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잠만 자도 랭커 2부 146화 (472/472)

잠만 자도 랭커 2부 146화

48장. 비슈누 VS 아수라(2)

-야! 너 생각이 있는 거냐, 없는 거냐!

대뜸 전화로 윽박지르는 소리를 들은 현성은 인상을 찌푸리면서 고개를 저었다.

휴대폰에서 귀를 떼고는 중얼거렸다.

“아우, 귀 따가워.”

-이거 미친놈 아니야!

반면 그런 현성의 반응에 단단히 화가 난 재환이 다시 소리쳤다.

현성 역시 재환이 저러는 이유는 잘 알고 있으니까.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사고를 쳤으니까.

심지어 그냥 사고던가.

사고도 이런 대형사고가 없었다.

재환은 무슨 생각이냐는 듯 잔소리를 한참 하다.

결국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

-에휴, 내 입만 아프지. 그래서 무슨 생각이냐?

“무슨 생각은?”

-장난 그만 쳐라. 네가 이런 사고를 쳤으면 당연히 이유가 있으니까 쳤겠지. 예전 현성이냐? 네가?

“아하하, 이래서 친구는 못 속인다니까.”

-본론만 말해. 본론만.

재환의 말에 현성은 피식 웃었다.

예전이었다면 실수일 수도 있겠지만.

이미 오랜 게이머 생활로 현성은 많이 발전해 있었다.

당연히 심계 역시 예전보다도 훨씬 늘었다는 이야기.

길드를 운영한 경험도 있었으니.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이만한 일에 생각이 없이 행동했다?

그건 너무 현성답지 못했다.

재환이 그래서 어떤 일로 그런 거냐고 묻는 거였고.

현성은 답답해하는 재환을 더 놀리고는 싶었으나.

여기서 더 하면 화낼 거 같아 바로 말했다.

“재환, 네가 보기에는 이미지에 타격을 입히는 거라 생각할 수 있지만 그 반대야.”

-반대라고? 이미지가 좋아진다는 거냐?

“아니, 좋고 말고 이미지라는 건 결국 인지도가 있어야 생기는 거 아니냐?”

-그건 맞지.

“근데 비슈누라는 인지도가 아수라에 비해 그리 높진 않지.”

-흐음, 그렇다기에는 너무 비약이 심한 거 아닌가? 비슈누 정도면 아수라만큼은 아니더라도 어마어마한 인지도를 가졌잖아. 로스트 이데아에서 웬만하면 모르는 이가 없잖아.

“그게 문제라는 거지 ‘웬만하면’이라는 수식어가.”

현성의 말에 재환은 ‘아’ 하며 감탄했다.

확실히.

“아직 비슈누는 인지도가 그리 높진 않단 말이지. 아수라에 비하면 말이야. 아수라는 이데아를 할 때 이데아를 하지 않았던 이들까지도 알게 했어. 비슈누도 그렇게 돼야 해.”

-그래서 아수라를 건든 거냐? 아수라의 명성에 힘을 입기 위해?

“1차적으로는 그렇지.”

-1차적? 그러면 2차적인 이유도 있다는 거야?

“당연하지. 2차적인 이유는 여기서 아수라를 건드렸으니 모든 이들이 로스트 이데아를 서비스하는 플라톤에 문의할 거야. 아수라와 저 오만방자한 비슈누랑 싸우게 해달라고 말이야?”

-와, 이 미친 또라이 새끼.

재환은 그 말을 듣고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다시 말해서.

-플라톤을 움직이게 해서 진짜 아수라의 데이터와 싸우게 한다는 거네? 플라톤이 아수라의 데이터로 이벤트를 만들 수 있게 말이야?

“그렇지.”

-그건 진짜 좀 무모한 계획 같은데? 플라톤이 해줄 거 같지가 않은데? 굳이 너 하나를 위해서 그런 이벤트를 열 이유가 없어. 대대적인 손해만 일어날 거야.

사업적으로 생각하면 재환의 말이 맞았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현성은 그런 재환의 말을 듣고 웃으며 말했다.

“이미 이데아 때 아수라에게 엿을 먹은 플라톤이야. 반면 엿을 먹은 만큼 이득도 많이 봤지. 이데아 때 아수라로 인한 유입이 얼마나 됐는지 아냐?”

-그, 그건 그렇지.

“플라톤, 걔네는 아수라의 파워를 잘 알아. 근데 그런 아수라로 다시 한번 흥행 몰이를 한다면? 이전에 얻었던 손해보다도 이참에 아수라로 흥행을 더 하면? 유입이 더 늘 텐데 플라톤이 안 할 이유가 없지.”

듣고 보니 맞는 말이었다.

실제로 인페르노에서 민유라가 나와 플라톤이라는 회사를 차리고 후속작인 로스트 이데아를 출시했을 때 많은 이들이 아수라의 새로운 등장을 기대했다.

그렇게 유입된 이들도 많았으니까.

반면 아수라가 오지 않자 시작하지 않은 이들도 분명 상당했다.

지금도 마찬가지.

아수라로 인해 가상현실게임계가 좌지우지되었던 때가 있었으니.

판시아 역시 그렇게 떡상 하지 않았던가.

덕분에 전 세계 가상현실게임 점유율 2위라는 기록을 아직까지 유지하고 있지 않던가.

“내가 예언한다. 플라톤 얘네 무조건 아수라와 싸울 수 있는 컨텐츠 만들 거다. 나뿐만이 아니라 모두가 이용할 수 있게 말이야.”

현성의 말에 재환이 뭐라 답하려던 순간.

둘의 휴대폰에 알람이 울렸다.

띠링.

갑자기 알람이라.

현성은 휴대폰을 바라봤고.

그리고 이내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반면 재환은 다소 당황했는지 얼빠진 목소리를 냈다.

-어, 어어?

현성을 웃게 하고, 재환을 당황시킨 알람 메시지.

그건 다름 아닌 플라톤에서 보낸 메일이었다.

그것도 지금 비슈누로 활동하고 있는 메일이 아닌.

과거 아수라로 활동하면서 사용했던 메일 주소로 온 메일이었다.

메일의 내용은 이랬다.

<플라톤에서 문의드립니다.>

[안녕하십니까, ‘현성’ 유저님. 과거 이데아에서 플레이하셨던 흔히 ‘아수라’로 알려진 캐릭터에 대하여 문의드립니다.

로스트 이데아에서 ‘아수라’의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게 허용해 주신다면 로열티와 함께 특권을 부여해 드리겠습니다.

그 밖에 원하는 조건이 있으시다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부디 빠른 답변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재환의 휴대폰도 울렸다는 건 다름 아닌 재환의 회사에서도 아수라와 연락이 닿을 수 있으니 보낸 메일일 터.

아니나 다를까.

-혀, 현성아 네 말이 맞는 거 같은데? 도, 동의해 달라고 문의가 왔어.

“내가 뭐라고 했냐. 내가 게임 귀신이야 귀신! 으하하!”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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