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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실패하지 않는 아이돌의 기술-336화 (336/380)

절대 실패하지 않는 아이돌의 기술 336화

나는 송캠프를 허투루 보내고 싶지 않았다.

다들 귀한 시간 내서 여기까지 와주는 건데…… 1박 2일의 시간을 1초 1초까지 아껴서 쓰고, 가지고 있는 능력치를 쥐어짜야만 여기 참가해준 작곡가들과 A&R들에게 보답하는 방법일 것 같다고 생각했다. 적은 시간 동안, 최상의 작업물을 만들어낼 거다.

아무튼 송캠프는 내일 오후 한 시 시부터이고, 그전까지는 신지운과 안주원이 짠 느슨한 스케줄에 해당하는 우정 여행이었다.

다행히 교통 상황이 좋아서 생각보다 일찌감치 목적지에 도착했다.

송캠프를 위해 바닷가에 있는 건물을 빌렸다. 서로 소통을 하기 좋게 하려고 회사에서 고민의 고민을 거듭해 구한 장소였다.

바다도 보이고, 아래 있는 카페도 공용 작업 공간으로 빌렸다.

멤버들은 객실에 들어가서 짐을 풀자마자 마트에 갈 사람을 정했다. 신지운이 말했다.

“나랑 안주원이 고기 사야 되니까 가위바위보해서 한 명이 가고, 나머지 중에 한 명이 가자.”

“나 마트 가고 싶어, 나 빼고 해.”

박선재가 마트에 가고 싶다고 해서, 빠지고 황새벽과 나, 빌런즈가 가위바위보를 했다. 우리 쪽에서는 내가, 저쪽에서는 신지운이 마트를 가게 되었다. 신지운이 일행을 보며 투덜거렸다.

“뭐야, 맨날 보는 사람들이네.”

같은 숙소 인원이었다. 나는 추워서 막냉이에게 매달려서 말했다.

“빨리 갔다가 오자, 춥다.”

“새부기! 여기 따듯해!”

민지호가 그 사이에 황새벽을 불러서 누울 곳을 마련해줬다. 황새벽이 소파에 드러누우니까 한효석이 이불을 가져다가 덮어줘서, 황새벽이 말했다.

“……이 정도로 경로우대 안 해줘도 되는데.”

“자장자장.”

민지호가 옆에 와서 재우자 황새벽이 만사가 귀찮은지 별말 없이 그냥 거기서 잠을 청했다. 그 사이 안주원은 데크 쪽에 바비큐 장소를 확인했다. 오늘 최고기온이 3도 정도라, 고기 굽기에 좋은 날씨는 아니었지만 자몽과 복숭아, 몽복즈가 희생하기로 했다.

“몽복즈 고생하겠네.”

내 말에 신지운이 운전석에 앉으며 말했다.

“이럴 때만 몽복즈래.”

“어, 먹을 거 해줄 때만.”

“시작부터 싸우지 마, 애기야?”

박선재가 출발도 전부터 계속 티격태격하는 우리를 말렸다. 언제나 그렇듯 막냉이가 제일 어른이었다.

나는 눈이 덜 녹은 창밖의 풍경을 보며 중얼거렸다.

“벌써 좋냐, 왜.”

우리끼리 놀러가는 게 드문 일은 아니었다.

특히 휴가는 동갑들끼리 나뉘어서 여행을 가본 적도 있었다. 05 둘이야 휴가 일정 맞춰서 놀러가는 게 일상이고, 막내 셋도 곧잘 놀러 갔다. 물론 황새벽을 놀러가자고 꼬득이는 건 매우 힘든 일이었지만, 그래도 가자고 스무 번 쯤 말하면 한 번은 같이 가주기는 했다.

이번에는 멤버들끼리 우르르 와서 말 그대로 우정을 쌓을만한 일들을 하기로 했다. 음식도 다 같이 해서 먹고, 롤링페이퍼도 쓰고, 밤바다도 보고 아무튼 청춘 돋는 것들은 다 해보자고 했다.

마트에 가서 신지운이 고기며 햇반, 라면 같이 필요한 것들을 알아서 고르는 사이에 그냥 따라만 온 것과 다름 없는 나와 박선재는 과자를 골랐다.

“민조 거 젤리 사야 되는데.”

“민조 요즘에 마이구미 좋아해.”

“하리보 아니었어?”

“응, 요즘은 마이구미래.”

“입맛이 빨리 바뀌네.”

나는 중얼거리며, 박선재가 마이구미를 종류별로 꺼내는 걸 보고 있었다. 그리고 안주원이 음식에 쓸 거라고 한 크래커, 한효석이 좋아하는 쌀과자, 황새벽에게 줄 초콜릿 같은 것들을 골랐다.

이제 안 봐도 우리는 멤버들이 좋아하는 간식들을 너무 잘 알았다.

* * *

우정 여행, 그리고 송캠프 시리즈 두 개가 퍼스트라이트 X튜브 채널에 예정되었다.

