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잠만 자도 랭커 2부-127화 (453/472)

잠만 자도 랭커 2부 127화

41장. 에인헤랴르 용병단(3)

에인헤랴르 용병단의 글이 올라오고 며칠이 지난 시점에, 스킬북 시세가 요동을 치기 시작했다.

원래도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던 스킬북이다.

직관적으로 강해질 수 있는 수단인 스킬북은 같은 등급의 장비보다도 훨씬 비싼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었다.

그런데 에인헤랴르 용병단의 커뮤니티 게시글이 올라온 후 그 가격은 더 높아지기 시작했다.

용병비는 무조건 스킬북으로 받겠다는 내용 때문.

비슈누와 퍼시벌.

이 둘의 실력은 사람들이 누구보다 잘 알지 않던가.

7대 길드와 12길드가 모두 데려오고 싶어 하는 유능한 인재들.

그런 인재들을 용병으로 구할 수 있다.

이 얼마나 매력적인 말인가.

하지만 몇몇의 사람들은 회의감을 표하고 있었다.

[비슈누랑 퍼시벌 이 둘이 대단한 건 알겠음, 근데]

[작성자: 다비]

『그래봐야 이제 막 150 넘긴 애들이잖음.

랭커도 아니고.

그런데 딱히 용병이라고 해봐야 좀 그렇지 않나?

무엇보다 다른 길드나 유저와의 분쟁도 용병으로 안받는다하고.

효용성이 있나 싶음.』

[댓글]

-어? 그러게?

-음, 그런 거 같긴 함.

-진짜 뭣도 모르는 새X네.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ㄹㅇ 아니 이 용병제의가 괜히 개쩌는 건지 모르나보네? 효용성 없는데 스킬북 시세가 저 지랄나겠냐?

└맞말임;;

└7대 길드나 12길드가 괜한 걸로 돈 쓸 거 같음?

└이게 맞따!

회의감을 표하는 이들이 대부분 반박당했다.

뻔한 이야기다.

자유계약 시장에 비슈누와 퍼시벌이 뜨는 거다.

그 가치는 상상을 초월하는 정도.

7대 길드나 12길드가 놓치고 간 난이도가 너무 어려운 던전들.

그런 것들을 모조리 깰 수 있는 기회다.

1군이 못 하는 것들을 주로 2군이나 3군, 4군이 처리한다지만.

1군이 오지 않고서야 클리어 불가능한 곳이 꽤 있었다.

그렇다고 1군이 와서 해결하기에는 너무나도 아까웠다.

시간도 시간이고, 그 시간 대비 벌이가 좋지 않았으니.

거대 길드들 입장에서는 그보다 처치 곤란한 게 없었으니까.

하지만 저 둘을 용병으로 넣는다면?

만사가 오케이다.

-ㅋㅋㅋㅋㅋ스킬북 비싸져서 못사는 애들 나오니까 찡찡거린다고 저격하는 거지.

-응~ 어차피 못사~

-ㅋㅋㅋㅋ아 개웃기네.

스킬북이 비싸져서 화풀이를 하는 글들이 실제로 대다수였기 때문에 그들의 게시물은 징징대는 것으로 일축되었다.

그러던 중 몇몇 사람들의 화살이 다른 곳으로 향했다.

[ㅇㅋ 비슈누 퍼시벌? 인정이지 근데 새로운 동료는 좀…….]

[작성자: 통풍치킨]

『저 둘은 당연히 인정이지.

근데 새로운 동료까지 저정도 급이라고 보기에는 어렵지 않냐?

비슈누가 뭐 완벽주의자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거랑은 좀 다르지.

동료로 삼았으면 얼마나 세겠느냐.

ㅇㅈㄹ하지말고 객관적으로 보자고.

그런 인물이 어디 흔하냐?

아니지, 근데 그걸 비슈누가 모를까?

적당히 자기 친구, 혹은 친척일 수도 있지.

그런 애 쩔해줄 겸 다른 길드들과 접선해서 꽂아주려고 그런 거 아닐까 싶다 나는.』

[댓글]

-???????이건 뭔 개똥글이냐?

-ㅋㅋㅋㅋ얼탱이가 없다.

-아니 ㅋㅋㅋ비슈누를 뭔 비리검사 만들고 있네.

-ㅋㅋㅋㅋ꼭 지같은 생각만 하지요~

-진짜 어떻게 하나같이 추하냐 질투가.

-뭐 처음에는 일리가 없는 말은 아니긴 한데 뒤에는 완전 질투가 보이네.

-이러기도 쉽지 않은데.

└ㄹㅇ ㅋㅋㅋ

-말이 세긴 한데 뭐 틀린 말은 아님 동료가 꿀빠는 거는 맞지.

└그건 맞지

문제는 그 의견이 생각보다 많았다는 거다.

