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만 자도 랭커 2부 121화
39장. 구원(3)
왜인지 모르게 골치가 아파질 거 같은 상황에 현성이 머리를 긁적이는데.
알림음이 들려왔다.
띠링.
실로 반가운 소리였다.
드디어 보상을 받을 수 있구나!
현성이 기대심 가득한 표정으로 허공을 바라보자 메시지가 떠올랐다.
무수히 많은 메시지.
순간 나타나 어지러울 법도 하지만 현성은 익숙하게 메시지를 살폈다.
[직업 메인 퀘스트, 【마계의 준동】을 클리어했습니다.]
[퀘스트 임무 이상의 성과를 이룩했습니다.]
[아주 강력한 결계가 완성되어 경계를 완벽히 막아냈습니다.]
[다시는 마계는 이 경계를 통해 넘어올 수 없습니다.]
[경계는 더 이상 열리지 않습니다.]
[따라서 과거 신위를 포기해 모든 힘을 잃은 여인이 희생하지 않게 만들었습니다.]
[보상이 최상으로 상승합니다.]
[새로운 동료가 합류하였습니다.]
[새로운 동료를 통해 사도로 임명할 수 있습니다.]
“으, 으응?”
그런데 이상한 걸 볼 수 있었다.
새로운 동료?
현성은 그 메시지를 보곤 여인을 바라봤다.
설마 저 여자를 말하는 건가?
달리 누가 있겠는가.
한데 이게 이렇게 될 수가 있나?
무엇보다.
‘사도로 임명할 수 있다고?’
과거 신이었던 여인이다.
지금도 희생한다면 마왕이 경계를 통과하는 것을 막을 수도 있을 정도의 힘을 지닌 여인.
한데 그런 여인을 사도로 임명할 수 있다고?
애당초 동료로 합류했다는 말은 이미 현성 파티에 속했다는 것 아닌가.
이걸 어쩌면 좋나 싶었으나.
일단 나중에 정리하자고 생각하고.
다른 보상들도 살폈다.
‘차차 정리하자.’
이건 보상의 일부밖에 되지 않았다.
현성은 아직도 많이 남은 메시지를 정독했다.
[직업 메인 퀘스트를 클리어하여 일부 제약이 사라집니다.]
[새로운 직업 스킬을 획득합니다.]
[타나노스 전용 스킬, 【잠의 축복】을 획득하셨습니다.]
‘잠의 축복?’
타나노스 전용 스킬이면 무조건 신등급 이상이란 이야기다.
다만 아쉬운 건 권능은 아니라는 것.
‘스킬인 게 흠이네, 진짜.’
뭐 그래도 이게 어디인가 싶긴 했다.
우선 이름부터 보아하니 버프 스킬인 거 같기도 하고, 아니면 회복 스킬인 거 같기도 하다.
심지어 타나노스 전용 스킬이면서 타나노스라는 이름도 붙지 않은 스킬.
아무래도 타나노스가 관장하는 죽음, 잠, 꿈 셋 중 잠이라는 이름이 붙어서 그런 거 같았다.
어쨌든, 원래라면 현성은 타나노스 스킬들이 너무 티 나기에 잘 안 쓰려고 했지만, 이건 다를 수도 있겠다 싶었다.
아무튼 효과는 읽어봐야겠지?
현성은 그렇게 생각하면서 스킬창을 열었다.
그렇게 나타난 스킬창.
【잠의 축복】
《신》
『액티브』
「LvMax」
-설명: 타나노스는 세상에서 잠을 가장 사랑했다고 전해진다.
잠은 모든 생명체가 필수로 하는 것.
잠을 자지 않으면 모두가 피로해지고 생명이 쇠락한다.
타나노스가 그런 자신의 신도들을 위해 만든 축복이 바로 이 축복이었다.
-효과: 신성력 수치와 비례한 범위만큼 모든 아군 HP와 MP를 모두 회복한다.
-10명 이하의 아군에게 사용할 경우 이어서 두 번 더 사용할 수 있다.
-쿨타임 1시간.
“뭐야, 이 개사기 스킬은!”
보자마자 현성조차 놀라 소리를 지를 정도의 스킬.
현성은 그걸 침을 꼴깍 삼키고 다시 바라봤다.
이게 진짜인가?
꿈이나 몰카가 아니고?
현성은 그렇게 생각하면서 눈을 비비고 다시 봤지만.
내용은 여전히 똑같았다.
HP를 모두 회복하는 것도 대박인데, MP까지?
거기다 아군이 10명 이하면 두 번 더 사용할 수 있다는 특수 옵션까지 있다.
꿀꺽.
안 그래도 강력한 회복 스킬은 없었는데.
