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잠만 자도 랭커 2부-108화 (434/472)

잠만 자도 랭커 2부 108화

35장. 신이 잠든 동굴(1)

용병 이야기에서 생각 이상으로 놀라는 일이 있었지만, 현성은 바로 접속하진 않았다.

예린과의 데이트 약속이 우선이었기 때문.

아무리 게임적으로 중요한 요소가 있어도 현실이 우선인 건 당연한 일 아닌가.

무엇보다 오래간만에 데이트이기도 하니 말이다.

물론 말하면 이해를 못 할 예린은 아니긴 했지만, 그래도 현성도 예린과의 데이트가 더 중요하다 생각했다.

그렇게 예린과 데이트를 끝내고 난 뒤 다음 날.

현성은 개운한 표정으로 잠에서 일어났다.

역시 오랜만의 데이트는 기분이 좋을 수밖에 없다.

오히려 컨디션이 더 좋아진 느낌.

현성는 그렇게 집으로 들어와 샤워를 한 뒤 가볍게 몸을 풀었다.

그리고 그제의 일을 떠올렸다.

‘신이 잠든 동굴이라.’

비네샤가 알려준 이야기에 따르면, 구전을 거슬러 올라가면 과거 아직 신들이 이 대륙에 만연했을 때의 이야기가 나온다고 했다.

그때 신들 중에 유난히 잠을 좋아하는 신이 있었다고 한다.

신도들보다도 이 대륙에서 자는 걸 더 좋아하던 신.

결국 그 신은 귀찮은 일들을 피해 동굴로 들어가 잠이 들었다고 한다.

그게 전설 중에 한 이야기.

이제 그런데 그 동굴을 발견했다는 이야기다.

레벨 150 이하의 제한과 전설 등급 이상의 직업.

거기에 적합한 인원이 누가 있겠는가.

비네샤가 생각하기에 현성밖에 없었으니 현성을 고용한 거다.

게다가 여기에 쏠려 있는 이권은 상당했다.

룬 제국의 귀족 작위를 얻을 수도 있는 일.

자세한 사정까지는 듣진 못했지만.

정말 무조건 해야 하는 일이라고만 들었다.

‘추가로 동굴에서 얻는 모든 건 내 소유라고 해줬으니까.’

이번에는 현성만 이곳에 들어가니.

동굴에서 얻는 모든 걸 현성의 소유로 인정해 주겠다고도 했으니.

무엇보다.

‘잠의 신이 좀 걸리네.’

이제는 현성은 잘 알고 있지 않은가.

이 세계의 신들은 모두 타 차원의 신들이라고.

혹시 이 잠의 신도 어쩌면 이데아 때의 신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타나노스 역시 죽음과 잠, 그리고 꿈의 신이지 않은가.

한데 잠의 신이라니.

어쩌면 상당히 연관이 있는 일일 수도 있다.

아니, 생각 이상으로 연관이 있을 수도 있는 노릇이다.

어쩌면 과거 타나노스의 사도 중 하나인 잠의 사도 타르타로스가 이곳에 왔을 수도 있는 이야기고, 혹은 그도 아니라면 설정상 타나노스의 쌍둥이 형제인 토스히프일 수도 있는 노릇.

그렇기에 흥미가 가득했다.

처음에는 놀랐지만, 이제는 그러진 않았다.

오히려 재미있는 기회라 생각했다.

처음 비네샤에게 들었을 때 얼마나 놀랐는지.

하지만 충분히 가능성 있다고 생각했다.

현성은 그렇게 생각하며 캡슐로 접속할 준비를 했다.

‘비네샤랑 약속은 아직 멀긴 했지만.’

먼저 접속하려는 이유가 있었다.

가장 먼저 이번에 획득한 전용 스토리.

다른 이유는 이번에 얻은 것들이 많았으니.

보상을 확인하지 않으면 어쩌자는 건가.

무엇보다 권능을 두 개나 얻지 않았던가.

타나노스의 권능과 유리아의 권능.

이렇게 두 권능을 얻었는데 어떻게 확인도 안 할 수 있겠는가.

‘게다가 기면증 보상도 있지.’

사실 기면증 보상은 그리 기대하지는 않았다.

이제 산업 스파이 일도 처리했겠다.

비밀 결사대 일도 모두 마무리되었으니.

이데아가 또 좋은 스킬을 과연 줄까?

혹시 모르니 기대는 하기는 했지만.

크게 하진 않았다.

이젠 순전히 운일 수 있으니까.

하긴 그동안은 너무 양심 없게 잘 나오긴 했다.

이제는 좀 잘 안 나와도 되지.

권능을 두 개나 얻어서 인자해진 현성이었다.

‘접속.’

그렇게 인자해진 현성이 바로 접속하자.

