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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만 자도 랭커 2부-52화 (378/472)

잠만 자도 랭커 2부 52화

16장. 퍼시벌 데뷔(4)

현성의 창과 번개가 작렬하는 스킬을 보고 세상이 고요해진 듯 무엇도 움직이지 않는 듯했다.

그리고 그건 채팅창도 마찬가지였다.

수십만이 동시 시청 중인 라이브 영상에 채팅이 올라오지 않는다.

말이 안 되는 일이지만,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다.

현성이 그렇게 허공에서 낙하하며 바닥에 착지했을 때.

메시지가 떠올랐다.

“…….”

[홀로 아이스 레서 드레이크 레이드에 성공하셨습니다!]

[믿을 수 없는 업적에 칭호가 부여됩니다.]

[칭호, 『고독한 용사냥꾼』을 획득합니다.]

[압도적인 경험치를 획득합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9

[레벨 60을 달성하셨습니다.]

[레벨 업 보상으로 신성 스킬을 획득하셨습니다.]

[신성 스킬이 신의 권위 스킬에 부속됩니다.]

[퀘스트, 【레서 드레이크와 다온 마을의 위기】를 클리어합니다.]

[보상이 주어집니다.]

[신성력의 총합이 300을 넘어 새로운 신성 스킬을 선택하실 수 있습니다.]

[총 세 가지 스킬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추가 보상은 다온 마을 촌장에게 받을 수 있습니다.]

현성의 눈에만 보이는 상당히 기다란 메시지.

하지만 메시지가 뜸과 동시에 아이템이 쏟아져 나왔기에 영상을 보는 이들이라면 모두가 아이스 레서 드레이크가 죽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마지막 일격으로 정말 죽을 줄이야.

현성도 다소 의외의 결과에 얼떨떨한 기분으로 전방을 바라보고 있자.

시청자들도 마찬가지로 반응했다.

-미친!

-주, 죽었어!

-선채로!

-뭔 선채로야 그냥 죽었구만!

-아니;;; 막 스킬 얼마나 세면 그걸로 죽냐.

-근데 존X 세보이긴 했어;;; 세상 멸망하는 줄 알았네;;;

-ㅇㅇ; 나는 처음 창 소환해서 투척하는 스킬보다도 강해보이던데?

-그러니까 죽었겠지.

-진짜 개쩐다 퍼시벌.

-이건 인정이긴 해.

아이스 레서 드레이크가 죽었다는 걸 확인하자.

채팅창에 불이 날 듯 터지고 있었다.

당연하지만 슈퍼 채팅도 마찬가지였다.

[‘팔공 길드’ 님께서 1,000달러를 후원하셨습니다.]

[‘마룬 길드’ 님께서 3,000달러를 후원하셨습니다.]

[‘청천’ 님께서 15,00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최민’ 님께서 30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

무수히 많은 후원의 요청.

그만큼 강렬한 라이브였다.

어디 하나 빼놓을 수 없는 라이브.

모든 시청자가 인정할 거다.

정말 역사적인 라이브가 아닐 수 없었다.

이 자리에서 이걸 라이브로 보고 있다는 것만으로 가슴이 벅찰 정도의 심경!

아니나 다를까.

-진짜 후원 미친 듯이 올라오네;;

-이걸 라이브로 본 내가 레전드!

-와 길드들 후원들 개쩌네 스카웃 전쟁 개쩐다.

-아니 근데 진짜 대형길드들 개떼처럼 몰려오네;;;

-그럴 수밖에 없지.

-;; 이거 보고도 영입 시도 안하면 무능한거지.

심지어 작은 길드들뿐만도 아니었다.

굵직한 대형 길드들도 수두룩했다.

몇몇 유명한 랭커들까지 몰려들었을 정도니.

말 다 한 셈이다.

여기서 더 노를 저을 수도 있었겠지만.

현성은 굳이 그러지 않았다.

무수히 많은 드랍템들을 보며 현성은 그대로 아이템을 향해 걸었고, 방송은 거기까지가 끝이었다.

현성은 그렇게 라이브 중이라는 표시가 사라지자 그제야 편해졌다는 듯 숨을 내뱉었다.

“후우우.”

현성이 그렇게 긴장을 풀자.

재환에게 메시지가 왔다.

[재환: 잘 끊었지?]

[현성: 오야. 잘했다.]

[재환: 오늘 진짜 끝내줬다. 일단 나는 이거 영상 바로 편집하러 갈 거니 수고해라.]

[현성: 네가 더 수고하지. 너도 고생해라.]

[재환: 안다니 다행이네 그럼 가본다.]

