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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실패하지 않는 아이돌의 기술-280화 (280/380)

절대 실패하지 않는 아이돌의 기술 280화

[지난 번에 예능 촬영 중에 경찰왔다는 거 주어 나옴]

[↳찌라시 아니었어???]

[↳누군데??]

[↳↳퍼라 해원]

[↳↳↳뭐?]

[↳↳↳어? 해원이?]

[X발 찌라시 아니었잖아]

[미미미미친 현역 아이돌 얼굴을 노렸다고??????????]

[X나 악의적임 애초에 얼굴 노린 거면 아이돌 활동 못하게 할 생각이었던 거 아니냐]

[브엠 직원이 그랬다는데 직원을 못 믿으면 촬영 어떻게 해…….]

[퍼라 팬들 진짜 어떡하냐…….]

[내가 정해원이면 방송 못함ㅎㅎ X발 공연장 가면 사생있지 예능 촬영가도 칼 맞을까봐 떨어야 돼?]

[근데 정해원 팬들한테 너무 스트레스 주는 거 아니냐 피로도 높아져서 탈덕 많이할 듯…….]

[↳꺼져]

[↳야 이건 너무 티났다]

[↳룩스인데 지금까지 퍼라 팬들 이런 어그로랑 싸워온 거니ㅠㅠㅠ]

[↳↳알아줘서 고마워…….]

[햇살이들! 한 달 짧아 멘탈 꽉 잡자 현생에서 친구들이랑 맛있는 거 먹고 푹 쉬면서 기다리면 돼!]

[↳맞아 우리 현생 돌아볼 기회라고 생각하고 기다리자]

[↳아마 해원이 중간중간 자기 영화 같이 보자고 올려주고 그럴 듯ㅋㅋㅋ]

팬들의 예상대로, 기사가 올라오기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X버스에 셀카와 함께 정해원의 글이 올라왔다.

[해원 : 내 사랑들! 바쁜 시기에 쉬게 돼서 미안해요ㅜㅜ 아 우리 미안하다고 안 하기로 했으니까 취소할게요! 셀카도 많이 올리고 X버스도 자주자주 올 거니까 나 잊어버리면 안 돼ㅠㅠ 한 달 푹 쉬면서 영화도 보고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포동포동해져서 복송아지가 돼서 돌아올게요 정말 정말 많이 사랑해요♥]

[↳셀카 뭐야 청량하다ㅠㅠㅠㅠㅠ]

[↳어디서 찍은 거야????]

[↳↳해원 : 우리 집 근처! 집에 와서 부모님이랑 놀고 있어요><]

[해원이 부모님이랑 놀고 있대ㅋㅋㅋ]

[↳맞다 해원이 집에서 막내지ㅋㅋㅋ]

[↳↳그러네ㅠㅠㅠ]

[↳↳↳팀에서는 맏형라인이라 잠깐 잊어버렸어…….]

[↳↳↳그것도 늦둥이 막내ㅠㅠㅠ]

[해원아 셀카 매일 안 올려도 되니까 푹 쉬고 와]

[↳해원 : 안 올리면 나 보고 싶을 텐데…….]

[↳↳ㅠㅠㅠㅠ그건 맞아ㅠㅠ]

[↳↳얘 뭐야 야 송아지가 이러는 거 아니야…….]

[↳↳아니 미치겠네]

[아기자몽 : (사진) 한 달만 기다리자 햇살이들]

[↳단체 사진 뭐야ㅠㅠㅠㅠㅠㅠ]

[↳사진 너무 예쁘다ㅠㅠㅠㅠ]

[새벽 : 햇살이들 한 달 동안 내가 정해원한테 잘 쉬는 법 알려 줄게]

[↳잘 쉬는 법이 뭐야??? 나도 알려줘]

[↳↳새벽 : 일단 누워 최대한 누워야 돼 어지간한 일 아니면 일어나면 안 돼 누가 불러도 긴박해 보이지 않으면 자는 척해 햇살이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건 맞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04즈 서로 성향 어떻게 이렇게 다르냐고ㅋㅋㅋㅋㅋ]

기사는 밤사이 차차 늘어나다가, 새벽녘에 폭발하듯 쏟아지기 시작했다.

[VMC 주가 여기가 바닥인 줄 알았더니 지하가 있었네요ㅎㅎ]

[↳ㅠㅠㅠㅠ]

[↳살……려……줘…….]

[↳진작 손절하고 나올 걸 그랬네요…….]

[내가 보는 게 영화 시놉시스야 실화야]

[애초에 왜 칼질을 한 거래요?]

