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실패하지 않는 아이돌의 기술 309화
[재계약하고 사흘 지난 거 아니 룩스들……?]
[↳그럴 리가 없는데……?]
[↳아닌데 어젠데……?]
[뽕차서 사흘 내내 우리 팀 영상만 봤더니 멀미난다]
[↳나도ㅎㅎ 사흘 순삭ㅎㅎ]
[↳진짜 입덕 직후보다 더 격하게 덕질 중이야ㅋㅋㅋㅋㅋ]
[나 연재랑 동갑인데 과장 아니고 삼십 대 된 이후에 제일 행복했다]
[↳나도ㅠㅠㅠㅠ]
[↳진짜 벅찰 일 없었는데 내 돌이 이렇게 벅차게 해주네…….]
[나 이번에 느낀 거ㅋㅋㅋㅋㅋㅋㅋㅋ내가 완전체 안 될 거란 거 받아들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더라ㅋㅋㅋㅋㅋㅋㅋ클라루스 갈라졌으면 그냥 매일 울었을 것 같아]
[↳나도 내가 받아들인 줄 알았지……. 완전체 소리 듣고 이렇게 눈물 나는데 받아들였을 리가ㅎㅎㅎ]
[근데 해원 후배님? 피디님? 진짜 뭘 어떻게 한 건지 너무 궁금햌ㅋㅋㅋㅋㅋㅋㅋㅋ]
[↳궁금한데 다음 앨범 스포인가 봐ㅠㅠ]
[↳↳울 애들 스포 못 참는데 잘 참았다ㅋㅋㅋㅋ]
[↳↳↳다음 클라루스 완전체 앨범 스포를 할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에 또 오열하는 룩스 하나…….]
[↳↳↳↳룩스 둘…….]
[↳↳↳↳나도 울어ㅠㅠㅠㅠ]
[대충 느낌으로는 해원 후배님이 보이드에서 완전체로 활동하자고 잡은 거 같지?]
[↳이건 알겠는데 도대체 어떻게 잡았는지를 모르겠어ㅠㅠ]
[↳그냥 애들이 너무 고마워 하고 있다는 건 확실히 알겠고 나도 진짜 너무 고마워]
[↳해원 후배님 뭐 해드려야할지 몰라서 일단 저작권료 받으시라고 앨범 지르고 왔다ㅋㅋㅋㅋ 나보다 일곱 살 어린 후배님한테 극존칭 쓰게 되네]
[↳↳나도 해원 후배님한테 자동으로 극존칭 나와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온이가 진짜 엄청 아끼는 후배라 원래도 애꼈는데 이제 그냥 내 새끼 됐다ㅠㅠ]
[퍼라 해원 인스타 팔로워 숫자 느는 거 봤냐 진짜 돌았음ㅋㅋㅋㅋㅋㅋㅋ]
[↳나 구백만 막 넘긴 거 보고 잠들었는데 깨보니까 천만이더라 미친 거 아니냐 진짜ㅋㅋㅋ]
[퍼라 이번에 클라루스랑 같소속사 된 거 득인 거 같아 실인 거 같아?]
[↳실]
[↳X나 득이지 회사가 전세계에 이렇게 미친 듯이 언급되는데ㅋㅋㅋㅋㅋㅋㅋ]
[↳이번에 리패키지도 백만 장 넘게 팔 것 같더라]
[↳↳이건 클라루스랑 전혀 상관없잖아?]
[↳↳↳아예 없진 않지 솔직히 클라루스 팬들 영향 있을 듯]
[↳↳↳↳퍼라 지난 앨범 초동 180만 장임ㅎㅎ 뭔 영향ㅋㅋㅋㅋㅋㅋㅋ]
[벌써 퍼라랑 클라루스 묶어서 마플 타려는 사람들 보이네]
[↳그니까ㅎㅎ X나 보임]
[↳그게 긁히겠냐고ㅋㅋㅋㅋㅋㅋ]
[↳심지어 햇살이랑 룩스 둘 다 웬만한 걸로 안 긁힐 멘탈들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냥 룩스들은 해원이 예뻐서 죽던데 거의 입양한 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해원이 스키퍼야…….]
[↳↳맞아 그래도 최애는 준희 형이야…….]
[↳↳↳해원이 이제 큰일났다 우리 애들이지만 클라루스 이걸로 끝까지 놀릴 사람들인데ㅋㅋㅋㅋㅋㅋ]
[와 일본 실트 계속 해원 후배 있네ㅋㅋㅋㅋㅋㅋㅋ]
[↳원래도 퍼라 일본 인기 많지??]
[↳↳X나 잘나감]
[생각해보니까 보이드 대표 개부럽네 재벌자식아 무슨 수로 우리 애들을 꼬셨느냐…… 고오맙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클라루스 쩔긴하다ㅋㅋㅋㅋㅋㅋㅋㅋ 전세계 트랜드 3일 내내 1위인 게 가능하냐ㅋㅋㅋ]
[나는 브삼 재계약 거의 확정됐던 멤버들 있었는데 어떻게 아무도 재계약을 안 하게 된 건지가 진짜 너무 궁금해]
[↳내 말이ㅋㅋㅋㅋㅋ브삼 심지어 재계약 확정 전에 멤버 개인 채널도 팠었잖아]
[↳↳이거 다 닫았더라]
[↳↳누구야?]
