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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만 자도 랭커 2부-87화 (413/472)

잠만 자도 랭커 2부 87화

27장. 상업 도시 테루아(1)

퀘스트 보상으로 얻은 건 아이템이나 스킬 따위가 아니었다.

테라의 성녀 퀘스트만 해도 보상이 신위 회복이나, 신자 획득, 그리고 스토리 획득 아니었나.

그렇기에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한데 이게 웬일인가.

현성은 보상 메시지를 보고는 저도 모르게 입을 떡하니 벌렸다.

단순히 현성만 그랬느냐?

아니었다.

리베우스도 신나서 만세를 들며 외쳤다.

“오우!”

신난 리베우스 옆에서 현성은 자기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그래, 진짜 오우다, 오우야.”

자기도 모르게 말하면서 현성은 메시지를 다시 봤다.

메시지만 보고 있으면 별반 특이할 건 없었는데 기존과 달라지는 게 하나 있었다.

[타나노스의 신위를 일부 회복합니다.]

[이제 특수한 퀘스트나 직업 전용 퀘스트에서 권능이 나올 확률이 생겨납니다.]

[타나노스의 권능을 습득할 수 있습니다.]

[신위를 회복하여 신성력을 감출 수 있습니다.]

[직업 전용 스토리를 확인했습니다.]

[상업 도시 테루아에서 그 흔적을 찾을 수 있습니다.]

[새로이 신전이 건축됩니다.]

[이제 대륙에 조금씩 타나노스교가 퍼지기 시작합니다.]

이게 다 뭐냐.

보자마자 현성은 그런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

신전이 세워져서 교가 퍼지기 시작한단다.

또 골치 아파지는 거 아닌가 싶었지만.

뭐 그거야 그럴 수 있다고 칠 수 있다.

하지만 처음 메시지는 달랐다.

권능.

신등급 직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지 않은가.

가장 강력하고 신등급 위의 스킬.

현성은 그걸 보며 침을 꿀꺽 삼켰다.

‘확률이 그동안은 없었구나.’

어쩐지 직업 전용 퀘스트에서 나오지 않더라니.

이건 예상외였다.

그래도 이제 얻을 수 있다는 게 어디인가.

‘스토리는 좀 아쉽네.’

스토리도 얻나 싶었는데 아직 테루아에서 그 흔적을 찾을 수 있다고 한다.

이번에도 비밀 결사대가 틀림없다.

현성은 그렇게 생각하면서 턱을 쓸었다.

확실히 보상은 맞긴 하지만 제대로 받은 건 하나도 없었다.

아쉽긴 해도 어쩔 수 없지.

드레이크를 잡고 얻은 보상이 워낙 컸으니.

더 욕심을 부리면 양심도 없는 거지.

‘그럼 테루아로 갈까?’

당장 발할라 길드의 호출도 없었으니.

비네샤도 또 부를 일 있으면 부르겠거니 생각했다.

전설 등급으로 3번 중 하나를 쓴 거니.

아직 둘이 남았다.

일단은 테루아로 향해서 가보자.

좀 걸리긴 했다.

‘생각해 보니까, 약간 이 비밀 결사대를 막는 게 내 메인 스토리 중 하나인가 보네.’

왜인진 알 수 없다.

애초에 알고 싶지도 않고.

게임에 무슨 목적이 있어서 현성에게 퀘스트를 주진 않을 거 아닌가.

설마 그런 의도가 있겠는가.

그냥 게임이니까 하는 거지.

현성은 그렇게 생각하며 상업 도시 테루아로 향했다.

“위대한 주인님의 이름 타나노스를 알리기 위해 갑시다요! 오우!”

절로 신난 리베우스를 데리고 말이다.

* * *

이연희와 한문석 둘이 드디어 만났다.

당연하지만 이연희는 면목 없다는 듯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줄리아의 일이 실패한 지도 좀 지났다.

하지만 그들은 아직도 그 처리를 마무리하지 못했다.

그나마 위안이라 할 수 있는 것은 방향성을 잡았다는 것?

그 정도다.

“비밀 결사대는 어떻게 이용 중이지?”

“우선 현성, 그 유저를 인지하고 움직이게 만들고 있습니다. 정확히 현성 유저를 인지하진 못했지만, 누군가 자신들을 방해하는 자들이 존재한다는 정도는 인지했죠.”

“그걸로 바뀔 게 있나?”

한문석은 상당히 부정적인 태도로 이연희를 노려보자.

이연희는 입술을 깨물었다.

현성이 괴물 같은 게 어디 자기 잘못인가.

