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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만 자도 랭커 2부-126화 (452/472)

잠만 자도 랭커 2부 126화

41장. 에인헤랴르 용병단(2)

유민정 과장은 출근하자마자 떠오른 메시지를 보고 두 눈이 휘둥그레 되며 화면을 응시했다.

코드 M.

입사 후 처음 보는 코드.

하지만 그 코드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고등급 전직 다음으로, 아니, 어쩌면 지금 상황에서는 그 무엇보다 중요한 코드.

지역 이동 퀘스트를 누군가 받았다는 코드였다.

‘하지만 이걸 도대체 누가?’

유저들끼리는 버려진 땅이라고 불리는 곳에서 무려 지배자라 불리는 레이드 보스를 다섯 이상을 쓰러뜨려야 얻을 수 있는 퀘스트.

현재로서 저 레이드 보스를 무려 다섯이나 쓰러뜨릴 수 있는 길드는 한정되어 있었다.

기껏해야 7대 길드.

그리고 12길드 중에서는 유일하게 발할라 길드 정도.

하지만 그 길드들은 이런 소득 없는 일을 할 리가 없다.

한데 이 코드가 뜨다니.

원래라면 선발대의 레벨이 200 중반에 도달하면 이벤트를 풀어 버려진 지역의 보상을 높여 사냥을 장려하게 한 후 퀘스트가 자연스럽게 공개되게 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풀리게 되다니.

‘실력도 좋고 어지간히 할 일이 없던 길드가 있었나?’

아무리 생각해도 7대 길드와 발할라 길드 중 그런 길드는 없다는 것.

무엇보다 이상한 점이 하나 있었다.

자신의 화면에 코드가 떴다는 이야기는, 결국 자신이 관리하는 유저들 중에 이 퀘스트를 받은 이가 있다는 이야기였는데.

‘내가 맡은 유저들 중에 7대 길드나 발할라 길드에 속했던 사람이 있었나?’

다시 기억을 되짚어봤지만, 없었다.

모두 특수한 직업을 전직한 이들이었다.

직업 하나하나가 강력함을 떠나서 판도를 흔들 수 있는 특수한 직업을 가진 이들.

그래서 처음 비슈누와 퍼시벌을 담당하게 되었을 때 놀랐던 거 아니던가.

신등급같이 강력한 직업을 가진 둘이 자신의 담당이 되다니.

처음 있는 일이라서 놀랐었다.

잠깐?

신등급 직업 둘?

그 순간 유민정 과장의 머릿속에 불현듯 떠오르는 생각 하나.

설마?

“비슈누 님이랑 퍼시벌 님이 이 퀘스트를 받았다고!?”

분명 그들의 레벨은 고작해야 150대 아니었나.

그런데 레벨 200대 초중반의 레이드 보스들을 잡는다?

어불성설이다.

하지만 왜일까?

그 둘이 합친다면 충분히 가능하리란 생각도 들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유민정이 빠르게 확인하기 위해 코드 알림을 클릭해 보자.

아니나 다를까 비슈누와 퍼시벌의 화면이 떠올랐다.

한데, 이게 웬걸?

“어, 어? 이 여자는 뭐지?”

비슈누와 퍼시벌의 옆에 나란히 서 있는 여인 하나.

정체를 알 수 없었다.

다만, 한 가지는 확실했다.

“유저네?”

유민정은 관리자의 컴퓨터를 쓰고 있으니 그 정도의 정보는 충분히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쉽게 유추할 수 있었다.

바로 며칠 전 비슈누의 채널과 퍼시벌의 채널이 통합되면서 에인헤랴르 용병단으로 변하지 않았나.

거기다 새로운 동료를 영입했다고까지 밝혔다.

저 여자가 바로 그 동료인 모양!

유민정은 두 눈을 반짝이며 화면을 응시했다.

새로운 동료라니.

무엇보다.

‘저기에 갈 수 있는 유저라면 관리하는 담당자가 있을 건데……?’

그런데 딱히 코드 M이 떴다든가.

저런 유저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없었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새로운 유저를 발견하셨습니다.]

[최초로 발견한 담당자입니다.]

[유민정 과장님께 배정됩니다.]

[정보가 나열됩니다.]

그렇게 정보가 나열되면서 떠오른 상태창.

『발키리』

-Lv199

-직업:『????(신)』-열람이 불가능합니다.

「근력: 250」「순발력: 250」

「체력: 250」「마력: 100」

「신성력: 500」

‘이, 이게 뭐야?’

레벨 199지만 넘사급이다.

한데 직업이 신등급이라고?