[↳승계 경쟁 때문이죠 보나마나]

[VMC 승계판 완전히 새로 짜야겠는데요ㄷㄷㄷ]

[↳애초에 캔캔 스튜디오 제작자였던 장선영 부대표 날릴 때부터 새판이었죠 캔캔 통해서 승계하려는 것 같던데……. 요즘 일감 쌔빠지게 몰아주더라고요ㅎㅎ]

[↳↳이거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잡아야 되는 거 아닙니까]

[↳↳↳아직까지는 조용하네요]

[↳↳↳↳근데 또 영화계라는 게 일감 몰아준다고 무조건 수익 나는 게 아니라 잡기 애매한데가 있죠…….]

[칼질한 놈 단독범죄라고 기사 뜨네요]

[↳그럴 리가ㅋㅋㅋㅋㅋㅋㅋ]

[↳X팔 말이 되나ㅋㅋㅋㅋㅋㅋㅋㅋ]

[↳과잉충성인가요]

[근데 정해원 활동 못하는 거랑 승계에 연관이 있어요?]

[↳강효준 최대 업적이 보이드 엔터인데 정해원 없으면 경쟁 상대 나가리 되니까요]

[↳최대 업적까진 아닌듯요 본업이 A&R이라 클라루스 키운 것도 지분 있을 겁니다]

[캔캔에서 지금 텐트폴 영화 준비하던데 이 영화 흥행이 분기점일 것 같네요]

[↳아니죠 분기점은 클라루스 재계약임]

[↳↳이것도 맞죠ㅋㅋㅋㅋㅋㅋㅋ 저 영화가 전세계급 흥행하는 게 아닌 이상]

* * *

-아무튼 다친 곳 아예 없으니까 걱정하지 말고. 회사가 좀 과해. 한 달을 쉬라고 한다니까? 다친데도 없는데 뭘 쉬래.

기사가 올라가자마자 정해원의 누나, 정수연은 동생에게서 전화를 받았다. 정해원은 여느 때처럼 한참을 투덜투덜거렸다. 그게 가족들을 덜 걱정시키는 방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정수연도 치미는 감정을 참고 물었다.

“그래서 영국 온다고?”

-응, 다음주 중에 갈게.

“또 며칠을 눌러 붙으려고.”

-나 회사에서 호텔 잡아놨대.

“야, 미쳤어? 돈 아깝게 무슨 호텔을 잡아. 집에 와서 애나 봐.”

그렇게 이야기하고 있으니까, 요즘 들어 뭐든지 자기가 해보려고 하는 노을이가 와서 손을 뻗었다.

“엄마, 내가. 내가아.”

“어, 야. 노을이가 바꿔 달래.”

-으응. 바꿔줘.

바로 핸드폰을 노을이에게 줬더니 둘이 뭔가 대화를 하고 있었다.

원격 육아를 맡겨놓은 정수연은 남편인 앤서니 맥긴리도 거의 동시에 전화를 받고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잠시 후 전화를 끊은 앤서니 맥긴리가 말했다.

“처남 관련해서 인터뷰할 수 있겠냐는데?”

“무슨 인터뷰? 해원이? 한국에 있는 애 인터뷰를 영국에서 해?”

“슈퍼스타니까.”

앤서니가 눈을 부릅뜨고 강조했다. 그런 남편을 보며 정수연은 어쩌면 팬심은 가족애를 능가하는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정수연이 물었다.

“그래서 인터뷰 한다고 했어?”

“처남한테 물어보려고. 어쩌면 지금이 퍼스트라이트를 영국에 알릴 기회일지도 몰라. 물론 지금도 차차 알려지고 있지. 그런데 더 확실하게! 퍼스트라이트를 영국의 국민 그룹으로 만드려면!”

“……해원이보다 꿈이 더 크지 않아? 그리고 우리 집에 퍼스트라이트 팬 너무 많지 않아?”

아무래도 동생이 한국에 오면 거의 팬미팅이 따로 없겠다고 정수연은 생각했다. 안 그래도 쉬러 오는 애를 집에다 두는 건 좋은 생각이 아닌가, 싶기도 했다. 차라리 호텔이 낫지, 싶기도 하고……

그나저나 영국에서 인터뷰를 할 정도라니.

2년 내내 집에만 있어서, 미래를 걱정하던 동생이 어느새 멀리 떨어진 영국 언론까지 관심을 가질 정도로 스타가 되었다는 게 여전히 꿈 같았다.

영국 언론과 인터뷰를 해도 되냐고 정해원에게 물었더니 회사와 이야기해보겠다고 했고, 금방 보이드 엔터 직원에게서 전화가 왔다. 그리고 그날 오후에 바로 현지 기자가 두 사람의 아틀리에를 방문했다.

동생의 사고 소식과 VMC 승계에 대해서 기자가 질문했는데, 대부분 자세히 모른다고 대답했다. 진짜 모르기 때문이었다.

사고 관련 소식은 짧게 지나가고, 기자가 물었다.

