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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만 자도 랭커 2부-93화 (419/472)

잠만 자도 랭커 2부 93화

29장. 파르마 상단 전쟁(1)

파르마 상단의 조사.

퀘스트에서는 조사라고 했지만 사실상 전쟁이었다.

규모 면으로나 소집 인원만 보더라도 전쟁에 가까운 모습.

무엇보다 전투를 준비하고 있는 성기사와 사제들을 봐라.

누가 보더라도 전쟁 준비가 완료된 이들의 모습이었다.

현성은 그걸 보면서 이들이 이단에 어떻게 대처하는지 알 수 있었다.

운이 좋다고 해야 할까?

만일 마룬 마을에 온 고위 성기사가 리안이 아닌 다른 성기사였다면?

벌써 오싹했다.

그야말로 큰일이 났을 수도 있다.

천만다행이다.

물론 신전을 만드는 모습이 얌전했기에.

리안도 두고 본 게 있긴 했다.

뭐 그렇다 한들 운이 좋다는 게 어디 가는 건 아니지만.

‘금방 끝나겠어.’

방금 떠오른 퀘스트는 생각 이상으로 바르게 끝날 거 같았다.

상단 내부로 들어간 직후 바로 전쟁으로 이어질 터.

그러면 새로운 퀘스트가 바로 생기는 거다.

현성은 자신의 어깨 위에서 대기하고 있는 리베우스를 바라봤다.

하지만 리베우스는 아직 앞날을 알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저번 같은 마력은 느껴지지 않습니다요.”

“흐음.”

저번 줄리아와 비슷한 녀석이 있나 싶었더니.

그러진 않은 모양이다.

한데, 무언가 걸린다는 듯 리베우스가 말했다.

“그래도 무언가 느껴지기는 합니다요. 강력한 기운이 꽤 여럿 있습니다요.”

“강력한 기운이라.”

“거대 상단이라고 해도 좀 이상하긴 합니다요. 썩 좋은 기운은 아니라 유쾌하진 않습니다요.”

“그렇군.”

현성은 그렇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아무래도 전쟁이 틀림없이 일어날 터.

그걸 예상했기에 퍼시벌의 모습을 하고 있지 않았나.

그리고.

[재환: 야! 영상 만든다고 바쁜데 이렇게 부르기냐!]

갑작스러운 재환의 메시지가 떠올랐다.

안 그래도 영상 만들기도 바쁜데 이렇게 일을 벌이다니.

아직 올릴 영상은 많았다.

줄리아 영상도 그랬고, 비네샤의 길드인 발할라와의 영상도 올라가지 않은 상태였으니까.

무엇보다 재환이 맡고 있었기에 좀 더딘 감이 있긴 했다.

그런데 갑자기 이렇게 부르다니.

재환 입장에서 바빠 죽겠는데 또 부르는 격이었다.

실제로도 그랬고.

하지만 오지 않을 수도 없는 노릇.

영상이 늦을수록 중간에 하는 라이브가 인기가 많은 법이었으니.

그것도.

[현성: 그러면 어쩌냐. 퍼시벌 시점만 하면 나 혼자 라이브 해도 되는데 비슈누 시점으로도 해야 해서 네 도움이 필요한데.]

[재환: 에휴, 아니까 왔지! 고마워나 해!]

[현성: ㅇㅋ, 그러면 삼쏘 내가 쏜다.]

[재환: 소고기나 쏴! 나 소고기 좋아하니까!]

[현성: 아무렴!]

둘은 떠들면서도 준비를 마치고 있었다.

아무래도 퍼시벌 쪽만 라이브를 하게 되면 비슈누 쪽 채널이 성장하기 힘들었으니.

동시에 라이브를 켜려는 속셈이었다.

하지만 그게 어디 쉬운가.

비슈누가 진짜 있는 인물이면 가능하겠지만.

그게 아니지 않나.

재환을 부른 이유가 바로 그거였다.

이런 퀘스트는 그냥 넘길 수가 없었다.

상당히 좋은 기회였으니까.

‘됐다.’

현성은 그렇게 생각하면서 성기사 기사단장이 움직이길 기다렸다.

얼마나 기다렸을까.

성기사 단장이 앞서서 좌중을 아우르며 입을 열었다.

영상 시작을 알리는 때가.

그렇게 퍼시벌과 비슈누가 동시에 라이브를 켜자.

순식간에 많은 인파가 몰려들었다.

채팅창 초당 수십 개가 올라가는 현장.

-오! 라이브다!

-생방!

-뭐야, 비슈누 첫 생방인데 퍼시벌도 켰네!?

-시점 두 개 개이득!

-둘 다 키고 봐도 이득!

-와 근데 둘이 또 방송 같이하네!

-형제 최고 장점이 바로 이거지!

다들 채팅을 치고 있을 때.

성기사 단장이 앞으로 나서서 큰소리로 외쳤다.

“테라 교단의 명예를 걸고 도시 테루아에 불온한 움직임을 모두 처단하리라!”