[↳↳↳다온, 여름]
[단체 라방 보니까 다온이 먼저 보이드랑 계약 총대 멨다던데 이 과정에서 해원이랑 얘기 많이 한듯]
[↳미치겠네 진짜 아니 이거 다음 앨범까지 어떻게 기다리는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년 안에 당연히 클라루스 영화 나올 텐데 이 재계약 장면은 무조건 등장할 듯]
[↳↳너 N이지]
[↳↳근데 클라루스 영화 안 나올 수가 없음 우리나라에서도 만들고 미국에서도 만들고 한미 합작으로도 만든 다음에 OTT에서 다시 시리즈로 낼 듯]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X나 만드네]
[↳↳↳근데 진짜 그럴듯]
[이번에 클라루스 계약은 그냥 엔터의 역사라는 다큐를 찍어도 하이라이트 장면임 말이 안 돼 이미 기록마다 갈아치우면서 레전드 찍은 팀 멤버들이 계약 종료 후에 다 따로 가기로 마음 먹었는데 어떤 계기로 신생 기업에서 완전체 계약한 거야 조건도 당연히 여섯 명 다 상상 이상으로 크게 양보했을 텐데 진짜 팬 하나 보고 함께 간다는 거 말고는 설명이 안 돼]
[↳나 룩스 사흘 만에 겨우 눈물 멎었는데 또 운다 책임져라 이 자식…….]
[↳이렇게 보니까 룩스들 사흘 내내 뽕차있는 거 이해 가고도 남는다ㅋㅋㅋㅋㅋ]
[룩스들 나 궁금한 거 하나 있는데 퍼라 이번 정규 앨범 컨셉이 영원이었잖아 이거 클라루스랑 관계 있을까?]
[↳어……?]
[↳와씨 이거면 진짜ㅋㅋㅋㅋㅋㅋㅋㅋㅋ]
[↳룩스들 이거 내가 클라루스팬이어서가 아니라 진짜로 연관 있는 거 같아ㅠㅠ]
* * *
나는 정말로 팔로워가 천만 명이 넘어 있는 것을 보았다.
만약에 우리 팀에서 누군가가 팔로워가 천만 명을 넘는다면 05즈 중 하나일 거라고 생각했다. 신지운은 가까워지고 있고, 안주원은 영화가 개봉하면 가능할 거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보다.
[스파이 : (사진)하필 내가 확인했을 때 천만이더라고]
어후, 이거 고맙긴 한데 왜 소름 끼치지? 어떻게 천만에 맞춰서 캡처한 건데요…….
[스파이 : 다른 스파이랑 일하더라도 꼭 이런 거 해주는 사람이랑 일해…….]
이 형은 또 왜 이래. 새벽 두 시도 아닌데.
[고마워 형 이런 거 해주는 사람 진짜 형 밖에 없다ㅜㅜ]
내가 왜 이러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누가 나한테 서운해하면 내가 못 견디기 때문에 일단 그렇게 달랬다.
진짜 신기한 건, 천만 캡처를 해서 보내준 게 스파이만이 아니었다는 거였다.
회사는 물론이고, 마태오 촬영 때부터 이래저래 같이 작업을 많이 해온 주얼리 브랜드 디 밀리아르디에서는 아예 천만 기념으로 만든 케이크를 이 시간에 보내줬다. 브랜드 컬러를 사용한 풍선과 선물도 함께였다.
선물 상자를 열어보니 내 이니셜이 새겨진 넥타이핀과 초콜릿, 그리고 브랜드에서 운영하는 호텔 바우처가 들어 있었다.
“오.”
내가 좋아하니까 옆에서 사진을 찍어주던 신지운이 말했다.
“호텔 가면 일하는 기분 나지 않아?”
“여기 런던에 있대. 우리 누나 런던에 있는 거 아니까 런던 지점으로 준 거 아닐까?”
“아, 수연 누나 엄청 좋아하겠다.”
“그치, 심지어 받은 거잖아. 내가 사주면 잔소리가, 잔소리가 아주…….”
“아, 좋겠다. 나도 형제 있었으면 좋겠다.”
“형 있잖아.”
“며칠이나 차이 난다고…….”
“반년 인마, 반년.”
그렇게 사진을 찍고 났더니 민지호가 케이크를 뚫어지게 보는 게 보였다. 내가 말했다.
“민조, 케이크 먹을까?”
“안 돼……. 흑.”
민지호가 말하고 우는 시늉을 했다. 이번에는 평소보다도 극한의 다이어트 중이라 케이크 한 입도 못 먹는 모양이었다.
