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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만 자도 랭커 2부-117화 (443/472)

잠만 자도 랭커 2부 117화

38장. 영역선포『중력』(1)

세상이 변했다.

현성이 그 말을 외치는 순간.

이 공간이 변했다는 말이 가장 어울릴 거다.

갑자기 생겨난 무수히 많은 별들, 그리고 어둠.

그걸 바라보는 발락은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었다.

우주와 같이 변한 이 공간.

아니, 우주와 같이 변한 게 아니다.

마치 원래 그러했듯.

원래 이랬듯 자연스러웠다.

도대체 이걸 보고 무어라 해야 할까.

이 주변을 모조리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버리는 현성의 힘을 느꼈다.

하지만 정작 현성과 그 부하들은 보이지 않는 상황.

<마, 말도 안 된다!>

두꺼비의 입으로 외쳤지만.

그 말은 공허하게 우주에 흩어질 뿐.

전달되지 않는 너무나도 허무한 소리였다.

이곳에 존재하는 것은 오직 발락, 그뿐이었다.

우주에 무수히 많은 별들이 빛나고 있지만.

그를 위해 빛나는 별은 하나도 없다.

오직 공허히 공간에 혼자 남아 있을 뿐.

지독한 고독.

그리고 숨을 옭매어오는 별들의 압박이 느껴진다.

소름이 돋았다.

자신은 한없이 작아지는 이 공간.

보잘것없는 존재임을 깨달았다고 해야 할까.

뭐라 해야 할지 감도 잡히지 않았다.

그 순간.

무언가 자신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운석?

아니, 그것은 운석이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컸다.

발락 따위는 감히 상상도 하지 못할 크기의 화염, 아니, 태양이었다.

<아, 아아.>

그 순간 발락은 느낄 수 있었다.

자신에게 태양이 다가온다는 것을.

그리고 깨우쳤다.

이런 힘은 고작 인간 따위가 다룰 수 있는 힘이 아니라고.

다시 말해.

<신! 신이었구나!>

무언가 깨달았다는 듯이 외쳤지만.

역시나 공허히 흩어지는 목소리일 뿐이었다.

발락은 자신에게 다가오는 거대한 태양을 보며 절망에 빠졌다.

저기에 타들어 가는 것인가?

그런 생각을 하는 순간.

급작스럽게 태양이 변하기 시작했다.

점차 그 크기가 거대해지더니 적색에서 갈색으로 변했고 점차 그 힘을 잃어갔다.

참으로 신비한 모습.

신기하게도 열기는 더 뜨거워졌으나 그 열기는 느껴지지 않았다.

마치 열기는 중요하지 않노라고 말하는 듯했다.

그리고 그때.

쩌────적

무언가 쪼개지는 소리가 들렸다.

아니, 세상에 균열이 가는 소리라 해야 할까?

발락은 그 순간 볼 수 있었다.

저 거대한 갈색의 태양이 갈라지는 것을.

그리고 그 갈라진 행성을 집어삼키는 무언가.

무엇일까.

알 수 없었다.

하지만 하나는 느낄 수 있었다.

저 어둠은 자신이 살던 마계에서 느끼던 어둠과는 다르다.

혼돈과는 다른 어둠.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어둠이다.

아아, 그래.

저것이야말로 진정한 어둠이다.

선도 악도 없는.

빛조차 빠져나갈 수 없는 순수한 어둠의 구멍.

발락의 생각은 여기까지였다.

───────────────

그게 끝이었다.

* * *

그 공간에 없는 거처럼 보였지만.

현성 역시 그곳에 있었다.

발락이 마지막에 먹히는 걸 보며 현성 역시 전율했다.

‘미쳤다.’

블랙홀이라니.

주변을 우주로 만들고 태양과 같은 항성을 뿌리고 그 항성이 부서지면서 블랙홀을 만들어 낸다?

이게 무슨 스케일의 스킬이란 말인가.

하지만 더 놀라운 것은 발락이었다.

마치 벌레처럼 꿈틀거리는 모습.

상상을 초월하는 중력 속에서 온몸이 갈가리 찢기고 뭉개졌거늘.

아직까지 살아남은 거다.

저걸 살아남았다고 말할 수 있다면 말이다.

곧 죽을 모습이긴 했지만, 아무튼 아직 죽지 않고 버티고 있긴 하잖은가.

