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만 자도 랭커 2부 100화
31장. 신성 도시 시그너(2)
태양이 저물고 어둠이 세상에 가라앉았을 때.
신성 도시 시그너에서는 여러 신전에서 빛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
밤늦게까지 기도를 드린다고 아직까지도 신자와 성직자들이 깨어 있는 탓이었다.
아직까지 깨어 있는 도시에 다섯 그림자가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탓! 타탁!
민첩하고, 조용히 움직이는 그들.
다름 아닌 현성과 태백 길드 삼총사였다.
건물과 건물 사이를 뛰어다니며 한 곳의 목적지로 향하는 중이다.
그러는 중에도 태백 길드 삼총사들은 퍼시벌로 변한 현성을 바라보며 감탄하고 있었다.
‘진짜 레벨 150 이하가 맞나?’
‘맞지. 애초에 지금 레벨 100 초반일거야.’
‘엄청나다.’
‘그런데도 우리 능력치를 웃도는 게 말이 되나.’
‘직업 차이도 있겠지만, 컨트롤 차이가 크지.’
로사의 말에 블랭크가 이야기를 해주며 퍼시벌을 바라봤다.
하지만 의문이 가득한 건 퍼시벌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들은 퍼시벌을 보며 경외의 눈빛으로 바라봤다면.
현성의 아바타인 비슈누를 보곤 경악하고 있었다.
‘사제가 우리를 쫓아올 수 있다는 거부터 말이 안 되지.’
‘괜히 퍼시벌이 2위이고 비슈누가 1위인 이유가 있지 않겠어? 아무리 루키 랭킹이라도 그렇지. 신빙성이 있는 거지.’
‘…….’
‘하기야 소백향을 생각하면 그럴 수 있지.’
‘그래, 그렇지.’
로사와 블랭크가 그렇게 생각하며 달리고 있었을 때.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레벨 차이도 나는 비슈누와 퍼시벌을 데리고 이렇게 빠르게 도착할 줄이야.
감히 상상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딴 게 중요한 게 아니다.
근처에 도착하자마자 태백 길드 삼총사는 모든 신경을 비슈누와 퍼시벌에게로 향했다.
그리고 얼마 있지 않아.
[진입하죠.]
비슈누의 오더가 떨어졌다.
그 오더에 누구보다 빠르게 세 명이 먼저 나섰다.
타탁! 파앗! 후우웅!
로사와 소백향은 빠르게 도약했고, 블랭크만 플라이를 사용해 고속 비행을 시전했다.
그렇게 빠르게 진입하는 한 건물.
신전들과 다른 건물이었다.
마치 상단과도 비슷해 보이는 건물.
하지만 다른 곳과는 달리 불이 꺼져 있는 장소였다.
지도에 의하면 이곳이다.
이곳이 바로 비밀 결사대의 본부.
그런 곳을 먼저 태백 길드 삼총사가 먼저 진입하는 거였다.
‘선발대는 중요하지.’
저들의 실력이 낮은 것도 아니고 상당한 실력인데 그냥 썩히는 건 아깝다.
무엇보다.
‘조회 수도 달달하지.’
저들 역시 인기가 많은 이들이었으니.
영상에 나오면 조회 수가 상당할 거다.
라이브는 켜지 않았으니 결과를 보려면 좀 걸리긴 하겠지만.
여러 사건에 라이브를 많이 켜긴 했지만.
이번만큼은 예외였다.
왜냐?
재앙신이 나올 수도 있는 상황이지 않은가.
이런 상황에서 라이브?
이변이 많을수록 편집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래서 현성이 생각한 방법이 바로 이것이었다.
물론 태백 길드 삼총사가 영상에 나오는 시간은 적긴 하다.
뭐 그래도 안 나오는 것보다는 낫지.
“오우, 충실한 종들이군요.”
“나쁘진 않지.”
리베우스는 흡족하다는 듯 미소를 짓고 있었고, 현성도 거기에 동의했다.
참 좋은 패를 얻었다.
무엇보다.
선발대로 쓰면 시간 절약을 충분히 할 수 있었으니.
저들이 간부들을 막는다면?
현성는 교주만 맡으면 된다.
비밀 결사대의 최후의 결전이기에 현성 역시 다소 긴장했다.
혹시라도 이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었으니.
긴장하는 건 당연한 일.
하지만 현성은 자기 자신을 믿었다.
해낼 수 있노라고.
그렇게 얼마나 기다렸을까?
[간부 셋과 조우했습니다. 지하 3층 북동쪽입니다.]
드디어 올게 왔다.
현성은 그 보고를 받고 자신의 아바타와 함께 움직이기 시작했다.
* * *
현성의 오더를 받고 달려 나간 삼총사.
그들은 그렇게 건물 내부로 들어서자 막아서는 잡몹들이 상당했다.