[헐 퍼라 자컨ㅠㅠㅠㅠㅠㅠ]

[퍼라팬 아니어도 퍼라 자컨 기대 돼ㅋㅋㅋㅋㅋㅋㅋ]

[↳퍼라 자컨 재밌어?? 재미있을 이미지들이 아닌데]

[↳↳꿀노잼임]

[↳↳영상미가 있어]

[↳↳↳영상미 뭔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 애들이 재미있진 않지…….]

곧이어 우정 여행 1편이 업로드 된 후, 마트에 간 멤버들이 출발한 뒤 이불 속에 쪼르르 누워 있는 민지호와 한효석, 황새벽이 교차 되었다.

황새벽을 가운데 두고 양옆에 누운 민지호와 한효석이 계속 종알종알 이야기를 나누자 애써 잠을 청하던 황새벽이 말했다.

“……너희 왜 여기 와서 떠드는 거냐.”

“새부기가 좋으니까!”

“이걸 가라고 할 수도 없고…….”

“형이 가운데 있어야 든든해요.”

“도대체 왜 그렇게 된 거냐…….”

“새부기 자! 내가 자장자장 해주잖아!”

“그으래, 고맙다, 노력해 볼게…….”

“형도 대화에 껴드려요?”

“전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X나 귀엽네ㅋㅋㅋㅋㅋㅋ]

[새부기 주말에 놀아달라고 하는 자식들에게 지친 아버지같다ㅋㅋㅋㅋㅋㅋㅋㅋ]

[민조 왜 이렇게 늦둥이 딸랑구같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쩐지 새부기가 지호한테 약한데가 있어]

[↳딸바보였구나…….]

[↳↳딸바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셋이 누워있는 사이에 안주원은 데크에 나가서 롱패딩을 입고 펜션측에서 준비해준 숯에 불을 붙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민지호가 몸을 일으켰다.

“안쭈 심심하겠다, 놀아주고 올게!”

“안 돼.”

황새벽과 한효석이 거의 동시에 말하며 민지호를 붙잡았다. 민지호가 눈을 가늘게 뜨고 둘을 보며 말했다.

“어색해서 안 돼?”

“어색은 아니고…….”

“어색한 거 까진 아니고, 조용해지긴 하지.”

연차가 차서 이제 어색까진 아니지만, 민지호가 없으면 대화할 말이 없기는 했다. 원래 말을 안 듣는 민지호는 그러거나 말고나 둘을 놔두고 데크로 달려나갔고, 한효석은 다시 누워서 황새벽에게 말했다.

“형 그래도 어색한 게 심심한 것보다 낫죠?”

“……사실, 어. 그리고 민지호 나가니까 춥냐, 왜.”

“쟤가 워낙 가만히 못 있어서 열을 많이 내나 봐요.”

“어쩐지 정신 없더라.”

“그쵸.”

“조용하니까 좋네…….”

[미쳤다 어사즈 안 어사 됐나 봐ㅠㅠㅠㅠㅠㅠ]

[어사긴 한데 뭔가 둘이 있을 때 안정감이 있긴 해]

[확실히 어사도 연차가 쌓이니까 변하는구나]

[↳퍼라애들 조금씩 더 친해지는 게 보이는 게 너무 재밌어ㅋㅋㅋㅋㅋ]

[↳얼마 전에 멤버들이 인터뷰에서 이제 둘만 있을 때 어색한 관계가 없는 것 같다더니 진짜 그런 듯]

[↳↳뭔가 따듯하다]

[↳↳나도]

[퍼라 자컨 안 재미없는데? 깨알같이 귀여움ㅋㅋㅋㅋㅋㅋㅋㅋ]

[↳애들이 그래도 자기들끼리 있으면 좀 재밌어]

[↳그리고 얼마 전에 해원이가 멤버들 요즘에 낯 가리는 거 많이 극복하려고 애쓴다고 하더라]

[↳↳그게 극복이 되는 거냐고ㅠㅠㅠㅠ]

[↳↳퍼라 어른이네…….]

[↳↳퍼라 맏형 몇 살이야?]

[↳↳↳스물네 살]

[↳↳↳↳아직도??????]

[↳↳↳↳퍼라 나이 볼 때마다 놀라게 되넼ㅋㅋㅋㅋㅋㅋ국선아 때가 워낙 어렸어서ㅋㅋㅋㅋ]

[↳↳↳↳↳국선아 볼 때 애들이 딱히 동안이 아니었던 거도 좀 크지ㅋㅋㅋㅋㅋ]

[↳↳↳↳↳↳맞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 지호랑 선재 빼고는 웬만하면 다 성인인 줄ㅋㅋㅋㅋㅋ]

[지운이랑 주원이 진짜 바쁘다 고기 사고 구울 준비하고]

[주원이랑 결혼해야겠다]

[↳??]

[↳왜 이래?]

