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절대 실패하지 않는 아이돌의 기술-226화 (226/380)

절대 실패하지 않는 아이돌의 기술 226화

[와 확실히 클라루스는 클라루스다 커버부터 X나 힘준게 보여]

[나 진짜로 타팬인데 심장 두근거려서 잠이 안와ㅋㅋㅋㅋ]

[커버 올라오고 30분 지난 게 맞아?]

[아니 미친 30분 동안 리트윗 숫자봐ㅋㅋㅋㅋㅋㅋ저 숫자가 나오는구나ㅋㅋㅋㅋㅋㅋ]

[민혁이 인스타에 커버 올라왔다ㅠㅠㅠㅠ]

[멤버들 다 올려줬네 눈물 난다ㅠㅠㅠㅠㅠ]

[커버 몽환+감성 이런 느낌인가?]

[↳키워드만 봐도 송다온이랑 잘 어울리네]

[송다온이 진짜 육각형 꽉 채우는 아이돌 아니냐 빠지는 부분이 없음 알아서 잘 뽑을 듯]

[정해원 데려온 거 보면 차트용으로 이지리스닝곡 적당히 잘 뽑았겠지]

[↳ㅋㅋㅋㅋㅋㅋㅋㅋ이지리스닝으로 적당히 같은 소리하네]

[↳이런 애들은 뭐가 문제냐]

[근데 클라루스면 솔로여도 핫백 쉽지 않아?]

[↳아 쫌]

[↳이런 애들 왜 자꾸 나와 핫백이랑 쉽다는 말을 어떻게 같이 쓰냐고]

[나 너무나 성적충이라 송다온 솔로 무조건 잘나왔으면 좋겠어ㅠㅠㅠ]

[↳나도…….]

[↳성적충이라22]

[다온이 군백기 전에 핫백 최고 몇 위였어?]

[↳55위]

[↳와씨 솔앨이ㅋㅋㅋㅋㅋㅋ]

[↳클라루스가 대단하긴 하다]

[↳근데 활동이 없었어서 저만큼 기대하긴 좀 힘들지]

[나도 성적충이라 이번에 다온이 무조건 성적 잘 나왔으면 좋겠어ㅠㅠㅠ]

[↳너무 오랜만이라서 화력이 모일지 모르겠네ㅠㅠㅠ]

[아니ㅋㅋㅋㅋㅋㅋㅋㅋ지금 클라루스팬들 화력 체크 시작만 했는데 탑백에 줄 세운 거임ㅋㅋㅋ?]

[↳클라루스가 국내 노리려고 작곡가 데려왔다는 사람 있지 않았냐ㅋㅋㅋㅋㅋㅋㅋ]

[↳↳현실은 국내 화력만 가지고도 탑백에 줄세움ㅋㅋㅋㅋㅋㅋ]

[근데 진짜 대단하지 않냐 군백기를 버티고 탑백에 원래 클라루스 곡이 두 곡이 있었다는게ㅋㅋㅋ]

[화력이 흩어졌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너무 간만에 활동이라 오히려 더 뭉쳐 있네ㅋㅋㅋㅋㅋㅋㅋㅋ]

[티저 떴다]

[와 ㅅㅂ 욕 나와]

[너무 잘해서 철렁하네]

[개소름ㅁㅊ 이게 팝스타구나]

[목소리 미쳤어 어떻게 저렇게 잘하지?]

[진짜 천재끼리 만난 게 이런 거구나 와 X발 저 둘이 만나는데 내가 왜 걱정을 했냐ㅋㅋㅋㅋㅋㅋ]

[다온이가 저렇게 반짝거리는 사람이었지ㅠㅠㅠㅠ 기억난다ㅠㅠㅠㅠ]

[↳이거 왜 이렇게 울컥하지]

[↳ㅠㅠㅠㅠ]

[↳맞아 송다온은 저런 사람이었어ㅠㅠㅠㅠㅠㅠ]

[곡이 미친 듯이 좋은 것도 좋은 건데 이렇게까지 송다온 맞춤 곡일 수가 있어? 진짜 그냥 송다온이 누군지 보여주는 곡 같음]

[↳후배 피디님이 같이 밤새고 만들어주셨다더니 다온이 완벽히 파악하신 듯ㅠㅠㅠ]

[↳해원 피디님 감사합니다ㅠㅠㅠ 적게 일하고 많이 버세요ㅠㅠㅠ]

* * *

송다온의 커버가 공개되고, 컴백 이틀 전 오피셜 티저가 올라왔다.

