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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만 자도 랭커 2부-14화 (340/472)

잠만 자도 랭커 2부 14화

5장. 개척마을, 마룬(3)

【펫 정보】

『리베우스』

-종류:『타나노스의 사도』

-등급:『신』

「근력: 17(+16)」「순발력: 17(+16)」

「체력: 17(+16)」「마력: 17(+16)」

「신성력: 17(+16)」

*리베우스의 능력치는 주인의 능력치 80%로 적용됩니다.

-스킬:

「순결Lv1」「겸손Lv1」

「관용Lv1」「근면Lv1」

「인내Lv1」「절제Lv1」

「자비Lv1」

「성자의 빛Lv1」NEW

리베우스가 전설 스킬을 뽑았다라.

심지어 저 녀석 7대 주선 스킬도 가지고 있지 않나.

이거는 너무 불공평한 거 아닌가!

현성이 할 말은 아니긴 하지만.

억울하긴 하다.

시작하자마자 신등급으로 전직한 주제에 할 생각은 아니다.

하지만 얼마나 억울했는지.

기어코 터지고 말았다.

“아니, 미친! 이게 말이 되는 거야!?”

“주인님! 주인님의 힘을 의심하지 마시라는 겁니다요!”

“아, 아니, 내가 신이잖아? 근데 난 뽑기에서 희귀등급 나오고 넌 전설인 게 말이 돼!?”

“오우! 주인님의 은총이라는 겁니다요!”

“X발! 난 뭔 자기혐오라도 있는 사람이라는 거냐!”

진짜 형용할 수 없는 억울함이 묻어나는 말.

샘이 나서 참을 수 없다는 듯 말하는 현성을 보며 리베우스는 그저 흐뭇한 미소를 짓고는 말했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시라는 겁니다요. 주인님, 주인님은 참 멋있는 분이십니다요.”

“너한테 그딴 소리 듣기 싫거든! 으아아아!”

한참을 저러고 나니 현타가 와서 결국 참을 수밖에 없다.

그래도 현성이야 신등급 스킬도 많지 않나.

계속 그렇게 생각을 해도 질투가 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마치 월급 500 버는 사람이 친구에게 힘내라면서 로또를 사줬는데 거기서 1,000만 원짜리가 당첨이 되었다는 걸 들은 사람의 감정이랄까?

월급 500 받으면 솔직히 많이 받는 거지만 부러운 건 부러운 거다!

심지어 그게 자신이 사준 거라면?

주지 말고 자기가 쓸걸! 하는 후회가 밀려 들어온다.

다시 그런 마음이 들었지만, 진정하자며 심호흡을 했다.

스읍. 후우.

그래, 차라리 잘된 거다.

다시 말하지만 리베우스가 강해지면 현성 자신도 강해지는 것이기에.

샘이 나는 거야 뭐 자신이 얻지 못해서 아쉽고 억울해서 그런 거지만.

결과적으로 봤을 때 나쁘지 않다.

아니, 오히려 좋다.

자신이 다루는 스킬보다 리베우스가 얻으면 동시에 여러 가지를 활용할 수도 있을 테니.

다양한 면모로 봤을 땐 이게 더 이득이다.

하지만.

“오우! 신이 난다는 겁니다요! 주인님에게 은총을 받았다는 겁니다요~”

룰루랄라 콧바람을 불며 신나 하는 리베우스를 봐라.

짜증 나는 건 저거다.

자기에게 기도를 했더니 이뤄졌다는 거.

저게 제일 짜증 난다.

심지어 스킬 역시 신성 스킬 계열.

사제 컨셉을 유지 중인 현성에게는 딱 좋은 스킬이건만.

‘성자의 빛이라니.’

잘은 모르지만, 스킬 이름부터 범상치 않지 않나.

자기가 얻었다면 어땠을까?

그런 추한 상상도 했지만.

이제 그만할 때가 됐다.

리베우스가 약오르지만 어쩌겠나.

참는 수밖에.

‘후우, 말리면 지는 거다.’

이미 좀 많이 진 거 같긴 하지만.

애써 무시했다.

“리베우스 가자.”

“오우!”

이전보다 더 우렁차게 답하는 리베우스를 어깨에 태우곤 가던 길로 다시 향했다.

PK범들 때문에 잠시 멈췄지만.

빨리 간다고 좋을 건 없긴 했으니까.

느긋하게 가도 된다.

