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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집 기둥서방이 되었다-43화 (43/346)

43.

김순영은 전에 없던 혼란에 빠진 상황이었다.

“팀장님, 왜 기획서 안 넘겨 주십니까? 기획팀에서는 이미 보냈다고 하던데?”

문이사가 주도해서 진행하는 이벤트였다. 다름 아닌 자신의 손으로 작업해서 차질 없이 진행해야 했다.

‘가뜩이나 윤과장까지 설쳐서 머리 아픈 와중에 이팀장은 왜 안 하던, 투정이람?’

기획팀에서 기획서를 보낸 지, 며칠이 지나도록 이팀장은 기획서를 넘기지 않고 있었다.

행여라도 윤과장이나, 다른 사람이 이벤트 기획을 처리하게 둘 수는 없었다.

명문대 출신이라는 것은 단순히 공부를 잘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브레이크를 밟아야 하는 상황과 액셀을 밟아야 하는 상황을 명확하게 인지한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김순영은 본능적으로 지금이 액셀을 밟아야 하는 시점임을 깨닫고 있었다.

본인이 맡은 업무량도 만만치 않음에도 이벤트 작업을 우선하는 것은 그 때문이었다.

“아직 검토 중이야.”

“무슨 검토요?”

“뭐?”

“어차피 팀장님이 코딩하실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실무자에게 넘겨주셔야 일이 수월하게 진행되지 않겠습니까?”

마치 그런 것도 모르냐는 투였다. 평소에도 비꼬는 말투를 자주 사용하는 김순영이었지만, 근래 문이사의 총애를 윤과장에게 빼앗겼다는 초조함 때문인지, 다소 공격적인 어조가 튀어나오고 말았다.

‘좀 심했나? 아니, 지금은 이팀장 따위를 신경 쓸 때가 아니지.’

김순영은 자리에 얌전히 앉아있는 윤현창을 바라보았다.

‘감히 내 뒤통수를 쳐?’

지금 상황은 김순영 입장에서는 뒤통수를 맞았다고밖에 여겨지지 않는 상황이었다.

송부장과의 인연 때문에 곁에 두었는데, 문이사의 총애를 날름 가로채다니,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 상황을 반전시켜야 했고, 그러기 위해서는 문이사가 집착하는 이벤트를 자신의 손으로 성공시켜야 했다.

“이팀장님, 이거 문이사님이 신경 쓰시는 안건인 것 아시지 않습니까? 시간 끌다가 문제 생기면 책임지실 겁니까?”

“책임?”

“예. 책임이요.”

평소에도 책임이라는 단어만 나오면 냉큼 발을 빼는 것이 이팀장의 캐릭터였다.

김차장은 오래전부터 이팀장을 컨트롤 하는 방법을 꿰고 있었고, 그것은 언제나 효과적이었다.

하지만······.

“과연 그 책임을 나 혼자 지게 될까?”

“네?”

“아니, 막말로 나야 문이사님 라인도 아니니, 잘 보일 필요도 없고 말이지. 그보다 김차장, 원래 담당하던 작업은 끝났어?”

“아니, 일단 이벤트부터 처리한 뒤에······.”

김차장은 평소와는 다른 이팀장의 모습에 조금 당황했다. 게다가 명문대 출신이라는 자부심 때문에 자신의 업무에 한치의 소홀함도 용납하지 못하는 캐릭터라는 것도 문제였다.

‘왜 갑자기 내 업무를 들먹이고 지랄이야? 이벤트야 별것 아니니, 그것 먼저 처리해 놓고 마저 완료하면 될 것 아냐?’

하지만 이팀장의 생각은 달랐다.

“일단 하던 것 마저 끝내. 그게 순서잖나.”

“그러다가, 그 이벤트에 문제가 생기면요?”

“그러면, 나야 사실 그대로 보고해야지.”

“무슨 사실을······.”

“우리 김차장이 손이 느려서 여력이 없었다고 말이야.”

“뭐, 뭐라고요?”

