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만 자도 랭커 2부 124화
40장. 비슈누와 퍼시벌, 그리고(3)
[에인헤랴르 용병단]
[커뮤니티]
『이제부터 비슈누 채널과 퍼시벌 채널을 합치도록 하겠습니다.
이에 따라 이름도 변경했습니다!
착오 없으시길 바라겠습니다!
추가로 새로운 맴버도 모집했으니 다음 영상도 기대해 주십시오.
-에인헤랴르 용병단장 비슈누-』
고작 몇 문장 되지 않는 유튜브 커뮤니티 글.
그 글을 보며 로스트 이데아를 하는 대부분의 이들이 난리가 났다.
원래도 둘이 곧잘 활동하기에 채널을 합친 거 자체는 이상할 게 없었다.
하지만 새로운 맴버?
이거는 이야기가 다르다.
[댓글]
-새로운 맴버라고? ㄴㅇㄱ
-미쳤다 미쳤어.
└아니 다들 왜이리 호들갑임? 새롭게 맴버 들일 수도 있지;;
└ㅋㅋㅋㅋ그치 다른 채널이면 그럴 수도 있는데 비슈누 채널이자늠.
└????그래서?
└비슈누가 여태까지 보인 성격이 편집증 수준의 완벽주의를 보이는 편인데 그런 이가 새로운 맴버라는 이야기는 적어도 퍼시벌이나 비슈누 수준까진 안되더라도 그 준하는 실력은 있다는 이야기 아닐까?
└ㅇㅇ! 맞음! 게다가 용병단 이름이 에인헤랴르자늠! 북유럽 신화에서는 엄청난 전사들의 집단이라고!
-진짜 기대된다.
기대가 폭발했다.
어찌 보면 당연하게도, 새로운 멤버에 대한 기대가 잔뜩 섞여 있었다.
과연 퍼시벌과 비슈누 사이에서 활약을 할 수 있을지.
또 어떤 인물일지 등등.
여러 기대감이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반면 길드들은 에인헤랴르 용병단이 되었다는 소식에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경계와 견제이냐고?
아니, 그럴 리가.
오히려 그 반대였다.
“비슈누와 퍼시벌이 칼을 뽑았다! 용병단이라니!”
“길드를 만들거나 들어간다는 게 아니구나!”
“미쳤다!”
“고용 방법은 어떻게 되는 거야?”
“어떻게 해야 그들을 고용할 수 있지?”
모두가 거기에 초점이 쏠렸다.
단순히 채널명으로 지은 게 아니리라.
길드들은 모두 그렇게 판단하고 있었다.
채널만 합칠 거고 맴버를 모집할 거였다면 그냥 에인헤랴르만 넣어도 된다.
한데 굳이 용병단이라고 한 이유?
간단하다.
“비네샤의 발할라 길드와도 협력관계라 했어.”
“다시 말해서 협력이라는 의미가 서로 돕고 돕는 게 아니라 용병이라는 의미로도 해석이 가능하지.”
“그런데 여기에 용병단이라는 이름을 붙였다는 건 무조건이야.”
명석한 길드의 분석관들이 그리 외쳤고.
길드장을 비롯한 수뇌부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여러 스카우터들도 마찬가지.
그들을 영입이 아닌 고용하기 위해서 말이다.
아니나 다를까.
그들이 기다리던 글이 에인헤랴르 용병단의 커뮤니티 글에 게시되었다.
[에인헤랴르 용병단]
[커뮤니티]
『용병 고용 문의로 이메일이 불타는 중입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신다면 곧 경매를 열도록 하겠습니다.
그전에 용병 고용비에 대해서 우선 안내 드리겠습니다.
용병비는 오직 스킬북으로만 경매를 하는 것을 알려드립니다.
어떤 종류의 스킬북이건 상관없습니다.
그럼 조만간 경매창에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p.s.-에인헤랴르 용병단은 길드 간의 분쟁 및 유저 간의 분쟁에는 관여하지 않을 겁니다.
이와 관련된 의뢰를 하신다면 용병단 고객 명단에서 영구 제명됨을 알려드립니다.
-에인헤랴르 용병단장, 비슈누-』
[댓글]
-미친;;;;
-헐;;;;;;
-용병단이 그냥 이름이 아니었구나.
-와 진짜 개똑똑하네.
커뮤니티 게시글을 보고 모두가 입을 떡하니 벌렸다.
비슈누와 퍼시벌.