“테라 신께 바칩니다!”

“테라 신이시여!”

“테라이시여!”

엄청난 함성.

그 목소리에 모든 채팅이 일순간 멎었다.

그만큼 압박이 있다는 이야기.

현성은 그걸 보며 히죽 웃었다.

역시 성기사 단장은 다르다.

아무리 지부의 성기사단 단장이라 한들.

단장은 단장.

그 기백만큼은 엄청났다.

평균 레벨 130대의 성기사단과 사제들.

그 수는 그리 많진 않았다.

모두 합쳐서 고작해야 서른이 안 되는 숫자.

하지만 그들이 내뿜는 투기만큼은 달랐다.

-와, 엄청나네.

-과연 3주신 중 하나인 테라 교단이네.

-지부 하나가 다 움직이는 거 같은데?

-무슨 엄청난 사건이 있나봄!

-테루아에 있는 애들 있음?! 무슨 일임?

-현재 나 테루아인데 모르겠음;; 무슨 일임?

-ㅋㅋㅋㅋㅋ암튼 존나 재밌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ㅇㄱㄹㅇ

모두가 기대하고 있었다.

현성은 그런 그들을 보며 피식 웃고는 가볍게 몸을 풀었다.

앞으로 어떤 전투가 있을지 몰랐으니.

현성이 그렇게 모든 준비를 마쳤을 때.

성기사 단장이 외쳤다.

“진격하라.”

담담하게 외친 그 말이었음에도 모두를 아우르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현성은 뒤이어 모두가 거대 상단 파르마 상단에 달려드는 걸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기묘한 기백을 느낀 건 시청자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파르마 상단!?

-저기 룬 제국에서는 꽤 큰 곳 아님?

-지금 파르마 상단을 치는 겨?

-그러고 보니 파르마 상단이 테루아에 본진을 두긴 함.

-미친! 진짜 테라 교단이 파르마 상단을 치는구나!

-교단이 이단심문하는 건가!?

-미친 이걸 생방으로 볼 수 있다고?!

-무조건이지!

-야! 자고 있던 친구들 다 깨워! 이걸 못보면 인생 낭비야!

갑작스럽게 그렇게 난리가 나기 시작했다.

모두가 열광하는 그 이단심문.

그게 시작되고 있었다.

처억! 처억! 척!

성기사의 갑옷이 움직이면서 나는 금속음.

그리고 그 뒤를 뒤따르는 사제들.

사람들은 순간 테라 교단의 성기사들과 사제들이 나서는 걸 보고 무슨 일인가 싶었지만.

모두가 길을 비켜주었다.

정확히는 두려워 빠르게 비킬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든 연루되기 싫었기에.

그렇게 진군하는 선두에 퍼시벌과 비슈누, 그리고 성기사 단장이 앞장서서 파르마 상단으로 향하고 있었다.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두 분 다.”

“아닙니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인걸요.”

“맞습니다.”

비슈누와 퍼시벌이 동시에 대답했고.

성기사 단장은 묵례로 예우를 표하며 파르마 상단으로 향했다.

그리 멀지 않았기에.

금방 도착할 수 있었다.

조금이라도 수상한 점이 있다면 가차 없이 용서하지 않으리라!

성기사 단장이 그렇게 생각하며 달려든 순간.

성단 내부에서 무언가 튀어나왔다.

다름 아닌 검은 복장을 하고 있는 이들.

누가 보더라도 수상한 모습의 존재들을 보며 성기사 단장이 외쳤다.

“녀석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쳐라!”

“으아아아아!”

모두가 함성을 내지르며 달려들었다.

그리고 녀석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멀리서부터 테라 교단이 진군했기에.

모르려야 모를 수가 없었다.

미리 대비를 한 것인지 상당히 준비되어 있던 녀석들이었다.

쉽지 않아 보이는 모습.

레벨도 그랬고, 장비나 녀석들의 모습만 봐도 느껴졌다.

결코 테라 교단에 비해 떨어지는 녀석들이 아니라고.

-전력 자체는 비슷하다!

-성기사랑 사제가 서른이 넘게 있는데도 밀리지 않을 전력이라니!?

-도대체 저기 뭐하는 곳임?

-미친;;; 진짜 대박이네.

-저런 퀘스트는 어떻게 하면 받냐.

-ㄹㅇ;;; 퍼시벌하고 비슈누가 퀘스트 다 받아 먹는 거 같아 무슨!

-ㄹㅇ 저런 퀘스트 하나라도 받으면 소원이 없겠다.

다들 채팅으로 떠들고 있었던 그때.

현성은 연계 퀘스트가 클리어되고 새로운 퀘스트가 생겨난 걸 볼 수 있었다.

자세히 보지는 않았지만, 내용은 간단했다.

테라 교단을 도와 결사단을 처리하라는 것.

그리고 보상은 당연히 권능 하나.

물론 그거뿐만이 아니었다.

‘녀석들 본단의 지도!’

