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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만 자도 랭커 2부 133화 (459/472)

잠만 자도 랭커 2부 133화

44장. 옛 1위와 현 1위(1)

경매가 시작되기 바로 전날.

로스트 이데아를 운영하고 있는 플라톤의 운영본부에서는 상당한 소란이 일고 있었다.

다름 아닌 코드M 때문.

현성, 그러니까 비슈누가 그걸 알아냈기에?

아니다. 오히려 그때는 잘 대처했다.

유민정 과장은 놀라기는 했지만, 상당히 잘 처리할 수 있었다.

고작해 봐야 비슈누 유저만 알아낸 것이었으니 말이다.

조민우 본부장에게 알렸지만.

쉽게 깨지진 않을 거라고 걱정 말라며 잘 지켜보라고 한 지 얼마나 지났을까.

고작 하루도 지나지 않았을 시점.

운영본부 전체가 뒤흔들릴 만한 사건이 떨어졌다.

“크, 큰일입니다! 코드M! 흑사자 길드의 길드장, 블랙이 코드M이 떴습니다!”

갑작스럽게 떠오른 코드M.

유민정 과장은 그 큰 소리에 깜짝 놀라 그들을 바라봤다.

혹시 비슈누가 정보를 판 것일까?

아니, 그럴 리가 없다.

접선은커녕 블랙과 접촉도 없다는 걸 알았으니.

유민정 과장이 그렇게 생각했을 때.

누군가 소리친 사람에게 물었다.

“블랙이 벌써 알아냈다고!? 아직 막아두기 위해서 버려진 땅의 지배자들 경험치 낮게 설정되어 있는 거 아니었어?”

“그, 그랬는데 뭔가 있나 싶어서 생각해 사냥을 하더니 결국 알아내버렸습니다.”

“하아아아. 어느 쪽인데?”

“서쪽에 있는 잿빛 산맥 길잡이 퀘스트가 떴습니다!”

“하아아! 빨리 조민우 본부장님께 보고하고! 다들 알려!”

“그래도 흑사자라 다행이야.”

“그러게 말이야.”

갑작스럽게 떠오른 코드M이었지만.

다들 차분하게 처리했다.

그나마도 흑사자 길드라고 안도하는 이들도 있을 정도였으니.

하기야 그럴 수밖에 없다.

흑사자 길드는 소수정예 길드이지 않은가.

다른 대형 길드에 비하면 규모가 20배 적었다.

그런 곳이 다른 지역으로 이동을 하더라도 독점할 수 있는 부분은 상당히 적었으니.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만일 다른 7대 길드가 퀘스트를 얻었다면?

아니, 7대 길드까지도 아니다.

12길드만 해도 큰일이었다.

바로 7대 길드로 발돋움할 수 있을 뿐만이 아니라 상당한 이득을 취했을 테니 말이다.

최대한 일반 유저들을 위해 평등하게 분배하려는 운영본부의 입장에선 그보다도 곤란한 상황은 없었으니까.

유민정도 상황을 파악하고 난 뒤 안심이 되었는지 다시 일을 시작했다.

그러고 얼마 지나지 않은 후.

보고로 듣기에는 아직 블랙이 흑사자 길드에게 알리지 않았고, 이것저것 조사하는 중이라는 이야기까지 들었다.

흑사자 길드에 보고하기까지 좀 시간이 걸릴 듯싶었다.

그러던 그때.

갑작스럽게 다시 소란이 일렀다.

“크, 큰일입니다!”

이번에는 무슨 일일까?

유민정 과장이 혹시나 하고 고개를 들어 주변을 살피자.

뭔가 쎄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저쪽 부서면 데우스 길드를 전담으로 맡고 있는 부서 아닌던가.

불길한 예감은 왜 어째 틀린 적이 없을까?

“데, 데우스 길드에서 직통으로 통하는 길을 발견했습니다.”

“뭐, 뭐?”

“정확히는 대륙 어디로든 이동할 수 있는 전이문 아이템이 있는 던전을 찾았습니다. 심지어 그 텔레포트 아이템이 있다는 걸 알고 접근한 것 같습니다!”

“미, 미친!”

“데, 데우스가 일 치른다!”

대륙 어디로든 이동할 수 있는 전이문 아이템.

어마어마한 아이템이다.

사기에 가까운 능력이다.

물론 제약이 여러 가지 존재하긴 하지만, 그래도 사용은 할 수 있다는 게 문제였다.

그 말에 개발자들은 상당히 패닉에 휩싸였다.

