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만 자도 랭커 2부 107화
34장. 비밀 결사대 마무리(2)
[이제부터 재앙신이 강림합니다.]
[신의 강림까지 앞으로 1분 남았습니다.]
[준비하십시오.]
[대륙에 재앙이 찾아옵니다.]
그 메시지가 전 유저에게 떠올랐을 때 당연히 사람들은 새로운 이벤트인 줄 알았다.
하지만 아무런 공지 없이 이벤트를 시작하나?
그런 의구심도 들었을 때.
아무런 현상도 일어나지 않았기에 점차 유저들은 불안에 떨었다.
재앙이 강림한다.
신이 강림한다.
그러면서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그런데 1분 후 떠오른 메시지.
[재앙이 곧 강림합니다.]
“이거 진짜 무슨 일 일어나는 거 아니야?”
“불길한데?”
“미친, 하늘을 봐.”
“보랏빛 하늘이라고?”
“되게 불길한데?”
“먹구름도 아니야.”
꿀꺽.
대부분의 유저들만 그렇게 여기는 게 아니었다.
신성력을 보유하고 있던 신관들이나 사제들, 성기사 NPC들조차 두려움에 떠는 이들이 생겨났다.
“아아, 시, 신이시여! 부, 부디 저희를 구원하시옵소서!”
“시, 신이 우리를 버렸다!”
“다 죽을 거야!”
NPC들의 반응에 유저들 역시 심상치 않아졌다.
그럴 수밖에.
대륙에 재앙이 찾아온다는 메시지만 보더라도 그렇지 않은가.
불길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단순한 이벤트였다면 공지나 퀘스트가 떴을 게 분명한데.
그저 통보.
몇몇 불안에 떤 유저들은 즉각적으로 공식 사이트이자 로스트 이데아를 서비스하는 플라톤에 직접 문의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한결같았다.
[최대한 해결 중에 있으니.]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같은 말뿐이었다.
마치 급한 일이 벌어지기라도 한 듯.
사태의 심각성을 느낀 몇몇 이들이 글을 쓰기도 했다.
[지금 진짜 로스트 이데아 X 된 거 아니냐?]
[작성자: 미린노]
『아니, 진짜 이거 뭔가 심각한 거 같은데?
재앙신이면 악신 아니냐?
대륙 뭐 파괴되고 게임 섭종하는 거 아니냐?
NPC들 지금 다 죽었다면서 울고불고 쓰러지고 난리도 아닌데?
나 진짜 무섭다.』
[댓글]
-다들 그만해~ 나, 너무 무서워! 이러다 다~ 죽어~
└아, 할아버지 지금 그거 아님!
└ㄹㅇ 진지함.
└ㅋㅋㅋㅋㅋㅋ진지하긴 지X한다 진짜.
└진짜 섭종을 하겠냐? 하다못해 롤백이라도 하겠지.
└가상현실에서 무슨 롤백이야. 롤백 불가능해;;;
└ㄹㅇ? 아니, 진짜로?
[가상현실에서 롤백 가능하다는 새끼들 봐라.]
[작성자: 게임업계종사자]
『재앙신이 강림한다는 거 보고 다들 대륙 부서지는 거 아니냐고 하는데.
나는 가능성 높다고 본다.
지금 고위 사제직들도 다 절망하고 있는 상황이라.
사실상 대륙 위기 맞는 거 같다.
근데 ㅇㅇ? 롤백하면 그만이야~ ㅋㅋㅋ루삥뽕! ㅇㅈㄹ하는 새끼들 있는데.
잘봐라.
가상현실 자체가 데이터량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저장은 가능해도 롤백은 불가능하다.
시간 자체를 돌리는 개념이라고 생각해봐라.
지금 로스트 이데아가 지구보다도 거대한 서버인데.
그런 가상현실게임의 데이터를 롤백을 해야 한다?
아마 지구의 시간을 돌리는 거랑 비슷한 수준의 일일 거다.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해야한다.
가능한 사람이 있다면 그건 천재가 아니라 외계인이거나 신일거다 진짜로.』
[댓글]
-????????ㄹㅇ?
-아니 롤백이 안된다고?
-대륙 진짜 망하는 거임?
-아 진짜 지금 심각한 거야?
-아 미치겠네. 나 진짜 열심히해서 대형길드 들어갔는데?
-아 그러면 플라톤 측에서 최대한 막겠네?
다들 그렇게 믿고 기다리고 있었지만.
대부분 불안에 떨긴 했다.
자기가 이뤘던 게 다 사라진다는 뜻이기도 했으니까.