그걸 준다니.

사실상 비밀 결사대의 에피소드가 끝이 나기 직전이라는 이야기였다.

이런 걸 보고 어떻게 참는가.

현성은 입맛을 다시며 빠르게 바닥을 박찼다.

다른 테라 교단의 성기사들도 빠르게 달려들긴 했지만.

가장 선두에 선 것은 다름 아닌 퍼시벌이었다.

“흐읍.”

빠르게 달려들어 창을 쥐고 그대로 가장 선두에 서 있는 녀석에게 창을 내지른다.

녀석 역시 빠르게 단검으로 창을 쳐내고 반격을 나서려던 차였다.

그때 퍼시벌이 스킬을 발동했다.

다름 아닌 창끝에서 빛을 모아 한 번에 쏘아버리는 섬광.

성스러운 섬광이었다.

피이이이이이이이잉!

섬광이 발출되자 녀석은 그걸 견디지 못하고 관통당했다.

그 녀석뿐만이 아니었다.

뒤에 있던 다른 놈들까지 휩쓸려 사라져 버리는 섬광.

관통하긴 했지만, 역시 퍼시벌보다 레벨이 높아서 그럴까.

한방에 쓰러지진 않았다.

하지만 큰 일격을 받은 건 같은 상태.

설상가상으로 녀석들의 머리 위에 악몽이 생겨나더니 상태이상에 걸리고 말았다.

이러면 식은 죽 먹기지.

현성은 그렇게 생각하며 빠르게 창을 놀렸다.

푹푹푹!

빠르게 내지른 창.

연속으로 녀석들의 심장을 찌른 후 그대로 다시 스킬을 사용한다.

“홀리 웨이브.”

외치자마자 나타나는 성스러운 파동.

그 파동이 주변에 모든 것을 파괴할 듯 녀석들을 휩쓸었다.

콰가가가가가가가!

빈사 상태였던 녀석들은 도무지 그걸 견딜 힘이 남아 있지 않았다.

그대로 소멸하다시피 녀석들의 절반이 사라져 버렸다.

너무나도 압도적인 모습에 모두가 경탄했다.

어떻게 저런 모습을 보일 수 있을까.

방송을 보고 있는 시청자들이야 충격이 덜하긴 했다.

퍼시벌의 방송을 처음 보는 게 아니었으니.

하지만 성기사들과 사제들은 달랐다.

“이, 이럴 수가.”

“아, 압도적인 신성력이다.”

“도, 도대체 어떻게 인간이 저런 신성력을…….”

“허어.”

그중 성기사 단장도 있었다.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는 눈빛으로 퍼시벌을 바라보는 기사 단장.

그럴 만도 하다.

자신 역시 레벨 150대다.

한데 저런 모습을 보일 수 있을까?

생각해 보면 절로 고개가 저어진다.

한데 저걸 너무나도 간단하게 해낸 저자를 봐라.

그리고 그런 그를 당연하다시피 돕는 뒤에 있는 비슈누까지.

둘 다 어떤 이들인진 모른다.

하지만 왜 다니엘 주교와 고위 성기사 리안이 저자를 보냈는지 알 수 있었다.

‘천군만마구나.’

성기사 단장은 그렇게 생각하며 자기도 모르게 존경이 가득 담긴 눈으로 퍼시벌을 바라봤다.

그야말로 성기사의 귀감이나 다름없었다.

-와 테라 성기사 단장이 저렇게 누굴 보는 건 처음 보네;;;

-테라 교단 다 좀 오만한 감이 있지 않냐? 근데 왜저럼;;;

-아니, 퍼시벌 님하고 비슈누 님을 저리 보는 건 ㅇㅈ아니냐?

-그렇긴 해;;

-솔직히 말하자 우리도 감탄했는데 NPC들은 더하지 ㅋㅋㅋ

-마! 묵으바라! 쥑인다!

-ㅋㅋㅋ몇몇은 진짜 죽음

-ㅋㅋㅋㅋㅋㅋㅋ

시청자들도 같이 감탄을 하고 있는 와중에 성기사들은 꾸준히 전투 중이었다.

이내 다른 성기사들이 남은 녀석들을 처리하고 있었다.

퍼시벌 역시 움직여 더 빠르게 끝날 수 있었다.

이제 남은 건 파르마 상단 본단.

내부만 처리하면 된다.

‘가보자고 그럼.’

시작이 좋았다.

#작가의 말

에피소드가 너무 루즈하게 끌리는 거 같은 감이 있네요 ㅠㅠ

아무래도 비밀 결사대 마지막 부분에 가까워져서 그런 거 같습니다.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잘 써보겠습니다!

최대한 그러면서도 재미있어야 하는데 제가 역량이 좀 부족하다 보니 잘 표현이 안 되었네요.

중요한 부분들을 다 챙기면서 재미도 넣으려니 너무 힘드네요 ㅠㅠ

아무쪼록 더 열심히! 더 재미있게!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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