흑사자 길드의 주인인 블랙이 지역 이동 퀘스트를 얻은 지 얼마나 되었다고 벌써 데우스 길드에서 전이문 아이템을 발견하다니.

하지만 몇몇 직급이 높은 개발자들은 피식 웃었다.

상당히 여유로운 모습.

“아! 그거 괜찮아!”

“맞아, 애초에 던전 입장 난이도부터 어마어마하다고!”

“저, 정말입니까? 팀장님?”

“어.”

“나도 그거 알고 있어. 엄청 빡세. 걱정 마.”

팀장 직급의 사람들이 익히 알고 있다는 듯 걱정하지 말라고 말하는 모습에 몇몇 직원들이 안도했다.

다만 얼마나 어려우면 저럴까 싶기도 했다.

그런 후배들을 보며 한 팀장이 여유만만한 미소를 짓고는 말했다.

“거기 신등급이 최소 넷 이상 모여야 하는데 데우스 길드에 둘밖에 없잖아!”

“신등급이 최소 넷 이상 모여야 한다는 거부터가 말이 안된다고.”

“사실상 얻을 수 없는 아이템이지.”

“아아! 그렇군요.”

“데우스에서 용병으로 신등급을 어떻게 구…… 어?”

“어?”

그 순간 말을 하던 한 팀장의 표정이 굳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직원들 중 한 사람이 떠올랐다는 듯 모두가 한 곳을 처다봤다.

다름 아닌 유민정.

유민정 과장을 바라보며 한 팀장이 물었다.

“그, 그, 그. 혹시 비슈누랑 퍼시벌 등급이 뭐지?”

“……신이요.”

“……요, 용병단 차렸다고 얼마 전에 유민정 과장이 말하지 않았던가?”

“……네 맞…아요.”

“…….”

갑자기 싸늘해진 장내.

그리고 누가 외쳤다.

“비, 비슈누, 아, 아니, 에인헤랴르 용병단이 내일 바로 경매 시작한대요!”

“아, 아아.”

눈앞이 깜깜해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모두가 말이다.

다들 눈을 감고는 중얼거렸다.

“보, 보고하자.”

“그, 그래. 우리가 어쩌지 못하는 영역이다.”

“무슨 우연이…….”

거기까지만 말하고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이게 거의 하루 만에 일어난 일이었다.

비슈누가 코드M을 띄운 지 얼마 되지 않아 블랙 역시 코드M을 발견해 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데우스 역시 전이문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던전을 발견하다니.

데우스나 블랙이야 사실 놀라울 건 아니었다.

둘 다 지역 이동을 하기 위해 누구보다 발 벗고 나서는 이들이었으니.

그럴 수 있다.

블랙까지는 용인할 수 있었다.

아직은 막아놓은 상황이지만, 혼자 독점하는 스타일은 아니었기에.

일반 유저들에게 큰 피해까지는 오지 않는다.

한데 데우스의 길드는 얘기가 조금 다르다.

데우스 자체도 그리 포악하거나 이기적인 성미는 아니다.

천만다행으로 말이다.

하지만 데우스 길드는 아니었다.

수장이 청렴하다 하여 그 밑까지 그러라는 법은 없으니까.

물론 수장인 데우스가 막는다면 막을 수 있을 터.

하지만 데우스는 그런 것 따위 신경쓰지 않는다.

오직 본인의 강함만을 찾아가는 인물이었기에.

그래서 곤란하다.

데우스 길드는 주인인 데우스는 방임주의이고 데우스 길드 자체는 거대한 이익집단이었으니.

이대로 이동할 수 있게 된다면 불보듯 뻔하다.

“하아아.”

심지어 이것조차 데우스가 발견했다 하더라도 신등급 직업 둘을 더 구하지 못했을 테니 문제가 없는 일이었다.

한데 때마침 비슈누라는 혜성처럼 등장한 신등급으로 이뤄진 용병단 에인헤랴르 용병단이 등장한 거다.

어떻게 이런 우연이 있을까.

앞이 깜깜해졌지만, 어쩔 수 없다.

“무조건 데우스 길드에서 경매에서 낙찰되겠죠?”

“뻔하지. 안 될 거라는 기대 하지 말고 일단 대비부터 하자.”

“예…….”

유민정 과장은 끄덕거리는 한편 혼자 생각했다.

‘모든 흐름이 비슈누 님에게서 이어지네. 대박이다.’

역시 비슈누는 대단하다면서 팬심이 더 두터워진 유민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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