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실패하지 않는 아이돌의 기술 257화
[퍼라 콘서트 스트리밍 미쳤다 금토보다 일요일에 기다리는 사람이 체감상 더 많은 듯]
[↳진짜 입소문 났나?]
[↳아니 근데 너무 재밌어ㅠㅠㅠㅠ]
[무대도 X나 잘하는데 노래도 좋고 얼굴도 잘함]
[↳현장도 멤버 얼굴 전광판 크게 잡힐 때마다 헉한다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퍼라 멤버들 연기 더 안 해? 영화관에서 보고 싶어ㅠㅠㅠ]
[↳지금은 퍼라 활동만 하지 않을까ㅠㅠㅠ]
[↳아직 멤버들이 연기하기엔 좀 어림…….]
[↳↳아니 국선아가 언젠데 아직도 어려ㅋㅋㅋㅋㅋㅋ]
[↳↳↳그니까 국선아 때가 진짜 핏댕이들…….]
[↳↳↳↳ㅠㅠㅠㅠㅠ]
[↳↳↳↳그 핏댕이들을ㅠㅠㅠ]
[현장 분위기 좋지?]
[↳미쳤어 X나 짜릿해]
[↳콘서트 내내 카타르시스 느껴짐]
[첫날 이벤트 할 때 햇살이들 많이 울더라ㅠㅠ멤버들도 눈물 그렁그렁하고ㅠㅠ]
[↳나도ㅠㅠㅠㅠㅠ]
[↳가사만 봐도 그냥 울컥해…….]
인터넷 반응을 확인하던 안주원이 보이드 엔터 직원에게 물었다.
"스트리밍 진짜 일요일이 더 많아요?"
"어떻게 알았어요? 진짜로 늘었어요. 금, 토, 일 계속 늘어요."
입소문이 나면서 스트리밍을 보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었다.
일요일, 막콘이 시작되기 직전이었다. 멤버들은 3일 연속 이어지는 콘서트에 지쳐 있었지만 아무도 힘들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마지막 날은 민지호가 구호를 하기로 했다.
일곱 명의 손이 모이고, 민지호가 말했다.
"우리한테는 마지막 날이지만, 오늘 처음 온 햇살이들에게는 유일한 날이야. 보여주자! 오늘도 최선이 아니라 최고의 무대를 하자! 서드, 세컨!"
"퍼스트!"
그렇게 구호를 외치고 우리는 다시 무대로 향했다.
마지막 콘서트 날에 느껴지는 감정은 또 새롭다.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는 게, 시작도 하기 전부터 쓸쓸하게 느껴졌다.
뒤에서 달려온 민지호가 나에게 달려와 어깨동무하며 말했다.
"콘서트 안 끝났으면 좋겠다!"
"나도 안 끝났으면 좋겠다."
"그치? 역시 형아가 내 맘 제일 잘 알아!"
민지호가 말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더니 최고의 무대를 보여주겠다며 기운을 끌어올린다. 덕분에 나도 같이 팔팔해졌다.
일요일, 마지막 콘서트가 시작되었다.
* * *
regular_1228 정해원의 팬 이재희는 콘서트 3일 차에도 공연장에 도착했다. 이재희가 같이 온 친구에게 말했다.
"이러고 다음 주에 뻗겠지?"
"어, 이번 달 없어……. 나도 힘든데 넌 진짜 피곤하겠다."
"그니까. 근데 지금은 은근 안 피곤하다?"
"나도. 마약을 왜 해. 덕질을 하지."
"내 말이."
곧 세 번의 콘서트 중 마지막 날이 시작되었다. 3일 내내 중간의 몇몇 무대가 바뀌었기 때문에, 이재희는 다시 한번 올콘을 뛰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마지막 콘서트의 마지막 무대, 첫 번째 곡은 미니 4집 수록곡 'believe it'이었다. LED가 꺼지고, 음악 소리도 꺼진 후, 안주원이 멘트를 했다.
"빌리브 잇은 멤버들이 햇살이들과 함께 부를 수 있는 노래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내서, 해원이가 만들게 된 곡이에요. 그러니까 같이 불러주실래요?"
팬들의 시원한 대답 소리와 함께 노래가 시작되었다. 악기 소리가 사라진 공연장에, 맑고 청량한 박선재의 목소리를 시작으로 멤버들과 팬들의 목소리만이 들렸다.
[빌리브 잇, 밤하늘로 날아올라요]
[굿나잇 하고 인사를 하면, 꿈꾸는 시간이 시작되고]
[돋아난 날개로 날아 반짝이는 야경은 멀어져]
[현실은 모두 환상이 되는 그런 시간을 함께해요]
멤버들은 모두 이동차를 타고 무대 여기저기를 이동하며, 뒷자리의 팬들과도 인사하고 눈을 마주쳤다. 몽글몽글한 음악이 콘서트를 열정적으로 즐긴 팬과 아이돌 모두를 맑은 행복감으로 젖게 했다.