하지만 현성의 발걸음은 어느 때보다 빨랐다.

절대 리베우스의 꼴을 보고 싶지 않아서는 아니었다.

그냥.

그냥 빨리 걷고 싶었을 뿐.

별다른 이유는 없었다.

“오우! 저는 사도이면서 성자라는 겁니다요!”

“후우우우.”

신난 리베우스.

심통이 잔뜩 난 현성.

둘의 묘한 동행이 이어지고 있었다.

* * *

부지런히 걷다 보니 시간이 꽤 지나 있었다.

개척마을, 마룬까지 거리는 얼마 남지 않은 거 같다.

가면서 사냥도 좀 하니 시간 자체는 금방 갔다.

아직 해는 완전히 지지 않아 어둡진 않았지만.

점점 땅거미가 깔리고 있는 시간이었다.

슬슬 도착하지 않으면 좀 곤란할지도 모르겠다.

현성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쯤.

리베우스가 신나서 외쳤다.

“오우! 저기 불빛이 보입니다요!”

“오, 진짜네?”

“저 마을에는 또 얼마나 많은 불신자들이 있을지 상상도 안 되는 겁니다요. 하지만 걱정하지 마시라는 겁니다요! 주인님 제가 있지 않습니까요!”

“네가 있어서 제일 걱정이야.”

“에헤헤!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요.”

“에휴.”

이번에는 얌전히 있어라라고 차마 말하지 못했다.

리베우스가 뭐 나서기만 하면 항상 신성력이 올랐으니.

신성력을 얻다 보면 스킬도 자연스레 늘어나고.

딱히 말릴 명분이 없었다.

그래도 정도라는 건 있는 법이니.

현성은 간곡히 부탁하는 투로 리베우스에게 말했다.

“그래도 제발 적당히 해줘라.”

“에이! 주인님! 저를 시험에 들게 하시려는 겁니까요? 아하하! 그럴 걱정하지 마시라는 겁니다요! 저는 그럴 리가 없습니다요! 포교 활동에 적당히가 있을 리가 없지 않습니까요! 오우!”

“그러니까 적당히 하라는 거지. 에휴.”

현성의 말을 듣고도 저러니.

더 뭐라 하겠는가.

그냥 두는 거지.

멀리 보이는 빛을 따라 현성이 길을 따라 걷고 있자.

시야에 살짝 사람들이 보였다.

마을 주민들인가?

하긴 마을 입구에 저러고 있으니 주민인 건 맞는 거 같은데.

근데 왜 저렇게 모여 있는 거지?

의문 가득한 눈으로 현성이 바라보자 확실히 많았다.

30? 아니, 40도 넘어 보인다.

해가 지고 있어 시야가 좋지 못한데도 보이는 것만 40이 넘는다?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건가.

“슬슬 속도를 높여보자.”

“오우! 좋습니다요! 불신자들에게 포교할 생각에 벌써 설레는 겁니다요!”

참 난감하게 말하는 재주가 있다.

어쨌든 현성은 애써 무시하고 조금 걸음 속도를 높였다.

그러자 멀리서 보이는 마을 주민들도 현성을 봤는지 거리가 먼데도 웅성거림이 느껴졌다.

생각 이상으로 폐쇄적인 마을인가?

아니다.

검색을 했을 때, 그런 정보는 없었다.

아무리 유저가 없는 마을이어도 아예 없지는 않았으니.

정보는 있었다.

마을 주민들도 다들 친절하고 소박한 마을이라고 분명 그랬었는데.

왜 저리 웅성거리는 거지?

일단 도착하면 알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조금 더 속도를 높였다.

예정한 시간보다도 빠르게 도착한 현성은 마을 입구에 나와 있는 마을 주민들을 볼 수 있었다.

삼사십 명? 어림도 없다.

족히 백은 넘어 보이는 주민들이 마을 입구에서 다들 현성이 오는 걸 지켜보고 있었다.

“이게 대체….”

현성이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어리둥절해하자.

마을 촌장으로 보이는 노인이 눈물을 주르륵 흘리며 현성의 앞에 다가왔다.

도대체 뭐지 이게?

딱 그런 표정으로 현성이 서 있자.

마을 촌장은 그런 현성의 두 손을 꼭 잡고는 연신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하이고! 사제님! 드디어 오셨군요! 저희는 사제님만 기다리고 있었답니다!”

“예?”

이게 뭔 미친 소리일까.

