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재벌집 기둥서방이 되었다-31화 (31/346)

31.

“축하해.”

“응?”

강남역 앞에서 만나자마자, 연아는 내게 축하의 인사를 건넸다.

“차장 진급.”

“확정된 거야?”

조회장이 직접 언급한 부분이니 내심 믿고 있었기는 했지만······.

“아빠는 한 입으로 두말 안 해. 내가 말했잖아. 사람은 별론데, 인성은 바르다고.”

“좋았어!”

나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

“기뻐?”

“물론이지. 솔직히 전 회사에서는 송부장 견제 때문에 내심 차장 진급 포기하고 있었으니까.”

회사원에게 월급과 승진 외에 무슨 기쁜 일이 있겠나?

맥베스로 넘어온 이후로는 하루하루가 그야말로 꿀맛이다.

“성태 오빠랑은 어때? 아빠 말로는 둘이 요즘 아주 죽고 못 산다던데?”

오빠라는 말에 살짝 혈압이 치솟았지만, 양실장이 유부남이라는 사실이 떠오르자, 급격히 진정이 된다.

대체로 여자 친구 입에서 오빠 소리가 붙은 것들은 가족과 유부남 외에는 모두 적이다.

교회 오빠, 선배 오빠, 기타 등등······.

“솔직히 의아할 정도로 잘해주시긴 하지.”

“지난번 문이사님과는 어땠어?”

순간 연아가 눈을 가늘게 뜨고 나를 바라보았다.

“뭐야, 업무 모드야?”

“그 정도는 아니고 문이사님이 일반 사원들 눈에는 어떻게 보이는지, 궁금해서.”

평소 둘이 있을 때와는 달리, 회사에서 보이는 진지한 얼굴.

연아가 이렇게 나온다면 나도 거기에 맞춰줘야 하겠지.

“이사급 임원에 대한 정보는 비싼데.”

“나 우리 아빠 딸이야. 걱정마. 후회하지 않을 거야.”

아, 설렌다. 나는 연아가 이런 모습일 때가 너무 좋다.

“문이사는 세상 혼자 사는 사람이야.”

“자아도취가 좀 있지.”

“능력은 모르겠지만, 자신감 넘치고 일 처리 빠르고, 집착도 있고. 그리고 그런 것들을 숨길 생각조차 하지 않는 타입이지.”

나는 가감 없이 내가 느낀 그대로를 말했다.

이미 몇 차례 소소한 견제가 들어오긴 했지만, 다행히 큰 탈 없이 무마할 수 있었다.

‘그 양반이 그냥 포기할 양반은 아니지.’

딱히 관상에 조예가 없어도 사람의 성격이 파악되는 때가 있지 않나?

문이사는 한번 손을 쓰면 끝장을 보는 타입이다.

“그래. 생각하던 대로네.”

연아는 잠시 무언가를 곰곰이 생각하는 듯 했다.

“그런데 진짜 성태 오빠와 손잡고 가기로 한 거야?”

“그게 회장님 뜻인 거 아니었어?”

“그것과는 별개로 오빠 생각은 어떻냐고.”

“흠······.”

나는 잠시 지금 상황을 떠올려봤다.

‘양실장이라······. 이걸 손을 잡았다고 해야 하나?’

처음부터 조회장이 러닝메이트로 붙여준 인연이었다.

물론 그간 정이 든 것은 사실.

하지만 요즘 들어 양실장은 뭔가 조회장님과의 게임 이외에 다른 일도 나와 함께하려는 것 같은 느낌이다.

“뭔가 조언이라도?”

“오빠 원하는 대로 해. 성태 오빠가 가까이해서 해될 일은 없는 사람이니까. 다만 좀 높은 레벨 싸움이 될 수 있으니까. 그건 염두에 두고.”

회장 딸과 연애를 하다 보니, 내가 이런 고민까지 하게 될 날이 오는구나.

혼자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피식 웃음이 난다.

“혹시라도 아빠나 나 생각은 하지 말고 오빠가 원하는 대로 해. 대신 절대로 어디 가서 기죽지는 말고 당당하게. 뭐 기죽는 타입은 아니지만.”

“고마워.”

“그럼 가자. 보상 줄게.”

“어딜? 무슨 보상?”

그러고 보니 오늘 데이트 코스에 대해서 따로 이야기하질 못했다.

“우리 오늘 어디가?”

“어디긴, 오빠네 집.”

“우리집?”

“지난번에 부모님 선물 산 것 드려야지. 보상 확실하지?”

아! 그래서 지금 연아가 쇼핑백을 바리바리 들고 있었구나?

나는 연아가 들고 있는 쇼핑백을 건네받았다.

“우리 집에 연락했어?”

“응. 어머니하고 어제 통화했어.”