“동생이 영국에 오면, 가장 추천하고 싶은 영국 음식은 뭔가요?”

음식? 갑자기…….?

“뭐, 미트파이?”

“아, 좋은 선택이네요. 혹시 영국 가수 중에 제일 좋아하는 가수는 누군지 알 수 있을까요?”

“동생이 제일 좋아하는 가수요? 토니, 알아?”

“응, 당연히 알지.”

그러더니 갑자기 이런저런 영국 관련 질문을 쏟아냈다. 두 번째 질문에 가서야 국뽕을 채우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VMC 건에 관한 질문은 짧았고, 클라루스 작곡에 참여하게 된 계기라든지, 정해원 개인의 기호 같은 것에 대한 질문이 더 많았다.

내 동생이……. 사실 내가 생각한 것보다 더 유명인이야?

정수연은 새삼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다.

* * *

기사가 터지자마자 제일 먼저 한 건 본가에 가서 쉬는 일이었다.

부모님은 내가 아이돌 생활을 계속하는 것에 걱정을 많이 하고 계셨다. 다행히 누나가 부모님에게 ‘진짜 다친 것도 아닌데 뭔 상관이야, 그냥 자기 하고 싶은 거 하게 놔둬.’라고 말하며, 아이돌을 그만두라든지 하는 말은 하지 않으셨다. 참 쿨한 사람이다.

집에서는 부모님이 해주신 음식을 먹고, 푹 자다가 서울로 돌아왔다. 내 방에서 2년 내내 지내면서, 영화를 엄청 많이 보기는 했지만 블루레이를 살 돈이 있었던 건 아니니 대부분 OTT로 봤다. 이제는 내 방에 블루레이를 볼 장비를 어느 정도 갖춰놨다.

거기서 내내 영화를 보고, 좋아하는 영화를 또 봤다.

세상에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궁금했지만, 내 멘탈로 버틸 자신은 없었다. 거기다 영화도 궁금했다.

“쉬는 거 나쁘지 않은데……”

나는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쉬어보니까, 사람들이 왜 쉬는 걸 좋아하는지 알 것 같았다.

문제는, 쉬는 게 생각보다 너무 좋았다는 거였다. 이러다 영영 못 돌아가는 게 아닌지, 좀 걱정이 될 정도였다.

작업을 해보려고 잠깐 맥북을 켰다가도 다시 껐다. 활동을 중단하니까, 작곡 시퀀서를 켜는 것도 지금은 하고 싶지 않았다.

오늘은 사운드오브뮤직을 볼 생각이었다. OTT에서 적당한 화질로만 봤는데, 오늘 블루레이로 보면 좀 더 좋은 화질로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살면서 다섯 번은 봤으니까, 여섯 번째 정주행이었다.

영화를 막 틀었는데 민지호에게서 톡이 왔다.

[민조♥ : 형 또 재미없는 영화 볼 거지!]

[다 재미있다니까?]

[민조♥ : 매드맥스만큼은 아니잖아!!!!]

민지호는 정말로 매드맥스를 좋아한다. 매드맥스에 등장하는 모든 장면을 좋아하는 것 같다. 인생 영화를 가지고 있다는 건 참 좋은 일인 것 같다.

멤버들의 영화 취향을 생각해보면, 다들 참 자기랑 어울리는 영화를 좋아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내가 같은 영화를 여러 번 봐서 그런지, 멤버들도 같은 영화를 여러 번 볼 때가 있다. 안주원만 해도 머니볼을 내가 본 것만 대여섯 번은 본 것 같다. 나도 야구는 모르지만 좋아하는 영화라 틀어놓으면 나도 옆에서 같이 보곤 했다.

그렇게 생각하며 영화를 틀었는데, 블루레이 화질은 좋은데 우리 집, 내 방에서 적당한 크기의 TV로 보려니 조금 아쉬웠다. 사운드오브뮤직은 큰 화면에 좋은 사운드로 봐야하는 영화인데, 강효준 대표네 집에 시설 빵빵한 영화관이 있다고 하니까 거기 얹혀서 보는 게 좋을 것 같았다. 어차피 집도 안 들어가는데 내가 알차게 써주면 그 집도 고마워 할 거다. 히히.

그렇게 생각하며, 나는 그만 부모님 속은 썩이고 남의 속을 썩이기 위해서 서울로 올라가려고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 거의 짐을 다 챙겼을 때, 핸드폰이 울렸다.

스파이였다.

나는 바로 전화를 받았다.

“어, 형 왜?”

-해원아, 너 지금 본가지?

“어어.”

어떻게 알았는지 이번에는 안다. X버스 봤겠지…… 스파이는 내 X버스는 물론 우리 멤버들 X버스, X스타그램을 다 항상 확인했다. 역시 스파이가 적성인 사람이다. 내가 물었다.

“무슨 일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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