높은 사람들의 입장에서 가장 거슬리는 존재가 아닐 수 없었다.
특히 7대 길드에서 말이다.
한데 이제는 어떨까?
손을 잡자던 다섯 길드가 서로 손을 놓고 경매를 위해 빠르게 스킬북을 모으고 있었다.
미친 듯이 말이다.
[비슈누는 진짜 천재다.]
[작성자: 계략천재]
『솔직히 말해 나는 이게 즉흥적으로 나온 거라고 생각이 안든다.
즉흥적으로 나온 거라고 해도 천재긴 하지만.
그건 말도 안되니까.
일단 넘어가고.
우선 간단하게 말하고 넘어가자면 모든 대형 길드에서는 발할라 길드 견제하려던 이유는 알지?
비슈누랑 퍼시벌을 얻은 발할라 길드는 솔직히 조금만 더 성장하면 7대 길드 상위권으로 바로 올라갈 거다.
데우스 길드와 흑사자 길드 바로 다음으로 갈 수도 있다는 이야기임.
그렇게 되면 8대 길드가 될까?
아니다 이거지.
누구 하나가 떨어지게 되는데.
사실 데우스 길드랑 흑사자 길드를 제외하면 고만고만함;;
무엇보다 이제 루키에서 벗어난 비슈누랑 퍼시벌은 그야말로 막강한 무기란 말임.
그러니 발할라 길드에 비슈누와 퍼시벌을 견제하려는 목적으로 많은 길드가 발할라 길드를 노리고 있었음.
근데 갑자기 여기서 용병단 선언?
키야아아!
그야말로 계략이 미친 거지.
여기서 소름 돋는 건 모든 길드를 잠정적 적으로 만든게 아닌 모든 길드를 잠정적 우군으로 만들어버렸다!
다른 길드가 용병고용으로 저 둘을 잠시 얻어서 썼다고 쳐.
근데 다른 길드가 방해한다?
그럼 비슈누가 말할 거야.
너 용병단 고용 못함 ㅅㄱ ㅋㅋ
그러면 그 길드는 어떻게 되겠냐?
둘을 고용한 길드들 보다 떨어지게 되고 자연스럽게 도태된다 이거지.
즉 모든 길드를 자신의 편으로 만든 거야.
거기에 유저간, 길드간 분쟁에는 고용하지 말라고 떡하니 남겼단 말이지.
영구제명하겠다고 엄포를 놓으면서?
다시 말해 영원한 우군들만 뽑겠다 이거야.
자연스럽게 다른 길드들이 당연히 눈치를 본다 이거지.
ㅋㅋㅋㅋㅋㅋ
진짜 천재인 거 같다.』
[댓글]
-말이 좀 상스럽긴 한데 맞말추.
-ㄹㅇ 이게 맞다.
-분석 쩌네.
-ㅋㅋㅋㅋ인정해준다.
-비슈누, 그는 신이야! 그는 신이야! 그는 신이야!
-비그신! 비그신!
-미쳤다. 진짜.
용병단.
모든 길드가 고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모든 길드에 들어간 것과 같은 효과를 내고 있었다.
많은 길드 수장들, 그리고 일반인들도 모두가 비슈누의 지략에 감탄하고 있었다.
대형 길드 수장들은 심지어 두려움에 떨 정도로 말이다.
무엇보다 커뮤니티 게시글이 올라온 순간.
비네샤는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다.
[비슈누: 비네샤 님의 발할라 길드는 첫 고객님이시니, 특전으로 경매 필요 없이 용병비는 이전과 동일하게 하겠습니다. 등급별로 횟수는 줄어들겠지만, 이는 감안해 주시길.]
이라는 메신저가 왔으니까.
당연한 이야기지만 비네샤는 불만이 없었다.
오히려 경매 없이 그들을 고용할 수 있는 핫라인이 있는 격이었으니.
너무 좋았다.
옆에 있던 판소만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었으니까.
“정말 무서운 남자군요.”
“그러니까 말이에요.”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모든 길드의 견제는 버겁긴 했습니다. 고작해야 버티는 수준에 머물렀겠죠.”
판소만의 말에 비네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말이 맞다.
버티는 것만으로 대단하긴 하지만.
그때 다른 12길드가 성장하게 되면?
여태까지 해온 노력이 물거품이 되어버린다.
그런 와중에 갑작스럽게 용병단 소식?
그렇게 되면 발할라 길드에 손을 쓸 여력이 사라지게 된다.