음······. 정작 아들내미는 술로 목욕을 하고 있었는데, 이거 마음에 조금 켕기네.

“나도 가끔 회장님께 전화 드려야 할까?”

“아니.”

“싫어하실까?”

“아니, 좋아할 것 같으니 하지 말라고. 붙잡히면 데이트고 뭐고 없어. 사양하는 법을 모르는 타입이라서.”

그, 그러냐?

우리는 그 길로 내 본가로 향했다.

“엄마, 나왔어요.”

“어머니, 저희 왔어요.”

“왔어?”

엄마는 정말로 반갑다는 듯이 후다닥 달려와서 연아를 안아주었다.

“죄송해요. 좀 더 자주 찾아뵈어야 했는데······.”

“무슨 말이야. 너도 일하느라 바쁜 것 뻔히 하는데! 우리 집 망나니랑 만나주는 것만 해도 감지덕지하지. 그런 것 신경 쓰지 마. 알겠지?”

어, 어머니. 아들도 왔습니다.

엄마는 아들은 무시한 채, 연아의 손을 잡고 안으로 들어갔다.

“너 뭐하냐?”

“아버지. 왜 거기서 나오세요?”

“설거지했다.”

“와, 사람 되셨군요. 설거지도 하시고.”

“혼자 왔냐?”

“연아랑 같······.”

“어이쿠, 연아 왔구나, 이거 네가 마저 좀 해라.”

아버지는 나에게 고무장갑을 던지고는 후다닥 안으로 들어가셨다.

뭘까, 집에 왔는데 외롭다.

나는 아버지가 중단한 설거지를 마무리하고 거실로 들어갔다.

“어이구, 뭐 이런 걸 다 사 왔어. 이거 비싼 거 아니야?”

“아니에요. 얼마 안 하는 거니까. 아끼지 말고 들고 다니세요. 그동안 해드리고 싶었는데, 이제야 선물해드려서 죄송해요.”

그 날, 바로 우리 집에 오지 않은 이유가, 가격표를 제거하기 위해서였구나.

“이거 비싸 보이는데?”

“아니에요. 그리고 지난번에 어머니가 저 목걸이 선물해주셨잖아요.”

연아는 예전에 엄마가 선물해준 가느다란 실 목걸이를 들어 보이며 말했다.

동네 금은방에서 구입한 실목걸이와 명품백을 비교하는 것이 우습기는 하지만, 연아의 미소에 가식은 보이지 않았다.

‘전생에 내가 이순신 장군 근처에서 어슬렁거리던 장졸 1쯤은 되는가 보다.’

내가 전생 유공자 혜택을 누리게 될 줄이야.

나는 잠시 감격에 잠겼다.

“뭐하냐? 이거나 깎아라.”

아버지가 내게 사과를 내밀었다.

“아, 제가 할게요.”

연아가 나서려고 했으나.

“아니야. 고운 손 다치면 안 되지, 쟤 손을 봐, 흉터투성이잖아. 저기에 흠집 몇 개 더해져도 티도 안 나.”

“흥, 나도 운동한 사람치고는 손 고운 편이거든?”

나는 구시렁거리며 사과를 깎았다. 사실 내가 이런 거 잘하기는 한다.

“그런데 세종이는 어디 갔어요?”

나는 보이지 않는 동생 놈을 찾았다. 나는 동생을 무척 귀여워한다.

나이 차이가 10살이나 나는 덕분에 내가 업어 키우다시피 했기 때문.

“아버님. 이건 아버님거에요.”

연아는 아버지에게 지갑을 건네주었다.

“아이고 내 것까지? 나는 이런 거 어울리는 사람이 아닌데.”

“그렇긴 하죠.”

“사과 다 깎았으면, 저기 배도 깎아라.”

“흥.”

나는 배를 가져와서 마저 깎았다. 그 사이, 커다란 곰 한 마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오오! 형수님 오셨어요?!”

“도련님. 오랜만이에요.”

“그냥 세종이라고 불러주세요. 흐흐.”

“맞아. 저딴 녀석에게 님자 붙이는 거 아니야.”

“너는 가서 포크나 더 가져와라.”

아버지가 말했다.

“인간적으로 동생 포크까지 내가 가져오는 것은 아니지?”

“어허, 버르장머리 없이, 어딜 하늘 같은 부모님께.”

“넌 그러다 죽어. 오는 데는 순서 있어도, 가는 데는 순서 없어. 알아?”

나는 세종이의 엉덩이를 툭 차서 부엌으로 밀었다.

“엄마! 형이 엉덩이 발로 차!”

“너는 왜 동생을 발로 그러니?”

오늘따라 왜 이렇게 서럽지?

“그래서, 아버님은 어떠시든? 우리 모자란 놈 보고 노여워하시지는 않고?”

