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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만 자도 랭커 2부-79화 (405/472)

잠만 자도 랭커 2부 79화

24장. 어스 드레이크의 레어(2)

멜킹은 말도 안 되는 업적을 이룬 비슈누와 퍼시벌을 봤다.

레이드 보스급 어스 레서 드레이크를 3분 만에 잡아낸다고?

순간 그 모습에 다른 팀들이 흔들려 실패할 뻔했을 정도로 충격적이었다.

멜킹 역시 그랬다.

아니, 애초에 공격대, 그러니까 최소 20명은 데려와야 하나 상대할까 말까 하는 게 레이드 보스다.

파티인 여섯이서 상대하는 발할라 길드 역시 말도 안 되는 실력이다.

한데 둘이서 고작 3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건 상식을 넘어선 능력이다.

심지어 멜킹은 지휘를 하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볼 수 있었다.

저 둘은 처음부터 끝까지 여유 있게 싸우고 있었다는 걸.

‘게다가, 큰 스킬을 사용하지 않았다.’

퍼시벌도 그렇고 비슈누도 사용하지 않았다.

퍼시벌의 경우는 그 무수히 많은 창을 투창하는 스킬을 사용하지 않았고, 비슈누는 하얀 벼락을 사용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뒤에 있을 진짜 보스를 위해 아낀 모양이다.

그러면서도 3분 안에 클리어?

멜킹은 고개를 저었다.

자신의 상식으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

이런 건 이해하려 들면 안 된다.

‘미쳤군.’

루키 1위에 빛났던 성민도 저 정도는 아니었다.

괜히 저 둘이 유명세가 알려지자마자 1위와 2위를 차지한 게 아니었다.

멜킹은 이런 생각을 하면 미안한 건 알지만.

어쩔 수 없었다.

성민이 두 명이나 있다고 한들 저들 중 하나도 감당하기 힘들 거다.

확신할 수 있었다.

저 둘은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존재들이다.

‘무조건적으로 영입해야 하는 인재다.’

저 둘을 영입한다면 발할라 길드가 7대 길드?

그것도 우습다.

1대 길드가 될 수도 있는 노릇이다.

어떻게든 해야 하건만.

당장 멜킹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미약하기 짝이 없었다.

이 레이드에서 좋은 인상을 보여주는 거 말고는 없었다.

‘그러니 그렇게 행동해야겠지.’

멜킹은 그렇게 생각하고 우선 지휘를 마저했다.

이야기는 2단계를 클리어하고 난 뒤에도 늦지 않았으니.

무엇보다 휴식을 취하고 있는 둘을 방해할 순 없었으니.

멜킹은 그렇게 생각하며 빠르게 외쳤다.

“우리도 분발하자!”

““예!””

공대원들 역시 우렁차게 외치며 다들 기운을 내고 레이드를 이어갔다.

다들 실력자답게 순조롭게 이어지는 속도.

아니, 이전보다도 빠르다.

적응해서가 아니다.

멜킹은 느낄 수 있었다.

열의가 가득한 모습들을.

아무래도 저 둘을 보고 투지를 불태우는 것이리라.

성민도 그러기에 계속해서 방해하긴 했지만, 녀석도 곧 다른 공대원들처럼 열의를 띠겠지.

멜킹은 성민이 반드시 그러리라 생각했다.

그는 성민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으니까.

* * *

한편 공대원들이 모두 본받자며 열심히 하고 있었을 때.

퍼시벌과 비슈누.

정확히 현성은 자신의 아바타와 함께 근처에서 쉬고 있었다.

그러면서 방금의 전투를 복기했다.

아쉬운 부분?

없진 않았지만, 없다시피 하듯 적었다.

매우 만족스러운 전투.

이보다 더 잘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보면 더 잘할 수 있을 거 같았다.

이전 아이스 레서 드레이크의 경우는 10분이나 걸리긴 했지만.

그때도 역시 제약이 있긴 했으니까.

지금도 제약이 있긴 하니 그래도 5분이면 잘한 거겠다 싶었는데.

이게 웬걸.

‘3분이라.’

나름 기록을 세운 거 같다.

이거는 영상으로 올려야겠다며 현성은 생각하고 휴식 중이었다.

그리고 다음 단계에서는 뭐가 나올지 고민했다.

고작해야 2단계에서 레이드 보스급이 셋이나 나왔다.

물론 S-급에 비해서는 상당히 약하긴 했다.

하기야 그럴 수밖에 없지.

