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잠만 자도 랭커 2부-84화 (410/472)

잠만 자도 랭커 2부 84화

26장. 테라의 성기사 리안(1)

다니엘 주교가 준 쪽지.

정말 오래간만의 연락이라 무슨 일인가 싶어서 펼쳐봤다.

그리고 그 안에 있는 내용은 현성의 두 눈을 세차게 흔들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지?

현성이 순간 당황해 무슨 일인지 이해하지 못했지만, 하나는 확실했다.

‘X 됐네.’

담담하게 자신의 상황을 받아들이는 현성.

쪽지에 적힌 내용은 다름 아닌 이랬다.

[테라 교단의 고위 성기사가 마룬 마을에 들렀습니다.]

[저희로서는 막으려 했으나 저와 비슷한 위치에 있는 자이기에 막을 방도가 없었습니다.]

[아직까지 마룬 마을에서 지켜만 보고 있지만,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습니다.]

[우선 알려드려야 할 거 같아 이렇게 연락드리는 점 죄송합니다.]

[저희 역시 최대한 빠르게 알고 난 뒤 보고를 드린 겁니다.]

정중하게 쓰여 있는 쪽지와는 다르게 상황은 상당히 심각했다.

고위 성기사가 마룬 마을에 도착했다.

다르게 말하면 이미 레이나도 들키고 신전도 들켰다는 거 아닌가.

테라 교단의 성녀가 다른 신전을 짓고 있는 걸 목격한 거다.

‘어쩌지?’

고위 성기사.

심지어 주교와 같은 직급이다, 라는 건 레벨도 심상치 않다는 거.

로스트 이데아에서 주교급 인물이라는 건 최소 레벨 250 이상이라는 뜻이다.

다시 말해 현성이 당장 뭔 짓을 다 해도 이길 방도가 없다.

현성이 쓰린 속을 붙잡고 있었을 때.

리베우스가 나와 물었다.

“오우. 쉽지 않은 일이군요.”

“그러니까 말이야.”

자신의 신전이지 않나.

마침 신전과 관련한 퀘스트도 떴으니까.

현성은 그런 생각을 하면서 퀘스트 창을 열었다.

그리고 나타나는 퀘스트 창.

【첫 신전 완공】

-등급: 직업 전용 퀘스트

-설명: 개척 마을 마룬에 당신의 신자들이 신전을 곧 완공합니다.

그간 쉬지 않고 일을 한 당신의 신자들을 위해 신전을 찾아가 축복을 내리십시오.

뜻하지 않은 결과가 있으실 겁니다.

-제한: 타나노스

-보상: 알 수 없음.

-실패 시 직업 전용 스토리 루트 하나 소멸.

설마 이걸 실패하나 싶었는데.

이런 일이 겹치다니.

후우.

절로 한숨이 나오지만 어쩌겠나.

하는 수밖에 없다.

혹시라도 극단적인 인물이라 마을 사람들을 몰살시키기라도 하면 어쩌나.

중세를 배경으로 한 판타지 세상인 만큼 이단을 그냥 두고 볼 종교적 인물들이 아니니.

위험할 수 있다.

현성이 처음으로 구한 마을이지 않나.

나름 애정이 있었다.

‘어떻게든 가자.’

현성이 그렇게 다짐한 순간.

갑자기 눈 앞에 메시지가 떠올랐다.

다름 아닌 또 다른 퀘스트창이었다.

【테라의 성녀】

-등급: S

-설명: 당신은 테라 교단의 가장 소중한 존재 성녀를 자신의 신자로 만들었습니다.

아직까지 테라 교단의 사람들은 대부분 이를 모릅니다.

그저 수행을 나간 성녀가 어디로 사라졌는지 알 수 없는 상태.

하지만 그것도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

테라 교단의 한 성기사가 우연치 않게 마룬 마을에 들려 신전 건축을 지켜보는 중입니다.

어떻게 해서든 성기사를 자신의 신자로 만드십시오.

현재 성기사는 당신의 신전을 이단으로 생각하는 중입니다.

-제한: 플레이어 ‘현성’

-보상: 새로운 신자, 신위 회복, 직업 전용 스토리.

-실패 시 퀘스트, 【첫 신전 완공】이 실패합니다.

-성기사를 막지 못하면 주동자로 몰려 사망하실 수 있습니다.

“후우.”

절로 한숨이 나오는 상황.

이번에 또 성기사를 자신의 신자로 만들어라?

괜히 S급이 아니다.