“아니요. 굉장히 마음에 들어 하셨어요. 보자마자 같이 게임도 했는 걸요?”

딱히 내가 마음에 들어서 게임을 한 것은 아닌 것 같지만······. 그리고 같이 한 것도 아니지 않나?

“다행이다. 그래. 그래서 혹시 너희 뭐 언제쯤 결혼할 생각이니?”

“일단 내년이나 후년쯤에······.”

“그런 거 물어보는 것도 부담 주는 겁니다.”

“넌 안가냐?”

“나, 가면 연아도 갈 텐데, 괜찮아요?”

내 말에 아버지가 찔끔했다.

“아니에요. 아버님. 저는 여기서 식사하고 천천히 갈 거예요.”

“들었냐?”

들으면 뭐요. 진짜 나가라고요?

“그래. 그럼 그거 먹고 있어. 내가 바로 식사 준비할게.”

“저도 도울게요. 어머니.”

“아니야. 앉아 있어.”

“아니에요. 그냥 제가 어머니랑 대화하고 싶어서 그래요.”

그렇게 엄마와 연아는 주방으로 향했다.

“형. 그거 알아.”

“뭔데?”

“여친은 엄마일 돕게 하고 자기는 바닥에 엉덩이 딱 붙이고 있는 남자는 나중에 구박받아. 형은 얼굴도 안 되는데, 이런 거라도 잘 챙겨야 하지 않음?”

“하! 이 뚱땡이가 미쳤나. 지금 니가 지금 남 얼굴 품평할 군번이냐?”

“어? 지금 나 친거임? 현역 유도부한테 함 맞아 보쉴?”

“유도부 좋아하네, 전국체전 우승 한 번도 못해본 게.”

“와, 팩트 까기 있음?”

“올해는 하냐?”

“음······. 시합 전에는 언제나 가능성은 50%지.”

딱 보니, 올해도 텃네.

“애, 기 좀 그만 죽여라.”

아버지의 핀잔이 날아들었다.

“기죽이는 게 아니고 그냥 현실을 짚어주는 거지. 이제 4학년인데 취업준비 해야지. 너 요즘 학교 끝나고 뭐하냐?”

“이종격투기 배우는데?”

“지랄 말고, 취업에 도움 되는 거 배워놓으세요. 유도 체육관 같은 허튼소리 할 생각 말고.”

“악! 옛날에 형도 배웠었잖아!”

대체로 체대생들의 진로 전망은 밝지 않다. 배운 기술 하나 없는 탓에, 일반적인 취업 루트를 개척하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다.

하지만 요즘 세상에 체육관도 그리 좋은 선택지는 아니다.

“까불지 말고 취업준비나 해라.”

“잔소리하지 마! 안 그래도 요즘 고민 많아!”

“고민하지 말고 그 시간에 학원이라도 다니라고 임마. 차라리 독특한 외국어나 하나 배워라. 그게 유도 체육관보다 백배 낫다.”

체육관 운영은 상상 이상으로 쉽지 않다. 더군다나, 유도 같은 엘리트 스포츠는 관원유지가 녹록하지 않기에 더더욱 그렇다.

체육관도 결국은 자영업이다. 선수의 재능과 사업가의 자질은 명백하게 다른 법이다. 내 주변만 해도 체육관을 열고 빚만 가득 안고 폐업한 이들이 수두룩했다.

“아, 어디 재벌집 딸 없나? 만약 그런 여자 만나면 형처럼 앉아 있지 않고 밥도 내가 다하고 성실히 모시며 살 수 있는데.”

켁! 나는 순간 사레가 들린 탓에 몇 차례 켁켁 기침을 내뱉었다.

“재벌집 며느리······. 좋구만.”

“재산 차이가 커서 힘들거라는 생각은 안하세요?”

마침 잘됐다. 나는 은근슬쩍 아버지의 속내를 떠보았다.

“돈 없어서 쩔쩔매는 것보다야 낫지.”

“아니, 좀 부담된다거나······.”

“지랄, 니들 같은 놈들 좋다고 해주는데, 부담은 얼어 죽을······. 어차피 나는 절해야 할 처지지. 너희 같은 반푼이들을 세상에 풀어놨으니.”

아버지는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았다. 흠, 이런 느낌이면 나중에 조회장에 대해 알게 되도 큰 문제는 없으려나?

“형이 부잣집 여자를 못 만나봐서 그러나 본데, 내가 들은 이야기에 따르면······.”

“······됐고, 공부나 하시라고요.”

니가 아는 그 어떤 사람도 나보다 이 문제에 빠삭한 사람 없을 거란다.

“지는 뭐 언제부터 공부했다고.”

“지는?”

나는 벌떡 일어나, 동생의 팔을 잡고 꺾었다.