하물며 콘솔 게임도 자신의 실수로 사라졌을 때 얼마나 허망하던가.
이건 가상현실게임이다.
또 다른 현실이라는 말도 있을 정도의 힘이 있는 게임.
그런 게임이 리셋이 된다면?
허망함으로 끝나진 않을 것이다.
아무래도 난리가 날 거다.
그렇기에 플라톤에서 최대한 대처를 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런데 그때.
누군가의 글이 떴다.
-미친! 재앙신 물러갔다!
└ㄹㅇ?
└ㄹㅇ????
└ㅋㅋㅋㅋㅋㅋㅋㄹㅇ이다!
└됐다!
재앙신이 물러갔다는 글.
모두가 다시 접속을 하고 난리를 치면서 들어가자.
접속하자마자 떠오르는 메시지가 하나 있었다.
[대륙에 강림한 재앙신을 격퇴한 영웅이 있습니다.]
[그 영웅을 위해 감사를 표하십시오.]
[오직 그 영웅만이 재앙신을 막을 수 있었습니다.]
그 메시지에 모두가 놀랄 수밖에 없었다.
과연 누가 신을 막았을까?
당연하지만 추측은 난무할 수밖에 없었다.
대륙에 강림하던 신을 막았다는 이야기 아닌가.
그야말로 영웅이 아닐 수 없었다.
정말로 위대한 업적을 이룬 영웅!
하지만 그게 과연 누구일까?
-야! 영웅이면 대륙 10강 아님? 걔들 행방 다 잘 알 수 없자늠
└ㅇㅇ! 그렇기는 함.
└적어도 걔들 다 모이진 않았음! 대공의 성자는 신전 밖으로 움직이지도 않았음.
└ㄹㅇ? 진짜 쫄보쉑이네.
└ㅋㅋㅋㅋㅋㅋㅋㅋㄹㅇ
-대륙 10강이 가장 가능성 있긴 한데 걔들이 신하고 비견이 될까?
-설마 유저 아님?
└ㅋㅋㅋㅋㅋ그럴 리가?
└아니, 뭐 가능성은 있을 수 있지, 특수 퀘스트라든가 해서.
└오! 일리 있긴 하다.
└ㅋㅋㅋㅋㅋ글킨 하다.
-아니 누구든 간에 고마운 건 사실이긴 하지.
└ㅇㅈ!
└아 ㄹㅇ 영웅임!
-진짜 고맙다!
-이름 모를 영웅이여 당신 덕에 오늘도 대륙의 평화가 유지될 수 있었던 거요. 당신의 그 숨겨진 공로는 모두가 알게 될 것이오! 우리 모두 그를 위해 축배를 드세!
└뭐임 이 미친 컨셉충은?
└몰?루ㅋㅋㅋㅋ
별의별 글들이 올라오는데.
그걸 보면서 사람들은 여러 추측을 했지만.
결론은 하나였다.
그 영웅에게 감사하다고.
물론 모든 유저들이 감사함을 느끼는 건 아니었다.
“신의 강림을 막았다?”
“이 세계에 신은 없을 텐데?”
“혼돈의 세계 아니었던가?”
“누가 막은 거지? 대륙 10강은 물론 유저들 중에서 저걸 막을 수 있는 존재는 없다.”
몇몇 이들은 거기에 의문을 토했다.
자신들을 포함한 모든 유저는 막을 수 없노라고.
그리고 몇몇 이들은 이 세계에 신이 없다는 것 역시 잘 알고 있었기에.
더 의문을 품었다.
어떻게 된 일일지.
몇몇은 같이 있었고, 몇몇은 각자 홀로 생각했다.
하지만 모두가 내린 결론은 비슷했다.
우선 지켜본다.
모두 같은 마음으로 기다리기로 했다.
만일 진짜 영웅이 유저라면.
언젠간 그것을 드러내게 마련일 테니.
유저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지만, 혹시 모르는 것이니.
워낙 로스트 이데아에 많은 직업이 있는 게 아니지 않나.
그렇기에 충분히 가능성 있다고 생각했다.
만일 그 영웅이 유저라면?
그들의 생각은 아마 둘로 나뉠 거다.
“유저라면 어떻게든 회유한다.”
“유저라면 어떻게든 척살한다.”
적대하자는 세력과 회유한다는 세력.
각각 그 수가 제각기이긴 했지만.
저마다 공통점은 있었다.
견제를 할 것이냐, 회유하여 더 강대해질 것이냐.
그것이 문제였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발할라 길드 역시 회유하자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어떻게 알겠는가.
그 영웅이라는 존재가 유저일지 NPC일지.