현성은 그걸 보며 고개를 저었다.

운이 좋았다.

정말.

“영역선포가 아니었으면 졌을지도 모르겠네.”

“오우, 엄청나셨습니다요.”

“에휴, 이건 영상으로 못 쓰겠다.”

“아아, 아쉽습니다요. 주인님의 위대함을 알리면 너무 좋은데 말입니다요.”

리베우스와 그렇게 떠들며 현성은 방심하지 않고 발락을 향해 스킬을 사용했다.

그래도 혹시 모르는 것이니.

신성력을 소모해 하늘의 분노를 사용했다.

그 순간 하늘에서 거대한 빛이 무너지며 광대한 빛이 떨어져 내렸다.

태양의 막대한 빛이 쏟아지듯 떨어지자.

거기에 닿은 발락이었던 뭉텅이가 점차 소멸해 갔다.

이윽고.

[레벨 250 레이드 보스, ‘약화된 마계 자작, 발락’을 처치하셨습니다.]

[믿기지 않는 업적을 이뤘습니다.]

[영웅 등급 칭호, ‘악마 사냥꾼’을 획득합니다.]

[상상을 뛰어넘는 경험치를 획득하셨습니다.]

[레벨 업!]*21

[레벨 150에 달성하셨습니다.]

[새로운 스킬을 획득합니다.]

[당신이 가진 혼돈의 힘이 반응합니다.]

[레벨 150에 달성해 혼돈의 힘과 마계 자작, 발락이 가지고 있던 혼돈의 힘과 반응합니다.]

[혼돈의 힘을 아직 선택 전입니다.]

[마계 자작의 발락이 가진 혼돈의 힘을 흡수합니다.]

[마계 자작, 발락의 탐식이 상향됩니다.]

[혼돈의 힘 선택과 레벨 업 보상이 합쳐져 폭식을 획득합니다.]

[신 등급 스킬 폭식이 신의 권능에 소속됩니다.]

‘이건 또 뭐지?’

칭호나 새로운 스킬을 얻는 건 당연히 예상한 바 아니겠나.

하지만.

갑자기 혼돈의 힘이며 폭식이라고?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는 듯 현성은 멍하니 떠올렸다.

혼돈의 힘이 언제 얻었던 것이었는지.

그리고 깨달을 수 있었다.

교주 리움을 잡고 얻은 게 바로 혼돈의 힘이라는 걸.

‘아아, 그때.’

신성력처럼 스킬을 고르라는 순간 유리아가 강림해 잊어버렸던 거.

그러고 보니 그런 게 있었다.

하지만 이게 이제 와서 이렇게 반응한다고?

레벨 150 때의 보상으로 얻을 스킬하고 혼돈의 힘이 합쳐지고, 발락의 힘까지 합친다?

척 봐도 심상치 않은 일이지 않은가.

현성은 그걸 보며 폭식이 어떤 건지 확인하기 위해 스킬창을 열어봤다.

설마 발락이 보여줬던 공격을 먹고 되돌려 주는 스킬일까?

혹시나 하고 기대하는 얼굴로 스킬창을 열자.

【폭식】

《신》

『액티브』

「LvMax」

-설명: 모든 것을 먹어치울 수 있다.

-효과: 먹었을 때 포만감을 느끼지 못한다. 먹은 것의 효과를 일시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

-쿨타임 : 1분

“……?”

순간 설명에 무슨 말인가 싶었다.

저게 무슨 말일까.

한참이나 보고서야 현성은 이해할 수 있었다.

설마?

진짜 처먹는 스킬인가?

순간 너무 쓰레기라 생각이 들 만한 심플한 효과 설명.

그냥 그렇게만 생각할 수도 있긴 하지만.

그 효과를 적용할 수 있다는 말이 걸렸다.

너무 아리까리한 느낌의 설명에 현성은 어쩔 수 없다며 고개를 저었다.

이럴 때 가장 확실하게 알 수 있는 방법은 하나뿐이다.

“분신아, 나한테 성스러운 섬광 날려봐.”

“…….”

바로 시험해 보는 것.

현성의 말에 퍼시벌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창을 내지르며 성스러운 섬광을 날렸다.

섬광이 현성에게 뻗어 나갔고, 현성은 그걸 먹을 것처럼 입을 벌리려 했다.

그런데 순간.

[폭식하시겠습니까?]

