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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만 자도 랭커 2부-123화 (449/472)

잠만 자도 랭커 2부 123화

40장. 비슈누와 퍼시벌, 그리고(2)

비네샤.

로스트 이데아를 하는 이들이라면 웬만하면 다들 아는 이름이다.

12길드 중 하나인 발할라 길드의 수장이자.

성기사 랭킹 1위, 전체 랭킹 8위에 빛나는 유저.

무엇보다 현 랭킹 10위 안에 들어 있는 이들 중 유일하게 후발주자라는 점에서 엄청난 환호를 받고 있는 중이었다.

후발주자들의 희망이라 해야 할까.

어쨌든 많은 이들에게 눈길을 받는 이유 중 하나는 그녀의 빼어난 외모도 있었다.

출중한 외모는 영상에서도 그녀를 돋보이게 했으니까.

무엇보다.

“비네샤는 컨셉을 잡고 활동하는 게 너무 귀엽다니까?”

“웃긴 건 그런데도 대부분의 컨셉을 다 잘 소화함.”

“전에 원X스 조로 컨셉 하겠다고 성기사가 방패 버리고 삼도류 하겠다고 설칠 때도 귀엽긴 했지.”

“그게 귀여웠냐? 그러면서 자기보다 높은 레벨 잡는 거 보고 난 무서웠는데…….”

많은 유저들의 워너비이자, 아이돌과 같은 그녀였다.

그런 그녀가 지금.

오히려 팬과 같이 굴며 기다리고 있었다.

싱긋 웃으면서 의자에 앉아 발까지 까딱거리면서 누군가를 기다린다.

기다리는 대상?

당연히 하나뿐이었다.

아니, 둘이라 해야 할까?

딸랑, 딸랑.

카페 입구에서 들리는 종소리.

그리고 그런 종소리를 듣고 비네샤는 고개를 돌렸다.

마침 기다렸던 사람이다.

흑단과도 같은 잘 정돈된 머리 스타일이 카리스마까지 보이는 것 같았다.

거기에 백옥같은 뽀얀 피부와 고혹적인 이목구비까지.

진짜 잘생기긴 잘생겼다.

로스트 이데아에서 변경할 수 있는 외모는 10%가 한계.

다시 말해 이목구비나 다른 건 바꿀 수 없다는 이야기니.

본래도 저 얼굴이라는 이야기다.

거기에 실력은 또 어떻고.

정말 완벽한 사람이다. 비슈누는 말이다.

“여기예요!”

어린애처럼 웃지 말자고 생각하며 비네샤가 손을 들었다.

원래는 비네샤가 요즘 바빠 부길드장인 판소만이 오겠다 했지만.

이걸 어떻게 포기하는가.

비슈누와 퍼시벌을 만날 기회인데.

그런데 이게 웬걸?

“어?”

“오랜만입니다, 비네샤 님.”

“…….”

반갑게 인사를 건네는 비슈누와 묵묵하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는 퍼시벌.

그리고…….

찰랑.

한 여인도 함께였다.

걸어 다니면서 은빛 머리칼이 날리는 풍경은 마치 이곳이 판타지 세계가 맞다는 걸 증명하듯 상당히 몽환적인 모습이었다.

여자인 비네샤조차 순간 넋을 놓고 볼 정도로 말이다.

거기다 외모는 또 어떻고.

어느 순간이나 빛이 날 것만 같은 외모.

비네샤도 어디 가서 꿀리는 외모가 아니다.

아니, 꿀리기는커녕 주변을 꿀리게 만드는 외모였지만.

자기도 모르게 움츠러들 만한 미모였다.

인간이 아닌 것 같은 엄청난 미모.

비네샤가 순간 진실에 가깝게 맞추긴 했지만.

그걸 알 리가 없는 비네샤였다.

“여기는 이번에 새로 저희 팀에 합류하게 된 친구입니다.”

싱긋 웃으면서 소개하는 비슈누.

그리고 그런 소개를 받자 비네샤는 순간 얼떨떨하게 반응했다.

먼저 입을 연 건….

“반갑습니다. 발키리라고 합니다.”

꾸벅.

그러고 꾸벅 인사하는 모습이 어딘가 어색하게 보였다.

살짝 덤벙대는 느낌의 인사.

하지만 그게 불쾌하기보다는 귀엽게 받아졌다.

“아, 아! 비네샤라고 합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그렇게 말하며 악수를 하는 발키리라는 여인이 살며시 웃자.

비네샤는 자기도 모르게 감탄했다.

“와.”

“우선 앉으시죠.”

“아, 아앗! 네!”

자기도 모르게 감탄을 하고 멍 때린 게 좀 부끄러웠는지.

비네샤는 얼굴을 붉히며 자리에 앉았다.

비슈누와 퍼시벌, 발키리가 마찬가지로 맞은편에 자리했다.

드디어 모인 이들.

비네샤는 자기도 모르게 그들을 보고 생각했다.