새로운 동료.

비슈누와 퍼시벌을 좋아하는 이들도 역시 탐탁지 않아 하긴 했으니까.

괜히 비슈누와 퍼시벌의 명성에 누가 되는 거 아닌가.

그런 걱정을 하는 팬들도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여론이 좀 돌고 나니 가파르게 오르던 스킬북 시세들이 조금씩 멎어 들기 시작했다.

거대 길드들 역시 의문을 가지기 시작한 거다.

퍼시벌과 비슈누가 있다지만 새로운 동료가 보잘것없다면?

다시 생각해 보겠다는 의미에 가까웠다.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스킬북 시세가 점점 고정이 되어가려던 시점.

인터넷이 다시 한번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다름 아닌 에인헤랴르 용병단으로 합병된 이후에 처음으로 올라온 영상 때문이었다.

[새로운 동료]

제목부터가 어그로가 끌리지 않을 수가 없는 제목.

거기에 모든 의문을 가진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타난 한 명의 여인.

은빛 머리칼을 휘날리며 굳건한 방패와 몸매가 드러나는 갑옷을 입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절로 여신이 떠오르는 외견이었다.

하지만 그보다도 더 놀라운 건.

콰아아앙!

거대한 망치를 휘두르면서 오직 홀로 레이드 보스를 상대하고 있다는 거.

뒤에 비슈누와 퍼시벌이 대기하고 있었지만, 말 그대로 대기였다.

간혹가다 비슈누가 지적하는 부분이 있기도 했지만, 그 자체로 훌륭한 컨트롤을 보여줬다.

못해도 최상위 랭커들보다도 뛰어난 컨트롤.

최소 10위권 안에 들어 있는 하이 랭커들에게 견주고도 남는 컨트롤이었다.

상성 차이가 난다고 하더라도 무려 레벨 200대 후반의 레이드 몬스터를 홀로 잡는다는 건 정말 말도 안 되는 능력이었기에.

영상을 보는 모두가 느꼈다.

비슈누와 퍼시벌보다는 못하나 결코 뒤지지 않는 실력.

그 실력에 많은 사람들이 놀랐다.

하지만 사람들이 열광하는 건 그 때문은 아니었다.

-미친?

-아, 아니 눈나?

-눈나나죽어!

-죽어나!

-아니 저런 외모로 저게 가능한 실력임?

-아니 씨X! 비슈누도 잘생겼는데 됐잖아!

-지들끼리 다해처먹네! 진짜! 못생겼는데 게임 못하면 어쩌자는 거야!

└존X 열심히 살아라 진짜로

└ㅠㅠㅠㅠ

└세상이 울었다.

어마어마한 외모.

10위권 안에 랭커들 중 미모로 유명한 여자 랭커는 고작 둘이었다.

랭킹 8위의 비네샤와 랭킹 3위의 유환.

둘 다 뛰어난 외모도 자랑하기로 유명한 랭커들이었지만,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둘 역시 연예인 뺨치는 외모를 자랑했지만, 여신과도 같은 포스를 내비치는 에인헤랴르의 새로운 동료만큼은 아니었다.

마지막으로 강력한 위력까지.

흑마법사를 거대한 망치로 소멸시키곤 그녀가 뒤를 도는 장면에서 영상이 끝이 났다.

그리고 떠오르는 한 문구.

[Valkyrie]

발키리.

그 문구에 모두가 환호했다.

-미친!!!!!!!!!!!!!!!

-개쩐다!!!!!!!!!

-무슨 사이에요?

-그니까! 무슨 사이지?

-아니 딱 봐도 쌍둥이에 외모도 개쩌는 걸 보면 혈연관계 아님?

-아악! 비슈누 오빠! 제발 ㅠㅠㅠ 제발 사귀는 사이 아니라고 해줘요!

-지금 둘이 사귀는 게 문제임! 미친 신입이 등장했는데?

-저런 인물들은 어떻게 저렇게 나오는 거지?

-ㅇㅇ; 그러니까 말이야 저런 인물은 또 비슈누는 어떻게 구한 거고?

-그동안 이슈가 안된 게 더 신기하다.

-ㄹㅇ로

로스트 이데아를 하는 모든 이들이 발키리의 정체에 대해 궁금해했다.

혜성처럼 등장한 발키리였기에 더 그랬다.

보통 저렇게 뛰어난 경우는 새싹부터 유명하게 마련이건만.

여태까지 모습을 꽁꽁 감췄다가 등장했다니.

몇몇 이들은 이렇게 추측하기도 했다.

-이거 비슈누랑 퍼시벌이 좋은 직업 얻기 전에 발키리가 먼저 얻고 솔플로 레벨링 먼저 시작했고, 둘이 직업 얻고 나서 초반부터 유명세를 떨친 뒤에 홍보한 거 아닐까? 누가 봐도 보스가 비슈누잖아.

