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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만 자도 랭커 2부-92화 (418/472)

잠만 자도 랭커 2부 92화

28장. 태백 삼인방(3)

습격이 있은 후에도 현성과 마르시아는 계속해서 탐문을 계속했다.

도시 전체를 둘러보는 데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그래도 끝까지 다 볼 수 있었다.

대부분 확인한 결과.

무언가 지운 흔적이 있거나 한 곳은 많았지만.

그 뒤로 문양과도 같은 게 있었던 곳은 단 하나.

파르마 상단.

룬 제국 거대 상단 중 하나이자 최근 성행해서 이름을 알리고 있는 것으로 유명한 상단.

그곳뿐이었다.

혹시 착각은 아닐까 하는 마음도 전혀 없었다.

현성의 눈앞에 떠오른 메시지가 착각이 아니라는 걸 알려주고 있었으니.

[퀘스트, ‘테루아에 스며든 그림자’의 결정적인 단서를 획득하셨습니다.]

[가밀 사제를 찾아가 이를 보고하십시오.]

[단서를 보고 시 퀘스트가 완료됩니다.]

‘후우, 쉽지 않겠네.’

직업 전용 퀘스트라 등급이 없어서 고민하긴 했다.

그래도 신등급 직업인 타나노스의 전용 퀘스트이니 어려울 거라고는 생각했는데.

설마하니 거대 상단인 파르마 상단과 연관이 있을 줄이야.

쉬운 사안은 아니었다.

테라 교단에서도 난처할 수 있을 만한 크기.

당연한 이야기지만 테라 교단과 파르마 상단을 비교하면 테라 교단의 압도적인 승리이긴 하다.

규모에서나 자금에서나, 여러 가지를 다 따졌을 때도 그랬다.

무엇보다 테라 교단은 전 대륙에 퍼져 있는 교단이고, 상단은 기껏해야 제국에서 활동하는 상단이지 않나.

아무리 거대해도 3주신 중 하나로 알려진 테라 교단에 비한다면 꿀리는 게 당연하다.

그러나 마냥 무시할 수는 없다는 점.

테라 교단은 그만큼 힘이 분산되어 있으니.

집중되어 있는 파르마 상단을 그냥 무시할 수는 없었다.

더군다나 이곳은 파르마 상단의 본상단이지 않나.

‘어렵겠어.’

현성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마르시아 역시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큰일이군요.”

“하지만 일어난 일이죠.”

마르시아의 말에 현성이 대답했다.

이게 맞는 말이다.

이미 일어난 일이고, 이들은 활개를 치지 않았던가.

무엇보다 교단에서도 예의주시하던 곳이었으니.

그냥 냅두는 건 말이 되지 않았다.

현성은 그런 생각을 하며 뭔가 더 단서가 있을까 싶어 퀘스트 창을 열었다.

그리고 보이는 퀘스트 창.

【테루아에 스며든 그림자】

-등급: 직업 전용 퀘스트

-설명: 상업 도시 테루아에 불온한 움직임을 테라 교단에서 발견했다고 합니다.

고위 성기사인 리안은 그 사실을 듣고 당신에게 알려주었습니다.

하지만 며칠 전 파이튼의 지하 수로 사건 이후 불온한 움직임이 사라졌다고 합니다.

테루아에 위치한 테라 교단 역시 그들을 찾으려 했음에도 아직까지 그 갈피를 찾지 못했다고 합니다.

테라 교단 테루아 지부에서도 그들을 찾아나서고 있으나 일손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어느 쪽이든 발견하면 됩니다.

테루아에 스며든 그림자를 찾아내십시오.

-제한: 타나노스, 테라 교단의 고위층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유저.

-보상: 권능의 파편(1/3), 다음 연계 퀘스트.

-실패 시 10일간 권능의 파편 획득 불가.

처음 봤을 때랑 다를 바는 없다.

같은 문구였지만, 이번에는 꽤나 꼼꼼하게 읽어봤다.

갑자기 숨어든 이유.

이미 알고 있는 이유였다.

현성이 파이튼의 줄리아를 퇴치한 이후에 숨은 것 아닌가.

아마도 누군가 자신들을 노리고 있다는 걸 느낀 듯싶었다.

