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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만 자도 랭커 2부-122화 (448/472)

잠만 자도 랭커 2부 122화

40장. 비슈누와 퍼시벌, 그리고(1)

비슈누, 그러니까 현성이 잠의 여신이었던 여인을 구하고 있었을 때.

다른 곳에서는 난리가 났다.

단순한 난리가 아니었다.

다름 아닌 루키 랭킹에 변동이 있었으니까.

퍼시벌과 비슈누를 이길 누군가가 나타났느냐?

그런 건 아니다.

오히려.

[루키 랭킹]

[1위: 성민]

……

그 둘의 이름이 사라졌다.

루키 랭킹은 레벨 150 이하의 루키들의 랭킹을 집계하는 랭킹이었다.

레벨이 아닌 실력으로 평가하는 유튜브 채널의 랭킹 중 하나.

하지만 사람들이 대부분 그 평가를 정론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로스트 이데아를 만든 플라톤 측에서 제공하는 모든 기록과 영상을 분석해서 만든 기록이었으니까.

그런데 갑자기 퍼시벌과 비슈누가 사라진 거다.

루키 랭킹에서 말이다.

보통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데엔 몇 가지 정형화된 이유가 있다.

첫 번째로는 캐릭터 삭제.

하지만 루키 랭킹까지 들었던 이들이 갑자기 캐릭터를 삭제하는 일은 없었다.

사실상 가능성이 가장 낮은 일이었다.

두 번째로는 부정한 일로 이목을 끌어 랭킹에 집계되었을 경우.

오히려 첫 번째보다 이 두 번째의 확률이 더 높았다.

하지만 퍼시벌과 비슈누가?

그 둘을 생각한다면 이마저도 가능성이 낮다.

그렇다면 가능성이 가장 높은 건 다름 아닌.

“퍼시벌과 비슈누가 벌써 레벨 150을 넘겼다고?”

“미친.”

“쟤들 나타난 지 며칠 안 되지 않았어?”

“이제 거의 두 달이지.”

“그런데 레벨 150이라고?”

“흐음.”

다름 아닌 루키라고 부를 수 있는 레벨을 넘겼을 때였다.

그간의 행보를 떠올린다면 다른 가능성보다도 훨씬 높은 가능성이었다.

그들의 성장세는 그 어떤 유저들보다 뛰어났으니까.

하지만 그동안 이렇게까지 급성장한 이들이 과연 누가 있었겠는가.

물론 위로 갈수록 레벨 올리는 게 어려워진다.

다시 말해 랭커들을 위협하려면 아직 멀었다는 뜻이다.

그렇다 해도 이건 정도를 지나쳤다.

-7대 길드 움직이겠네.

-진짜로.

-아니, 저런 애들을 발할라 길드는 어떻게 잡은 거임!?

-ㄹㅇ 비네샤 수완 개쩌네.

-그니까! 뭔 미모로 길드장 한 줄 알았는데 능력도 ㅗㅜㅑ.

-ㅋㅋㅋ비네샤 능력은 언제나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지.

-선발대도 아니고 후발주자인데도 랭킹 8위에 12길드로 성장시킨 건 엄청난 역량이 없으면 불가능하긴 해.

-그동안 미모에 가려져서 능력이 좀 평가받기 어려웠지.

-ㅇㅇ맞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사람들이 말하는 거처럼 7대 길드들 역시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기 시작했다.

벌써 이렇게 목을 졸려오는 속도라면.

그렇게 7대 길드의 수장들이 모였다.

-퍼시벌과 비네샤는 하이 랭커가 되고도 남겠군.

-10위권 안에 들어온다 해도 믿을 정도야.

-블랙과 데우스 이후에 이만한 재능이 있었나?

-없었지.

서로 앙숙처럼 싸우는 그들이었지만.

이번만큼은 달랐다.

비슈누와 퍼시벌.

목에 가시 같은 걸 넘어서서 점차 치명적인 녀석들로 성장하고 말았다.

이제는 나설 수밖에 없었다.

물론 그마저도 7대 길드 수장들이 모두 모인 건 아니었다.

7대 길드 중 랭킹 1위 데우스가 이끄는 데우스 길드와 랭킹 2위 블랙이 이끄는 흑사자 길드는 참여하지 않았다.

그러나 7대 길드 중 무려 5명.