다르게 말하면 어스 드레이크를 잡는 거보다 어렵다는 얘기.

근데 뻔히 봐도 그러지 않나.

고위 성기사를 자신의 편으로 만들라.

말이 쉽지.

한 가지 희망이 있다면.

신의 권위가 있다는 거 정도?

‘신의 권위로 내 신성력에 뭔 지랄이 일어났는진 모르겠는데 다니엘 주교도 뭔가 끌려 하는 느낌이었어.’

그게 아니고서야 자신의 조카이자 교단의 가장 소중한 존재라 할 수 있는 성녀를 그냥 두었겠는가.

어떻게든 현성에게서 빼앗으려 했겠지.

뻔한 이야기다.

그게 되지 않은 이유는 오직 신의 권위 하나.

혹시 모른다. 이게 먹힐 수도.

그리고 그때와 다르게 성혈, 성체, 성령을 모두 획득하지 않았던가.

신성력의 질이 제일 물올랐을 때.

물론 이게 모든 걸 해결해 주리라 생각하지 않았다.

‘그래도 방심하지 말자.’

방심으로 인해 모든 게 생겨나지 않던가.

현성도 그런 마음으로 최대한 방심을 줄이기 위해 빠르게 이동했다.

텔레포트를 이용하기 위해 빠르게 텔레포트 게이트를 타고 마룬 마을에서 가장 가까운 도시로 설정하고 이동했다.

물론 이동하면서 걸리적거리는 비슈누의 아바타는 소환 해제했다.

현성은 도착하자마자 마룬 마을을 향해 뛰려다가 순간 생각했다.

‘잠깐?’

고위 성기사다.

다시 말해 기사라는 이야기.

신을 섬기고 싸우는 기사.

그런 기사라면 반드시 싸우지 않을까?

고위 성기사와 싸우기에 지금 적합한가.

답은 정해져 있었다.

아니, 적합하지 않다.

우선 레벨에서부터 차이가 너무 심하게 난다.

레벨도 100 이상이나 차이가 난다.

다르게 말하면 비네샤와 같은 인물이나 다름없다.

지금 당장 랭커랑 싸워라?

말이 되는 소리를 하라며 화를 내도 누구도 뭐라 하지 못할 터.

‘차라리 지금 스킬들을 얻는 게 낫겠어.’

당장 이길 순 없을지 몰라도 시험을 치른다면 대련 같은 걸 하지 않겠나.

그걸 대비하여 스킬들을 얻는 게 나았다.

이번에 보상으로 얻은 스킬들이 있지 않은가.

어스 드레이크를 잡고 얻은 것들은 대부분 아이템들이었다.

성혈의 무구로 인해 이미 무기나 방어구는 충분했기에.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스킬북이 없는 게 아쉽긴 했지만.

엄청난 레벨 업을 통해 스킬을 둘이나 얻었고, 신성 스킬도 하나 얻을 수 있지 않나.

현성은 거기에 주목했다.

그리고 가장 먼저 신성 스킬을 살폈다.

아무래도 직업 스킬보다는 기대감이 좀 떨어졌으니.

[용종을 사냥하셨습니다.]

[수많은 유저에게 칭송을 받아 신성력의 최대치인 50 상승합니다.]

[신성력의 총합이 400을 넘어 새로운 신성 스킬을 획득합니다.]

[스킬 선택에 추가 보정이 들어갑니다.]

[다섯 개의 스킬 중 원하는 신성 스킬을 고르십시오.]

메시지를 보고 현성은 씨익 미소를 지었다.

추가 보정이 들어간다니.

이번에도 좋은 스킬이 있으리라.

그런 기대감을 안고 목록을 열자.

현성은 다소 실망했다는 듯 목록을 보고 있었다.

〔샤이닝 레이〕[디스펠][큐어]

[신성 폭발][태양의 세례]

‘전설 정도는 생각했는데 영웅이 떴군.’

하기야 항상 운이 좋을 리가 없긴 하다.

어쩔 수 없는 일.

영웅이 그래도 어디인가.

현성은 그렇게 생각하며 샤이닝 레이를 선택했다.

【샤이닝 레이】

《영웅》

『액티브』

「Lv1」

-설명: 빛에 신성력을 담아 강력한 섬광을 발사한다.

화살과도 같은 섬광은 빠르게 상대를 관통한다.

신성 스킬이기에 악 성향과 언데드에게 데미지가 2배로 들어간다.

-효과1: 번쩍이는 섬광을 발사해 상대를 관통한다.

