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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만 자도 랭커 2부-101화 (427/472)

잠만 자도 랭커 2부 101화

32장. 비밀 결사 최후의 결전(1)

교주 리움의 움직임을 본 퍼시벌은 생각했다.

쉽지 않은 싸움이 되겠다고.

움직임조차 자신보다 빠르다.

하지만 괜찮다.

퍼시벌이 그렇게 생각한 순간.

뒤에서 날아드는 황홀한 빛의 세례.

하늘이 아닌 뒤에서 즉각적으로 발동해 낸 블래싱이었다.

순식간에 늘어난 각종 능력치와 버프 효과.

거기에 교주 리움보다도 느렸던 움직임이 일순간에 빨라졌다.

“……!”

교주 리움조차 순간 당황할 정도의 속도.

격돌하기 직전 퍼시벌은 허공을 박차 도약력을 더 강화시켰고, 그 후 옆을 차 관성을 이용해 빠르게 옆으로 날아들며 창을 휘두른다.

쉐에에에에에에엑!

공기를 매섭게 가르며 휘둘리는 창.

교주 리움은 그걸 보며 인상을 썼다.

저대로 맞는다 하여 그리 큰 타격을 입을지는 모르겠지만, 흐름이 끊긴다.

막아야 하나.

그러기에는 공격을 펼치고 있던 도중이다.

피하는 것이 가장 상책.

창을 피하고 퍼시벌에게 날리려던 공격을 비슈누를 향해 사용하려 했다.

이대로 몸을 틀어 창을 피한다면 타이밍이 딱 맞는다.

저 뒤에 있는 사제 역시 자신에게 무언갈 하기에 어려운 타이밍이다.

아무리 기도가 빠르다 하더라도 이 찰나의 순간 무언가를 발동하긴 어려운 일이니.

하지만.

그 찰나의 순간을 비집고 들어오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빛의 검.

빛의 검은 그대로 교주 리움의 그림자를 관통한다.

푹! 푹! 푹! 푹!

데미지?

그런 건 없었다.

하지만.

몸이 움직여지지 않는다.

교주 리움은 표정을 와락 구겼고, 뒤에 있는 사제, 비슈누를 바라봤다.

이렇게 빠른 타이밍에 기도로 스킬을 발동한다고?

말도 안 되는 속도다.

그리 생각하는 도중.

교주 리움의 안면 위로 기다란 그림자가 덮쳤다.

피하려고 했던 교주 리움은 그대로 이를 악 다물었다.

콰득! 서걱!

정확히 창날을 이용해 교주 리움의 얼굴을 베었다.

하나 그리 깊진 않았다.

애초에 질긴 피부에 방어력도 상당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연약한 안면에서는 피가 주르륵 떨어지고 있었다.

그러나 아직 홀리 바인드는 견제하다.

이 순간 퍼시벌은 멈추지 않고 다시 창을 휘두른다.

다시 일반 공격.

창을 뒤로 빼곤 몸도 뒤로 뺀다.

그리고 한발을 내디디며 어깨와 함께 허리가 돌아가 뻗어 나가는 창.

곧게 뻗어 나가는 모습이 마치 빛살과도 같았다.

홀리 바인드가 아니었다고 한들 피하기 어려웠을 공격이 교주 리움의 가슴에 터져 나갔다.

홀리 바인드 채로 맞고 날아간 교주 리움이 벽면을 강하게 강타했다.

콰아아아아앙!

사방에 균열을 내며 관통당한 부위에서 피가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아직 이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아직까지 홀리 바인드가 남아 있다.

곧 풀리기 직전.

아주 찰나의 순간이었으나.

퍼시벌은 녀석을 향해 스킬 하나를 사용했다.

“홀리 크로스.”

거대한 빛의 십자가가 교주 리움의 위에서 떨어졌다.

모든 악을 사하기 위해.

콰───────────앙!

건물 전체를 울리는 거대한 충격.

빛의 십자가는 교주 리움을 잡고 있었고, 그 순간 퍼시벌이 달려들었다.

이제 홀리 바인드는 끝났다.

하지만 홀리 크로스가 남아 녀석을 속박하는 중이다.

이때 역시 살려서 공격하기 위해 퍼시벌이 달려들었거늘.

교주 리움은 몸을 굴려 십자가로부터 벗어났다.

그러곤 바로 뒤에 있던 벽면을 걷어차 튀어 나갔다.

쏜살과도 같은 속도.

순간적으로 반응한 교주 리움이었기에 투구 사이로 보이는 퍼시벌의 눈가가 찡그려졌다.

