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잠만 자도 랭커 2부-63화 (389/472)

잠만 자도 랭커 2부 63화

19장. 쌍둥이 사제와 성기사(4)

볼트 맨티스의 던전의 기록.

1시간 13분.

7인 파티로 깬 이 기록은 사실 상당히 좋은 기록이었다.

기록이 세워지고 약 4개월간 깨지지 않았으니까.

상당한 기록임에는 틀림없었다.

하지만 그것도 이제 방금 부로 끝이 났다.

퍼시벌의 라이브 영상.

거기서 고작 둘이서 32분이라는 엄청난 기록을 세웠으니까.

고작 둘이다.

7인이서 1시간이나 걸린 걸.

둘이서 32분 만에 클리어라니.

절반 이상이나 줄인 그 기록이 이제 깨지는 일이 있을까?

-이게 무슨;;

-레벨 80대 던전에서 어려운 축에 속하지 않나?

-인기가 없어서 그렇지 난이도로만 치면 최상위 던전이긴 함!

-아니 그걸 지금 둘이서 깬 거야?

시청자들은 당연히 난리가 났다.

비슈누와 퍼시벌이 형제라는 사실에서도 아직 놀라 있는 상태였건만.

기록까지 세우다니.

아니, 사실 기록이야 세울 거라 생각하긴 했다.

퍼시벌이건 비슈누건 압도적인 이들인 건 사실이니.

하지만 둘이서 7인 이상의 파티 기록을 깰 줄이야.

누가 상상했겠는가.

-랭커들도 피하는 게 다수 파티 던전 기록 세우기 아니냐?

-맞지;;;;

-ㅋㅋㅋㅋㅋ어이가 없어서 웃음도 안나온다. 진짜.

-랭커 이상이라는 거네 둘이면.

-둘이 합치면 어쩌면……

-……아수라도

-에이 아수라는 너무 갔다.

-그치…… 아수라는 너무 갔다.

대부분 부정하긴 했지만.

이전처럼 적극적으로 아수라와의 비교를 부정하진 못했다.

아수라가 지는 걸 상상할 수 없는 건 여전했지만.

마찬가지로 저 둘이 지는 것 역시 상상하기 힘들었으니.

마지막 보스를 잡고 이전처럼 짧게 인사를 한 뒤 라이브를 종료한 퍼시벌과 비슈누.

시청자들은 이미 꺼진 라이브 채팅창에 남아서 갑론을박을 하기 바빴다.

-아무리 그래도 아직 아수라랑 비비기는 좀 그렇긴 하다.

-야 그럼 아수라가 있으면 모르겠는데 없잖아? 근데 뭘 비비기 좀 그래!

-은퇴한 사람은 항상 비교당하게 되어있음.

-그것도 그렇지.

-아 근데 진짜 아수라 다시 안돌아오나?

-그러게 말이야.

아수라와 퍼시벌&비슈누를 함께 비교를 했지만.

이들이 원하는 건 모두 하나였다.

은퇴한 아수라가 돌아왔으면 좋겠다는 심정이었다.

저 둘을 보고 아수라를 떠올렸다는 건 다시 말해.

퍼시벌과 비슈누의 플레이가 정말 그만큼 뛰어난 사람들이라는 걸 부정할 수 없다는 거다.

아쉬운 만큼 떠드는 이들이 많았다.

그리고 그건 비단 시청자들뿐만이 아니었다.

“……진짜네.”

미리 둘이 형제라는 걸 알고 결국 협업까지 이끌어갔지만.

조금 의심이 남아 있던 비네샤는 끝난 라이브를 보며 고개를 저었다.

라이브까지 나오고 다인 던전에 들어갔다?

형제가 틀림없다.

비네샤는 그걸 보며 일단 피식 웃었다.

비네샤의 발할라 길드.

12 길드의 수장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거대 길드다.

그래도 협업을 하기로 했으니.

도와주는 게 인지상정.

‘우리가 최대한 커버를 쳐주자.’

다른 길드들이 손을 쓸 수 없게 말이다.

아무리 큰 길드라고 한들 12 길드의 수장이라 불리는 발할라를 무시할 순 없다.

7대 길드가 서로를 제외하고 유일하게 눈치를 보는 길드 아니던가.

그러니 최대한 힘을 써볼 생각이다.

하지만 그것도 그리 오래는 아닐 거다.

레벨 150.

딱 거기까지다.

‘그 이상은 길드들이 다들 치열하니 우리도 손을 대긴 어렵긴 하지.’

하지만 그쯤 성장하면 이미 누구도 손에 닿지 못할 정도로 올라 있으리라.