이런 게 있으면 왜 진작 알람이 뜨지 않았을까.

의문이 드는 수준.

유민정 과장은 그걸 보는 즉시 생각했다.

이거는 무조건 보고감이다.

무엇보다 코드 M이 떠오르지 않았던가.

다만.

‘이걸 누구에게 보고해야 하는 거지?’

참으로 난감했다.

누구에게 보고를 해야 할지.

바로 직급 위의 부장이나 팀장에게 보고하기에도 너무 중대한 사항 같았다.

무엇보다 코드 M.

이걸 그냥 뒀다가 무슨 책망을 들을지.

생각만으로 아찔해지는 기분.

그 순간이었다.

바로 이때야말로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사람이 떠오른 것이다.

“조민우 본부장님!”

순간 소리를 지르고 일어난 유민정 과장은 그대로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다름 아닌 조민우 본부장에게 걸리는 전화.

이대로 보고를 하게 된다면 비슈누의 영상이나 퍼시벌의 영상을 먼저 보는 혜택이 사라질 수도 있지만.

직장이 사라지는 것보다는 낫지 않은가.

유민정 과장은 그렇게 올바른 판단을 하고 수신음을 듣고 있었다.

그리고.

-예, 조민우 관리본부장입니다.

“옙! 충성! 유저관리팀 과장 유민정이라고 합니다.

-……아, 네.

갑자기 들려오는 시끄러운 소리에 인상을 찌푸렸을 거 같은 조민우 본부장.

하지만 무슨 일 때문이냐는 듯 유민정 과장에게 물었고, 유민정 과장은 조민우 본부장에게 설명했다.

갑작스럽게 발견한 신등급 직업의 유저.

정체를 알 수 없는데 레벨이 무려 199에 신등급 직업에 전직한 유저인데, 자신이 처음 발견했다는 소식과 함께 코드 M에 대해서도 보고를 했다.

말을 듣던 조민우 본부장은 대답을 하다 점점 말을 잃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주 조심스러운 목소리.

-……혹시 그들 중 아이디가 현성인 사람이 있습니까?

“앗! 아니요? 없습니다. 아이디는 비슈누, 퍼시벌, 발키리. 이렇게 셋인데…….”

-그들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습니다. 쌍둥이 형제라고 했던가요?

“아! 네 맞습니다!”

-흐음, 그럼 제가 생각하는 유저는 아니겠군요. 발키리라는 유저는…….

“여성이었습니다.”

-그럼 됐습니다. 코드 M에 대해서는 회장님께서도 우선은 지켜보라는 당부만 있을 뿐 따로 처리해야 하는 일은 없습니다. 지켜보다 특이사항이 있으면 다시 보고 주십시오.

아아! 이렇게 되면?

유민정이 그렇게 생각하는데.

조민우 본부장의 설명이 이어졌다.

-그리고 새로운 유저가 신등급으로 전직해도 가끔 알람이 뜨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마 최하급 신등급 직업을 얻은 것이겠지요. 신등급이라 해도 무조건 판도를 뒤집는 직업만 있는 건 아니니까요. 그러다 이번에 코드 M으로 인해 중요도가 올라가 발견된 것일 수 있습니다.

“아! 네, 들어본 거 같습니다.”

-위급한 사항은 아닌 거 같으니 코드 M은 더 지켜봐 주십시오. 아무리 그들이라고 해도 쉽게 깰 수는 없을 거라는 회장님의 말씀이 있었으니, 별일은 없을 겁니다.

“아아! 넵!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그 텐션을 조금만, 크흠, 아닙니다. 아무튼 수고하십시오.

그렇게 조민우와의 통화가 끝나고 유민정 과장은 생긋 웃었다.

이로써 더 지켜볼 수 있겠구나.

팬심이 다시 불타는 유민정 과장이었다.

그보다.

조민우 팀장, 아니, 이제는 본부장이 되어버린 그 남자는 예전과 비슷한 실수를 반복하게 되었다.

* * *

4대 산맥 중 동쪽에 있는 어둠 산맥으로 향하는 곳.

어둠 산맥으로 가기 전 흔히 버려진 땅이라 불리는 그곳에는 다섯 가지의 관문이 있다고 한다.

각각의 지역을 다스리는, 지역 보스라고도 불리는 존재들.

여태까지 그들을 모두 클리어한 이는 누구도 없었다.

무진장 어려운데 보상도 없는 보스를 잡을 이가 누가 있겠나.

하나는 그렇다 치더라도 다섯 모두를.

길드 입장에서는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일을 할 사람이 누구도 없었다.

그것도 레벨 200대의 레이드 보스들 아닌가.