자신 역시 이 계획이 깨지고 있어서 상당히 초조한 상태다.

한데 무슨 자신만 초조한 것처럼 굴고 있다니.

역겹기 그지없지만, 어쩔 수 없다.

누가 뭐라고 한들 이연희, 그녀의 상사가 한문석인 건 변함이 없으니까.

이연희는 그렇게 고개를 끄덕이곤 다시 말했다.

“우선 변경점이 상당합니다.”

“흐음.”

어디 한번 계속 이야기해 보라는 듯 한문석이 호응했다.

그러자 이연희가 물꼬를 트며 말을 이었다.

“적이 있다는 것을 아는 건 상당히 크지요. 그 덕에 모든 비밀 결사대 지부에서 경계령이 떨어져 다들 활동을 중단했습니다.”

한문석이 그녀의 말에 인상을 썼지만 어쩔 수 없다.

각개 격파당하는 걸 원하는 게 아니라면 이게 맞다.

시간은 더 걸리겠지만.

어쩔 수 없는 노릇.

그나마 희망적인 소식이긴 했다.

비밀 결사대가 움직이기 어려워졌지만, 그럼에도 안전성은 늘었으니.

오히려 잘되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현성이 그사이에 성장을 한다면 문제겠지만.

꼬리를 잡히지 않고 비밀 결사대를 활용할 수 있는가.

그게 문제였다.

이연희도 그걸 알고 있기에 말했다.

“더 조심스럽게 한다면?”

“비밀 결사대를 제가 어떻게든 운용을 하고는 있습니다만, 이대로 가다가 1년이 더 걸릴 수도 있습니다.”

“크윽.”

이를 갈면서 분노하는 한문석.

그런 한문석을 보며 이연희는 고개를 저었다.

당장 해결 방안이 없다.

결국 그 패를 쓰는 수밖에 없나?

그들에게도 패는 여럿이다.

하지만 쓰기 싫은 패가 있게 마련.

“지금 그런 걸 생각하고 가릴 처지가 아니긴 하지.”

“……예, 그렇긴 하죠.”

“후우, 그놈들을 불러라.”

“사냥조 가동하겠습니다.”

“지금 현성이 어디로 가고 있지?”

한문석의 말에 이연희는 바로 몇 시간 전 발할라 길드와 레이드를 한 현성을 떠올렸다.

그리고 신전으로 달려가는 걸 봤으니.

비밀 결사대를 추격할 요소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니 이런 중요한 때에 둘이 만나서 밀담을 가지고 있는 거 아니겠나.

한데 이게 무슨 일일까.

이연희는 멍하니 자신의 휴대폰 화면을 봤다.

분명 그래서는 안 되는데.

“어디에 있기에 그러지? 분명 아까까지만 해도 마룬 마을로 간다 하지 않았나?”

“…그, 네, 그랬는데…… 왜?”

이연희는 그렇게 말하면서 자신의 휴대폰을 거칠게 빼앗는 한문석을 바라봤다.

한문석은 휴대폰을 빼앗고 화면을 보자 표정이 굳어질 수밖에 없었다.

“여기…….”

“예, 상업 도시 테루아입니다.”

“……아직 레벨이 안 되지 않나?”

“그 능력치로는 충분하긴 합니다.”

“하필이면 저기로 갔나.”

참담해지는 심정을 어떻게든 붙잡고 한문석은 얼굴을 쓸었다.

이제 정말 이판사판이다.

“사냥조를 불러.”

“예.”

이제 정말 여유가 없다.

저놈만큼은 막아야 한다.

* * *

한문석의 사냥조.

어찌 보면 그가 사냥조를 데리고 있는 건 당연했다.

개발팀이나 관리팀에 들어가서 할 수 있는 건 한정되어 있었으니.

그러니 아이템이나 능력을 어느 정도 몰아주어 키울 사냥조를 만드는 건 당연했다.

하지만 문제는 그 사냥조의 머리가 너무 컸다는 것.

도대체 사냥조의 정체가 무엇이기에 머리가 너무 컸다는 걸까.

그 정체는 예상치 못한 존재들이었다.

대길드 태백.

12대 길드나 거대길드에 비한다면 조촐하다 할 수 있는 길드다.

하지만 이들이 주목을 받는 이유?

간단하다.

-태백은 레벨 150 미만 루키 길드중 최강이지!

-레벨만 오르면 12대 길드는 그냥 들어갈 듯?

-물론이지! 길드장이나 주력 멤버 레벨이 낮은 거뿐이니까!

-무조건이긴 해!