설마 저렇게 빠져나갈 줄이야.

예상도 못 했다.

하지만 괜찮다.

충분히 대비할 수 있으니.

파앗! 팟!

다시 한번 허공을 박차 관성을 어느 정도 무시하고 교주 리움에게서 벗어나려 했다.

올곧게 날아드는 녀석의 궤도에서 벗어나는 일이란 허공 밟기를 사용하면 너무나도 간단한 일이니까.

그렇게 벗어났다고 생각했을 때.

교주 리움의 입가가 비틀거렸다.

마치 속였다는 느낌의 비웃음.

거기에 퍼시벌은 아차 했다는 듯 침을 꿀꺽 삼켰다.

그러고 보니.

녀석의 무기가 뭐지?

‘보지 못했다.’

교주 리움의 무기가 뭔지 말이다.

그리고 퍼시벌은 볼 수 있었다.

궤도에서 벗어난 자신을 향해 펼친 두 손을 말이다.

그리고 펼친 두 손에서 빛이 모이는 걸 볼 수 있었다.

정말 예상치도 못한 상황.

거기서 퍼시벌은 그걸 보자마자 스킬을 사용했다.

다름 아닌 신성 방패.

그리고 그걸로도 모자라 두 팔을 교차시키며 뒤에 있을 충격에 대비했다.

아니나 다를까.

교주 리움의 손에서 쏘아진 검붉은 빛이 퍼시벌을 강타했다.

콰─────────────강!

건물을 넘어서 주변 대지들조차 떨리게 만드는 강대한 일격.

마법이었다.

저런 움직임을 펼치는 녀석이 설마하니 마법사였다니.

아무도 예상할 수 없었다.

찰나의 순간 신성 방패를 사용하지 않았다면 퍼시벌이라고 한들 위험했을 일격.

교주 리움은 퍼시벌의 대처를 보며 인상을 찌푸리곤 자리에 착지했다.

보통 이 기회에 빠르게 뒤에 있는 비슈누를 처치하는 게 옳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아니, 엄밀히는 ‘그러지 못했다’가 정확한 표현이었다.

교주 리움이 퍼시벌이 날아간 곳을 바라보자.

거대한 충격과 함께 쏘아진 퍼시벌이 곧바로 걸어 나오는 걸 볼 수 있었다.

이 때문에 바로 비슈누에게 달려들지 못한 거였다.

마법을 날리는 두 손 끝에서 느낌이 너무 약했으니까.

퍼시벌이 데미지가 옅을 거라 생각하긴 했지만, 저 정도일 줄이야.

교주 리움은 속으로 표정을 구겼지만, 티를 내진 않았다.

오히려 즐겁다는 듯 둘을 바라보며 말했다.

“대단하군. 둘 다 스킬을 거의 딜레이 없이 사용하다니. 아니, 정확히는 딜레이가 있지만 아주 최소치야. 도대체 어떻게 되먹은 신성력을 가졌으면 그게 가능한 건지 가늠도 되지 않아.”

즐겁다는 듯 말했지만. 결코 유쾌하진 않았다.

어쩔 수 없는 이야기.

이만한 신성력은 교단의 교황에게서조차 볼 수 없었던 신성력이니까.

제아무리 삼주신의 교단이라 한들.

교황조차 이런 신성력을 가지지 못했다.

그래, 성녀나 성자들과 같은 이들이면 또 모르겠다.

하지만 순수함에서도 차이가 나는 느낌이다.

더 깊이 볼 수는 없었지만.

무언가 괴리감을 느꼈다.

결코 설명할 수 없는 무언가.

교주 리움은 그걸 느끼며 생각했다.

‘이들이군.’

후발대가 있을 거라 생각하고 이곳에서 대기를 하고 있었던 건 맞다.

하지만 초반에 달려든 선발대들이 강했기에 설마 후발대가 본진일까 싶었거늘.

여기가 진짜였을 줄이야.

상상도 못 했다.

고작해야 둘이다.

진짜 고작해야.

하지만 지금만큼은 교주 리움은 고작이라는 생각을 할 수 없었다.

무려 이런 신성력을 가진 이가 둘.

거기다 둘이 함께 손을 잡고 있다라.

과연 초월자가 자신들을 도와준 이유가 있었다.

이런 괴물들이 노리고 있었으니 초월자가 돕지 않고 배기겠는가.

‘정말 그게 아니었다면 실패했을지도 모르겠어.’

