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만 자도 랭커 2부 96화
30장. 비밀 결사대(1)
지하로 가서 마법진이 가동되는 걸 막는 일은 간단했다.
퍼시벌과 비슈누가 내려가 마법진을 때려 부수면 끝나는 일이었으니.
둘은 그렇게 모든 마법진을 부수고 남은 비밀 결사대를 사로잡았다.
그 후로는 일사천리였다.
모든 성기사들과 사제들은 퍼시벌과 비슈누를 보며 감탄했고, 그건 시청자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꽤 규모가 큰 상단이었던 파르마 상단.
그걸 와해시키는 데 걸린 시간은 고작 몇 분이 되지 않았다.
전력은 아니긴 했겠지만.
그래도 파르마 상단의 본부였지 않나.
그걸 고작 몇 분도 되지 않은 시간 만에 와해시키다니.
놀랄 수밖에 없었다.
-미쳤다.
-오늘도 지렸다.
-엄마 여기 팬티 3장이요!
-미친놈인가? ㅋㅋㅋㅋㅋㅋ
다들 감탄하며 방송이 종료되는 걸 봤고.
마지막으로 비슈누가 한마디 했다.
“다음에는 또 다른 컨텐츠로 찾아뵙겠습니다.”
“안녕히.”
퍼시벌도 과묵하게 인사를 하고 난 뒤 방송은 종료되었다.
그렇게 종료를 하고 난 뒤 퍼시벌, 아니, 현성은 방송이 종료된 걸 확인 후 퀘스트창을 다시 열어봤다.
【비밀 결사대와 파르마 상단.】
-등급: 직업 전용 퀘스트.
-설명: 테라 교단에서 수색하지 못한 것을 당신이 찾아냈습니다.
하지만 찾아내었지만, 오히려 문제는 더 커졌습니다.
다름 아닌 비밀 결사대가 숨어든 장소가 다름 아닌 파르마 상단의 본 상단의 건물입니다.
어떻게 보더라도 파르마 상단과 둘의 연관성을 뗄 수 없는 상황.
테라 교단에서는 이를 두고 보려 하지 않습니다.
며칠간 파르마 상단을 조사할 예정입니다.
당신 역시 파르마 상단의 조사를 도우십시오.
그리고 파르마 상단을 조사하는 동안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릅니다.
테라 교단을 도와 비밀 결사대를 모두 처치하십시오.
-제한: 타나노스, 테라 교단의 고위층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유저.
-보상: 권능의 파편(1/3).
-실패 시 10일간 권능의 파편 획득 불가.
그리고 퀘스트창과 함께 열리는 메시지창.
[퀘스트를 완료하셨습니다!]
[경험치를 획득합니다.]
[레벨 업!]*17
보기만 해도 엄청난 레벨 업.
그럴 만도 하다.
무려 레벨 150 이상의 NPC를 둘이나 처치하지 않았던가.
사실상 현성의 레벨로는 불가능한 퀘스트에 가까웠다.
그런데 레벨 17 이상 오르는 거 자체가 말이 안 되진 않았다.
아무리 신 등급 직업이어도 이번 일은 상당했으니.
그렇게 경험치를 얻고 레벨이 오르자.
엄청난 메시지들이 모였다.
‘레벨 100이니 나오는 스킬도 있겠지?’
현성이 그렇게 기대하고 메시지를 봤을 때.
조금 다른 메시지가 떠올랐다.
[레벨 100 보상으로 스킬이 생성됩니다.]
[레벨 100 보상으로 획득한 스킬이 권능의 파편에 흡수됩니다.]
[권능의 파편들이 하나로 뭉쳐집니다.]
‘오오!’
권능과 스킬이 하나로 합쳐진다고?
현성은 그걸 보며 침을 꼴깍 삼켰다.
도대체 어떤 권능이 나오련지.
이데아 때의 권능이 나올까?
아니면 또 새로운 권능이 나올까?
호기심이 가득한 그때.
의외의 메시지가 떠올랐다.
[권능 스킬, 【강림】을 획득하셨습니다.]
“강림?”
단언컨대, 현성이 원래 가지고 있던 권능은 결코 아니었다.
이름조차 처음 보는 권능.
하지만 그 이름으로 유추할 수 있는 능력은 있지 않은가.
강림.
흔히 생각하면 신이나 무언가가 땅에 현신한다는 뜻 아니겠나.
현성도 그렇게 생각하긴 하는데, 타나노스의 힘을 얻는다는 뜻일까?
혹시 몰라 현성이 그렇게 스킬창을 열어보자.
생각지도 못한 스킬창을 볼 수 있었다.