하지만 그들에게 있어서 이 정도는 식은 죽 먹기.
순식간에 처리하고 돌파했다.
빠르게 지하로 진입했고, 놈들의 저항은 더 거세졌다.
삼총사들도 조금은 버거울 정도.
하지만 빠르게 처치했다.
쿠웅!
각자 강력한 스킬을 사용해 돌파를 하니.
지하 3층에 도달할 수 있었다.
“후우.”
“우리도 이제 든든한 줄 하나 탈 수 있는 건가?”
“글쎄? 퍼시벌 님하고 비슈누 님은 그런 거 별로 안 좋아 할 거 같은데.”
“하긴 우리도 길드가 있긴 하지만.”
“계속 유지하고 싶어?”
마지막 블랭크의 말에 다들 고개를 저었다.
사실 길드를 만든 이유도 다 한문석의 일 때문이지 않았나.
하지만 그의 족쇄에서 벗어났으니.
더 좋은 길드로 들어갈 수도 있다.
그렇기에 그들은 고민했다.
마음 같아선 비슈누나 퍼시벌에게 받아달라 하고 싶지만.
글쎄?
과연 받아줄까?
누가 봐도 아니었다.
뭐 그거야 이 일이 끝나면 한번 이야기를 하면 되는 일이고.
지금은 집중할 일이 따로 있다.
“우리가 쓸모 있다는 걸 보여줘야 쓰지.”
“옳으신 말씀.”
“맞아.”
셋 다 의견은 똑같았다.
각자 최대한 전투력을 끌어올려 나아가던 중.
놈들의 저항이 좀 약해지기 시작했다.
이제 4층으로 갈 수 있는 방향.
한데.
멀리서 누군가 걸어오는 소리가 들려왔다.
수는 셋.
그리고 그런 삼총사의 앞을 가로막는 인물들.
“거기까지다.”
“…….”
“푸흐흐흐! 우리의 의식을 방해하려는 녀석들이 있다고는 들었건만. 진짜였을 줄은 몰랐군!”
“테라의 개들이 분명하지.”
“하기야! 그놈들은 우리들을 아니꼽게 봤으니까!”
등이 굽은 노파 하나와 그런 노파 옆에 다부진 근육들을 내보이는 창을 쥔 야만전사.
그리고 그런 그들의 뒤에서 조용히 지켜만 보고 있는 중성적인 사람 하나까지.
총 셋이 모습을 드러내자 블랭크가 바로 현성에게 보고를 했다.
누가 보더라도 간부의 모습들.
그러기에 잘 걸렸다 생각했다.
처음 자신들이 분탕을 친다면 이렇게 몰릴 줄 누구라도 알았으니.
이게 그들의 작전 중 하나였다.
가장 성가신 간부들을 처치하는 역할.
그리고 빠르게 처치하고 뒤이어 돕기까지.
“창지기와 암살자, 저 노파는 마법산가?”
블랭크의 말에 등이 굽은 노파가 끌끌 웃으며 등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다름 아닌 엄청난 크기의 철궁.
그걸 보며 모두가 인상을 썼다.
저런 노파가 쓰기에는 너무 강해 보이는 궁이었으니.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노파는 끌끌 웃으며 말했다.
“내가 이 활을 다룰 수 없다 생각하는 모양이구나, 아가들아. 푸흐흐흐흐! 재미있어! 재미있구나!”
“흐읍!”
노파는 그렇게 말하며 당장에라도 활을 당길 준비를 했고, 그런 노파 옆의 야만전사는 창을 휘두르며 숨을 골랐다.
그리고 그런 그들의 뒤의 암살자로 보이는 사람이 나지막하게 말했다.
여성의 목소리인지도 남성의 목소리인지도 구분이 안가는 괴이한 목소리.
“다들 똑바로 해라.”
“알고 있다, 암괴.”
“창괴, 자네가 저 계집아이를 맡을 테지? 그렇다면 나는 저 반반하게 생긴 궁수를 가지고 놀아야겠구나!”
“나는 남는 놈을 처리하지.”
마지막 암괴라 불린 녀석까지.
대답을 하자.
삼총사 역시 서로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서로 무언가 표현이 된 순간.
가장 먼저 나선 건 창괴였다.
콰직!
얼마나 강하게 바닥이 무너지는 소리와 함께 창괴가 쏘아졌다.
마치 포탄처럼 쏘아지는 속도.
누구도 반응하기 힘든 속도였으나.
채애애애애앵!
금속이 강하게 떨리며 스파크가 사방에 튀어올랐다.
무지막지한 창괴의 돌진을 막은 건 다름 아닌 소백향.
그녀가 검을 쥐곤 창괴의 돌진을 막아냈다.
빈약하기 그지없는 그녀의 모습에 자신의 돌진이 막힌 것이 분하기라도 한 듯 창괴가 뒤로 물러나 창을 펼치려는 순간이었다.