“임마, 우리가 연년생도 아니고 거의 띠동갑인데, 이건 아니지. 미치셨음?”

“아빠! 아빠!”

“고만해라. 막둥이는 사랑이라고, 했냐 안했냐?”

“이놈 취업준비 안 해도 돼요?”

“음······. 시끄러우니까, 입에 수건은 물리고 해. 오른팔은 펜 쥐어야 하니까. 살살하고.”

“와, 진짜 정신 나간 집구석. 그리고 요즘 시대에 누가 펜 쥐고 공부하나?”

“너 진짜 공부 안 해본 티를 너무 낸다. 요즘에도 펜 쥐고 해. 그럼 뭐 공부를 타블렛으로 하냐?”

나와 동생이 그렇게 투닥거리는 사이 식사 준비가 끝났다.

“아버님 식사하세요.”

“어이쿠, 오늘 내가 귀한 대접을 받는구나.”

“어머님이 다해 놓으셔서 저는 그냥 접시만 날랐어요.”

“원래 쉐프는 플레이팅만 하는 거란다. 흐흐.”

기본적으로 네 식구인 탓에 의자가 하나 부족해서 동생 놈 방에 있는 의자를 내온 후에야 모두가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오, 갈비네! 역시 형수님이 강림하셔야, 사람 먹는 음식이 나오는구먼. 게장도 있네! 이야~ 매일 이렇게 먹었으면 좋겠다.”

“너 같은 식충이가 매일 이렇게 먹으면 우리 집 한 번 더 파산이지.”

“형도 운동할 때는 많이 먹었잖아!”

“그게 언젠지 기억도 안 난다.”

그때, 연아가 나에게 살짝 눈짓했다. 아마도 이제 때가 되었다는 의미겠지.

원래는 지난번에 구입한 선물 전달이, 목적이었지만, 지난번 체육대회 덕분에 한가지 이유가 더 생겨 버렸다.

바로······.

“나 승진했어.”

“뭐?”

“너 얼마 전에 회사 옮겼다고 하지 않았냐? 큰 회사라며?”

“운 좋게 차장 달게 됐어.”

정말로 운이 좋았지.

“아니, 그런 큰 회사가 들어간지 얼마나 됐다고 승진을 시켜줘? 그것도 너 같은 놈을?”

“그 회사 망하겠네. 승진시킬 사람이 따로 있지.”

그래. 칭찬 따위는 기대도 안 했다. 하지만 회사에 대한 언급은 조심들 하시죠.

여기 그 회사 회장 따님이 계십니다.

“그래도 신통방통하네, 평생 운동이나 하던 녀석이.”

딱히 칭찬은 없었지만, 엄마는 기분이 좋은 듯이 은근슬쩍 갈비를 내 쪽으로 밀어주셨다.

“아! 멀잖아! 난 뭐 먹어!”

“넌 이거 먹어.”

엄마는 동생놈 밥 그릇 위에 고사리 무침을 올려주었다.

“우씨! 뭘 모르나 본데, 나 크게 될 상이랬어. 지금 여사님 실수하시는 겁니다. 투자 종목 잘 못 고르셨어요.”

“그래, 그러니까 넌 살도 뺄 겸 야채 많이 먹어.”

“나 시합 없어!”

동생놈의 칭얼거림을 듣는 사이, 고사리 무침을 먹은 연아의 눈이 반짝였다.

“어머니, 고사리 무침 예술인데요? 저희 이모도 요리 잘하는데, 이건 차원이 다르네요.”

“그래? 지난번에 산에 갔을 때, 애들 아빠하고 같이 캐왔어. 실하지?”

“네! 어쩜 이렇게 맛있는지 모르겠네요.”

“그리고 들기름이 좋거든, 애들 아빠 고향 집 근처에 오래된 방앗간이 있는데, 거기 들기름이 진짜 좋아. 너도 한 병 싸줄까?”

“어, 정말요?”

“참기름도 줘. 이번 참기름 진짜 좋아.”

별것 없는 식사다.

가족들끼리 함께하는 소소한 저녁.

‘겨우 한 사람 늘었을 뿐인데.’

그 한 사람이 연아라는 것이 얼마나 큰 행운인지 모르겠다.

때마침 연아와 눈이 마주쳤다.

‘왜?’

‘그냥 행복해서.’

‘나도 기분 좋아.’

‘사랑해.’

‘알아.’

‘넌 왜 맨날 알고 있냐.’

‘알아. 그냥 다 알아.’

그래. 연아는 언제나 다 알고 있지.

회장님과의 게임, 양실장의 행보, 새로운 프로젝트의 성패.

이 순간 그 모든 것들이 머릿속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유달리 밥이 맛있는 저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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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언을 구하되, 의지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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