[↳피곤하면 자라]

[퍼라 나이 별로 분위기가 다 다르네ㅋㅋㅋㅋ맏형들은 그냥 있는 것만으로도 애들이 의지하고, 05는 실행력 있고 실무 잘하고, 동생들은 귀여움ㅋㅋㅋㅋㅋㅋ]

[↳아니 결론적으로 일하는 건 05뿐인 거 아니니]

[↳↳그러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 애들 옷도 왜 이렇게 귀엽게 입고 왔어]

[↳추워서 귀랑 코 빨개진 것도ㅋㅋㅋㅋㅋㅋ]

그 사이 민지호가 안주원의 목에 목도리를 감아주고 뒤에 서서 말했다.

“안쭈 안 추워?”

“응, 불 앞이라 괜찮아. 뜨거우니까 가까이 가지 마.”

“나 형아 뒤에 붙어 있을라고. 안 심심하게 내가 노래 불러줄게!”

“그래.”

[노래 불러준대ㅠㅠㅠㅠ]

[민조 왜 이렇게 귀여워 내가 낳을 걸]

[↳쉽지 않을 걸…….]

[↳20대 중반 청년 둘이 육아를 해도 체력이 딸리는 게 우리 민조…….]

[↳↳포기해야겠다ㅎㅎ]

[민조 멤버마다 치대고 다니는 거 진짜 사람 좋아하는 강아디 같다ㅋㅋㅋㅋㅋ]

[↳주원이 등짝에 붙어 있는 거 개귀여워ㅋㅋㅋㅋㅋㅋ]

그렇게 민지호가 안주원이 심심하지 않게 옆에 있어주는 사이에, 황새벽이 기타를 들고 밖으로 나왔다.

“추운데 왜 다 나와.”

안주원이 한 소리 하자, 황새벽을 따라 나온 한효석이 말했다.

“불붙이는데 누워있으려니까 마음이 불편해요, 형.”

그렇게 모이더니, 황새벽이 기타를 들고 앉아서 말했다.

“뭐 부를까.”

“맑은 날?”

안주원의 말에 민지호가 대답했다.

“그거는 멤버들 다 있을 때 부르자!”

“아, 좋네. 그럼 폴라리스.”

“폴라리스 좋아!”

민지호가 찬성하자 바로 황새벽이 폴라리스를 연주하고, 멤버들이 폴라리스를 부르기 시작했다.

[나는 네 별이었고, 너는 내 별이 되어]

[영원히]

[영원히!]

[그 어떤 계절에도 서로를 잃지 않고]

[우리는 이곳에 함께 있을 거야]

[하늘의 저 별처럼 널 지켜주겠다고 마음 먹었던 날이 어제 같은데]

[언제나 달렸던 건 네가 있어줘서야]

[저 북극성처럼 날 지켜준 건 너였어]

멤버 넷이 폴라리스를 부르는 것을 마트에서 장을 봐오던 길에 발견한 마트조가 자기도 모르게 같이 노래를 흥얼거렸다. 박선재가 정해원에게 말했다.

“형, 여기서 폴라리스 들으니까 진짜 좋다.”

“다행이네. 나도 좋아해.”

“이 형이 작곡을 잘하긴 해.”

신지운 역시 칭찬하자 정해원이 흐흐 웃으며 데크 쪽을 보았다. 마트조가 온 것을 본 민지호가 말했다.

“형, 폴라리스 명곡이야!”

“응. 지금 들으니까 그러네.”

눈이 덜 녹은 분위기와 숯불이 타는 소리, 겨울의 냄새와 탄탄한 보컬과 각자 개성있는 음색을 가진 멤버들의 노랫소리.

고기를 굽는 내내 음악을 좋아하는 멤버들은 수록곡들을 연주하고, 노래를 부르며 시간을 보냈다.

[퍼라 자컨 X나 명곡 파티네]

[벌써 송캠프 같다 너무 좋네ㅠㅠ]

[근데 지호 노래 잘 하네?? 춤멤 아니야?]

[↳퍼라 노래 다 꽤 잘해]

[↳해원이도 국선아 때는 진짜 보컬 힘들어했는데 이제 잘 하더라]

[↳↳해원이 진짜 노력 많이 했어…….]

[↳↳멤버들이 해원이 잠 자는 시간 줄여서 일하고 연습한다고 그렇게 혼내는데 들은 척도 안 해…….]

[↳↳↳송캠프 해원이가 추진한 거라며ㅋㅋㅋㅋㅋㅋㅋ 이쪽은 절대 힐링 아닐 듯ㅋㅋㅋㅋㅋㅋㅋ]

[↳↳↳↳해원이 원래 노하우 같은 거 별로 안 숨기는 타입이라서 케이팝 작곡 지망생들 방송 많이 기대하고 있더라]

[↳↳↳↳송캠프도 궁금하다ㅋㅋㅋㅋㅋX나 치열할 거 같아서ㅋㅋㅋㅋㅋㅋㅋㅋ]

[↳↳↳↳멤버들 우정 여행은 힐링 느낌인데 이미 송캠프는 썸네일부터가 너무 달라ㅋㅋㅋㅋㅋㅋㅋ왜 이렇게 무서워ㅋㅋㅋㅋㅋ]

[와씨 해원이가 창작자에게는 너무 자유를 주면 안 된다고 생각한대 마감이 약이라고]

[↳뭐야 멘트부터 공포네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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