현성의 앞에서 바로 현성을 맞이해 주는 리베우스를 볼 수 있었다.

“오우! 주인님이 오셨다는 겁니다요!”

“그래. 잘 있었어?”

“오우! 물론입니다요!”

현성은 그런 리베우스의 머리를 쓰다듬고는 자신의 눈앞에 떠오른 메시지를 바라봤다.

다름 아닌 타나노스 기면증 보상 메시지.

[타나노스의 기면증으로 세 가지 중 보상을 선택하실 수 있습니다.]

[잔여 능력치+5][랜덤 스킬][랜덤 아이템]

고를 건 당연 하나였다.

사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늘 고르는 걸 골랐다.

[타나노스의 기면증 보상으로 [랜덤 스킬]을 선택하셨습니다.]

쇠뿔도 단김에 빼랬다고.

이런 건 괜히 쪼아봐야 좋은 게 안나온다.

현성은 그렇게 생각하고 바로 뽑았는데.

이게 웬걸.

[타나노스의 기면증 보상으로 일반 등급 스킬, ‘파이어’를 습득했습니다.]

“엥?”

현성도 어이가 없어서 얼빠진 소리가 나올 정도로 김빠지는 메시지.

혹시나 해서 스킬창을 열어보니.

【파이어】

《일반》

『액티브』

「Lv1」

-설명: 마나의 힘으로 불을 소환한다.

소환한 불을 쏘아낼 수 있다.

-효과: MP 30을 소모하여 불을 소환해 발사할 수 있다.

-쿨타임 10초.

아니나 다를까 현성이 생각하던 그 파이어가 맞았다.

이걸 어떻게 쓰냐.

정말 기본 스킬 중에서도 기본 스킬.

데미지 자체도 너무 미약한 스킬이었다.

그러다 문득 현성은 성체의 효과를 떠올렸다.

MP를 소모하는 거 대신 신성력을 소모해 스킬을 사용할 수 있는 그 스킬 효과를.

그러고 보니 신성력을 사용해 스킬을 발동하면 위력도 그렇고 이펙트도 상당히 바뀌곤 했었는데 파이어도 과연 그럴까?

현성은 그런 생각으로 스킬을 발동했다.

당연히 MP가 아닌 신성력을 사용해서 말이다.

‘파이어.’

현성이 스킬을 시동하는 즉시 현성의 손에서 불꽃이 타오르기 시작했다.

단순한 불꽃이 아니었다.

밝은 빛을 내뿜으며 성스럽기까지 한 흰 불꽃.

평범한 붉은 불꽃보다 강렬해 보이는, 세차게 타오르는 하얀 불꽃은 마치 모든 걸 태워 버리기 위해 존재하는 듯 보였다.

그걸 보는 현성은 어이가 없어서 웃음을 터뜨렸다.

이거 이런 식이라면 너무 좋지 않은가.

‘일반 스킬을 이렇게 나만의 스킬로 바꿀 수 있네.’

생각해 보니 일반 마법 스킬이나, 희귀 등급 마법 스킬까지는 쉽게 구할 수 있었다.

여태까지 로스트 이데아로 번 돈을 쓰면 종류별로 웬만하면 구할 수 있으리라.

특히 사제류 공격 스킬이 부족했으니.

그런 부분은 현질을 해도 괜찮지 않을까?

순간 생각했지만, 고개를 저었다.

아니다.

현성은 항상 이런 부분에서 타협이 없는 편.

특히 이번에는 더 그랬다.

‘재미있으려고 하는 건데 현질을 해버리면 계속하게 되니까.’

그래서 플레이로 얻는 스킬이 아니면 얻지 않기로 마음먹지 않았나.

현질은 안 된다.

현성은 그렇게 생각하곤 시전한 파이어를 꺼버린 뒤 정신을 차렸다.

지금은 이 파이어가 중요한 게 아니지.

다름 아닌 권능 스킬들이 중요한 거 아니겠나.

가장 메인 디쉬이지 않나.

그렇기에 현성은 자기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키며 유리아가 건네준 권능 스킬북을 꺼내 바라봤다.

이게 지금 메인 중 하나.

유리아의 권능이었다.

솔직히 이게 상당히 궁금했다.

‘그러고 보니 스승님이 신이 되고 나서 스킬을 얻는 건 처음이네.’

그때는 현성도 충분히 강했으니.

딱히 두 스승이 돕지 않아도 되었으니까.

하지만 이렇게 약해지니 권능 스킬까지 주다니.

역시 자신을 챙기는 건 스승님들뿐이라니까.

현성은 그렇게 생각하며 바로 권능 스킬북을 사용했다.

과연 어떤 권능이 나올지!

현성이 그렇게 호기심이 가득 찬 상태로 권능 스킬북을 사용하자.

