전했다고 전해진다.

-효과: 시전자가 공격에 성공할 때마다 적에게 악몽 스택을 쌓는다. 그리고 스킬 발동 시 스택이 존재하는 적들(최대 10명)에게 스택당 공격력의 300% 데미지로 피해를 준다.

-MP 소모 없음.

-재사용 대기시간: 60초.

‘미친, 이게 뭐야?’

예전에는 좀 신등급이라고 하기에는 쿨타임도 길고 그에 비해 데미지는 좀 아쉽긴 했지만.

그래도 제일 잘 쓰는 스킬 중 하나였는데.

오히려 상향을 받았다.

이게 웬일이냐.

하긴, 신등급치고 너무 쿨타임이 길긴 했다.

지금 보면 그때 현성의 능력치가 넘사였던 거지.

데미지 자체는 딱 준수한 수준이었다.

쿨타임이 길어 문제였지.

한데 그 문제가 고쳐지다니.

이건 솔직히 감격이네.

‘거기다 DP도 삭제돼서 리스크라 할 수 있을 것도 사라졌고. 원래도 리스크라 보기는 좀 어려웠지만.’

아무튼 이렇게 얻게 되니 좋네.

좋은 스킬은 절대 안 질리지.

늘 짜릿한 법이다.

“그러면 레벨 10도 찍었겠다. 다음 마을로 갈까?”

“오우! 그곳에서도 주인님의 위대함을 알리겠습니다요!”

“…….”

이걸 말려야 할지 그냥 둬야 할지.

순간 고민했지만.

일단 뒀다.

그때는 그때의 자신이 알아서 해결해 주리라.

다음 목적지는 라하르트 마을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마룬이라는 마을이었다.

“그럼 가자!”

“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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