비슈누가 거기까지 노렸을까?
스스로 질문을 한다면.
‘아니더라도 염두에 두긴 했을 거야.’
비슈누의 입장에서 본다면 발할라 길드에 은혜를 입긴 했다.
그리고 지금은?
은혜를 갚고도 남는 일을 해주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빚을 졌네요.”
“그런 셈이지요.”
“우리 길드에 남는 스킬북이 얼마나 있던가요?”
“여력이 없더라도 새로 구해오겠습니다.”
“헤헤, 좋아요.”
비네샤의 말을 바로 이해한 판소만이 고개를 숙이고 나가자.
그녀는 미소를 지었다.
아직 판소만은 모른다.
‘진짜 엄청난 사람들과 친분을 얻었어.’
가슴이 떨릴 정도다.
에인헤랴르 용병단.
그들의 힘을 본 지금 유일한 사람이지 않은가.
비네샤는 그러면서 그들의 사냥을 떠올렸다.
발할라 길드의 사냥팀.
다시 말해 비네샤와 같이 사냥을 하는 정예 중에 정예들.
그들을 합친 사냥보다도 훨씬 빠르고 효율적이었다.
그 사냥팀에는 비네샤도 포함되어 있었다.
랭킹 8위인 자신이 포함된 정예 사냥팀보다 우수하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이지만.
사실이다.
‘개개인으로 본다면 아직은 내가 더 강해.’
위력이나 각종을 본다면 자신이 위력이 더 세다는 걸 알 수 있다.
하지만 싸운다면 어떻게 될까?
비네샤는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저었다.
저도 모르게 패배를 떠올리게 된다.
능력치나 스킬, 여러 가지를 떠올린다면 자신이 우세하다.
그러나 딱 하나.
딱 하나가 밀린다.
다름 아닌 컨트롤.
셋 중 비네샤보다 컨트롤을 못하는 이가 그 누구도 없었다.
특히 비슈누가 어마어마했다.
‘다들 무슨 게임 속에 살아가는 이들처럼 움직이니까.’
마치 캐릭터가 실제 자신의 몸인 것처럼 움직이는 이들을 어떻게 이기란 말인가.
비슈누는커녕.
‘발키리라고 했지? 그 사람도 내가 이길 수 있을지 모르겠어.’
자신이 순전히 레벨이나 스킬 레벨이 높아서 위력이 센 느낌이지.
스킬 자체가 밀린다고 생각이 들지 않았다.
다시 말해.
신등급인 비네샤와 비슷한 위력이라는 뜻.
셋 모두 신등급이라는 뜻이다.
‘신등급으로만 이뤄진 용병단이라….’
자기도 끼워달라고 할까 고민이 드는 비네샤였다.
* * *
-어우, 현성아 ,예상은 했지만, 문의가 엄청났다.
“응, 알아. 나도 메일 보고 있으니까.”
-회사로도 문의가 엄청 들어오네.
“커뮤니티 글 올렸으니까 좀 괜찮아질 거야.”
-그래. 어우, 정신 없어. 암튼 알았다. 경매 시작하기 전에 알려줘. 영상 먼저 올리고 시작해야 할 거 아니냐.
“오케이!”
-오야! 비네샤한테 보낸 영상 말고 다른 영상도 만들긴 해야 해.
“그건 그렇지.”
-난 괜찮은데 네가 합이 잘 안 맞았다면서. 암튼 그렇게 알고 작업한다.
재환이 그렇게 말하고 전화를 끊자 현성은 피식 웃었다.
현성은 그러면서 자신의 말을 떠올렸다.
“합이 좀 안 맞는 편이긴 했지.”
그래서 비네샤에게도 보냈던 거다.
영상으로 쓰긴 좀 그랬기에.
뭐 물론 남들이 본다면 엄청난 거긴 하겠지만.
현성의 마음에는 들지 않았다.
그러나 그것도 얼마 안 간다.
현성은 확실히 느꼈다.
‘발키리가 배우는 게 빨라서 다행이라니까.’
탱커의 영입.
너무 마음에 들었다.
덕분에 다양한 전술이 가능해졌다.
생각난 김에 다시 연습하러 가볼까?
아마 예상하건대.
‘오늘 중에 연습은 끝나겠지.’
현성은 그렇게 생각하면서 캡슐에 접속했다.
새롭게 영상을 올릴 만한 레이드 보스를 사냥하기 위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