그 메시지를 끝으로 재환은 사라졌고, 현성은 바닥에 주저 앉았다.

순간 긴장이 풀려 다리에 힘이 풀려 버린 거다.

현성은 그걸 느끼며 아이템을 회수할 생각도 하지 못하고 그대로 하늘을 올려다봤다.

진짜 쉽지 않았다.

익숙하지도 않은 컨셉으로 스킬까지 제한적으로 사용했으니까.

‘마지막에 야상곡을 창이랑 어떻게든 섞어서 쓸 생각 하지 않았으면 힘들었을지도.’

어떻게든 깨진 않았을까 했지만.

엄청 길어졌을 터다.

마지막에 타나노스의 야상곡이 창을 감싸고 함께 떨어진 덕에 위력이 더해진 게 압도적이긴 했다.

누가 보더라도 퍼시벌과 비슈누가 동일인물이라고 생각 못 할 거다.

완전 이펙트가 다르게 보였을 테니.

현성이 즉흥적으로 짜낸 생각치고 상당히 괜찮았다고 생각하고 있었을 때.

리베우스가 그런 현성을 보며 감격한 표정으로 말했다.

“역시 주인님이십니다요! 뭔가 느낌이 있어서 조용히 하고 있었지만 정말 대단하셨습니다요! 타나노스 님다운 위용을 보여주셨습니다요! 오우!”

“그래, 고맙다.”

저렇게 말해주니 힘이 나는 현성이었다.

그러면 레이드 보스의 보상을 한번 확인하러 가볼까?

과연 뭐가 나왔을지 기대하는 표정으로 현성은 답답한 투구를 벗고 아이템이 수북히 쌓여 있는 곳으로 향했다.

괜찮은 아이템이 나왔으면 좋으련만.

그렇게 생각하고 갔을 때.

생각지도 못한 아이템을 발견하곤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미쳤네.”

* * *

퍼시벌.

원래는 원탁의 기사 중 하나로 유명했던 그 이름이 지금은 완전 다르게 퍼지고 있었다.

현재 로스트 이데아를 하는 사람 중 모르는 이가 없을 만큼 말이다.

“야, 그거 들었어? 퍼시벌이라고 엄청난 성기사가 떴다는데?”

“하! 참! 내가 그 라이브에 들어가있었다는 거 아니냐!”

“뭐!? 개부럽다!”

인터넷뿐이 아니라 현실에서도 알음알음 퍼지고 있었다.

그렇다면 커뮤니티나 인터넷에선 어떻겠는가.

당연하게도 엄청났다.

모든 커뮤니티가 퍼시벌로 도배가 됐을 정도였다.

스샷이나 짧게 동영상으로까지 퍼지는 중이었다.

-아니 저게 되는 거임?

-얘도 전설이냐?

-이건 신 등급 아님?

-ㅇㅇ; 그래보인다.

-아니 얼마전에 비슈누 나오고 얼마나 됐다고 이런 엄청난 뉴비가 떠!?

└ 뉴비라기에 레벨 80대는 좀 그렇긴 하지?

-근데 갑자기 나온 거니까 방송으론 뉴비가 맞긴 하지.

-그렇긴 해.

-직업 얻고 방송 시작한 듯?

갖은 추측들이 난무하고 있을 때.

당연하지만 비슈누에게 쏠렸던 이목들이 쪼개지고 있었다.

비슈누 역시 엄청난 실력으로 인기를 끌긴 했지만.

결국 사제이지 않나.

그러다 보니 화려한 전투 직업보다는 이슈가 덜할 수밖에 없었다.

때문에 얼마 전까지만 해도 비슈누로 도배가 됐던 커뮤니티 판들이 지금은 모두 퍼시벌로 도배되고 있었다.

엄청난 성기사의 등장.

그것도 압도적인 전투를 보여주지 않았는가.

게다가.

-솔로 레이드를 해냈다는 거 부터가 이미 스타 반열에 오른 거지.

-야 근데 퍼시벌이 라이브 방송한 곳이 JH미디어잖아 혹시 아수라랑 연관 있는 거 아니야?

-와! 그럴 수도 있겠다;;;

-미친! 아수라!?

퍼시벌이 방송을 진행한 채널이 다름 아닌 JH미디어였기에 더 이슈가 되었다.

아수라의 채널을 관리하던 회사이지 않은가.

그곳에서 방송을 했으니 이슈는 더욱 커질 수밖에.

혹자들은 아수라와 퍼시벌이 동일인물이 아닌가 하는 추측도 많이 내놨지만.

꽤 많은 사람들이 그걸 부정했다.