‘저 비슈누 님이 과연 실력이 별로인 사람을 뽑았을까?’

팬심의 마음이 가득한 것과 별개로 철저하게 분석했다.

비네샤가 내린 결론은 간단했다.

결코 그럴 리가 없다.

다시 말해 저 발키리라는 여자 역시….

‘엄청난 실력자라는 얘기다.’

이렇게 되면 용병비가 더 비싸지나?

다소 걱정을 하는 비네샤였다.

바로 그때.

비슈누가 그걸 눈치채기라도 한 듯 싱긋 웃고는 말했다.

“용병비는 더 추가하진 않을 생각입니다. 그래도 그간 도와주신 것도 있으니까요.”

“아, 그러시면 저희에게는 감사하지만. 괜찮으신가요?”

비네샤는 자기도 모르게 발키리를 바라봤다.

보상은 필요 없느냐는 물음을 담아서 말이다.

당연한 일이다.

퍼시벌과 비슈누는 쌍둥이 형제다.

서로 받는 걸 노나 가지면 되는 일이지만.

발키리는 아니지 않은가.

혹시 그래도 괜찮으냐는 뜻의 시선이었다.

발키리는 그 시선의 의미를 느끼곤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습니다. 이미 이야기된 부분입니다.”

정말 괜찮다고 하는 말에 비네샤도 수긍을 했지만.

무슨 사이기에.

저런 조건을 수락했을까.

순간 그런 생각을 하다 고개를 저었다.

아무튼.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이번 의뢰 정산을 해야겠네요.”

비슈누는 그렇게 말하고 마정석들을 꺼냈다.

원래 약속된 수량보다도 좀 더 많은 양의 마정석.

비네샤가 부탁한 마정석이 확실했다.

비네샤는 그걸 보며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이렇게 남을 정도로 가져다주다니.

던전 자체도 상당히 힘들었을 텐데 이게 가능하나?

자기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역시 끝을 모르는 남자다.

“아아, 이번 추가 보상입니다. 상당히 어려우셨을 텐데 정말 감사해요!”

비네샤는 그렇게 말하면서 새로운 스킬북을 건네주었다.

그것도 세 개나 말이다.

그리 높은 등급의 스킬북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중 하나가 무려 유일 등급이었다.

그리고 나머지가 희귀 등급.

“오오.”

추가 보상이라고 하기에는 상당히 좋은 물건들.

심지어 판소만은 하나만 준비했다고 했는데, 희귀 등급을 새로 구해서 같이 주는 거였다.

의외의 선물에 비슈누는 받으면서 감사를 표했다.

“이렇게 안 해주셔도 되는데. 감사합니다.”

“아! 아니에요! 비슈누 님과 퍼시벌 님이 해주신 게 있는데 이 정도는 너무 약소하죠.”

“하하, 그러면 저희도 서비스를 해드려야겠네요.”

“네? 서비스요?”

이게 웬 떡이냐.

비네샤는 딱 그런 생각으로 눈을 번뜩 떴다.

그 후 이어지는 비슈누의 말.

“저희 팀에 새로 합류한 발키리의 실력에 의심이 가실 수도 있으니, 셋이 사냥한 영상을 간단하게 편집해서 보내드리겠습니다.”

“헉? 지, 진짜요?”

“하하, 네. 뭐 크게 어려운 것도 아니고요.”

설마 이런 서비스를 받을 줄이야.

비슈누와 퍼시벌의 팬인 비네샤에게 있어서는 상당한 서비스가 아닐 수 없었다.

의도라면 대충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보이고 나중에 재계약 때 몸값을 높이려는 걸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게 뭐 어떤가!

모든 이들이 하는 일인데.

무엇보다.

‘지금 생각해 보면 몸값이 낮기는 하시지.’

두 달 만에 벌써 150을 넘어선 레벨.

말이 안 되는 속도니까.

비네샤도 대충은 알고 있었지만.

비슈누가 혹시나 하고 입을 열었다.

“그래야, 발키리가 우리 팀에 합류한 걸 납득하지 않으시겠습니까?”

“아, 그렇죠. 일리 있는 말이네요.”

비네샤도 그 부분에 동의를 하고 싱긋 미소를 지어봤다.

저렇게 엄청난 외모에 실력까지 갖췄다?

흥행력은 엄청난 수준일 터.

솔직히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그래도 우선 일 이야기를 해야 하기에.

비네샤와 비슈누는 그 뒤로 여러 이야기를 했다.

우선 사냥터에 대한 이야기.

레벨 150 이후의 지역은 고르기 힘드니.

어떻게 할 건지에 대한 논의.

되도록 발할라 길드에서 지원해 주고 싶었지만.

비슈누는 고갤 저었다.

“그 부분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단호하게 말하는 비슈누의 말.

비네샤는 무수히 많은 말이 떠올랐다.

7대 길드 중 무려 다섯 길드가 노리고 있다는 사실과 그 외에 각종 위험한 이유들.