이거 하나면 국밥보다도 훨씬 든든하다.
뭔 강남에 건물 하나 누가 공짜로 준 것만 같은 든든함.
현성은 그걸 보며 얼토당토않은 표정을 지었다.
이만하면 권능 아닌가?
효과 자체는 진짜 권능이라 해도 믿을 수준이니.
하기야 타나노스 전용 스킬인데 잠이 붙었으니까.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후우, 미쳤네.’
이미 저 두 보상만으로 최고라 할 수 있건만.
현성은 다음 이어지는 메시지를 봤다.
[과거 신이었던 자를 구원해 냈습니다.]
[신성력이 보상으로 받을 수 있는 한계치까지 상승합니다.]
[신성력의 총합이 600을 넘어 새로운 신성 스킬을 선택하실 수 있습니다.]
[새로운 신성 스킬이 신의 권위에 추가됩니다.]
[특별한 스킬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특별한 스킬 다섯 개 중 두 개를 고르십시오.]
현성은 환호성을 지르고 싶었다.
하지만.
“오우! 주인님께서 무슨 좋은 일이 있는 모양입니다요! 같이 축하할 준비를 하시지요!”
【아, 네! 알겠습니다!】
뒤에서 벼르고 있는 둘을 보고 생각을 고쳤다.
아무튼 왜 환호성을 지르려 하냐고?
당연한 이야기다.
저 특별한 스킬이라고 떴을 때 얻었던 게 바로 에인헤랴르와 성자의 검, 그리고 천벌이다.
셋 모두 전설 등급 스킬이지 않았던가.
한데 이번에도 그걸 두 개나 뽑으라고?
환호하고도 남을 일이다.
『천상의 노래(전설)』『빛의 심판(전설)』『빛의 폭발(전설)』
『성자의 빛(전설)』『광창(光槍)의 세례(전설)』
“와.”
“주인님께서 환호하셨다요! 오우!”
【오, 오우!】
리베우스가 여인에게 이상한 걸 알려주건 말건.
현성은 환호를 지를 수밖에 없었다.
솔직히 이거라면 그럴 수밖에 없다.
천상의 노래와 빛의 심판은 전에도 있었던 것.
하지만 그 뒤에 있는 것들은 새로운 거다.
전에는 몰라도 이번에는 확실히 고를 걸 뽑을 수 있었다.
일단.
‘광창의 세례는 무조건이다.’
이름부터 간지 나지 않는가.
게다가 세례라고 하니 당연히 버프 스킬이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현성은 절대 아니라고 확신했다.
오히려 공격 스킬이라는 걸 확신했다.
보통 저렇게 공격적인 이름 뒤에 붙는 세례는 창이 수십 개가 쏟아진다는 말로도 이어진다.
그렇기에 현성은 바로 광창의 세례를 선택했다.
그리고 남은 하나도 잠시 고민했지만 이내 골랐다.
“빛의 폭발과 광창의 세례를 선택한다.”
다름 아닌 빛의 폭발.
빛의 심판보다도 약해 보이는 이름이긴 하지만.
오히려 그래서 선택했다.
흔히 저런 스킬의 경우 위력은 약하지만, 쿨타임이 짧아 주력기로 사용할 만한 스킬이었으니까.
하지만 역시 까봐야 아는 것 아니겠나.
그리고 현성은 자신의 예상과 그대로인 스킬들을 볼 수 있었다.
빛의 폭발은 신성력의 구를 쏘아 폭발시키는 스킬이었다.
그리고 예상대로 쿨타임은 고작해야 20초였다.
전설 스킬다운 면모를 잘 보여주는 스킬.
게다가 레벨도 있어서 최대 레벨까지 성장하면 10초대까지 줄일 수도 있을 거 같았다.
그리고 광창의 세례는….
‘미쳤다.’
【광창(光槍)의 세례】
《전설》
『액티브』
「Lv1」
-설명: 광창은 하늘에 솟아 지상으로 내렸을 때 비와 같이 지상을 세례하리라.
-효과: 신성력을 담은 광창을 만들어 지상에 무수히 많이 쏘아낼 수 있다.
광창은 분열하여 적을 공격한다.
-광창 1개당 MP 1000씩 소모.
-쿨타임은 스킬 사용 시 광창을 이용한 수에 비례한다.
(광창 1개 사용 시 1분.)
(광창은 투창 시 둘로 분열한다.)
물론 잠의 축복만큼 미친 건 아니었지만.
공격 스킬로는 엄청났다.
쿨타임 역시 광창을 사용한 수만큼 쿨타임이라니.
거기다.
‘광창을 하나 던지면 적어도 둘로 분열한다는 거잖아?’
엄청난 스킬을 얻어버렸다.