【강림】
《권능》
『액티브』
「LvMax」
-설명: 원래 본연의 힘을 이 땅에 불러온다. 타나노스야말로 최강의 신이었기에.
-효과: 이데아 때의 타나노스의 힘을 그대로 불러온다.
*주의*
-권능, 【강림】은 오직 신격을 상대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권능, 【강림】을 사용 시 사용하는 동안 경험치를 획득할 수 없습니다.
-권능, 【강림】을 사용 후 열흘간 사용 불가.
-권능, 【강림】을 사용 후 5일간 모든 능력치 절반으로 감소.
“허어.”
현성은 어이가 없다는 듯 메시지를 봤다.
정말 어마무시한 스킬.
이데아 때의 타나노스를 불러온다?
다르게 말하면 이데아 때의 현성의 캐릭터의 능력치를 가져온다는 이야기였다.
진짜 말도 안 되는 스킬.
하긴 그러니까 권능이라 할 수 있는 걸까.
다만 그 리스크가 상당했다.
우선 사용 조건부터 까다로웠다.
신격을 상대로만 사용할 수 있고, 사용하는 동안 경험치 획득 불가.
거기다 쿨타임 열흘에 5일 동안 능력치 반감까지?
상당히 리스크가 크다.
하지만.
‘신격을 가진 녀석이 나타나서 싸울 때는 엄청 유용하다.’
그야말로 스킬만 사용하면 승리하는 거나 다름없었으니까.
나쁜 스킬은 아니다.
당장 사용을 못 하는 것뿐.
상당히 좋은 권능인 건 틀림없다.
무엇보다.
‘그때의 힘을 불러온다는 건 권능이나 아이템들도 이것저것 가져올 수 있다는 거 아닌가?’
이렇게만 생각하면 진짜 엄청난 기회다.
밸붕이었던 DP상점도 부활한다는 거 아니겠나.
잠시나마 그걸 사용해서 아이템이나 스킬을 뽑는다면?
무조건 이득이다.
미쳤다 이건.
현성은 그런 생각을 하며 침을 꼴깍 삼켰다.
오히려 신격이 나타났으면 좋겠다고 생각이 들 정도.
하지만.
‘어디서 신격을 찾겠어.’
솔직히 아직까지는 요원한 일이라 생각했다.
아직까지는 말이다.
우선 다른 성기사들과 사제들이 현장을 정리하면서 결사대원들을 모두 잡고 있었으니.
협조를 하는 수밖에.
현성이 그렇게 나서자.
더 빨리 끝날 수 있었다.
그렇게 성기사 단장은 그런 현성, 그리고 현성의 아바타인 비슈누에게 다가왔다.
고개를 숙이곤 감사를 표했다.
“두 분 덕에 쉽게 처리할 수 있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저야말로 제가 원하던 걸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랬다면 정말 다행입니다. 저희 교단에서 역시 보답을 해드릴 겁니다. 당장은 시간이 좀 필요해 나중에 시간이 되실 때 아무 지부에 가셔서 말씀하시면 어디서든 보상을 받으실 겁니다.”
“오! 감사합니다.”
원래 이런 건 거절하는 게 아니라고 했다.
현성이 그렇게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이자 그제야 성기사 단장도 표정이 편해지는 걸 볼 수 있었다.
성기사 단장의 인사를 받고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검괴랑 마괴라 불린 이들을 잡고 나서 얻은 지도를 꺼냈다.
아이템 이름은 다름 아닌 비밀 결사대 본부 지도.
이걸 얻었으니 조만간 악연을 끊어낼 수 있으리라.
현성이 그렇게 생각하고 이동하려던 순간.
인상을 찌푸리며 전방에 다가온 셋.
“오우, 주인님.”
“나도 알아.”
그들을 보고 리베우스가 말하고, 현성도 고개를 끄덕였다.
모르는 이들이 아니었다.
저번과 같이 가면을 쓰지는 않았지만.
척 봐도 알 수 있었다.
저번에 마르시아와 같이 있었을 때 습격한 삼인조라는 것을.
상당한 실력자들이었으니까.
기억에 남았다.
“흐음, 대로변에서 오신 걸 보면 다른 볼일이신가 보네요?”
가시가 담긴 현성의 말에 셋은 움찔거리면서 찔린다는 듯 침을 삼켰다.
저번과는 확연히 다른 상황.
이전에는 약한 NPC와 있었지만, 이번에는 비슈누와 퍼시벌 둘 다 있다.
저번에도 도망쳤는데 이번에는 과연 상대가 될까?
셋, 그러니까 소백향과 블랭크, 로사는 결코 이길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말했다.
“저번에는 죄송했습니다.”
“저희가 결례를 저질렀습니다.”
“죄송합니다.”
“흐음.”