그때쯤 돼서 따라잡히지 않으려면 자신도 부지런히 움직여야 할 거다.

비네샤는 그렇게 생각하며 아직까지도 잠잠한 7대 길드들을 떠올렸다.

이상할 정도로 조용하다.

아무리 엉덩이가 무거운 그들이라고 해도 이상해서 알아본 결과.

생각보다 재미있는 정보를 입수했었다.

‘흑사자가 무슨 생각인지 진짜 궁금하네~’

소녀와 같은 인상과는 다른 날카로운 눈빛.

비네샤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피식 웃었다.

블랙의 심정을 어떻게 알겠나.

그저 비슈누와 퍼시벌이 어디까지 올라올지 기대할 뿐이었다.

* * *

거의 세상이 난리가 났다고 할 만큼 유튜브가 떠들썩하게 난리가 났을 때, 현성은 라이브를 종료하고 인상을 잔뜩 찌푸렸다.

리베우스의 근면으로 만든 분신도 없앤 상태.

거기에 현성은 아쉽다는 듯 눈살을 찌푸렸다.

아쉬워해도 너무 아쉬워했다.

보상이 적어서 그러는 건 아니었다.

[분신을 이용하여 홀로 파티 던전 클리어에 성공하셨습니다!]

[믿을 수 없는 업적!]

[칭호, 『하나서 둘, 둘이서 하나.』를 획득합니다.]

[압도적인 경험치를 획득합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8

[레벨 70을 달성하셨습니다.]

[레벨 업 보상으로 스킬을 획득하셨습니다.]

[던전, 볼트 맨티스의 둥지를 클리어하셨습니다.]

[보상이 주어집니다.]

레벨은 무려 8개나 오르고.

새로 스킬도 얻었다.

이제 레벨도 71까지 성장했으니, 보상이 적은 건 절대 아니었다.

게다가 던전 클리어 보상까지 있었으니까.

절대 보상 때문에 아쉬워하는 건 아니었다.

그러나 현성은 그런 메시지를 보며 아쉬움에 혀를 찼다.

이유는 다른 데 있는 게 아니었다.

‘기록이 아쉽네.’

압도적인 기록을 세웠음에도 그게 아쉽다는 것.

상상도 못 한 아쉬움.

하지만 현성은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솔직히 말해서 퍼시벌의 스타일이 아닌 현성의 스타일로 했다면?

20분대로 끊었을 수도 있을 거다.

지금 능력치에 스킬 그대로 한다는 기준으로 말이다.

한데 30분이나 걸렸으니까.

분신의 컨트롤이 부족해서였을까?

아니, 그 반대다.

‘분신이 가진 능력치가 70%밖에 안 되니까 아무래도 하향된 게 아쉽다.’

현성이 아쉬운 게 바로 그거였다.

만약에 현성이 좀 부족해도 스스로 퍼시벌 컨셉으로 던전을 돌았다면 조금밖에 차이가 나지 않으리라.

당장은 효율이 그리 좋진 않았다.

어떻게 하면 격차를 줄일 수 있을까.

처음부터 각종 버프를 분신에게 걸었다면 어느 정도 메꿀 순 있을 거다.

하지만 그걸로도 조금은 부족하다.

‘차라리 내가 퍼시벌을 하는 게 낫겠네.’

사제로 버프나 각종 서포터를 해주는 걸 분신이 하게끔 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거 같다.

무엇보다 이번에 어떻게 해야 성기사답게 움직이는지 알지 않았나.

당장은 힘들어도 좀 숙련이 된다면 빠르게 익힐 수 있으리라.

현성이 그렇게 생각을 정리하자.

리베우스가 그런 현성을 보며 외쳤다.

“오우! 아쉽긴 하지만, 레벨이 오를수록 더 쓸 만해질 겁니다요!”

“아! 그러네. 그것도 있네.”

리베우스의 말에 현성도 고개를 끄덕였다.

근면의 레벨이 더 오르면 능력치 비율도 더 높아질 테니.

그러면 문제도 사라질 거다.

그전까지는 물론 현성이 퍼시벌을 하고 분신에게 비슈누를 시키면 되긴 하다.

제일 좋은 건 각자 따로 방송을 하는 게 좋긴 하지만.

언제고 또 같이 방송을 할 때가 있을 테니.

현성은 그렇게 생각하며 이제 보상을 볼 차례가 왔다고 판단했다.

우선 칭호부터.

『하나서 둘, 둘이서 하나』

《유일》

-설명: 분명 파티가 아님에도 시스템의 허점을 이용해 홀로 파티 던전을 클리어에 누구보다 뛰어나게 성공한 자만이 얻을 수 있는 칭호이다.