-효과2: 관통당한 상대는 10% 확률로 상태이상 실명에 빠진다.

-쿨타임: 120초

효과는 예상한 대로였다.

사제에게 어울리는 공격 스킬이다.

나중엔 좋을 거 같긴 하지만, 당장은 크게 의미는 없는 스킬.

이제 다음으로 레벨 업 보상으로 얻은 스킬들이다.

원래라면 여기를 더 기대하지 않았을 거다.

왜냐?

당연하다.

신의 권위로 얻은 스킬들은 그래도 보정을 받았는데 레벨 업 보상으로 얻은 스킬들은 요즘 들어 꽝을 꽤 많이 쳤으니까.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메시지에서도 그러지 않았던가.

[레벨 80을 달성하셨습니다!]

[직업 전용 스킬을 획득합니다!]

[레벨 90을 달성하셨습니다!]

[직업 전용 스킬을 획득합니다!]

직업 전용 스킬을 얻었다고.

그렇다는 말은!

“타나노스 전용 스킬이라는 거지!”

신의 전용 스킬이라면 당연히 신등급 스킬이라는 거다.

운이 좋았다.

아니, 타이밍이 좋았다고 해야 하나?

어쨌든.

현성은 빠르게 스킬들을 열어봤다.

과연 어떤 스킬들이 나올까.

제발 고위 성기사에게도 꿀리지 않는 이데아 때 권능급 스킬이었으면 좋으련만.

현성이 그렇게 바라며 스킬창을 열자.

뜻밖의 스킬들을 볼 수 있었다.

【타나노스의 예지몽】

《신》

『액티브』

「Lv1」

-설명: 타나노스의 꿈은 현실이 되었다고 한다.

-효과: 발동 시 다음 중 원하는 꿈을 꾸게 된다.

1. 일확천금의 꿈: 45분 동안 모든 아이템 드랍률과 골드 획득량 2배 증가.

2. 일취월장의 꿈: 45분 동안 경험치 획득량 2배 증가.

3. 약육강식의 꿈: 45분 동안 모든 데미지 2배 증가.

-쿨타임: 80분

【사신의 손짓】

《신》

『액티브』

「LvMax」

-설명: 사신의 손짓은 언제나 생명의 소멸을 의미한다.

-효과1: 지정한 대상에게 사신이 손짓한다.

-효과2: 사신의 손짓에 당한 대상은 3분간 모든 방어력이 사라진다.

-효과3: 사신의 손짓에 당한 대상은 사신의 심볼이 새겨지며 사신의 손짓을 시전한 사용자가 심볼이 있는 적을 처치할 시 드랍율이 200% 상승한다.

-쿨타임 : 60분

“어?”

타나노스의 예지몽과 사신의 손짓.

우선 사신의 손짓은 처음 보는 스킬이다.

그리고 타나노스의 예지몽은 이미 알고 있던 스킬이지 않나.

하지만 이전과 다른 점이 하나 있었다.

“미친.”

이데아 때는 셋 중 랜덤으로 버프가 정해졌었는데.

이제 고를 수 있다?

하기야 예지몽이지 않나.

미래를 보는 꿈인데 랜덤이 말이 되나!

이게 여기서 상향을 받다니.

현성은 자신도 모르게 눈을 반짝였다.

특히 약육강식의 꿈.

이거라면 엄청나게 차이 나는 걸 조금은 줄일 수 있다.

하지만 그뿐.

공격을 막고 반응을 하는 정도까지 오를 능력치 상승은 없을 터.

데미지 하나는 끝내줄 거다.

그리고 다른 하나, 사신의 손짓.

이건 또 무슨 사기적인 스킬인지.

“미쳤네.”

현성은 자기도 모르게 그렇게 말하면서 곰곰이 생각했다.

방어력을 모두 무시하게 만드는 심볼을 만든다.

거기다 그것도 무려 3분이다.

사실상 그 안에 무조건 잡을 수 있다는 이야기.

고위 성기사에게도 이게 먹힐 수 있는가.

그게 가장 문제였다.

조금 고민하던 현성은 답을 내릴 수 있었다.

‘가능하다.’

이기는 것?

그건 불가능할지 몰라도 큰 거 한 방을 먹이기에는 충분하다.

여러 시뮬레이션을 짠 뒤 현성이 고개를 끄덕였다.

‘됐다.’

모든 준비는 마쳤다.

이제 마룬 마을로 가서 결판을 짓는 일만 남았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