머리가 너무 커지다 못해 거대해진 태백 길드가 바로 한문석이 만든 사냥조 중 하나였다.

아이템을 몰아주고 스킬을 몰아주어 만든 길드.

그렇다고 실력이 떨어지느냐?

그랬다면 애초에 사냥조에 발탁될 수도 없었다.

실질적 길드의 주인이 한문석이었기에 이들도 한문석의 말을 거부할 수 없다는 거.

하지만 머리가 커서 일단 듣지 않으려 했다.

그게 문제였다.

“야, 빈칸! 그래서 뭐래.”

“미친놈아! 블랭크라고.”

“씨X! 그게 한글로 하면 빈칸이잖아!”

“미친놈!”

블랭크와 로사.

과거 레벨 150 이하 루키 랭킹 각각 2위와 3위를 했던 둘이다.

이제 레벨 150을 넘겨 졸업을 했다지만.

지금도 유망주로 가장 유명한 콤비.

길드 태백의 길드장이자 부길드장.

태백을 키운 두 장본인이 바로 사냥조 중 하나였다.

다른 하나가 남아 있긴 하지만.

지금은 여기 없었다.

아무튼 블랭크가 그렇게 소리치자.

로사는 그러거나 말거나 다시 물었다.

“아무튼 뭐래!”

“사냥할 놈이 있다지 뭐라 하겠냐?”

“흐음, 하게?”

“이게 근데 재미있게 됐어.”

“응?”

블랭크의 말에 로사는 뭐가 재미있느냐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사냥이면 그냥 사냥 아닌가?

비네샤 같은 경우는 애초에 할 수도 없는 사냥감이었다고 치지만.

다른 놈도 있나?

로사가 그렇게 생각하며 블랭크를 보자.

블랭크는 재미있다는 듯 말했다.

“우리 다음 타깃 비슈누다.”

“오. 어디 있다는데?”

“테루아.”

“금방이네?”

“응, 소백향 오면 바로 출발하자.”

소백향.

블랭크와 로사의 뒤를 이어 태백 길드의 확실한 딜러.

사냥조 중에서 최강이라 할 수 있는 인물.

그리고.

과거 루키 랭킹 1위였던 존재.

이 셋이 뭉치면 무서울 게 없었다.

특히 블랭크와 로사는 생각했다.

‘나나 로사는 컨트롤이 좀 애매한 구석이 있긴 하지.’

‘하지만 소백향은 다르다.’

정말 퍼주기가 없었다고 해도 루키 랭킹 1위는 가뿐하게 먹었을 여자다.

그러기에 그 둘이 이토록 믿고 있는 거 아니겠나.

둘이 그러고 길드 아지트에서 기다리고 있었을 때.

얼마 지나지 않아 문이 열리고 누군가 들어왔다.

희고 긴 머리를 찰랑거리며 나타난 여성 검사.

외모 역시 빼어난 모습에 많은 사람들의 인기를 사로잡고 있는 유망주 중에서도 최고 유망주.

소백향, 그녀였다.

“무슨 일.”

권태로운 목소리로 살짝 찌푸린 인상.

지금 몬스터를 사냥하다 와서 신경질이 난 거다.

길드 운영도 그래서 블랭크와 로사에게 다 맡기고 자기는 레벨만 올리고 있지 않나.

그 덕에 지금 레벨의 격차는 꽤 나 있었다.

블랭크가 163, 로사가 163, 마지막으로 소백향이 무려 177이나 되었다.

빨라도 너무 빠르다.

“그새 레벨 업하고 오다니, 너도 대단하긴 대단하다.”

“크흐! 우리 에이스인데 당연하지!”

블랭크와 로사가 칭찬함에도 인상을 쓰는 소백향.

본론만 말하라는 거다.

그리고 그런 소백향을 보며 어쩔 수 없다는 듯 블랭크가 고개를 저었다.

이쯤 되면 말해줘야겠다.

블랭크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소백향에게 말했다.

“사냥 오더가 떨어졌어.”

“오더?”

너무 갑작스러워서일까.

의외라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리고 뒤이어 타깃 이름을 듣자 표정이 달라졌다.

“비슈누를 잡으래.”

“크하하! 쟤 표정 달라진 거 봐 무조건이네!”

“…….”

로사의 말대로였다.

소백향은 그대로 표정이 굳어졌지만, 하나 다른 게 있었다.

입가에 낀 미소.

상당히 기대한다는 그 미소가 달랐다.

“그럼 갈까? 테루아로.”

그렇게 현성을 노리는 태백 길드가 나서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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