오히려 그들은 영웅에게 크게 관심이 없었다.
특히 비네샤가 그랬다.
영웅?
좋다.
하지만 발할라 길드에는 영웅 못지않은 상당히 중요한 인물을 회유 중에 있지 않은가.
무려 비슈누와 퍼시벌.
“이번에 두 분을 모셔와야겠어.”
전설 스킬로 고작 3회밖에 얻지 못한 기회.
이번에도 사용하면 무려 2번이나 쓰게 되는 거다.
그렇기에 정말 필요할 때만 용병으로 고용하는 게 맞다.
다시 말해.
이번 역시 상당히 어려운 일이라는 일이었다.
비네샤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이번 일에 대해 떠올렸다.
‘이번에는 정말 어렵긴 하니까.’
비네샤는 이번만큼이야말로 용병을 고용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레벨 150대에서는 이보다 어려운 일은 없을 테니.
아마 성민 팀도 가지 못할 특수한 퀘스트다.
지금 발할라 길드에서 150 이하 레벨에서 가능한 인원이 존재하지 않았기에.
하지만 너무나 귀중한 기회였기에.
단독 의뢰로 맡기고 싶었다.
다름 아닌 S등급보다 위.
무려 S++등급 던전이자.
발할라 길드에서는 아주 중요한 기회.
신이 잠든 동굴.
이 던전만 클리어한다면 정말 발할라 길드는 룬 제국에서 상당한 요직에 자리를 잡을 수 있게 된다.
다시 말해 적어도 7대 길드에 속할 수 있는 힘은 충분히 갖게 된다는 뜻이다.
‘게다가 나도 사냥에 이제 집중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너무 사냥에 집중할 수 없었다.
랭킹을 유지할 수 있을 정도만 사냥에 집중했고.
그 외에는 길드를 키우는 데 집중했기에.
하지만 이것만 해결이 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제국에서의 발언권을 얻게 된다면.
그 힘은 무지막지해진다.
다시 말해 길드는 안정 궤도로 들어간다는 뜻.
이렇게 되면 길드장의 힘을 키울 수 있게 된다.
그렇기에 비네샤는 바로 퍼시벌과 비슈누에게 연락을 넣었다.
용병으로 고용할 수 있겠느냐고.
그러자 생각보다 빠르게 연락이 올 수 있었다.
바로 내일부터 가능하다는 메시지.
거기에 비네샤는 미소를 지으며 생각했다.
‘됐다.’
이걸로 따놓은 당상이나 마찬가지였다.
둘이 해결한다면 결코 실패한다는 상상이 들지 않았으니까.
무려 S++등급.
사실상 S급 위의 등급이라도 봐도 되는 등급이다.
하지만 비네샤의 길드인 발할라에서 들어갈 수 없었던 이유.
단 하나였다.
다름 아닌 입장 조건이 레벨 150 이하의 조건과 전설 등급 이상의 직업.
지금 발할라 길드에서 최고 루키인 성민 역시 두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전설 레벨 150 이하의 조건이라면 아직 레벨 120대에서 이제 겨우 130대로 오른 성민이다.
성장 가능성만 본다면 가능할지도 모르지만, 아쉽게도 전설 등급은 아니었다.
영웅+ 등급.
그마저도 뛰어난 등급이긴 하지만.
전설 등급은 아니었으니까.
그렇기에 전설 등급이상일 게 확실한 둘에게 용병 의뢰를 하려는 거다.
레벨 150 이하의 전설 등급 이상의 믿음직한 용병?
말하고 봐도 이상하지 않은가.
오직 그 둘에게만 부탁할 수 있는 의뢰였다.
이거 하나라면.
발할라 길드가 안정화도 충분히 할 수 있었으니까.
그렇기에 비네샤는 자세한 내용을 미리 메신저로 보내주었다.
던전의 이름이라든가 목적, 그 외의 다른 것들을 말이다.
그런데 그때.
비슈누의 반응이 심상치 않았다.
[비슈누: 혹시 다시 말해주실 수 있습니까?]
[비네샤: 네? 뭐를 말이죠?]
[비슈누: 신이 잠든 동굴이라는 곳이 정말 잠의 신과 관련되어 있는 게 확실합니까?]
[비네샤: 아! 네 물론입니다! 저희가 이미 확인했어요!]
[비슈누: 무조건 하겠습니다.]
의욕적인 모습을 보니 더 안심이 되긴 했지만.
왜일까?
‘뭔가 관련이 있나 보네?’
아직은 모르겠지만.
비네샤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미소를 지었다.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질까.
자세히는 몰랐지만, 하난 확실했다.
뭔가 재미있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