길드의 최정예들을 보내야 하는데.

다른 길드의 최정예들과 경쟁에서 밀릴 만한 짓을 해야 할까?

그 누구도 생각하지 않았다.

때문에.

[보상이 적은 지역에서의 지배자들을 다섯 이상 사냥했습니다.]

[조건을 만족합니다.]

[퀘스트가 생성됩니다.]

[최초로 조건을 만족하여 퀘스트의 보상이 상승합니다.]

“이게 뭐야?”

현성은 자기도 모르게 소리치며 멍하니 그걸 바라봤다.

도대체 이게 뭔지.

그냥 사냥 실력이나 보고자 한 거였거늘.

갑자기 퀘스트라니.

무엇보다.

‘다섯 지배자를 잡아야 나오는 조건이라.’

상당히 난해한 조건이다.

여태까지, 버려진 땅들을 제외하고 로스트 이데아는 어려울수록 보상을 더 많이 주었다.

더 좋고 더 많은 보상을.

한데 버려진 땅에서만 유난히 이상하게 보상이 짰다.

난이도는 훨씬 높은 데에 반해서 말이다.

로스트 이데아, 아니, 로스트 이데아의 전신인 이데아에서 역시 그랬다.

어려울수록 보상이 훨씬 좋았다.

즉, 이번 퀘스트 역시 충분히 그렇다는 이야기.

현성은 그런 기대감 어린 시선으로 퀘스트가 생성되길 기다렸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퀘스트 창이 떴다.

그것도 아주 놀라운 퀘스트가.

【어둠 산맥의 길잡이】

-등급: S

-설명: 어둠 산맥으로 향하는 길을 아는 이가 존재한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아무나 만나지 못한다고 하는데.

어둠 산맥으로 향하기 전 다섯 명의 지배자를 죽인 이들에게만 모습을 드러낸다고 한다.

어둠 산맥으로 향하는 곳에 길잡이가 나온다고 한다.

-제한: 어둠 산맥 근방의 다섯 지배자를 해치운 자.

-보상: 어둠 산맥으로 향하는 길을 아는 길잡이들의 마을에 도달할 수 있다. 또한 생각지도 못한 보상을 얻을 수 있다.

“미친, 이건?”

현성이 저도 모르게 격하게 반응하자.

그 뒤에서 리베우스와 발키리가 빵긋 웃으며 박수를 치고 있었다.

“오우! 주인님, 축하드립니다요!”

“축하합니다!”

애써 반응하기 귀찮아서 안 하는 게 아닌, 퀘스트창에 집중하고 있었기에 반응할 수 없었다.

어둠 산맥의 길잡이라고?

그것도 길잡이 마을?

이런 게 있었나?

아니, 알려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애초에 이걸 처음으로 얻은 사람도 현성이니.

정보가 없을 수밖에 없다.

‘혹시나 이거……?’

짐작 가는 바가 있긴 하다.

현성도 레벨이 오르면서 나름의 정보를 모으고 있는 상황.

그리고 현재 모든 유저들이 대륙 중앙에서만 활동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지금 그런 상황에서 이런 퀘스트를 받았으니.

떠오르는 생각은 단 하나.

‘지역이동 메인 퀘스트!?’

설마 이거를 자신이 얻을 줄이야.

여태까지 아무도 산맥을 넘보지 못하지 않았던가.

공식 랭킹 1위인 데우스마저도.

그리고 그 길드마저도 말이다.

한데 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니.

산맥의 레벨이 높다는 것은 결국 그 레벨에 도달해 산을 넘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문제는 초입부터 300대 초반의 몬스터들이 나오는 곳이라.

어떻게 산맥을 넘느냐며 유저들도 항의한 적이 있었다는 건데.

이렇게 넘게 되다니.

보통은 이런 경우는 컨텐츠 소모 속도를 늦추기 위해 락을 걸어놓는 경우가 있었다.

로스트 이데아도 아무래도 그런 모양.

대륙 중앙 외의 다른 지역은 적어도 레벨 200 초중반의 지역은 아닌 모양이다.

대충 생각한다면 선두주자들의 평균 레벨이 200 중반에 도달하면 버려진 지역에서 이벤트를 생성했으리라.

현성은 거기까지 생각하고는 미소를 지었다.

이런 탐험에는 빠질 수가 없다.

경매를 조만간 하기로 했지만.

‘자세한 일정은 말한 적이 없으니까.’

우선 이 탐험을 즐기도록 해볼까?

무엇보다.

‘재미있는 영상이 될 거 같기도 하고 말이야.’

현성, 그가 유튜브 각을 날카롭게 세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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