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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만 자도 랭커 2부-106화 (432/472)

잠만 자도 랭커 2부 106화

34장. 비밀 결사대 마무리(1)

한문석은 작금의 사태를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바라보고 있었다.

분명 현성이 지하실로 들어가기 전까지는 화면을 응시할 수 있지 않았던가.

그런데 왜 갑자기 연결이 끊긴 걸까.

이해할 수 없었다.

이연희 역시 연결을 해보기 위해 여러 차례 시도를 했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예감이 들었을 때 화면으로 메시지가 떠올랐다.

다름 아닌 대륙 파괴에 실패했다는 메시지가.

그걸 본 한문석은 털썩 주저앉았다.

현성이 그걸 막았다고?

이제 고작 레벨이 110도 안 된 애송이가?

신이 강림하는 걸 막았다?

말도 안 된다.

“이, 이건 있을 수 없어!”

“무, 무언가 잘못된 게 틀림없습니다!”

“보, 본부장님, 이, 이제 어쩌죠?”

“우, 우리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다! 닥쳐!”

모두 혼란한 상태에서 한문석조차 이성을 찾을 수 없었다.

그저 소리를 지르며 흥분한 상태의 모습.

이연희는 그걸 보며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지금 이곳에 모인 사람들 중 가장 이성적인 그녀.

하지만 그녀 역시 생각하는 건 똑같았다.

‘끝났다.’

그녀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누군가가 방으로 들어왔다.

그것도 꽤 많은 인원의 사람들이.

플라톤의 감사팀과 경찰들.

그들이 한문석 팀장을 노려보며 외쳤다.

“한문석 팀장, 산업 스파이 건으로 긴급체포하겠습니다. 그 외에 다른 분들도 가만히 있으십시오. 현장이니 발뺌할 생각은 마시지요.”

이미 다 알고 왔다는 듯이 덤벼드는 그들을 보며 모두가 고개를 떨궜다.

이제 정말 할 수 있는 건 없다는 걸 깨달은 거다.

모두가 잡혀가는 와중에도 이연희는 역시 냉정하게 상황을 파악하며 감사팀 팀장을 보고 물었다.

“처음부터 알고 있었습니까?”

이연희의 생각에 그 말고는 답이 없었다.

그게 아니고서야 현성이 어떻게 강림을 막을 수 있었겠는가.

하지만 감사팀 팀장의 대답은 없었다.

당연한 일이었다.

대답할 의무는 없었으니까.

그렇게 모두가 잡혀갔을 때.

감사팀 팀장이 어디론가 연락을 넣었다.

다름 아닌 조민우 운영 본부장이었다.

-예, 어떻게 되었습니까?

“모두 현장에서 체포했기에 확실한 증거들을 남길 수 있었습니다.”

-아아, 그렇군요. 다행입니다.

“큰일이 날 뻔했습니다.”

-예, 그저 작은 이벤트라 생각했건만, 이게 이렇게 이어질 줄은 몰랐군요.

그렇게 말하면서 감사팀 팀장도 고개를 끄덕였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것에 대해 알지도 못했으니.

하지만 그들조차 모르고 있는 게 하나 있었다.

다름 아닌.

-이데아가 아니었으면 정말 큰일 날 뻔했군요.

“맞습니다. 이데아가 강림을 막지 않았다면 큰일 날 뻔했죠.”

-아, 혹시 여기에 연관된 유저들이 혹시 있습니까?

조민우 본부장의 이야기에 감사팀 팀장 박수아는 잠시 여기에 연관된 유저들을 살피곤 말했다.

“태백 길드 소속의 블랭크, 로사, 소백향이 연관되어 있긴 하지만, 본부까지만 쳐들어갔고, 그 외에는 모두 이데아가 처리한 걸로 나와 있습니다.”

-그렇군요. 회장님께도 그렇게 보고를 드려야겠네요.

“아닙니다, 제가 보고를 드리겠습니다.”

-아, 그러시겠습니까? 알겠습니다.

“네, 그러면 수고하십시오.”

-네, 박수아 팀장도 힘내십쇼.

그렇게 통화가 끝난 박수아 감사팀장은 뭔가 이상하다는 듯 다시 화면을 살폈다.

찝찝한 기분이 있긴 했지만.

별다른 이상은 볼 수 없었다.

단지 연관된 유저가 그 셋 말고 없다는 것 정도?