박선재와 한효석은 둘 다 다이어트 중은 아니었는데, 그래도 그냥 포크를 내려놨다. 동생 셋이 의리가 있다.
나는 바로 누나에게 바우처를 보내줬다.
[받은 거야 산 거 아님]
[누나 : 널 왜 줘?]
[누나 : 네가 뭔데]
‘네가 뭔데’라니 이 사람아…….
나는 멈칫했지만 답을 보냈다.
[나 연예인이잖아 누나…….]
[누나 : 와 이 호텔 토니랑 결혼 10주년에 가자고 했는데]
[누나 : 벌써 가면 10주년엔 어디 가라고]
[누나 : 알았어 일단 가볼게]
[사진 많이 찍어와]
[누나 : 당연한 거 아님?]
누나가 이렇게 내 톡에 길게 답해준 거 처음 봤다.
많은 예술가들에게는 자신만의 호텔이 있는 것 같다. 집도 아니고, 작업실도 아닌 장소들.
그래서인지 생각보다도 좋아하는 것 같아서 나도 기분이 좋아졌다.
그리고 연락한 김에 누나는 나에게 우리 노래에 맞춰서 흔들흔들 춤을 추는 노을이 영상을 보여줬다.
[누나 : 노을이 최애곡 별빛임]
[누나 : 안 궁금하겠지만 토니 최애곡은 맑은 날이랑 스테이야]
[왜ㅋㅋㅋㅋㅋㅋㅋ 매형 최애곡도 궁금해]
[누나 : 팬서비스 잘하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톡을 보며 낄낄거린 후, 다시 연습을 시작했다.
뭐가 어찌 되었든, 세상이 내일 당장 망하더라도 우리는 우리의 무대를 준비해야 했다.
우리의 팬들이 기다리고 있으니까.
* * *
연습을 끝내고 숙소로 돌아와서 자려는데, 핸드폰이 계속 울렸다. 이춘형이었다.
내가 클라루스 재계약에 관여했다는 게 알려진 이후부터였다. 내가 VVV엔터로 갈 것처럼 이야기했었는데, 일이 이렇게 됐으니 많이 빡치긴 했을 것이다.
전화를 안 받으니 협박 문자가 날아왔다. 무시하고 있기는 한데, 그래도 좀 기분이 안 좋기는 했다.
나는 이춘형과의 전화 녹음 중에 혹시 쓸만한 게 있을까, 싶어 다시 들어볼까 고민했지만 그만뒀다. 그럴 정도 멘탈은 아니었다.
그래서 그냥 스파이에게 몽땅 보내버린 후에 힐링을 위해 햇살이들이랑 놀까, 하다가 갑자기 X버스와 X튜브 밖의 인터넷 반응이 좀 궁금해졌다.
클라루스가 보이드 엔터와 계약한 이후에 이상하게, 나는 오히려 마음이 놓였다. 심지어 X버스와 X튜브 외의 곳에서 인터넷 댓글을 볼 정도의 멘탈이 생겼다.
이 회사가 우리만 보고 있을 때보다 오히려 편했다. 계약 전에는 혹시 보이드 엔터가 우리한테 소홀해질까 봐 강효준 대표에게 그러지 말라고 부탁까지 했었다. 그런데 정작 보이드 엔터는 여전히 퍼스트라이트의 하반기를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고, 클라루스를 위한 팀은 강효준 대표가 알아서, 우리가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따로 떨어진 곳에서 꾸려지고 있었다.
회사에 다른 팀, 그것도 좋은 선배가 있다는 게 은근 든든하게 느껴지기 시작한다.
나는 한참 고민하다가 X위터에 ‘정해원’을 검색해 봤다.
“아…… 포카 나온다고 했지. 뭐 하라고 했지……. 안쭈가 뭘 빼라고 했는데…….”
나는 거래 글이 너무 많이 뜨는 걸 보고 당황했지만, 안주원이 하라고 했던 방법이 생각이 안 났다. 햇살이들의 글을 찾는 게 너무 어려워서, 민망하긴 하지만 ‘말랑버터’를 검색해 봤다.
[웃는 거 넘 말랑버터야…….]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순수우유말랑버터복송아지고양이]
[컨포 촬영 영상 봐주실 분…… 말랑버터가 아닌(앞에 햇살이 없음) 정해원 얼굴(영상)]
[↳우와……. 이야…….]
[↳어떻게 5초짜리 영상이 100시간 동안 안 끝나?]
햇살이들이 쓴 글 속에 나는 세상에 다시없이 말랑말랑하고 귀여운 사람이 되어 있었다.
“햇살이들이 우리 엄마보다 날 더 귀여워해 주네.”
나는 베개에 팔을 두고 엎드려서 웃었다. 이상하고, 신기하고, 행복했다. 금방 세상 모든 걱정이 사라질 정도로 힐링이 됐다.
“엄청 고맙네…….”
나는 생각하며 핸드폰을 두고 한쪽으로 몸을 돌려 누웠다.
최대한 오래오래, 이런 사랑을 받고 싶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