그동안 우리는 시상식 준비에 들어갔고, 나는 퍼스트라이트의 다음 컴백곡을 고민하며 회사에서 거주하고 있었다.

내가 베개를 안고 작업실에서 나와서 배달음식을 받고 있으니 지나가던 직원이 말했다.

"해원 씨, 숙소 좀 가요!"

"저 오늘은 진짜 갈 거예요."

거의 회사에 떠도는 원혼처럼 돌아다니고 있다. 내 생각에 나는 월세를 우리 숙소에 낼 게 아니라, 사옥에다 줘야 한다.

음식을 들고 작업실에 와서, 나는 오피셜 티저 반응을 볼까, 말까 고민했다.

이제 우리 팬들의 반응을 보는 건 좀 자신이 있어 졌다. X버스 반응도 보고, X이앱을 하면서 팬들에게 질문을 하면서 어느 정도 파악을 하곤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완전히 다른 문제였다.

멤버들도 직원들도, 오피셜 티저가 나온 이후에는 이상하게 긴장된 상태였다. 그냥 회사 분위기가 뭔가, 평소랑 좀 달랐다.

우리 앨범이 나올 때는 뭔가 으쌰으쌰, 피와 땀! 열정! 이런 느낌이라면, 지금은 폭풍전야 같았다.

신생 회사인 보이드 엔터의 입장에서는 정말 긴장되는 순간인 모양이다.

워낙 관종인 나는, 내가 외부에서 작곡한 곡에 이렇게 온 회사가 집중해 주고 있다는 게 좀 많이 좋았다. 히히.

하지만 기본적으로 내 연약한 멘탈은 과도한 우울에도 약하지만, 부담감에도 약하다. 지나치게 부담을 가지면 또 몸이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아예 발매를 할 때까지는 '여름의 별' 이야기를 하지 말아 달라고 했다.

그래서 회사는 더더욱 조용했고, 더더욱 폭풍전야였다. 물론 내 주변만 그렇게 만들어줬을 것이다. 직원들끼리, 멤버들끼리 있을 때는 거기에 대해 이야기하겠지.

나는 오피셜 티저가 업로드된 이후부터, 하루 동안은 멍한 상태에 빠져 있었다.

그러자 연습 시간이 되어 나는 연습실로 향했다.

주로 우리의 안무를 만들어주는 댄스팀 UO의 장지영 팀장이 UO가 촬영한 시상식 안무 영상을 보여줬다.

"와…… 진짜 어렵다."

황새벽이 말이 끝나기 무섭게 민지호가 말했다.

"재밌겠따!"

"아, 민조야, 우린 평생 텐션이 안 맞을 것 같다."

"근데 난 그래서 새부기 좋아."

민지호가 말하며 황새벽의 등에 달라붙었다. 민지호의 세상은 너무 빠르고 정신없어서, 느릿느릿한 황새벽의 속도가 좀 필요한 것 같다.

물론 황새벽의 의견도 들어봐야겠지만, 리더인 저놈이 참게 될 거다.

그렇게 황새벽의 안 그래도 모자란 기력을 민지호가 빼먹고 있는 사이, 안무를 보던 나는 자리에 주저앉았다.

"아, 누나 너무 어려운데."

아니, 이게 뭐야…….

보이드 엔터에서 처음 발매한 앨범, 몬스터를 편곡한 버전. 빡세도 너무 빡센 댄스 브레이크를 하고 있는 UO의 댄서가 내 이름을 달고 있었다. 충격이다.

그러자 장지영 팀장이 눈이 휘둥그레져서 민지호에게 말했다.

"민조! 해원이가 빡센 거 하고 싶다고 했다매?"

"그냥 해원이 형이 춤추는 거 보고 싶었어여!"

민지호가 히힛 웃으며 애교를 떨었다. 장지영 팀장이 곤란해하며 나에게 말했다.

"아…… 해원아 미안해. 내가 민조를 믿었다……."

그러자 민지호가 뻔뻔하게 소리쳤다.