하지만 굳이 말하지 않았다.

자신보다도 뛰어난 사람이 바로 비슈누다.

그 정도도 고려하지 않았을 리가 없다.

정말 알 수 없는 남자였으니까.

과연 어떤 방법으로 저걸 타개할지 궁금했다.

신지역 개척은 고작 레벨 150이 하기에는 너무 힘든 과정이니.

어쩌면 그 방향으로 나갈 수도 있겠다 싶었지만.

까봐야 아는 것 아니겠나.

“그러면 다음 용병이 필요할 때 불러주시죠.”

“네! 다음에는 추가 용병 건도 포함해서 이야기해야겠네요!”

“하하, 저희야 좋습니다. 그러면 영상은 메신저로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비슈누와 퍼시벌, 그리고 발할라가 그렇게 자리에서 일어나 비네샤에게 인사를 하곤 나갔다.

그렇게 그들이 떠나고 난 뒤, 비네샤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그래도 좀 연줄을 남겨놔서 다음 용병에 대한 거부감은 느끼지 못했다.

오히려 좋다고 했으니.

그 점이 천만다행이라 해야 할까.

비네샤는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계산을 때렸다.

다음 용병으로 그들을 고용하기 위해선 최소 영웅 등급 스킬북을 구해야 1회는 사용할 수 있을 테니.

물론 전설 등급을 구하면 좋긴 하겠지만.

‘당장은 매물이 없지.’

어떻게든 구해보겠지만, 무리라면 영웅 등급 여러 개의 스킬북을 써야겠다.

그리 생각하고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할 때.

메신저가 도착했다.

누구인지는 볼 필요도 없었다.

다만.

“벌써?”

벌써 영상을 보냈다는 건 미리 준비했다는 이야기니까.

비네샤는 그 속도에 다소 놀라며 어디 어떤 실력일까 궁금해 영상을 봤다.

자신하고 비슷한 컨트롤을 보인다면 대박일 텐데.

아무래도 그건 말이 되지 않는다.

퍼시벌과 비슈누가 등장한 것만으로도 이레귤러였는데.

그게 말이 되나.

웃으면서 비네샤가 영상을 봤다.

전신을 갑옷으로 입고 중무장한 발키리.

성기사라니.

다만 무기가 좀 특이했다.

거대한 망치와 함께 큰 방패를 쥐고 있는 모습.

영락없는 팔라딘의 모습이었다.

신성기사라고도 불리는 팔라딘이라니.

창을 쥔 성기사 퍼시벌과 확실히 겹치진 않았다.

‘성기사들 중에서 팔라딘은 유능한 탱커로 유명하지.’

성기사들도 다들 역할이 있었는데.

퍼시벌의 경우는 보통 근접+원거리 딜러를 겸할 수 있는 성기사였다.

그런데 이번엔 저리 가녀린 모습을 한 발키리가 탱커라니.

거기다 컨트롤이 가장 좋은 비슈누가 사제, 즉 버퍼다.

물론 뒤에서 원거리 공격을 곧잘 하지만, 메인은 버퍼였으니.

참 아이러니하다 할 수 있는 파티였다.

하지만 왜일까?

‘조합이 되면 어떨까 상당히 기대가 되네?’

과연 퍼시벌에 이어 자신을 위협할 성기사가 나타날 것인가.

비네샤는 그런 기대감을 가지며 미소를 짓고 영상을 바라봤다.

하지만 그 미소는 그리 길지 않았다.

점차 굳어지는 표정.

그리고 자기도 모르게 입을 벌리며 경악하기 시작했다.

“……둘이 올라오면 성기사 랭킹 3위가 되는 건가?”

비네샤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털썩 주저앉았다.

저런 괴물들이 모인 파티라니.

말도 안 된다.

비네샤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피식 웃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저런 괴물 팀이랑 용병 계약이라니.’

밥을 먹지 않아도 든든함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비네샤가 경악을 하고 있었을 한편.

비슈누, 아니, 현성은 마침 재환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재환: 그래서 진짜 그렇게 한다고?]

[비슈누: 응, 못 할 건 없잖아? 효과도 좋지 않을까?]

[재환: 좋기는 하겠지……. 근데 미친, 넌 진짜 미친놈이야.]

[비슈누: 하하! 암튼 고맙다. 슬슬 공개하자.]

[재환: 하아, 그래 내 일거리만 많아지겠구만.]

재환은 그렇게 말하면서도 피식 웃었다.

그리고 자기도 기대된다는 듯이 말했다.

[재환: 채널을 합치겠다니. 진짜 기대되네.]

[비슈누: 나도 그래.]

[재환: 그래서 채널명은 진짜 그걸로 가게?]

[비슈누: 응 그렇게 가줘.]

[재환: 알았다. 에인헤랴르 용병단 맞지?]

[비슈누: 완벽해.]

유튜브에 어마어마한 파동이 몰아치려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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