다만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게 있다.

‘이 도시에 들어와 활동을 한 이유는 뭘까?’

바로 이거.

이 도시에서 활동을 한 이유가 뭘까?

활동을 했다는 증거는 이미 교단이 눈치채고 막으려 하지 않았던가.

그렇기에 이 도시에서 뭔가를 노렸다는 건 분명했다.

다만 그게 무엇인지는 아직까지 알 수 없었다.

그걸 알면 좀 더 퀘스트가 편해질 거 같지만.

당장 떠오르는 건 없었다.

있다면 하나.

‘상단과 관련이 있나?’

다른 곳에서는 상단으로 활동하지 않았지만, 이곳은 다르다.

상단 건물을 통해 나오지 않았나.

어쩌면 본부가 있는 것일까?

아직 하나도 속단할 수 없지만.

이곳에서도 역시 무언가 큰 걸 할 가능성이 높았다.

“우선 가밀 사제님에게 가죠.”

“예, 알겠습니다.”

마르시아는 그렇게 대답하고 앞장섰다.

그리고 현성은 그렇게 앞장서는 마르시아를 뒤쫓아 갔다.

도대체 어떻게 될는지.

점점 재미있게 상황이 흘러갔다.

* * *

한문석 팀장은 지금 상황에 대해 이해를 할 수 없다는 듯 화면을 바라봤다.

그리고 그 옆에 있는 이연희 역시 마찬가지였다.

사냥조 셋.

그들이 갑자기 후퇴를 하더니 무언가 작당모의를 하는 중.

그리고 다시 현성을 찾아가는데 공격하려는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멍청하지 않다면 저게 무엇을 뜻하는지 알 수밖에 없는 상황.

한문석 팀장은 이연희를 보며 물었다.

“……배신인가?”

“……그런 거 같은데요?”

“후우.”

깊은 한숨이 나왔다.

쓰다 버리려고 팽할 준비를 하고 있던 차였다.

한데 먼저 팽당할 줄이야.

예상외의 상황에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아니, 더러웠다.

인상을 와락 구긴 한문석 팀장은 눈을 감았다.

이렇게 된 거 다른 방향을 생각해야 할까?

고민이 깊어진다.

그러던 중 이연희에게 혹시나 싶어 물었다.

“저들이 가지고 있는 정보는?”

“이미 건드려 놨죠. 그런 걸 그냥 둘 정도로 멍청하지 않습니다.”

“그래, 일 처리 잘했군.”

“그럼요.”

“후우, 그러면 어쩌면 좋지.”

솔직히 말해 이연희 부장은 그 말을 듣고 난처했다.

뭐라 대답해야 할지 모를 물음이었으니까.

누구도 그럴 거다.

이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방법?

없다.

전무하다.

이연희조차 어쩔 수 없는 일.

무리하게 나설 수도 없는 노릇이지 않나.

“우선 현성 유저가 저기를 알고 간 거 같진 않습니다.”

“중요한 위치인 저기를 모르고 그냥 갔다?”

“아…마 그런 거 같습니다. 확신하는 움직임은 아니었으니까요.”

“흐음.”

그 말에 한문석의 고민이 깊어졌다.

한문석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 알고 있을지도 몰라. 우리의 눈을 속이려고 농락하기 위해 저러는 거일 수 있지.”

“하필 비밀 결사의 자금줄이 들킬 줄은 몰랐네요.”

“그래, 저기가 막힌다면 앞으로 차질이 너무나도 커지지.”

“흐음, 그렇죠. 계획의 절반 이상이 무너지는 거니까요.”

“근처에 지원을 요청할 비밀 결사대원이 있나?”

“……아시겠지만, 저 주변에 강력한 비밀 결사대원이 없습니다. 부르려면 최소 이틀은 걸립니다. 모두 임무에 나서 있어서 갑자기 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부른 사냥조였는데.”

“녀석들이 배신했지.”

암담한 상황이다.

지금 이런 상황에서 뭘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그야말로 진퇴양난.

여기서 추가로 더 무언가를 한다?

무조건 들통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저기를 지킬 명분이 있을까?

아니, 없다.