“나야 어차피 문이사님 관심 밖인데, 과연 김차장은 어떠려나? 그런데 지금 그러고 있을 때가 아니잖아? 윤과장 지금 엄청나게 열심히 일하고 있네? 저거 왜 저러는 걸까?”

이팀장이 윤현창을 콕 집어 지목하자, 김순영의 얼굴이 허옇게 질렸다.

“뭐 어쨌든 지금 상황에서 이 건은 김차장 몫이 아닐 것 같은데?”

“까드득······. 일이 틀어지면 이팀장님은 무사하실 것 같습니까?”

“지난번 문이사님 술자리 때, 윤과장만 불렀다며? 아무리 생각해도 낙동강 오리알 신세인 김차장은 내 걱정할 때는 아닌 것 같지? 애초에 나는 이걸 윤과장한테 맡기는 것이 문이사님이 더 기뻐하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마치 신들린 것 같은 이팀장의 도발에 김순영은 머리가 텅 비어 버렸다.

‘서, 설마 지금 나를 쳐내고 윤과장을 밀어주려고 이러는 거야?’

‘아니야. 그냥 시간 끄는 거야.’

동상이몽의 순간. 작은 어긋남이었으나, 그 파급은 컸다.

“가서 원래 맡은 일이나 끝내. 이 건은 손빈 사람 몫이니까. 그런데 김차장 지금 맡은 일 덩치가 커서 빨리 끝내기 어렵지? 그러게 왜 항상 욕심은 부려선······. 아무래도 윤과장 몫일 것 같다는 느낌이 드네.”

평소부터 크고 돋보이는 건만 날름 챙기기 일쑤였던 김차장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것이 독이 되어버렸다.

“먼저 끝내는 순이라고 하셨죠?”

“물론이지.”

“알겠습니다.”

김순영은 이를 갈며 등을 돌렸다.

‘이거 재미있네.’

오랫동안 눈엣가시였던 김차장을 놀려먹는 재미는 더없이 쏠쏠했다.

‘하지만 이거 쫄리는데.’

한팀장의 조언대로 행동하고는 있지만, 태생적으로 대범한 캐릭터가 아닌 탓에, 김순영 이상으로 마음이 초조한 상황이었다.

‘뭐, 급하면 내가 코딩하지 뭐.’

팀장 달고 코딩에서 손 놓은 지는 제법 됐지만, 이 정도 작은 이벤트 정도 처리하지 못할 레벨은 아니었다.

팀장 자리를 어디 딱지 쳐서 따낸 것 아니지 않나?

마음에 여유가 생기니, 팀내 분위기가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 보인다.

‘한팀장님 말이 맞네. 제 놈들끼리 경쟁을 붙여 놓으니, 이리도 수월한 것을······.’

그동안 자신의 고민들이 퍽 우습게 여겨지는 상황.

직급이 깡패다.

언제나 그 말은 옳다.

“아, 점심시간이다. 윤과장!”

“네?”

“밥 먹어야지. 가자.”

“저, 저요?”

“그럼, 여기 윤과장이 또 있어? 오늘 내가 쏜다! 다들 일어나.”

“오오!”

팀원들이 짧은 환호와 함께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나 김순영 차장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아무도 그에게 신경 쓰지 않았다. 그는 평소에도 이팀장과 함께 밥을 먹는 경우는 없었다.

‘어쩌지?’

‘어쩌긴? 지금 분위기가 딱 윤과장님쪽으로 넘어간 것 안 보여?’

김차장 똘마니 노릇을 하던 해병대 콤비 조차, 윤과장을 쫓아 쪼르르 사무실을 벗어났다.

“개자식들······. 두고 보자.”

김순영은 그저 분노의 타이핑을 이어갔다. 그리고 늘 그렇듯이, 마음이 바쁘면, 코딩은 어긋나기 마련.

그리고······. 서버 프로그래머가 사고를 치면, 그것은 언제나 대형 사고다!