셋이 갑자기 사과를 해오니.
현성은 잠시 생각했다.
이걸 받아줘야 할까?
아니, 딱히 그럴 필요는 없다.
하지만.
당장 대로변에서 전투를 벌이는 것 역시 어리석은 선택.
그러기에 일단 들어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이렇게 나온다는 건 무슨 꿍꿍이가 있다는 게 틀림없었으니까.
현성은 그걸 생각하고 입을 열었다.
“이야기해 보십시오. 뭔가 할 말이 있어서 온 것 아닙니까?”
“아!”
“물론입니다!”
“예!”
모두가 기쁜 마음으로 고개를 끄덕였고, 현성은 그들을 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 * *
자리를 옮겨 이야기를 듣기 괜찮은 선술집으로 향해 이야기를 들었다.
믿기는 어려운 이야기였다.
그럴 수밖에.
“로스트 이데아의 회사, 플라톤에 잠입한 산업 스파이들이 있는데 그들이 당신들을 고용했다는 건 거죠? 그리고 저를 사냥하라고 시켰고.”
“실패하니 우리 주인님께 빌붙는 것이군요! 오우!”
비슈누와 리베우스의 말에 블랭크, 로사, 소백향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 중심에 있는 게 바로 비밀 결사대라는 것까지 들었다.
어쩐지 뭔가 이상했다.
산업 스파이.
그러니까, 이데아를 만들어낸 인페르노에서 로스트 이데아를 만들어낸 플라톤에 산업 스파이를 잠입시켰고, 게임을 망하게 하려 한다?
모든 걸 듣다 보니 어디서 들은 이야기였다.
왠지 모르게 익숙한.
‘아.’
이데아 때 예린과 자신이 한 일과 비슷한 이야기 아니던가.
다른 게 있다면.
게임을 망하게 하려는 것과 완결을 보려는 게 다르다는 거?
무엇보다 산업 스파이를 뒀다는 게 매우 달랐다.
현성은 그걸 듣고 난 뒤 감상은 딱 하나였다.
아주 간단한 감상.
‘이걸 왜 나에게 말하지?’
현성은 그러면서 자신을 보며 눈을 반짝이는 셋을 바라봤다.
뭔가 로스트 이데아를 만든 플라톤과 어떤 연관이 있어 보인다고 생각하는 모양.
하지만…….
‘전혀 아닌데?’
로스트 이데아를 만든 플라톤?
뭐라도 있었으면 모르겠지만, 진짜 조금도 없었다.
정말로.
뭐 들은 거라도 있으면 놀라지도 않았겠지만.
그렇지도 않았다.
‘진짜 뭐지?’
왜 자신에게 이런 걸 말하는 걸까.
답은 간단했다.
산업 스파이들은 현성이 가장 큰 걸림돌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건 반대로 이 셋처럼 플라톤에서 현성을 고용한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일 터.
하기야.
그럴 만도 했다.
‘산업 스파이들이 개발부에 있다고 했지?’
그렇다면 레벨 1부터 신 등급으로 전직한 현성을 이상하게 생각할 만도 하지.
현성은 그렇게 생각하면서 잠시 고민에 빠졌다.
이걸 어떻게 해야 한다.
어쨌든 비밀 결사의 일은 자신이 해결할 거긴 했다.
어차피 직업 퀘스트와 연관이 있었으니.
가만?
직업 퀘스트?
‘직업 퀘스트는 민유라가 개발해 낸 이데아가 주는 거잖아?’
그리고 이데아는 다름 아닌 전대 타나노스다.
순간 그렇게 생각하니 모든 퍼즐이 맞춰졌다.
‘나 진짜 고용된 거였나?!’
레벨 1부터 전승된 신 등급 직업과 각종 편의를 봐준 스킬들까지.
그리고 항상 직업 퀘스트와 관련된 비밀 결사대에 관한 이야기까지.
모두 하나로 합쳐졌다.
그리고 깨달을 수 있었다.
이미 이데아에게 고용 비용을 받았다는 걸.
이렇게 되면 어쩔 수 없지.
“이야기는 잘 들었습니다. 그럼.”
“아.”
“역시.”
“오!”
셋 다 고개를 끄덕이며 감탄하고 있을 때.
현성만이 혼자 생각했다.
‘그래도 도움받은 게 있으니 나도 도와야지.’
이데아에게 도움받은 게 어디 한둘인가.
도울 땐 도와야지.
현성은 그렇게 생각하고 일어났다.
물론 그게 아니더라도 퀘스트를 깨기 위해 나섰겠지만.
이유가 하나 더 는 것에 불과했다.
# 작가의 말
이데아: 가랏 현성몬!
현성: 현성현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