‘오.’

굳이 입을 벌리지 않아도 되는 건가?

그래서 그러겠다고 생각하는 동시에.

자신의 앞에 나타난 섬광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걸 느꼈다.

그리고.

[신성력으로 이뤄진 스킬을 삼켰습니다.]

[1분간 신성력이 10% 상승합니다.]

“미친.”

신성력으로 이뤄진 스킬을 먹었다고 신성력이 상승한다고?

이게 말이 되는 스킬인가?

게다가.

‘쿨타임이 1분인데 지속시간도 1분이라고?’

사실상 1분에 한 번 버프를 골라잡으라는 거다.

설명만 봤을 때는 이게 무슨 신 등급 스킬이냐며 뭐라 하고 싶었거늘.

겪어보니 확실해졌다.

‘미쳤다.’

진짜 미친 스킬이다.

엄청난 걸 얻었구나 싶었다.

무엇보다 이제 레벨도 올라 150을 넘기지 않았던가.

할 수 있는 게 늘었다.

물론 그전에 해야 할 일이 있긴 하다.

일단 자잘하게 얻은 칭호창도 열어봤다.

『악마 사냥꾼』

《영웅》

-설명: 홀로 상급 마족 이상의 마족을 사냥한 자만이 얻을 수 있는 칭호이다.

-효과: 모든 능력치 +15

“크흐.”

이거 역시 미쳤다.

현성은 그것들을 보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고는 중얼거렸다.

“든든하다. 든든해.”

사실 영역선포라는 사기적인 힘을 사용해 이긴 거긴 하지만.

그것 역시 현성의 힘이지 않은가.

아쉬운 건 그 뒤로 느껴지는 리스크로 중력이 2배 느껴진다는 것?

불편한 건 이것뿐이었다.

‘할 만하네.’

좀 무거워진 것 빼고는 다를 게 없다.

물론 이게 거슬리긴 했지만.

평상시에는 문제가 없을 정도.

현성은 그렇게 생각하면서 동굴 안쪽을 바라봤다.

발락을 잡았지만, 아직도 퀘스트는 클리어하지 않았다.

【마계의 준동】

-등급: 타나노스 직업 메인 퀘스트.

-설명: 당신은 신들의 부탁으로 이곳에 왔습니다.

하지만 왜 이곳에 왔는지는 영문을 알 수 없었는데.

그 이유 중 하나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마계의 준동을 막기 위해 이곳에 왔다는 것.

혼돈의 힘을 먹고 사는 마족들이 이곳에 오게 되면 이곳은 마계가 되고 말 겁니다.

그렇게 되면 세상의 멸망과도 같은 일.

신이 잠든 어딘가에서 마계는 준동을 시작하려 하고 있습니다.

부디 이것을 막으십시오.

-제한: 타나노스.

-보상: ?????

-실패 시 마계 준동.

-제한 시간 : 65일.

아직 마계 준동을 막지 못했다는 이야기.

그러기에 현성은 그대로 동굴 안쪽을 향해 다가갔다.

드디어 볼 수 있는 잠의 신이 과연 누구일지 생각하면서.

* * *

발락이 소멸했다.

마족은 죽지 않는다.

중간계에서 죽는다 해도 다시 마계에서 되살아나는 법.

그렇기에 마계가 중간계에 준동하기만 한다면 끝나는 일이다.

한데 발락이 소멸했다.

영영 되살아날 수 없게 말이다.

이는 마치 결계를 넘으려다 죽은 마족과 같았다.

다시 말해 신의 힘으로 죽었다는 이야기와 같았다.

마왕은 그 순간 인상을 찌푸렸다.

또 다른 신이 개입했나?

아니, 그런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침입자 역시 신이 아닌 인간.

한데 어떻게 발락을 죽일 수 있었을까.

이해할 수 없었다.

모든 신은 저 대륙에서 쫓겨났다.

이 빌어먹을 여신을 제외하고 모두가 말이다.

한데 어떻게 남아 있을 수가 있는 거지?

저 혼돈 속에서 신이 존재할 수 있는가.

근본적인 생각에서 고개를 저었다.

갖은 방법을 사용하는 수밖에.

침입자가 오기 전에 여신을 무너뜨린다.

변수는 용납할 수 없으니.

다시 마왕은 여신, 아니, 이제는 영락해 버린 여인의 심상으로 파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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