이 녀석들이 다가 아니니.

하지만 이 녀석들은 문제가 아니다.

결국 발할라 길드가 막힌 곳은 다름 아닌 이다음 단계.

3단계이지 않은가.

그러기에 현성은 고민에 빠졌다.

‘나랑 연관은 있을 거 같은데, 뭘까?’

사제가 필요해서 비슈누까지 부른 게 틀림이 없다.

현성이 보기에는 성민 역시 상당한 딜러다.

그것도 매우 뛰어난.

물론 현성에 비하면 한참이나 부족하다 느낄 수 있지만.

딜링 능력만 본다면 성민만 데리고 가더라도 문제가 없을 터.

그렇다는 건 다시 말해 딜링이 문제가 아닌 서포터가 문제라는 거다.

성민의 팀에 서포터가 애초에 없었다는 걸 생각하며 현성은 생각했다.

‘뭔가 함정이 가득한 단계인가 보네.’

현성은 그렇게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그 외에는 없으니까.

함정도 일반적인 함정이 아닌 저주와 같은 그런 류이리라.

그러니 사제인 비슈누까지 부른 것일 터.

전설 스킬이라면 사실 퍼시벌만 고용한다면 최소 8번은 고용할 수 있는 가격이다.

한데 그걸 둘 모두 고용했다라.

물론 뇌물의 의미가 없진 않을 거다.

하지만 이것 역시 곤란하다 했으니.

키 카드는 결국 현성에게 있다는 이야기.

저주 류를 풀어야 한다.

현성은 그런 결론을 내렸다.

다만.

‘X 됐다.’

저주류 정화 스킬?

없다.

아니, 있긴 하다.

리베우스의 성자의 빛.

다만 그 외에 다른 스킬은 없다.

무엇보다 그 스킬은 1단계에서 써서 지금은 쿨타임 중이다.

그걸 생각하면.

결론은 하나였다.

‘저주류 함정들이라면 첫 트라이는 실패하겠네.’

현성도 그렇게 생각을 정리하고 있었을 때.

다른 팀들도 레서 드레이크들을 정리할 수 있었다.

그럼 이대로 조금 휴식을 취한 뒤 바로 3단계로 가나?

현성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을 때.

그런 현성에게 멜킹이 다가왔다.

무슨 일일까.

궁금하다는 듯 현성이 멜킹을 바라보자.

멜킹은 그런 현성의 아바타, 그러니까 비슈누를 보며 말했다.

“여기까지 온 이상 3단계 브리핑을 하지 않을 수가 없을 거 같아서 이렇게 찾아왔습니다.”

멜킹은 그렇게 말하면서 다소 걱정 어린 눈으로 비슈누를 바라봤다.

비슈누는 고개를 끄덕이며 멜킹의 말에 집중했다.

실력을 테스트하겠다는 말이 기분이 나쁘진 않았을지 걱정했지만.

다행히 그런 건 없어 보였다.

비슈누의 표정을 살핀 멜킹이 그대로 말을 이었다.

“3단계는 저희가 막힌 구간이면서 꼭 비슈누 님의 도움이 필요한 곳입니다.”

“흐음, 아무래도 저주인가요?”

“예. 그렇습니다. 역시 바로 추측하셨군요.”

“아무래도 사제가 필요한 단계가 뭐가 있을까 싶었는데 역시나 저주군요.”

비슈누를 조종하며 대답한 현성은 눈앞이 깜깜해지는 걸 느꼈다.

역시 저주라니.

어떻게 이렇게 이어지는지.

현성은 그렇게 생각하며 어쩔 수 없다는 듯 계속해서 멜킹의 말을 들었다.

그리고 나오는 멜킹의 설명.

“우선 저주의 종류는 땅의 저주라는 저주입니다.”

“땅의 저주요?”

“예, 다름 아닌 땅에 발을 디딘 사람의 수만큼 지속 데미지가 들어오는 구조입니다.”

“흐음.”

상당히 어려운 구조의 저주다.

그래서 최소한의 팀원들로만 구성을 했나 보다.

2단계를 최소로 깰 팀으로 오고 3단계에서 어떻게든 버티는 거다.

듣기만 해도 어려운 단계.

현성도 그것만으로도 어렵겠다고 생각했는데, 이게 끝이 아니었다.

“인원 수만큼 데미지를 받는데 풀 수 있는 방법은 한 명이 용암을 건너가 마법진을 해제하는 것밖에 없습니다. 무엇보다 움직이기로 한 사람이 움직이는 순간 다른 이들은 움직일 수도 없습니다. 스킬 사용은 가능하지만, 그게 끝입니다.”