*

*

*

“시킨 대로 하기는 했는데, 효과가 어떨지는 모르겠네?”

내가 부대찌개를 한명수의 접시에 옮겨 담는 사이, 한명수 연신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무래도 이런 뒷공작과는 연이 없던 올곧은 사람이기에, 자신감이 없는 모양.

“충분히 잘 해주셨습니다. 홍대리가 그러는데, 이미 그쪽에 큰 문제가 발생했답니다.”

“문제?”

“김순영 차장이 서버 떨어트려서, 지금 그거 수습하느라고, 난리도 아니랍니다.”

“허, 그놈이 그럴 놈은 아닌데?”

많은 이들이 잊고 있는 사실이지만, 한명수는 이래 봬도 김순영의 대학 선배다.

‘그 뺀질이가 일을 펑크낼 타입은 아닌데?’

사람이 얄밉다고는 해도 업무역량까지 오판하지는 않는다.

지금껏 한명수가 지켜본 김순영은 자존심 빼면 시체나 다름없는 인물.

그런 캐릭터들은 제 자존심 때문에라도 일 처리를 허투루 처리하지 않는다.

비록 클라이언트 파트인 한팀장과 서버 파트인 김차장이 함께 일을 한 적은 없지만, 지금까지 김차장이 눈에 띄는 사고를 쳤다는 말은 들은 기억이 없었다.

“서버 떨어졌으면, 지금 거기 지옥이겠네.”

서버 파트에서 문제가 생기면 그 어떤 파트와도 비교가 안 되는 후폭풍이 발생한다.

그것이 서버 프로그래머가 대우받는 이유기도 하지만, 반대로 문제가 발생할 때 타격도 막대하다.

“설마 롤백은 아니지?”

“설마 맞습니다.”

“헉! 장난 아닌데?”

롤백이란 데이터베이스에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전 상태로 돌리는 작업을 말한다.

롤백이 두려운 이유는, 유저들이 시간과 노력을 들여 입수한 경험치와 아이템들이 모조리 초기화가 된다는 사실.

“보상 제대로 해줘야 할 텐데.”

“그렇겠죠.”

이제 더더욱 100배 이벤트에 당위성이 생긴 것이다. 유저들을 달래기 위한 핑계라고 주장하기에도 좋겠지.

이걸로 문이사가 자신의 계획을 물릴 가능성은 0%!

애초에 100배 이벤트는 기존에 상품을 구입한 유저들과 이후 인플레이션만 잘 컨트롤 할 수 있다면 그 자체로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이 상황에 우리가 클래식 빌드를 제시한다면······.’

한쪽은 돈벌이에 급급한 모습인데, 한쪽은 캐시 아이템이 거의 없는 클래식 빌드를 선보인다?

과연 이것이 유저들에게 어떻게 인식될 것인가?

롤백까지 기대하지는 않았는데, 예상 이상으로 김차장이 제 몫을 톡톡히 해 주었다.

‘아니, 이게 모두 윤과장 덕분이겠지?’

내가 개발2실에 넌지시 흘린 맹독(윤현창)은 이래저래 시너지를 발휘하며 훌륭한 도트 데미지를 유발하고 있다.

어쩌면 밥 한 끼, 더 사줘야 할지도 모르겠다.

“설마 이거 전부 표차장이 그린 그림?”

“에이, 한팀장님의 숨겨진 재능이 폭발하신 것 아닙니까? 의외로 정치에 소질이 있었다?”

나는 슬쩍 발을 빼며 한팀장을 추켜세웠다. 이런 뒷공작에 자기 공로를 주장하는 것은 바보나 하는 짓이다.

뒷공작에 능하다는 꼬리표가 붙으면, 이미지 관리가 어려워진다.

어디까지, 우연히. 얻어걸렸다는 인상을 남길 필요가 있다.

“하하하, 그런가?”

한명수가 머쓱하게 웃었다.

“뭔데? 왜 두 사람만 신났어? 나는 공유 안 해줘?”