순식간에 주변이 어둠에 물들어갔다.

현성의 주변뿐만이 아닌 이 일대 전부가 어둠으로 물드는 듯한 느낌.

심상치 않은 모습에 현성이 살짝 긴장한 채로 주변을 바라봤다.

그리고 그때였다.

쿠그그그그그그그그그그그!

세상 전체가 진동하는 것 같은 진동이 느껴지는 것은.

공간 자체가 떨리는 듯한 그 압도적인 느낌.

그때 현성은 볼 수 있었다.

주변을 어둠으로 물든 가운데 그곳에서 보이는 하나의 행성.

아니, 정확히는 행성이었던 것을 볼 수 있었다.

황무지만 가득했는지 푸른색과 녹색이라곤 찾아보기 힘든 행성.

바다조차 없는 것인지 물도 보이지 않았다.

그런 행성에서 무언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처음 시작은 아주 작은 점이었다.

대륙 하나에서 시작한 아주 작은 점.

그 점이 점차 커지기 시작하더니 행성 전체를 뒤덮기 시작했다.

그러곤.

콰───────────직!

행성이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내.

행성은 무언가로 빨려들어 가버렸고, 그곳에 남은 것이라고 그 무엇도 없었다.

현성은 그걸 보며 느낄 수 있었다.

압도적인 중력에 의한 소멸.

블랙홀이었다.

꿀꺽.

현성조차 침을 꿀꺽 삼킨 그 순간.

메시지가 떠올랐다.

[재앙신, 유리아의 권능을 획득하셨습니다.]

[권능, 【영역선포『중력』】을 획득하셨습니다.]

[축하합니다.]

[최초로 자신의 신, 자신의 힘이 아닌 다른 권능을 획득하셨습니다.]

[악신으로 분류되는 재앙신의 권능입니다.]

[저주가 깃들어 있을지도 모릅니다.]

[주의하십시오.]

다소 뜬금없는 메시지와 함께 떠오른 권능의 이름.

그걸 보며 현성은 저도 모르게 스킬창을 열었다.

그리고 볼 수 있었다.

【영역선포『중력』】

《권능》

『액티브』

「LvMax」

-설명: 오직 신격을 가진 존재나 신격을 최측근에서 모시는 사도들만이 사용할 수 있는 권능 중 하나이다.

영역선포를 선언함에 따라 이 주변 일대가 자신의 일대가 되어 한 종류를 모두 통제할 수 있게 된다.

-효과: 권능, 【영역선포『중력』】은 자신의 영역 내의 모든 중력을 다룰 수 있다.

*주의*

-권능, 【영역선포『중력』】은 최초 선포 후 1분간 사용 가능합니다.

-권능, 【영역선포『중력』】을 사용 시 7일간 사용 불가.

-권능, 【영역선포『중력』】다른 영역이 선포될 경우 기존의 있던 영역은 해제가 됩니다.

-권능, 【영역선포『중력』】을 사용 후 3일간 중력을 2배로 느낍니다.

“미친.”

권능 중 으뜸이라 불릴 수 있는 영역선포.

그중 중력을 거느릴 수 있는 권능이다.

심지어 페널티 또한 감당하기도 편한 권능.

현성은 그걸 보며 침을 꿀꺽 삼켰다.

설마 이런 걸 얻을 줄이야.

유리아가 정말 엄청난 걸 주고 말았다.

그러면 자신의 권능은 과연 뭘까?

현성은 기대하면서 스킬창을 열어보자.

다시 한번 멍해질 수밖에 없었다.

이게 말이 되나?

딱 그런 표정이었다.

【영역선포『죽음』】

《권능》

『액티브』

「LvMax」

-설명: 오직 신격을 가진 존재나 신격을 최측근에서 모시는 사도들만이 사용할 수 있는 권능 중 하나이다.

영역선포를 선언함에 따라 이 주변 일대가 자신의 일대가 되어 한 종류를 모두 통제할 수 있게 된다.

-효과: 권능, 【영역선포『죽음』】은 자신의 영역 내의 모든 죽음을 다룰 수 있다.

*주의*

-권능, 【영역선포『죽음』】은 최초 선포 후 1분간 사용 가능합니다.

-권능, 【영역선포『죽음』】을 사용 시 열흘간 사용 불가.

-권능, 【영역선포『죽음』】다른 영역이 선포될 경우 기존의 있던 영역은 해제가 됩니다.

-권능, 【영역선포『죽음』】을 사용 후 5일간 사망 페널티가 4배로 적용됩니다.

“이제 하다하다 권능도 복사가 되네.”

현성은 어이가 없다는 듯 한마디 했다.

그렇게 영역선포를 한 번에 두 개나 얻어버리는 현성이었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