그만해도 한 나라에 버금가는 전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고작해야 유저들이 만든 길드가 말이다.

-우리가 모였다면 녀석들도 끝이겠군.

-녀석들이 랭커가 되기 전에 잡아야 한다.

-맞지.

-하지만 그들의 재능은 인정해야 해.

-동레벨대의 놈들로는 절대 잡을 수 없다.

병력을 일으키지 않는다면 녀석들을 쉽게 잡을 수 없으리라.

확신할 수 있었다.

누구보다 그들이 잘 알지 않는가.

7대 길드에 속하는 그들이었지만.

아쉽게도 그 수장들 중 최상위 하이 랭커라 불리는 10위권 안에 드는 이는 고작 둘이었다.

데우스와 블랙.

그것도 1위와 2위.

남은 다섯 길드 수장 중 10위권 안의 랭커?

그 누구도 없었다.

몇몇 이들은 수하로 10위권 안에 랭커를 두는 이도 있지만.

결국 본인의 힘이 아니었으니.

다섯이 모인 이유가 있었다.

-어쨌든 처리해야 한다는 건 동일하군.

-맞는 말이다.

-괜히 새로운 랭커가 만들어지는 걸 둬야 좋을 건 없다.

-우리는 이미 비네샤를 겪지 않았던가.

-그렇지.

퍼시벌과 비슈누를 잡는 것?

이미 결정된 사안이다.

하지만 걸리는 게 있었다.

-발할라 길드가 가만히 있진 않을 거 같군.

-그래봐야 12길드다.

-거슬리긴 하더라도 레벨 150 이후의 사냥터에서는 그들 역시 힘을 못 쓴다.

-그거는 맞지.

-간단해지는 일이지.

모두가 그렇게 판단하고 있었다.

아직 12길드가 150 이후 지역을 비집고 들어가는 거조차 어려워했으니.

그 이후 지역들은 7대 길드가 꽉 잡고 있지 않았던가.

대륙이 워낙 넓어 관리하지 못하는 곳들도 많긴 하다.

하지만 대부분 주요 사냥터는 그들이 꽉 잡고 있었다.

아무리 이단이라 불리는 퍼시벌과 비슈누라고 한들 개척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으니.

누구보다 7대 길드가 그걸 제일 잘 알지 않은가.

사냥을 할 땐 어떤 변수도 줄이려고 해야 한다.

특히 길드와 같은 단체는 더욱.

하지만 그 변수가 늘어나면 개인 파티 역시 어려워진다.

아무리 실력이 좋더라도 몬스터 떼가 몰려온다면 죽는 건 유저들뿐이니.

그렇기에 개척이란 상당히 어려운 일이 될 수밖에 없다.

-각자 자기가 맡은 구역에 녀석들이 오면 알아서 처리하도록.

-회유가 가능하다면 회유하는 것도 좋겠군.

-하지만 우리가 못 한다면?

-남들도 가질 수 없는 거다.

-각자 영역에 들어온다면 알아서 척살하는 걸로 이번 회의는 마무리하도록 하지.

마지막 수장의 말에 모두가 동의했다.

치졸하다.

자신들의 자리를 위협하니 척살을 하자는 이들이니.

당연히 그랬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게 그들이 살아가는 방식이었으니까.

동시에 그들은 모두 생각했다.

자신들이 그들을 영입하게 된다면?

최고의 길드를 만들 수 있노라고.

각자 다른 주머니를 찰 생각만 가득하고 있었다.

7대 길드 중 다섯 길드?

그래봐야 금방 깨질 연합이었으니.

누구보다 득을 원하는 그들이지 않은가.

과연 어떻게 될지.

* * *

비슈누와 퍼시벌의 소식은 당연히 비네샤도 들었다.

그녀의 반응?

간단했다.

“히히! 진짜 대단들 하시다니까!”

레벨 100을 넘긴 게 얼마 되지도 않은 거 같은데 벌써 레벨 150을 달성하다니.

아무래도 이번에 신이 잠든 동굴에서 엄청난 활약을 한 듯했다.

이미 클리어는 했지만, 만나는 건 좀 나중으루 미루자는 연락을 받은 뒤였으니까.

비네샤는 그 말에 싱긋 웃었다.

드디어 자신의 길드도 비상할 때가 점점 다가오고 있었다.

이번에 생각 외로 더 많은 이들이 길드로 들어오게 되었다.

그중.