곁에서 나와 한명수의 대화를 지켜보던 오형빈 팀장이 볼멘소리를 했으나, 나와 한팀장은 진한 미소로 대답을 대신했다.

“와! 진짜 치사하네? 지금 그래픽 따돌리는 거야? 죽어라. 고생해서 리소스 다 뽑아 줬더니, 이제 필요 없다, 이거지?”

“그럴리가요. 이거 드세요.”

나는 오형빈에게도 부대찌개를 넘겨주었다. 그래픽은 한번 삐지면 답도 없다. 언제나 살살 달래가며 컨트롤 해야 한다.

“그러고 보니, 이제 클래식 빌드 업데이트만 남았네?”

“네. 그렇습니다.”

한명수가 주도한 버그 픽스의 1, 2차 업데이트는 무사히 마무리되었다.

딱히 3배 매출 상승의 기염을 토하는 성과가 아니더라도 커뮤니티의 반응은 뜨거웠다.

-요즘 뭔가 좀 재미있어지지 않았음?

-그러게 딱히 달라진 것도 아닌데, 게임 할 맛이 나는데?

-이번에 버그 픽스 제대로 했으니까! 이렇게 할 수 있는 일을 지난 몇 년 동안 왜 손 놓고 있던 것인지 이해가 안 돼!

-확실히 쾌적해.

그저 쾌적하다는 것.

당연히 짚고 넘어가야 해야 했던 버그 픽스였다.

하지만 모바일 시장의 급성장기에 출시된 게임들은 대부분, 물들어 올 때 노를 젓기에 급급했다.

덕분에 배에 난, 작은 구멍이 때로는 배를 침몰시키는 사고도 빈번했더랬다.

유저 편의성에 집중한 결과는 이렇게나 확연한 결과로 돌아왔다.

“한팀장님은 요즘 아주 살 맛 나시겠어요?”

“뭐가?”

오형빈의 말에 한명수가 눈을 껌뻑였다. 버그 픽스로 야근을 밥 먹듯이 했는데, 살 맛이 난다니?

“부장님이 볼 때마다, 함박웃음을 숨기지 못하시던데요? 지난번에 손가락 하트까지 보내시던 것, 저 다 봤습니다.”

“그런 건 좀 안 했으면 좋겠는데······.”

매출 증대는 상사를 춤추게 한다.

불안했던 프로젝트가 기대 이상의 성과로 돌아오자, 하부장은 지난번 샤우팅 때와는 전혀 다른 천사 같은 캐릭터로 돌변했다.

“그래도 그게 어디입니까? 저는 아직도 부장님 뵐 때마다 가시방석이에요.”

“그러게 그때 왜 그랬어.”

“호구 잡힐까 봐······. 그리고 그것도 다 한팀장님에게 배운 것 아닙니까? 원래 기획자 잡아먹는 것은 한팀장님 스타일 아닙니까?”

“내가 그랬나?”

“전에 있던 성과장이나, 차대리에게 물어볼까요? 걔들 솔직히 한팀장님 서슬에 눌려서 옆에서 보기 안쓰러울 정도였죠.”

“흠흠, 내가 걔들이 미워서 그런 건 아니잖아. 표차장처럼 일을 제대로 했으면 내가 그랬겠어? 그러고 보니, 그 친구들은 요즘 어디 있지?”

“어디긴요. 개발2실로 가서 죽도록 고생하고 있죠.”

“안쓰럽네.”

한팀장은 뺨을 긁적이며 슬쩍 시선을 돌렸다. 아무래도 과거의 자신에 이미지가 조금 쑥스러운 모양.

“그보다 이제 오팀장도 부장님 사랑 듬뿍 받게 될 거야.”

“왜요?”

“클래식 빌드 오픈하잖아.”

“정말 그렇게 될까요?”

“표차장 기획이잖아. 100%! 아니, 1000% 확실하지.”

한팀장은 나에게 동의의 눈빛을 보냈다.

‘아니, 뭐······. 거기까진.’