"해원이 형 댄브 한번 할 때 됐어!"

"그건 그렇지……."

"형 저거 할 수 있어. 작곡은 외부 곡 받으면 되지! 형이 만드는 게 퀄리티 당연히 제일 좋지. 근데 그렇다고 형 하고 싶은 걸 희생할 순 없어! 형 본업이 프로듀서야? 형은 무대서는 사람이잖아! 하고 싶은 걸 하고 살아!"

그렇게 민지호가 주장하고 있으니까 한효석이 핀잔했다.

"라고 말하면 해원이 형 이제 둘 다 한다."

그러자 박선재도 동의했다.

"코피 정도는 예약이야. 병원 알아봐야 돼."

하, 이것들이……. 날 정확히 아는구나.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민조 말이 맞지. 누나 저 저거 해볼래요."

"……그래, 하자. 해보자, 해원아."

장지영 팀장도 왠지 민지호의 저 말에 설득당한 것 같다. 하여튼 늘 느끼지만 민지호가 저렇게 자기 마음대로 떠드는 거에, 사람들이 설득될 때가 많다. 진심이라서 그런 것 같다.

민지호라는 사람이 없는 말을 꾸며내는 것을 못 하는 사람이라는 걸 알아서. 그렇기 때문에 항상 진심이라는 걸 알아서 거기에 동조해 주게 되는 것이다.

나는 영상을 눈으로 두 번 더 빠르게 확인하며 안무를 땄다. 그리고 장지영 팀장에게 간단하게 눈으로 놓친 디테일을 질문해서 움직여 보고, 댄서 형들과 따로 댄스 브레이크 대형에 섰다.

그리고 댄서 형들 중 한 사람이 입으로 만든 박자에 맞춰 느린 속도로 안무를 몸에 익혔다.

이제 밖은 코트를 입어야 될 정도로 추워졌는데, 땀이 그렇게 많지도 않은 내가 땀을 뻘뻘 흘릴 정도로 빡센 안무였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안무 동작을 익혀서, 가볍게 한번 마킹을 해보고, 장지영 팀장이 말했다.

"그럼 일단 한번 가보자."

"넵."

나는 댄서 형들과 대형에 맞춰서 섰다. 댄스 브레이크가 들어가는 편곡이 흘러나오고, 나는 내 댄스 브레이크를 시작했다.

쿵쿵쿵, 빡센 안무에 맞게 구르는 강한 발소리가 심장을 두드렸다.

하. 인정하기 싫은데 민지호 말이 백번 맞다.

나는 이걸 좋아한다. 나는 원래, 춤을 정말 좋아한다.

작곡은…… 뭐. 물론 재미있긴 하지만, 솔직히 잘해서 하는 게 크지…….

히힛. 이 거만함 좋네. 종종 거만해 봐야지. 남들이 들으면 어이없어할 테니까 속으로만.

아무튼 그렇게 편곡 부분의 댄스 브레이크를 마쳤을 때.

나에게 그 댄브를 시킨 민지호가 제일 크게 환호해 줬다.

"멋있다! 거봐, 우리 형은 춤을 춰야 돼!"

그걸 시작으로 나머지 멤버들이랑 댄서 형들도 지나치게 칭찬해 줬다. 하, 부끄러워…….

나는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고 재빨리 구석을 비집고 숨었다.

거기 앉아 있으니까 안주원이 이온 음료를 가져다줘서, 그걸 받았다.

"고마워."

"응."

"아, 이 형이 춤을 추긴 해야 돼."

신지운도 한마디 하더니 자기도 힘든지 이온 음료를 벌컥벌컥 마신다.

그렇게 잠깐 앉아서 쉬다가, 새벽까지 연습을 하고 목욕을 한 후에 간만에 숙소로 돌아갔다.

모처럼 푹 자고 일어나서 시계를 보니까 열두 시 반이었다.

나는 한숨을 푹 쉬었다. 잠들기 전에, 다시 눈뜰 때는 발매 시간인 1시가 넘었길 바랐다. 그런데 하필 30분 전에 깨다니.

이제 지옥 같은 30분의 시작이었다.