현성은 혹시 몰라 리베우스를 보자 리베우스도 멀뚱멀뚱 있다 이내 빵긋 웃으며 말했다.

“불신자들이 아닌 모양이군요! 오우!”

이 녀석이 한 거 같지는 않은데.

뭐지?

“아아, 이야기를 들으셔서 아시겠지만, 제발 저희 마을을 구원해 주시옵소서!”

“오우! 우리 주인님에겐 그 정도는 식은 죽 먹기라는 겁니다요!”

“드, 들었지!? 사, 살았다!”

“으허어엉! 드디어 사제님이 오셨구나!”

“우리 마을도 이제 살 수 있어!”

“살았다아아아!”

“감사합니다, 사제님! 정말 감사합니다!”

“저희 마을을 도우러 먼 길 오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리베우스의 말에 모두가 감격해서 악을 지르며 기뻐한다.

눈물을 흘리며 바닥에 주저앉기도 하고, 서로 얼싸안으며 기쁨의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무슨 상황인지 이해가 안 되어 어안이 벙벙했을 때.

현성의 눈앞에 메시지가 떠올랐다.

[C등급 퀘스트, ‘개척마을, 마룬의 위기’가 생성됩니다.]

‘이게 대체 뭐야.’

진짜 1도 모르겠다.

한편 현성이 그렇게 영문도 모른 채로 촌장에게 얼싸안기며 원인도 모를 감사 인사를 받고 있었을 때.

모두가 기뻐하는 마을 사람들 뒤로 누군가가 혀를 찼다.

“칫.”

마치 몹시 무언가가 못마땅하다는 듯이.

* * *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퀘스트 창으로 대체할 수 있었다.

요약하면 이랬다.

【개척마을, 마룬의 위기】

-등급: C

-설명: 룬 제국의 영토는 대륙의 으뜸이라 할 정도로 넓다.

그만큼 제국민들도 너무나도 많았다.

그 때문에 도시에서 견디지 못하고 도시 밖으로 나와 개척촌으로 모이는 제국민들도 상당수 존재했다.

하지만 으레 그런 개척마을들이 겪는 문제들이 있게 마련이다.

바로 몬스터들.

개척마을이다 보니, 제국에서 할당하는 경비병들이 존재하지 않았다.

개척을 위해 땅의 정화 역시 필요하건만 신전조차 없는 상황.

촌장은 며칠 전 개척마을에 보기 드문 마법사에게 인근 마을에 메시지를 보내 사제를 파견 내어 달라 했지만, 감감무소식이라 한다.

그들을 도와 몬스터를 처리하거나 대지를 정화하자.

-제한: 사제, 혹은 용병 계열 직업.

-보상: 개척마을의 숨겨진 보물.

-실패 시, 개척마을, 마룬의 파괴.

“그러니까 개척마을에 어느 날 갑자기 몬스터들이 쳐들어오는 수가 늘었다는 거군요?”

“예, 바로 그렇습니다. 사제님.”

“흐음.”

그 말에 현성은 침음을 삼켰다.

설마 이런 류의 퀘스트를 받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

하지만 생각 이상으로 재미있겠는데?

심지어 실패 시 개척마을, 마룬의 파괴란다.

으레 이런 퀘스트들은 뒤에 무언가 있어 보이는 흑막이 존재한단 말이지.

의심스러운 구석이 또 없는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현성은 고개를 끄덕여 대답했다.

“좋습니다, 제가 해결해 드리지요.”

“아아아아, 정말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처음 촌장은 현성이 자신들이 찾아서 온 사제가 아니라는 말에 사색이 되었었다.

차마 다른 마을 사람들에게 알리지는 못하고 혼자 망연자실해 있었는데.

현성이 도와주겠다니 바로 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거다.

사제 컨셉이 생각 이상으로 괜찮았다.

가끔 이렇게 뿌듯하기도 하고.

물론.

“저희 주인님께서는 이런 걸 그냥 두고만 보고 있을 리가 없습니다요! 이곳에 저희 교구 하나를 설파해! 신전을 하나 짓는 걸 추진하는 바입니다요!”

저 급발진하는 새끼만 없다면.

현성은 순간 말릴까 고민했지만 그러진 않았다.

“아이고,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두 분 덕분에 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연신 감사를 표하며 고개를 숙이는 촌장을 보니 가끔은 이런 것도 좋은 거 같다.

‘그러면 우리 흑막을 한번 찾아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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