빛의 폭발과 함께 주력으로 사용할 수도 있는 스킬.
이렇게 되면 비슈누와 퍼시벌이 둘 다 주력기를 얻게 된 거나 다름없다.
뭐 물론 비슈누야 타나노스의 야상곡이 있긴 했지만.
잘 사용하진 않았다.
임팩트가 너무 강하니 어쩔 수 없기도 했지만.
혹시라도 알아보는 이가 있을까 봐 자제 중이긴 했다.
어쨌든.
이번에 엄청난 전력 강화를 할 수 있었다.
현성은 자신의 뒤에서 리베우스와 함께 무릎을 꿇고 있는 여인을 바라봤다.
‘후우.’
새로운 동료라니.
뭔가 리베우스 때문에 골치가 아파질 거 같긴 하지만.
그래도 동료 아니던가.
‘일단 능력치 먼저 봐야겠지?’
혼자 생각하고 여인을 바라보자.
여인은 흠칫 몸을 떨었다.
설마 자신이 뭘 잘못했나 하고.
아직은 너무 조심스러워하는 여인.
저거부터 고치긴 해야 하는데.
그거야 리베우스가 알아서 잘할 거 같았다.
지금도 봐라.
“오우! 주인님께서는 인자하십니다요! 결코 두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요!”
【아아! 네!】
저렇게 잘 교육하는 모습은 좋은데, 이상한 거까지 알려줘서 문제다.
후배가 생겨서 그런가.
상당히 기분이 좋아 보이는 리베우스.
게다가 여인 옆에서 계속 조잘조잘 말하는 걸 보니 이것저것 알려주는 모양이다.
잘은 모르겠지만, 타나노스에 대한 역사나 위대함을 전파하는 거일 터.
현성은 애써 그걸 무시하며 먼저 여인의 능력치부터 열었다.
과연 어떨지.
그래도 신이었던 자인데 상당하지 않을까?
현성이 그런 기대를 가지고 능력치를 살피는데.
아니나 다를까 엄청난 게 뜨고 말았다.
【동료창】
『없음』
*현재 신위를 버린 상태입니다.
*이름을 잃어 현재는 이름이 없습니다.
-Lv1
-종족:『신』
「근력: 25(250)」「순발력: 25(250)」
「체력: 25(250)」「마력: 10(100)」
「신성력: 50(500)」
*현재 이름을 잃어 능력치의 10%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당신이 이름을 지어주면 능력치가 돌아갑니다.
*신의 레벨은 일반 플레이어나 몬스터의 레벨과 다릅니다.
*오직 당신만을 따릅니다.
‘오늘만 몇 번 놀라는 건지 진짜.’
능력치 자체가 엄청나다.
이름만 지어준다면 육체 능력치가 250씩 되고, 마력은 100, 거기에 신성력은 무려 500이다.
역시 종족이 신이라 그럴까.
현성은 이런 건 또 처음 본다며 놀라워했다.
하기야 이데아 때는 모든 신이 다 성장한 것만 봤었으니까.
오직 자신만 타나노스로서 성장하는 중이었고 말이다.
어쨌든.
신 종족의 레벨 1 능력치는 대충 계산했을 때 레벨 200 중반은 되어 보였다.
이만하면 충분히 즉시 전력감.
데리고 다니는 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
게다가.
‘사제나 마법사 같은 계열이라 생각했는데, 육체파구나.’
퍼시벌을 만들어내면 리베우스는 전투 상태로 오래 있을 수 없다.
때문에 보조가 좀 아쉽긴 했는데.
이렇게 되면 파티원이 하나 더 느는 수준이지 않겠나.
무엇보다.
[이번 직업 퀘스트 특전으로 당신의 동료는 플레이어로 인지됩니다.]
이 메시지를 봐라.
상당한 이점이다.
현성은 그런 것들을 모두 고려해 본 뒤 리베우스에게 교육을 받고 있는 여인을 향해 다가갔다.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걸까?
현성이 살짝 듣자.
“오우! 그러니까 말입니다요. 우리 주인님을 잘 섬기기 위해서는 그 위대함을 알 필요가 있다는 말입니다요!”
【역시, 그렇군요. 저는 준비되었습니다.】
“오우! 준비된 신이시라니, 마음에 듭니다요! 사도까지도 잘하면 갈 수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앗, 아아. 가, 감히 제가 사도라니요.】
“아닙니다요! 하실 수 있습니다요!”
뭔 얘기를 하는 건지.
그런데 뭔가 평소와는 달랐다.
‘허허.’
리베우스 이 녀석?
이거 리베우스를 생각해서라도 동료로 데리고 다니는 게 좋겠다 생각하는 현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