약속한 것도 아닌데, 멤버가 모두 우리 쪽 숙소 거실에 전부 모여 있었다. 숙소를 둘로 나눠 쓴다고 소파를 그리 큰 걸 사지 않아서, 일곱 명이 다 모이면 또 두 명 정도는 낑겨 앉아야 한다. 어차피 우리 숙소에는 소파가 모자라는 게 어울린다.

내가 긴장되니까 티 내지 말라고 했는데, 우리 멤버들 얼굴이 너무 경직돼 있었다.

"아, 연기들 드럽게 못하네. 그렇게 긴장할 거면 그냥 티를 내."

내가 한마디 하니까 TV 채널을 이유 없이 돌리고 있던 박선재가 한숨을 푹 쉬고 나에게 달려왔다.

"형 나 너무 떨려서 심장이 밖으로 떨어져 나갈 거 같애. 형도 그래?"

"……어."

좀 생각해 보니까.

"……사실 나도 그래."

사실.

나도 그만큼 긴장하고 있었다.

당연한 것 아닌가.

이건 정말로, 무언가가 변화할지도 모르는 순간이었다.

신지운이 유튜브에서 VVV엔터 공식 계정에 들어갔다.

그리고 시계를 확인하다가, 정확히 1시에 업로드된 '여름의 별' 뮤직비디오를 바로 틀었다.

11월 중순의 여름은 잘 어울리지 않을까 봐, VVV엔터 쪽에서 좀 걱정을 했었다. 그런데 음악이 나오는 순간, 사실 계절은 그리 큰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뮤직비디오가 시작되는 순간, 지금의 계절이 잊혔다. 송다온은 듣는 사람, 보는 사람을 모두 압도하는 사람이었다.

호주의 해변에서 촬영한 뮤직비디오의 때깔이 기가 막혔다. 송다온은 힙하고, 매력적이었다.

[휴가는 짧아도 나를 알아가는 건]

[바이올렛 피즈 한 잔을 마시는 것처럼 쉬워]

[오늘은 이 해변에 앉아 투명하게 나를 알려줄게]

[영원한 여름의 별로 남을 밤이야]

[여전히 선택은 네 손에 남아 있고]

[만남이 짧아도 그렇게 기억할게]

채연재가 내가 쓴 가사에서 단어 하나, 하나를 골라가며 만든 영어 가사였다.

채연재는 가사의 의미가 모호해져도, 발음이 좋은 쪽을 선호했다. 나는 그 반대였기 때문에, 강효준의 집에서 작업할 때 싸움도 있었다.

채연재가 이긴 부분도 있고, 내가 이긴 부분도 있다. 나는 누가 이긴 부분이든, 우리가 최고의 합의를 도출했다고 확신한다.

그리고 나는 송다온이, 정말로 이만큼 사랑받을 만한 아티스트라는 생각을 했다. 빛나는 모래 위를 달리는 모습이며,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고혹적인 분위기가 사람을 사로잡았다.

뮤직비디오가 끝나고 나는 멤버들과 한마디 말도 없이 침대에 늘어져 있었다. 신지운이 시계를 보며 말했다.

"……벌써 50분 지난 거 알아?"

그러자 한효석이 중얼거렸다.

"말도 안 돼요."

"진짜야."

신지운이 핸드폰을 보여주는데 진짜로 50분이 지나 있었다.

그리고 다시 10분 후. 안주원이 나에게 핸드폰을 보여줬다. 보이드 엔터 직원들이 포효에 가까운 환호를 하는 모습을 촬영한 영상이었다.

시계를 보니까 2시였다.

"……지금 뭐가 성적이 나올 게 있어?"

내가 묻자 뒤늦게 멤버들이 급하게 핸드폰을 확인했다. 그리고 진짜로, 여섯 명이 동시에 핸드폰을 내 쪽으로 돌려줬다. 무슨 만화 연출인 줄 알았다.

동작이 같은 거에 비해 핸드폰에 뜬 건 제각각이었다.

하나는 음원 차트.

2시에 여름의 별이 탑백 1위에 있는 뭔가 좀 잘못된 차트.

그리고 또 다른 건 기사.

[클라루스의 기록, 클라루스가 깼다]

"1시에 나온 음원이 2시에 어떻게 탑백 1위에 떠?"

"1위로 진입한 거지."

나는 약간 이해가 안 됐다.

진짜로, 나는 그런 게 가능한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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