“……”

“마지막으로 저주의 마법진에 다가갈수록 지속 데미지가 더 강해집니다.”

진짜 극악의 난이도다.

거대 길드라는 조건이 아니었으면 S+까지도 넘볼 수 있는 퀘스트였을 거 같은 느낌.

현성은 거기에 정신이 아득해지는 걸 느꼈다.

이런 저주를 과연 성자의 빛으로 풀 수 있을까?

아니, 애초에 지금은 그것도 하지 못한다.

잠시 생각하던 현성은 비슈누의 아바타를 조종해 고개를 끄덕였다.

어렵긴 하지만 돌파구는 있으리라.

“첫 트라이에 깨긴 힘들긴 하겠군요.”

“비슈누 님도 그렇게 판단하시는군요.”

멜킹은 조금은 아쉽다는 듯 말했지만.

애초에 힘들긴 했다.

처음 겪는 저주이니 비슈누도 방도가 없는 모양.

하지만 그럼에도 희망은 보였다.

멜킹의 말을 듣고 불가능이 아닌 힘들긴 하겠다고 한 거에 희망을 얻었다.

그래도 자신이 있어 보이는 비슈누의 모습은 멜킹이 봐도 멋있었으니까.

“알겠습니다. 그러면 휴식 후 바로 다음으로 넘어갈까요? 아니면 더 자세한 브리핑을…….”

“브리핑은 괜찮은 거 같습니다. 이정도만 들어도 파악은 되니.”

“네, 알겠습니다. 그러면 휴식 후 바로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예, 브리핑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인걸요. 그럼.”

멜킹이 그렇게 말하고 자리를 뜨자 현성은 그런 멜킹을 뒤로하고 생각했다.

진짜 강력한 저주.

이걸 풀 수 있는 방법은 지금으로서 현성에겐 없다.

방법이 진짜 뭐 없을까?

일단 겪어봐야 더 잘 알 수 있을 터.

그렇게 현성은 휴식이 끝나 다음 단계로 넘어가자는 공대를 보며 다소 긴장했다.

여기서 이번 트라이가 끝날 수도 있을 테니.

최대한 신중하게 움직이자.

전체 인원의 체력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용암을 건널 퍼시벌의 체력도 신경 써야 하니.

현성이 그런 복잡한 생각을 하고 3단계로 들어갔을 때, 떠오른 메시지를 보고 저도 모르게 입 밖으로 어처구니없는 소리를 내뱉고 말았다.

“엥?”

* * *

한편 길드 본부로 돌아간 비네샤는 사냥을 준비하고 있었다.

길드장이라고 해도 계속해서 분발해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길드에 시간이 빼앗겨 사냥을 자주 못 하는 게 아쉬웠다.

좀 더 탄탄해지면 모를까.

12 길드에서 7대 길드의 자리를 노리고 있는 상황에 길드 일을 놓을 수가 없었기에.

비네샤는 사냥 준비를 하며 방금 다녀온 진영을 떠올리고는 피식 웃었다.

비슈누와 퍼시벌이 간 이상 무조건 클리어하리라.

하지만 비네샤가 들었던 3단계라면 첫 트라이에 클리어하는 건 힘들 거다.

‘나라도 힘들지, 그건.’

하지만 뛰어난 사제인 비슈누가 있으니 이번에 갈피는 잡을 거다.

그리고 다음에 클리어할 터.

다른 길드 분석가들은 아무리 비슈누와 퍼시벌이 있다 한들 3번 이상은 트라이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그만큼 어려운 던전이긴 했으니까.

비네샤도 인정하는 분석이긴 했다.

하지만 왜인지 그걸 깨고 두 번째에 클리어할 거 같았다.

첫 번째 트라이?

그건 정말 불가능하다.

‘진짜 신의 컨트롤인 아수라가 아닌 이상에야 그게 가능하겠어?’

비네샤가 그렇게 속으로 생각하며 웃고 있을 때.

다급히 길드원 하나가 나타나서 외쳤다.

“기, 길드장님, 속보입니다.”

“흐므! 말해보게!”

이번에도 컨셉을 잊지 않고 외친 비네샤.

하지만.

“그, 그! 어스 드레이크 던전 3단계를 통과했답니다.”

“으잉?! 그게 무슨 소리에욧!?”

엄청난 속보 앞에서 그것도 쉽게 깨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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