“태백 길드 삼총사는 진짜 엄청나지!”

얼마 전에 와해된 태백 길드.

그리고 태백 길드의 삼총사가 연락한 곳이 다름 아닌 비네샤의 발할라였다.

비네샤는 원래라면 받을 생각이 없었다.

그들이 강력하고, 랭커에 들 이들이라는 건 알고는 있었지만.

찝찝하지 않은가.

길드를 와해하고 이곳까지 온 이유.

스파이일 수도 있고, 다른 목적이 있을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그때.

비슈누에게서 연락이 왔었다.

태백 길드 삼총사가 자신을 통해 발할라에 들어가고 싶음을 말했다고.

정확히는 비슈누, 현성에게 힘이 되고 싶다고 했지만.

그가 길드를 만들지 않으리라는 걸 알고 비네샤의 발할라로 향한 거다.

퍼시벌과 비슈누가 유일하게 협력하는 길드였으니까.

이렇게 하면 자신들이 비슈누를 도울 수 있으리라 생각한 거였다.

‘진짜 복덩이시라니까.’

발랄하게 신나하는 비네샤는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사냥을 멈추진 않았다.

얼마 전 랭킹 9위가 무섭게 성장하는 걸 보고 그녀 역시 빠르게 사냥을 하기 시작한 거다.

그러면서도 길드에 대한 생각을 버리진 않았다.

정말 지독한 워커홀릭이었다.

물론 그렇게 키운 발할라 길드였으니.

“그 삼총사 중 특히 소백향이라는 사람이 대단하긴 했지?”

재능만 놓고 본다면 자신보다는 떨어진다.

하지만 하이 랭커가 되기 충분한 실력.

성민보다도 뛰어난 실력이었다.

어떻게든 키우긴 해야겠지만.

좀 곤란하긴 했다.

‘우리 길드가 지금 레벨 150대가 좀 애매하긴 하지.’

꽉 잡고 있는 지역이 없었다.

그나마 다른 12길드와 같이 잡은 지역이 있긴 하지만.

‘거기는 레벨링도 어렵지.’

더 좋은 데를 가려면 어떻게든 7대 길드의 영역으로 가야 한다.

하지만 그건 너무 위험했다.

데우스나 블랙은 잘 움직이지 않는 이들이니.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지만.

남은 다섯은 아니다.

‘치사한 놈들!’

부르르 검을 쥔 주먹을 떠는 비네샤는 인상을 잔뜩 찌푸렸다.

진짜 치사한 이들이었다.

그 누구보다 비네샤가 잘 알지 않던가.

하지만 비슈누와 퍼시벌도 그걸 겪게 할 순 없다.

이번에 제국에 자리를 잘 잡는다 하더라도 그건 다른 7대 길드인 다섯 길드도 마찬가지였으니까.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하던 중.

메신저가 반짝였다.

“헉! 왔다!”

다른 때는 항상 냉철한 비네샤지만 이번만큼은 팬심이 가득한 팬으로 변했다.

메신저를 보낸 건 당연히 비슈누.

그리고 메시지의 내용은 이랬다.

[비슈누: 정리가 대충 끝난 거 같으니 조만간 만나시죠.]

[비네샤: 네! 추가 보수도 드려야 하고, 정보나 지역에 대한 도움을 드릴 것도 있고 좋습니다!]

[비슈누: 그러면 언제가 편하신가요?]

[비네샤: 저는 언제든 편하니. 비슈누 님 편하신 때 보자고 하셔도 됩니다!]

[비슈누: 그러면 내일 룬 제국 시간으로 오전 7시에 보시죠.]

지금이 새벽이었으니 조만간이다.

비네샤는 당연히 오케이를 하고 약속을 잡았다.

협력 관계가 더 오래되었으면 좋겠다.

비네샤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히히 웃고는 사냥에 더 박차를 가했다.

애꿎은.

“기, 길드장님! 조, 조금만 천천히!”

“천천히? 히히히! 더 빨리!”

“아악!”

발할라 길드의 정예 파티원들만 죽을 맛이었다.

비네샤와 현성이 그렇게 약속을 잡기 한참 전.

또 하나의 현성의 팬은.

“아악! 왜 중요한 장면에서 끊기는 거냐구!”

현성이 마왕을 처리하고 여인을 구원하는 장면이 잘리는 걸 보며 절규하는 유민정 과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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