[퍼시벌=아수라? ㅈㄹㄴ]

[작성자: 남쪽현자]

『퍼시벌하고 아수라하고 동일인이라 추측하는 애들 진짜 많은데 아니라는 거 내가 증명해주마.

일단 두 스타일이 너무 다르다.

뭐 아수라 정도 되는 실력이라면 스타일도 바꿀 수 있다고 할 수 있겠지.

나도 거긴 동의함.

근데 아수라가 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

생각해봐라 무슨 이유로 부캐를 파는데?

그래 뭐 이유가 있다 하고 부캐를 팠다고 쳐 근데 그렇다기에는 퍼시벌 컨트롤이 아수라에 비해 달리는 건 인정해야 한다.

아이스 레서 드레이크 잡을 때 애초에 공격 허용했다는 거 부터가 난 아수라가 아니라는 증거라고 생각한다.

물론 퍼시벌을 폄하하는 건 아님.

감히 신과 비교하니까 화나서 글 싸지르는 거다.』

[댓글]

-무지성 아수라 빠네;;;;; 근데 공감은 된다;;;

-그는 신이야! 그는 신이야! 그는 신이야!

-아수라는 건들지 말자;;;; 진짜 게이머들의 신이다.

-ㄹㅇㅋㅋㅋ

-퍼시벌이 대단하긴 하지만 아수라는 넘보긴 좀 힘들긴 하지.

-맞말추.

-ㅋㅋ 비슈누 나올때도 그 지X들이더만. 뭐 잘하는 사람 나오면 뭐든 아수라래 ㅋㅋㅋ

└아니 근데 그 둘은 뭔가 느낌있긴 했어;;;

└ㅋㅋㅋㅋㅋ그럼! 아수라가 부캐를 두 개나 파고 사실 퍼시벌하고 비슈누하고 동일 인물이래!

└헉! 진짜?

└헉! 진짜? ㅇㅈㄹ ㅋㅋㅋㅋㅋㅋㅋ

많은 사람들이 아수라를 그리워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오히려 퍼시벌이 아수라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으면 재깍재깍 반박 글이 올라오곤 했다.

정밀 분석하는 유튜버들도 여러 증거들을 가져오기까지 했으니.

이 사태는 하나의 신드롬처럼 퍼지기 시작했다.

퍼시벌과 아수라가 동일인이라는 이야기는 많이 줄어들긴 했으나.

많은 이들이 퍼시벌에 대한 흥미가 줄진 않았다.

오히려 늘면 늘었지 결코 줄지 않았다.

왜냐하면, 으레 이렇게 갑자기 떠오르는 혜성처럼 나타난 이들이 피해 갈 수 없는 이야기 화두가 있었기 때문이다.

-야 그러면 비네샤랑 퍼시벌이랑 누가 더 강해보이냐?

그것은 바로 기존 랭커와의 강함 비교.

모두가 궁금해하는 이슈.

직업 성기사 랭킹 1위이자 전체 랭킹 8위에 빛나는 비네샤와 퍼시벌을 비교하는 사람들도 늘었다.

물론 당연히 비네샤는 현재 로이의 랭커이다 보니 레벨 차이가 크기에 당장의 전력으로 비교하는 어리석은 사람들은 적었다.

다만.

-비네샤 레벨 80때 솔로 레이드를 하긴 했지!?

-어!? 그러네!

-그때 비네샤 3시간 레이드하지 않았냐?

-ㅇㅇ 맞음.

-퍼시벌은 10분임……

-야 근데 그때 비네샤는 전직 전이니까. 또 모르는 거 아니냐?

아수라와는 비교하는 걸 모두가 꺼려했지만.

비네샤는 아니었다.

어쩔 수 없는 일이긴 했다.

아수라를 건들기엔 그의 팬덤이 무섭기도 했고, 모두가 인정하는 세계 제일의 게이머 아닌가.

그에 비해 비네샤 역시 대단하긴 했지만.

아수라와 비비기는 너무나 역부족이었으니.

전체 랭킹 8위도 엄청난 거긴 하지만.

그만큼 퍼시벌이 보인 모습 역시 압도적이라는 뜻이기도 했다.

그리고 이윽고 그 소식은 비네샤 본인의 귀에도 들어가고 말았다.

붉은색과 황금색이 절묘하게 잘 섞여 있는 태양과도 같은 풀플레이트를 입은 여성.

전체 랭킹 8위인 비네샤.

그녀가 그 소식을 듣더니 아주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곤 말했다.

“내가 직접 가보지. 그곳 다온 마을이 어딘지 알아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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