나는 머쓱하게 웃었다.

“어쨌든 이제 곧 결말이 보이네. 장기 프로젝트도 아닌데, 왜 이렇게 길게 느껴지지?”

“사건 사고가 잦았잖아요. 표차장이 등장한 이후로 정신이 없었죠.”

“뭐야, 지금 표차장 탓하는 거야?”

“탓하는 게 아니라······. 아니, 근데 우리가 얼굴 보고 지낸 세월이 얼만데, 너무 표차장만 챙기시는 것 아닙니까? 의리 없게?”

“내 의리는 표차장 거야.”

“와, 진짜 치사하네?”

“몰라. 몰라. 아무튼 표차장 믿고 얌전히 기다려. 하부장님이 곧 손가락 하트 쏴주실 거야.”

“그건 저도 딱히······.”

나는 한팀장과 오팀장의 대화에 적절한 미소와 끄덕임으로 응수했다.

‘그래. 이제 정말로 결정이 나겠네.’

회장님이 내려주신 미션과 양실장과 문이사의 승부.

그 모든 것의 결말이 다가오고 있다.

“그보다, 표차장.”

“네?”

“홍대리 말인데, 잘 좀 다독여줘. 그 친구 열심히 했잖아. 솔직히 우리 그래픽팀 입장에서는 그 친구가 참 예뻐.”

오팀장은 남자라서 시간이 걸린다더니, 결국 홍켓몬은 오팀장 공략까지 성공한 모양이었다.

“아니, 아니지. 감히 팀장 앞에서 육두문자를 뱉어? 만약 나였으면 아주 그냥 뼈와 살을 분리해서, 순살 치킨으로 만들어 버렸을 거야!”

“홍대리가 오죽했으면 그랬겠습니까?”

뭐랄까, 프로그래머와 그래픽 디자이너의 캐릭터성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대화다.

그나저나 연기라고 말을 했는데도, 한팀장은 홍대리에게 불만이 많은 것 같다.

‘뭐 홍대리가 남자에게 미움받는다고 신경 쓸 놈도 아니고.’

“그러고 보니, 신기해.”

오팀장이 턱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뭐가요?”

“기획팀은 어떻게 하나 같이 선남선녀들만 모아놨지?”

“그래! 우리 애들도 그 말 하더라, 남궁대리랑 함송희씨 예쁘다고.”

“우리는 표차장이랑 홍대리 이야기를 많이 하더라고, 다들 반반해서, 회식도 걱정이겠어?”

“걱정이요?”

“눈 맞으면 어떻게 해. 사내 연애······. 와, 그거 팀장 입장에서 정말 골치 아픈 거거든.”

그런가? 그건 생각도 못 해본 일이다. 하지만 임자 있는 나는 당연히 제외하고, 홍대리와 남궁대리가 눈이 맞는다?

‘그림이 안 그려지는데? 아, 그러고 보니 기획팀 회식을 아직도 안 했네.’

이래저래 바쁘다 보니, 까맣게 잊고 있었다.

조만간 클래식 빌드도 끝날 테니, 자리를 한번 마련해야겠다.

‘나도 아직 멀었네.’

팀장의 역할 중 하나가, 팀원들의 사기를 관리하는 것 아닌가?

조만간 팀원들 사기 증진을 위해서라도 화끈한 회식을 준비해야 할 것 같다.

내가 그렇게 회식을 결심하고 있을 때, 갑자기 스마트폰이 진동했다.

-홍대리 : 긴급 속보! 서버 롤백 때문에 뚜껑 열린 문이사가 개발2실에 광역딜 시전중! 관람에는 별다방 커피 4잔이 필수일 듯함!

“빨리 올라가 봐야겠습니다.”

“왜?”

“상영 시간 놓치면 안 되니까요.”

“상영?”

남의 집 불구경을 놓칠 수는 없지!

어디 한번 내가 연출한 3부작의 최종장 시사회 감상을 하러 가보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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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콘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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