자리가 좋은 만큼, 이동차로 돌아다니는 동안에 이재희는 대형 스크린으로만 멤버들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화면에 행복해 보이는 정해원의 옆모습이 보였다. 최대한 많은 팬과 눈을 마주치려고 고개를 이리저리 돌릴 때마다 표정이 완전히 녹아 있어, 말랑버터라는 말을 떠올리게 했다.
그렇게 인사를 하고 다시 무대로 돌아오면, 미니 4집의 타이틀 별빛이 시작되었다.
별빛의 무대를 할 때는, 아름답게 별빛을 표현한 LED가 다시 켜지고, 팬들의 응원봉 역시 전부 별빛이 되어 경기장을 채웠다. 장관이었다.
"멤버들이랑 햇살이들이랑 다 같이 우주에 와 있는 거 같아……."
민지호의 말대로였다. 그 자리에 있는 모두가 우주에 와 있는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멤버들은 모두 무대를 뛰어다니며 별빛을 불렀다.
[oh 우주를 여행하는 건 즐거웠어]
[네가 있는 곳이 나의 목적지였거든]
[너를 만나 안녕하고 인사할 때가 첫 번째 exhalation]
[지나온 공허는 다시 우주가 되어 별이 빛나고]
[우리는 서로를 보며 반가워 웃어]
인사에 대한 가사가 있는 두 곡을 부르면서, 퍼스트라이트 멤버들은 아쉬운 마음으로 팬들과 몇 번이고 마음을 나누었다.
이재희는 자기가 있는 무대 방향으로 온 정해원을 보았다. 정해원은 이벤트나 마지막 멘트를 할 때도 울지 않다가, 지금 약간 울컥해서 잠깐 노래를 멈췄다. 콘서트가 끝나간다는 사실에 울컥한 팬들의 얼굴에 같이 울컥한 듯했다.
"아, 헤어질 때 울면 안 되는데……."
정해원의 입 모양이 그렇게 움직이고 콘서트가 끝나는 게 많이 서운한지 시무룩한 표정이 됐다. 그래도 아이돌이 천직이라 표정과 달리 손으로는 연신 하트를 만들며 애교를 부렸다.
이재희는 콘서트에서 행복해하는 정해원을 보며, 어쩌면 최애가 여기 없었을지도 모른다는 아찔한 생각을 떠올렸다. 끔찍한 상상이었다. 이재희는 진심으로, 정해원의 행복을 빌었다.
그렇게 마지막 곡을 끝으로, 멤버들은 별빛으로 가득한 공연장에서 마무리 인사를 나누었다.
"안녕! 햇살이들 고맙구, 잘 자구, 야식 먹어!"
"잠자리에 커피는 안 돼요."
"사랑해요! 진짜로 엄청, 엄청!"
"아, 행복하다!"
그렇게 인사하는 멤버들을 보내고, 이재희는 지금이 금요일 아침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마 여기 많은 팬들이 같은 마음일 거라고 생각했다.
* * *
양일 콘서트를 할 때도 그랬지만, 3일 콘서트를 하고 나니 딱 무대를 내려왔을 때 공허함이 말로 다 할 수 없을 정도였다. 무대에서 내려와 대기실로 향하며 민지호가 말했다.
"……지금이 금요일 아침이면 좋겠어."
그 말에 나도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리 피곤해도, 처음부터 다시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다시 팬들을 만나고, 무대를 하고 싶었다.
"진짜로 금요일이면 좋겠다."
우리는 그렇게 이야기하며 대기실로 돌아왔다.
이렇게 큰 무대를 하고 나면 우리는 의식처럼 대기실 바닥에 매트를 깔고 냅다 드러누웠다. 그렇게 옹기종기 모여서, 잠깐 쉬는 것이 우리의 패턴이 되었다. 처음엔 황새벽이 거의 기절해 있어서 멤버들이 옆에 하나씩 따라 드러누운 게 습관이 된 것 같다.
오늘도 그렇게 누울 걸 알고 직원들이 잠깐 복도 불만 남기고 대기실 불을 꺼줬다. 신지운이 말했다.
"삼 일 다 최고였지만, 오늘도 진짜 최고였다. 그치?"
"웅!"
"콘서트 또 하고 싶다."
그렇게 이야기하다가 보면 또, 콘서트가 끝나자마자 다음 콘서트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렇게 무대 얘기를 하니까 거의 죽어 있던 황새벽이 중얼거렸다.
"무대에 미친 놈들……."
"너도 그렇잖아."
내 말에 황새벽이 대꾸했다.
"너 정돈 아니야……. 난 정상인이니까……."
"새부기 빨간 머리 멋져!"
"알아……."
"형."
"운동 안 해……."
한효석이 뭐라고 말을 하기도 전에 황새벽이 차단했다.
그렇게 낄낄거리고 이야기를 하고 나서, 우리는 준비해 준 도시락을 먹어 치우고 숙소로 향했다.