쉭!
어디선가 날아드는 화살.
머리를 노리고 날아드는 철시를 보며 창괴가 피하려 하는 순간.
허공에 다른 화살이 날아들어 그 화살을 쳐냈다.
채앵!
화살이 막힌 로사가 인상을 쓰고 노파를 노려보자.
노파가 그런 로사를 보며 말했다.
“푸흐흐흐흐! 너는 나랑 놀자꾸나!”
“제길.”
로사가 인상을 와락 구기며 다시 시위를 당기고 있었을 때.
블랭크는 본능적으로 방어막을 펼치고 허공으로 떠올랐다.
그러자 허공에서 나타나는 반응.
까가가가각!
방어막을 긁는 사나운 소리.
독을 뿌린 단검이 방어막에 가로막혀 뚝뚝 독을 흘리고 있었다.
그에 암괴라 불린 자는 아무런 감정의 모습도 보이지 않은 채 다시 허공으로 흩어졌다.
엄청난 은신술.
블랭크는 그걸 보며 인상을 구겼다.
상성이 너무 좋지 못하다.
하지만 모두가 생각했다.
이만하면 할 만하다.
하지만.
‘만만치 않다.’
‘이대로 가면….’
‘두 분을 못 도울 수도 있겠어.’
모두가 그런 생각이 들자.
의지가 불타올랐다.
어떻게든 현성을 돕기 위해 이 세 간부들을 빠르게 처치해야 할 거 같았다.
“가자.”
“응.”
“그래.”
“푸흐흐흐! 와라!”
“으아아아! 죽여주마! 계집!”
“…….”
그렇게 서로 충돌했다.
* * *
여기를 치기 위해 현성은 꽤 많은 준비를 거쳤다.
우선 사신의 사슬을 다루기 위해 연습을 했고.
각종 스킬들을 점검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
‘미쳤네.’
현성은 그렇게 생각하며 자신의 능력치를 바라봤다.
【상태창】
『현성』
-Lv109
-직업:『타나노스《신》』
-칭호:『넌 전설이냐? 난 신인데.《신》』외 5.
「근력: 150(+79)」「순발력: 150(+79)」
「체력: 150(+79)」「마력: 193(+79)」
「신성력: 406(+35)」
-잔여 능력치: 0
진짜 레벨 109가 얻을 수 있는 능력치는 아니었다.
솔직히 여기서 신성력을 찍어서 스킬을 하나 더 얻을까 했지만.
고개를 저었다.
효율을 떠나서 그것보다는 지금은 마력을 조금 더 찍는 게 맞았다.
다른 스킬들의 위력을 높이는 것도 중요했으니까.
무엇보다 신성력을 높여 스킬을 얻는 것 역시 좋은 걸 얻으리란 보장이 없으니까.
그럴 바에는 차라리 확실한 걸 찍는 게 맞았다.
‘간다.’
현성은 건물 내부로 진입하자.
쓰러져 있는 잡몹들을 보며 피식 웃었다.
아무래도 잘 처리해 준 모양.
그리고 지하 3층이라 했지.
거기만 주의해서 넘어가면 의식을 저지할 수도 있으리라.
그렇게 생각하고 빠르게 가려는 순간.
고작해야 지하 1층이었건만.
터벅, 터벅, 터벅.
“그대인가?”
“……흐음.”
퍼시벌의 모습이기에 투구에 가려 표정이 드러나지 않았지만.
불편한 기색을 감출 순 없었다.
현성이 그렇게 불편한 기색으로 남자를 바라봤다.
누가 보더라도 검은 사제복을 입고 있는 남자.
사제복 자체는 일반 사제복이었지만, 현성은 느낄 수 있었다.
“주인님, 이 녀석에게서 악취가 진동합니다요.”
“그래.”
아니나 다를까 리베우스 역시 반응했다.
현성도 느낄 수 있을 정도였으니.
리베우스에겐 당연했다.
남자는 그런 둘을 보며 말했다.
“반갑네, 초월적인 존재들 마저 긴장케 한 자들이여.”
“…….”
“그쪽이 교주인가?”
남자를 보며 비슈누가 물었고.
남자는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비밀 결사대 교주, 리움이라고 하네.”
“……퍼시벌.”
“비슈누다.”
서로 통성명을 하자.
묘한 긴장감이 흐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밑에서 갑작스럽게 울리는 굉음 소리와 함께 건물이 흔들렸다.
바로 그게 기점이었다.
교주 리움과 퍼시벌이 움직인 것은.
파앗!
그렇게 최후의 결전이 시작되었다.
#작가의 말
2부 완결 생각하시는 분들 계신 거 같아 작가의 말 첨부합니다.
2부 완결되려면 아직 한참 남았어요 ㅋㅋㅋㅋㅋㅋ
걱정하지 마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