이데아가 관여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그대로 넘어갔다.

우선 이곳을 정리하는 게 우선이겠지?

“아, 접니다. 한문석 팀장과 다른 산업 스파이들이 관리하던 유저들이나 일들을 다른 이들에게 배정할 수 있게 하십시오.”

-예, 알겠습니다. 유저 관리의 부분은 그저 데이터를 넘기면 그만이니까요.

“예, 그러면 그렇게 알고 있겠습니다.”

박수아 감사팀장은 그렇게 일 처리를 마무리하고는 찝찝한 느낌이 있는 화면을 다시 한번 응시했다.

하지만 이내 고개를 저었다.

이 사태를 고작해야 유저가 해결했다?

그렇게 보기는 상당히 힘들었다.

현 최고 레벨은 고작해야 250대 아니던가.

그런 그들이 신의 강림을 막는다?

불가능하다.

이데아가 아니고서야 불가능한 일이기에.

대륙 10강이 모두 모였다고 해도 불가능한 일이니.

이데아가 나섰다고 보는 게 당연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찝찝했지만, 넘어갔다.

감이 좋은 그녀지만.

그래도 가끔은 그 감이 틀릴 수도 있었으니.

박수아는 그렇게 생각하며 넘어갔다.

그리고 회장 민유라에게 연락했다.

“예, 회장님. 박수아 감사팀장입니다. 늦은 시간 죄송합니다. 보고드릴 사안이 있어서 연락드렸습니다.”

* * *

박수아 감사팀장에게 보고를 받고 전화를 끊은 민유라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산업 스파이가 대륙에 악신, 재앙신을 소환하려 했고,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는 보고.

그리고 그걸 막은 것이 다름 아닌 이데아라고 한다.

민유라는 그걸 듣고는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데아가?

이걸 해결했다고?

그게 가능한가?

‘이데아는 대륙에 관여할 수 없을 텐데?’

악신 강림으로 인한 대륙 파괴는 좀 스케일이 다른 일이긴 하다.

하지만, 대륙을 방어하기 위해서 나섰을 확률?

확실히 있기는 했으니까.

민유라는 그렇게 생각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로 했다.

만일 진짜 대륙이 파괴되었다 한들 복구할 수 있었을 테니.

간단하게 롤백할 수 있었다.

그녀의 기술력이라면 가능했다.

물론 이데아는 하기 힘들지도 모르겠지만, 민유라는 이미 그거에 대해 대비를 해두고 있었으니.

이데아도 거기에 대해서는 몰랐을 거다.

아마 그래서 막은 듯했다.

그녀가 산업 스파이에 대해 관심도 딱히 없었던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

압도적인 기술력이 있는데 산업 스파이가 와봐야지.

그렇게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기야 가상현실 게임을 롤백할 수 있다고 누가 생각하겠어.’

웃기긴 했다.

누가 듣는다면 소설 쓰지 말라고 했을 정도로 말이다.

아무튼.

이데아가 해결을 해줬다면 고마운 일이지.

어떻게 해결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뭐, 일단 이데아에게 맡기자. 나는 메인 시나리오를 좀 짜야 하니까.’

아직도 바쁜 그녀였기에 그대로 넘어갔다.

큰 사건도 아닌 듯했고 말이다.

그러다 문득 민유라가 누군가를 떠올렸다.

‘현성, 그 유저는 여전히 없으려나?’

자신의 이전 게임인 이데아를 클리어한 유일무이한 유저.

세계 최고의 게이머라 할 수 있는 유저를 떠올리고 피식 웃었다.

하기야 은퇴한 지 거의 2년이 되어간다.

오픈했을 때 오지 않았다면.

지금도 안 왔을 확률이 더 높다.

갑자기 은퇴를 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민유라는 편했다.

‘그 사람이 없으니까 마음 편히 작업할 수 있고 좋네.’

그렇게 생각하면서 슬며시 웃었다.

무엇보다 조민우 운영 본부장 역시 편해하니.

이게 회사 운영이지!

민유라는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 남은 작업도 마무리를 해볼까?

민유라는 그렇게 다음 작업으로 넘어갔다.

이데아가 자신에게 무언가를 숨기고 있을 거라곤 상상도 하지 못한 채로 말이다.

* * *

캡슐이 열리고 현성이 밖으로 나왔다.

그러곤 늘어지게 하품을 하는 모습.

누가 본다면 백수가 따로 없다고 놀리겠지만, 딱히 상관없었다.