숙소에 들어와 딱 불을 켜고 나서, 나는 멤버들을 돌아보며 말했다.
"우리가 팀이라 다행이다. 콘서트 끝나고 혼자 집 오면 진짜 쓸쓸할 거 같은데."
"내 말이."
외로움 많이 타는 신지운이 특히 격하게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박선재가 손짓했다.
"우리 숙소에서 영화 볼까?"
"보자!"
민지호가 냉큼 대답하고, 한효석이 말했다.
"새벽이 형, 팝콘 있어요?"
그 말을 듣자마자 진작 우리 숙소에 들어와 바닥에 쓰러져 있던 황새벽이 일어났다.
"있어. 튀겨줄게. 야, 신지운. 핫도그 시키자."
"아, 형. 이미 시키고 있지."
결국 3일 내내, 아니, 콘서트를 준비하는 시간까지 합치면 일주일 내내 모여 있고도 모자라서, 콘서트가 끝나고도 우리는 거실에 옹기종기 모여서 영화를 틀었다.
* * *
멤버들 모두가 콘서트에 대한 고마움을 X버스에 표현하고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 멤버들이 숙소에 모여 야식과 함께 영화를 보는 사진이 올라왔다.
[막내 : 햇살이들♥ 우리 야식 먹으면서 영화 볼 거예요! 꺄><]
[↳오구 그래쩌어ㅋㅋㅋ]
[↳근데 왜 꼭 해원이네 숙소로 모여????]
[↳↳새벽 : 정해원이 있는 숙소가 많이 깨끗해…….]
[↳↳↳아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겠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그렇게 모여 있고 또 모여 있냐구ㅋㅋㅋㅋㅋ]
[진짜 모여 있는 거 좋아해ㅋㅋㅋㅋ]
[귀여운데 부럽다]
[↳222부럽다]
[↳333햇살이들 자리 만들어줘ㅠㅠ]
그리고 곧 민지호가 사진 한 장을 올렸다. 소파에 빈자리를 만들어 놓은 사진이었다.
[민조 : 여기 햇살이들 자리 하기로 했어!!!!!!!!!!! 우리가 회의했는데 제일 좋은 자리야!!!!!!!!]
[↳오 맘에 들어]
[↳↳민조 : 그치!!!!!!!!!!!!!]
[↳↳안주원 : 새벽이가 햇살이들 피곤하니까 누워서 봐야 한다고 좀 더 길게 자리 만들어주자고 했는데 어떡할까요?]
[↳↳↳아니 앉아서 볼게]
[↳↳↳너네 있는데 불편해서 어떻게 누워서 봐…….]
[↳↳↳↳새벽 : 난 햇살이들 있어도 누워서 볼 거야]
[↳↳↳↳↳넌 인정]
[↳↳↳↳↳아기자몽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해원 : 햇살이들도 같이 볼래요? 1시 2분에 영화는 17분이었어요]
[↳틀었어!]
[↳진짜 같이 보는 거네ㅋㅋㅋ]
[아기자몽 : 방금 봤어? 무서워어ㅠㅠ]
[↳효석 : 밤에 보면 형이 더…….]
[↳↳아기자몽 : 이 사람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얘들아 뭐하니ㅋㅋㅋㅋ]
그렇게 팬들과 멤버들이 연신 X버스로 이야기하며 영화 관람이 이어졌다.
[콘서트 끝나고 팬들이랑 같이 영화 보는 아이돌이 있다?]
[↳와 진짜 같이 보고 있네ㅋㅋㅋㅋㅋ]
[↳아이디어 좋다]
[퍼라 체력 진짜 좋네 3일 콘서트하고 팬들이랑 영화 봐ㅋㅋㅋㅋㅋ]
[↳역시 한효석 보유 그룹…….]
[↳퍼라 팬들도 체력 좋다 안 힘든가ㅋㅋㅋ]
[↳↳힘들고 행복함ㅎㅎ]
[↳↳퍼라 덕질 하려면 체력 좋아야 돼 보이드랑 퍼라랑 잘 맞아서 떡밥 끝없이 줌ㅋㅋ]
[입덕부정기였는데 이번에 콘서트 스트리밍하고 영화 같이 보면서 그냥 입덕 하기로 함ㅎㅎ]
[입덕은 시끄럽게 하는 거 맞지? 나도 하려고]
[이번에 콘서트 입덕 개많을 듯]
[↳난 콘서트도 재밌었는데 끝나고도 X버스 다 오는 거 보고…….]
[↳↳맞아 팬들이랑 아이돌 분위기가 너무 좋더라]
[↳↳↳이거 중요해ㅠㅠㅠ 콘서트 끝나고 너무 허하단 말이야ㅠㅠㅠ]
[내 영혼 체조에 두고 왔는데 영화 보면서 좀 되찾았다…….]
[↳그래도 다시 금요일 되면 좋겠어…….]
[↳↳맞아ㅠㅠ]
[↳↳콘서트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