비밀 결사 본부에서 계획을 앞당기는 수밖에 없다.

“지금 우리가 나설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후우, 결국 그런가? 그러면 앞으로 비밀 결사대가 우리 계획대로 움직일 확률은?”

“으음…… 명확히 알 수 없지만 하나는 확실합니다.”

“뭔가?”

“저희가 계획을 앞당겨 다소 불안정하게 시전했을 경우에 현성 유저가 2주일 안에 150을 달성하지 않는 한 막을 수 없을 겁니다.”

“확실한가?”

“예.”

이연희 부장의 말에 한문석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말했다.

“진행시켜.”

한문석 팀장의 말에 이연희 부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한문석 팀장은 자신의 화면에 비추는 현성을 보며 생각했다.

“이번에는 네가 이겼다. 자금줄? 막아봐라. 하지만 우리가 결국 이길 거다.”

현성에게 하는 말이었지만, 아니었다.

그 뒤에 있는 조민우와 민유라에게 하는 말.

어떻게 해서든 이 게임을 끝내고 결말을 지어주리라.

한문석 팀장은 그렇게 생각하며 눈을 감았다.

거의 막바지까지 도달했다.

자금줄이 막히는 순간 모든 비밀 결사대원들을 모두 본부로 소집할 것이다.

그리고 그곳에서 마지막 계획을 실행하려 한다.

막바지에는 모든 대륙을 파괴할 재앙을 소환하리라.

그게 비밀 결사대의 목적이었으니.

대륙이 파괴된다면 로스트 이데아도 끝이다.

그렇게 된다면 한문석 팀장 역시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는 거다.

모든 것이 말이다.

물론 그전에 현성을 막아야겠지만.

‘재앙신이 소환되는 순간 네놈은 끝이니.’

놈은 결코 막을 수 없으리라.

적어도 한문석은 그렇게 믿고 있었다.

* * *

[퀘스트, ‘테루아에 스며든 그림자’를 완료하셨습니다.]

[보상으로 권능의 파편(1/3)을 획득하셨습니다.]

[보상으로 연계 퀘스트를 획득하셨습니다.]

[직업 전용 퀘스트가 생성됩니다.]

【비밀 결사대와 파르마 상단】

-등급: 직업 전용 퀘스트.

-설명: 테라 교단에서 수색하지 못한 것을 당신이 찾아냈습니다.

하지만 찾아냈음에도, 오히려 문제는 더 커졌습니다.

다름 아닌 비밀 결사대가 숨어든 장소가 다름 아닌 파르마 상단의 본상단의 건물입니다.

어떻게 보더라도 파르마 상단과 둘의 연관성을 뗄 수 없는 상황.

테라 교단에서는 이를 두고 보려 하지 않습니다.

며칠간 파르마 상단을 조사할 예정입니다.

당신 역시 파르마 상단의 조사를 도우십시오.

그리고 파르마 상단을 조사하는 동안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릅니다.

테라 교단을 도와 비밀 결사대를 모두 처치하십시오.

-제한: 타나노스, 테라 교단의 고위층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유저.

-보상: 권능의 파편(1/3), 다음 연계 퀘스트.

-실패 시 10일간 권능의 파편 획득 불가.

연계 퀘스트.

두 번째 퀘스트를 보고 테루아 지부에 있는 대부분의 사제와 성기사들이 모였다.

뿐만 아니라 인근 지부에 있는 성기사들과 사제들 또한 소집했다.

이는 그저 좌시될 일이 아니었으니까.

현성이 그렇게 모여 있는 사람들을 보며 생각했다.

조사라고 쓰여 있었지만, 단순한 조사가 아니라고.

퀘스트에도 적혀 있지 않은가.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고.

다시 말해 이건 전쟁이나 다름없었다.

그렇기에 현성은 집중했다.

진짜 전쟁이 될 수도 있었으니.

그리고 현성 역시 대비를 했다.

“오우.”

“잘 부탁한다.”

현성은 그렇게 말하면서 갑옷을 입은 자신의 옆에 있는 자신의 아바타를 바라봤다.

비슈누와 퍼시벌.

이제야말로 현성의 진짜 힘이 드러나려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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