아니나 다를까.

“오빠, 일 좀 하면 안 돼?”

쌍심지를 켜며 뭐라 하는 현아를 봐라.

현성은 현아를 보며 피식 웃었다.

누가 저런 소리를 하는 이유를 모를까?

현성은 말했다.

“야! 너보다 내가 돈 더 잘 벌거든?”

“윽! 비겁하게 팩트로 싸우다니.”

“푸하하, 야, 그리고 너가 좋아서 거기 회사 간부로 들어간 거지. 누굴 탓하냐.”

“으아아! 너무 힘들단 말이야!”

“그래도 할 만하다며.”

현성의 말에 현아도 고개를 끄덕이긴 했다.

그래도 게임 관련 업무들이라 보람은 있긴 했지만.

너무 힘들긴 했다.

그런 현아를 보며 현성은 피식 웃고는 말했다.

“그래도 대기업이니까. 열심히 해.”

“아, 알았어. 쉴 거니까 조용히 해.”

“그래.”

잔소리를 하려다 오히려 잔소리를 들은 현아가 터덜터덜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그런 현아를 보며 피식 웃고는 현성은 자신의 휴대폰을 바라봤다.

아니나 다를까 여러 연락이 온 휴대폰.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다름 아닌 예린의 연락이었다.

내일 어디서 볼지 물어보는 이야기였다.

현성은 잠시 고민을 하다 전화를 걸었다.

아무래도 톡보다는 전화가 편했으니까.

그리고.

-어, 오빠. 게임에서 나왔나 보네요.

“응, 방금 끝나서 바로 연락했어.”

-내일 어디서 볼래요?

“으음, 뭐 먹고 싶은 거 있어? 아니면 가고 싶은 곳?”

-헤헤, 제가 운전할 건데, 제가 물어봐야죠.

“아, 그것도 또 그런가?”

현성은 그렇게 예린과 이야기하며 미소를 피었다.

어디서 데이트를 할지 정하곤 내일 보자고 하며 통화를 끊었다.

그리고 그다음에 연락이 온 건 당연하게도, 재환이었다.

다름 아닌 이번에 악신 강림을 막은 게 너냐고 묻는 말.

-어! 그거 너냐?

“아니!”

-구라 치지마!

“아니, 안 믿을 거면서 뭘 묻냐.”

-어? 너 진짜 아니야?

“아니, 맞아.”

-미친놈.

장난을 좀 치곤 재환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서 다음 영상 그거 넣을 거야?

“교주랑 싸운 거까지는 넣는 게 좋을 거 같긴 해.”

-아아, 악신하고 싸우는 건 안 넣고?

굳이 그래야 하냐며 재환이 의아하다는 듯 물었고.

현성은 피식 웃었다.

하기야 이렇게 상상도 못 하는 게 당연하다.

모두가 싸웠을 거라 생각했을 테니까.

좀 놀릴까 하다 제대로 말해줬다.

“아니, 그 유리아 스승님이 강림해서 쉽게 끝났어.”

-유리아 스승님? 이데아에서 그 대륙오천 재앙 유리아?

“응응, 악신으로 소환되셨더라.”

-엌! 미친! 하긴 그럴 만하지. 신 되기 전에도 재앙이라고 불렸으니까.

“어, 그래서 수다 떨다가 권능 가지라고 받고 끝났어.”

-아, 그건 영상에 못 넣지. 알았다. 그러면 교주랑 싸운 거까지 넣는 걸로?

“응응. 아 그리고 태백 길드? 거기 삼총사랑 같이 갔으니까. 그것도 넣으면 좋을 듯?”

-으잉? 태백 길드?

재환의 반응도 당연했다.

태백 길드라고 하면 요즘 주가를 올리고 있는 이들이었으니까.

하여튼 저놈은 인맥이 절로 쌓인다니까.

재환은 신기하다는 듯 중얼거렸고, 현성도 피식 웃긴 했다.

하긴 좀 신기하긴 했다.

아무튼.

“그러면 영상은 그렇게 만드는 걸로 안다?”

-야! 잠깐! 그러면 비밀 결사대는 끝났으니까 다음은 뭐할 거야?

재환의 말에 현성도 잠시 고민을 하다 휴대폰으로 메신저가 온 걸 보고 피식 웃었다.

그리고 대답했다.

“용병.”

때마침 다음 의뢰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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