-효과: 어떤 파티로만 진행할 수 있는 모든 컨텐츠 이용 가능.

“오!”

이건 또 의외의 칭호다.

효과도 생각 이상으로 쓸 만해 보이기도 했다.

다만, 비슈누 컨텐츠를 할 때는 파티를 구해야 하니.

엄청 의미 있는 성과는 아니긴 했다.

이전 이데아 때 아수라에게 있었으면 참 좋았겠지만.

그게 아니니까.

이제는 파티도 자연스럽게 하는 현성이지 않나.

또 그게 재미있기도 했고.

사람들이 나중에 알고 놀라는 것도 참 재미있었으니.

요즘은 또 그 재미에 파티를 하지 않나.

현성은 그렇게 생각하고 다음으로 레벨을 살폈다.

【상태창】

『현성』

-Lv71

-직업:『타나노스《신》』

-칭호:『넌 전설이냐? 난 신인데.《신》』외 4.

「근력: 86(+61)」「순발력: 86(+61)」

「체력: 86(+61)」「마력: 150(+61)」

「신성력: 265(+35)」

-잔여 능력치: 40

‘벌써 71이네.’

확실히 빠른 속도긴 했다.

내일 퀘스트까지 생각하면 슬슬 레벨링은 멈추는 게 맞긴 했다.

아무래도 파이튼 시장 퀘스트라 레벨 80 제한이 걸려 있을 수도 있을 테니.

현성은 그렇게 생각하면서 일단 잔여 능력치를 어떻게 할까 고민했다.

신성력에 투자하는 건 너무 아쉬운 일이니.

다른 곳에 투자할까 하다가.

일단 내버려 두기로 했다.

‘당장 능력치가 아쉬운 건 아니니까.’

그리고 내일 있을 퀘스트에서도 전투를 할 게 아니지 않나.

사제답게 보조만 하면 되는 일이니까.

‘설마 전투를 하겠어?’

현성은 그렇게 생각하면서 일단 다른 보상들을 살폈다.

던전을 클리어하고 얻은 것들은 대충 몇몇 장비들이었는데 꽤 높은 등급인 유일등급도 섞여 있었다.

그래봐야 현성에게 필요도 없는 아이템이었으니.

대충 나중에 팔아야겠다고 넘겼다.

사용할 건 아니었으니.

그리고 남은 건 하나.

‘스킬은 뭐가 떴으려나?’

대충 직업 관련 스킬이 뜨려나 싶었는데 이게 웬걸.

완전 상관없는 스킬이었다.

【허공도약】

《유일》

『액티브』

「LvMax」

-설명: 허공에서 도약할 수 있다.

-효과: 총 허공을 2번까지 밟을 수 있다. 그 후 지면을 밟아야 다시 허공을 밟을 수 있다.

‘흐음.’

나쁜 효과는 아니었다.

오히려 상당히 좋은 효과.

고작 2번 밟을 수 있다고 따질 사람도 있겠지만, 적어도 현성은 그러지 않았다.

저게 얼마나 대단한 건지 잘 알고 있었으니까.

허공에서 도약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상당한 거긴 하지만.

레벨 업 보상으로 그간 신등급을 받곤 했던 걸 생각하면 아쉽긴 했다.

이제 레벨 10마다 스킬 하나씩 받을 텐데.

‘이번엔 운이 좀 안 좋았나 보네.’

그래도 범용성도 좋고 기동성도 마음에 드는 스킬이니까.

현성은 그런대로 만족을 하기로 했다.

대부분 신등급을 얻거나 전설등급을 얻었던 걸 생각하면 아쉬운 건 어쩌면 당연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이게 맞긴 했다.

신등급이라고 레벨 업 보상으로 신등급 스킬만 나오면 얼마나 부조리 한가.

퀘스트를 통해 얻는 것도 아니고.

레벨이 오를수록 격차가 나는 일은 막긴 해야 하니.

아무래도 그런 차원에서 레벨 50까지만 신등급이 잘 떴던 거 같다.

60 때 운이 좋아 신등급이 떴고.

이번이 정상이라 생각하자.

‘그래야 배가 안 아프지.’

현성은 그렇게 생각하며 쓰린 속을 부여잡았다.

그러면 슬슬 내일 있을 퀘스트를 위해 좀 움직여 볼까?

당연히 레벨은 올리지 않을 거지만.

조사는 또 다른 이야기니까.

‘이런 퀘스트는 항상 뒤가 구린 법이니까.’

미리 조사한다고 나쁠 게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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