상당히 타당성 있는 말.

하지만 알 수 있는 방도가 없었다.

비슈누가 먼저 꺼내지 않는 이상 어떻게 알겠는가.

어쨌든 중요한 건 하나였다.

-비슈누가 어마어마한 동료를 얻었다!

-에인헤랴르 용병단에 홍일점!

-에인헤랴르 용병단은 진짜 넘사다! 넘사!

-저 엄청난 인원으로 길드가 아니라 용병단을 만들 줄은 상상도 못했네.

-진짜 머리가 얼마나 좋은 건지.

사람들이 그렇게 떠들어댔고.

한동안 잠잠했던 스킬북의 시세도 어마어마하게 늘었다.

이상한 건 이전보다도 더 가파른 속도로 오른다는 것.

이유는 별게 없었다.

발키리의 합류로 한 번이라도 그녀를 보고 싶은 이들이 늘었다는 거.

남성 유저들뿐만이 아니었다.

여성 유저들도 비슈누를 보기 위해 스킬북을 사들인다는 소식도 들려오자.

스킬북의 시세는 더 빠르게 올라가고 있었다.

사람들이 그렇게 시선이 쏠린 사이.

현성은…….

‘여기서 좀만 더 가면 되나?’

누구도 발을 디디지 못한 어둠 산맥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 * *

어둠 산맥으로 향하는 길.

초입부터 레벨 300대 몬스터들이 즐비하게 널려 있다는 소문과는 다르게 상당히 조용한 길목이었다.

아무래도 조건을 달성하지 않으면 몬스터들이 길을 막고 있는 모양.

현성은 그렇게 생각하면서 어둠 산맥을 향해 더 깊숙이 나아갔다.

그러던 그때.

띠링.

알림음이 들렸다.

무슨 알림이지?

현성이 무슨 소리인가 싶어서 메시지를 살피자.

[퀘스트에 변동사항이 생겼습니다.]

[퀘스트,【어둠 산맥의 길잡이】가 【어둠 산맥의 길잡이 마을(1)】로 변경됩니다.]

너무 갑작스러운 메시지.

갑자기 퀘스트가 변동되다니.

좀 의아하긴 했지만, 현성은 그럴 수 있다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간혹 이런 경우도 있었으니까.

그래서 어떤 퀘스트인가 싶어서 열어보니.

인상이 절로 구겨질 수밖에 없었다.

【어둠 산맥의 길잡이 마을(1)】

-등급: S

-설명: 어둠 산맥으로 향하는 길을 아는 이가 존재한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아무나 만나지 못한다고 하는데.

어둠 산맥으로 향하기 전 다섯 명의 지배자를 죽인 이들에게만 모습을 드러낸다고 한다.

어둠 산맥으로 향하는 곳에 길잡이가 나온다고 한다.

하지만 길잡이는 아무리 다섯 지배자를 죽인 이라고 한들 쉬이 만날 수가 없다고 한다.

길잡이를 찾기 위해서는 시련을 통과해야 한다.

-제한: 어둠 산맥 근방의 다섯 지배자를 해치운 자.

-보상: 어둠 산맥으로 향하는 길을 아는 길잡이들의 마을에 도달할 수 있다. 또한 생각지도 못한 보상을 얻을 수 있다.

‘시련?’

갑자기 시련이라니.

현성은 뜬금없다고 생각하다가 가볍게 혀를 찼다.

“오우, 아까부터 근처에서 지켜보던 기운이 길잡이였던 모양입니다요.”

“예, 저도 느꼈습니다. 지금이라도 잡아올까요?”

“오우! 불신자에게는 엄벌이 필요합니다요!”

“어, 엄벌까지는 아니더라도 잡아서 이야기를 하면…….”

“흐음.”

리베우스와 발키리의 말을 들은 현성이 눈을 감았다.

발키리, 잡아놓고 이야기를 하자는 건 보통 고문을 의미한단다.

라고 할 수는 없었기에.

우선 참아냈다.

현성은 일단 그들을 두곤 주변 풍경이 점차 변해가는 것을 봤다.

아무래도 시련이 오는 모양.

그걸 본 현성은 일행을 돌아보며 입을 열었다.

“일단 지켜보자고, 시련이 뭔지도 봐야 하니까.”

“오우!”

“넵!”

“오우입니다요! 오우!”

“오, 오우!”

“아하하! 그거입니다요! 오우!”

“오우!”

왜인지 저 둘이 시련 같았지만.

애써 무시하는 현성이었다.

그렇게 현성 일행의 앞에 거대한 어둠이 몰아치며 그들을 집어삼키고 말았다.

어둠이 걷힌 후 그곳에는 아무도 없었다는 듯이 모두가 사라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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