이제 의식까지 남은 시간은 불과 얼마 남지 않았다.

길게 봐야 3일.

하지만 초월자의 도움으로 그마저도 점차 줄어들고 있었다.

이젠 교주 리움조차 의식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었다.

그렇기에 다소 불안했다.

이들을 과연 막을 수 있을까?

시간 정도는 끌 수 있을 터.

하지만 이길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하고자 하면 고개가 절로 저어졌다.

자신의 전력을 다한다면 또 모르겠지만.

당장은 시간을 끄는 게 우선이다.

교주 리움은 그렇게 판단했다.

‘하지만 그렇게 간다면 나 역시 재앙을 모시는 자라 할 수 없겠지.’

프흐흐.

괴기한 웃음소리.

퍼시벌, 아니, 현성은 그걸 보며 인상을 썼다.

생각 이상으로 강했기에?

아니, 그보다도 저자가 하는 행동들을 보며 느낄 수 있었다.

정상이 아니라고.

으레 이런 경우에 인간형 몬스터들은 미쳐 있을수록 강한 경우가 있다.

그리고 녀석도 마찬가지다.

‘곤란하네.’

여기서 힘을 쏟은들 과연 의식을 저지할 수 있을까?

언제 의식이 끝날지도 모르는 상황에?

현성은 의문을 표했다.

과연 그렇게 할 수 있는지.

하지만 그럴 수 없다는 걸 판단했다.

그렇다면 답은 하나.

‘여기서 우선 전력을 다한다.’

교주에게 막혀서 시간을 버릴 바에 최선을 다해 싸우는 게 옳다.

그렇게 생각했다.

현성, 퍼시벌의 생각이 비슈누를 조종하는 인공지능에게도 전달되었다.

그리고 서로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교주 리움은 그걸 보며 마찬가지로 고개를 끄덕였다.

“공교롭게도 셋의 생각이 겹친 모양이군.”

“…….”

“공교롭게도 말이지.”

교주 리움의 말에 비슈누가 대답을 해주었고, 서로 대치 상태에서 먼저 움직인 건 교주 리움이었다.

그리고 그 움직임은 달려드는 것이 아니었다.

사제복을 벗어 던지는 모습.

저게 뭘 하려는 걸까.

워메이지인 그가 먼저 달려들면 움직이려던 퍼시벌이었기에.

그 순간 움찔거리며 당황했다.

하지만 그래선 안 됐다.

보는 순간 달려들었어야 한다.

콰드득! 콰드드드드득!

뿌득! 뿌드드드득!

근육과 뼈가 뒤틀리는 소리.

그마저도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온몸이 뒤틀리는 소리와 함께 교주 리온의 혈관과 근육이 부풀어 올라 온몸을 뒤덮었다.

그리고 그 위로 흰 뼈와 같은 무언가가 뒤덮는 모습.

정말 기괴하고 정상이 아닌 것 같은 모습.

이제는 인간이라고 보기도 어려운 모습이었다.

크기도 거대해지나 싶었으나, 이전의 크기는 그대로였다.

하지만 순식간에 부풀었던 근육이 줄어들었다는 이야기는 반대로 말해.

‘압축했다는 이야기지.’

근육이 극한으로 압축되었다는 이야기.

다시 말해 훨씬 강해졌다는 이야기다.

퍼시벌과 비슈누가 긴장하며 교주 리움을 바라보고 있을 때.

교주 리움은 그런 둘을 바라보며 슬며시 웃었다.

“나도 이렇게까지 변한 건 처음이군.”

감회가 새롭다는 듯 말하는 녀석의 모습에 퍼시벌과 비슈누는 긴장했다.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심상치 않다는 걸.

겉으로만 보더라도 강대한 모습.

여기서 준비가 필요하다.

가장 먼저 움직인 건 비슈누였다.

그가 사용한 스킬은 다름 아닌 처음 교주 리움을 당혹게 했던 스킬.

홀리 바인드.

하늘에서 떨어지는 빛의 칼들이 교주 리움의 움직임을 막으려던 순간.

교주 리움이 움직여 칼들을 피했다.

아니, 정확히는 칼들을 파괴하고 그 자리에서 벗어났다.

이게 가능한 일인가.

퍼시벌이 두 눈을 부릅뜨고 입술을 깨물었다.

‘움직임을 순간 놓쳤어.’

갑자기 강대해진 워메이지.

아니, 이제는 인간으로 보기도 힘든 녀석의 모습에 현성은 생각했다.

진짜 전력을 다하지 않으면 죽을 수 있겠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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